'헌법과 국민의 권리'를 살핀다. 미국과 독일 등의 연방헌법을 비롯해 각 ‘주 헌법’이 국민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각 국의 헌법에 대하여는 많은 연구가 있어왔으나 ‘주 헌법’에 대하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 연재를 통하여 처음으로 소개한다. 특히 계엄과 같은 국가의 권력 남용으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지고, 헌법과 국민의 권리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장되어야 하는지 다시 새겨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919년에 제정된 독일 바이마르 헌법은 국민의 대표에 의하여 제정된 역사상 가장 민주적인 헌법으로 평가받는다. 이 헌법 제1조는 “독일은 공화국이다. 정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하면서, 국민이 주인인 바이마르 공화국(1919∽1933년)이 출범한다.
The German Reich is a Republic. Political authority emanates from the people. |
그러나 극우 정당인 나치당과 히틀러의 출현으로 바이마르 공화국의 헌법질서와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결과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나타난다.

브라질 연방공화국 헌법 제1조에서도 '민주주의 국가(democratic state)'임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영화 '민주주의 위기(The Edge of Democracy)'에서 볼 수 있듯이, 브라질 민주주의는 기득권 카르텔의 사법 쿠데타로 순식간에 무너진다. 국민들은 3년의 고통을 겪은 후에야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스티븐 레비츠키 교수는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라는 저서에서 ”헌법의 선언 만으로 민주주의가 유지되지 않는다“며 "민주주의는 쿠데타로 순식간에 무너지기도 하지만, 무너진 줄도 모르는 사이에 합법적인 방식으로 독재자가 출현되어 무너진다"고 한다.
현대의 민주주의는 합법을 가장한 독재정권과 맞서 싸워야 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으며, 민주주의 미래는 결국 국민의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 헌법을 지키는 의인들의 품격
우리나라 헌법 제1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선언하여 국민이 주인인 국가를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1948년 헌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국민들은 적지 않은 시기를 독재정권의 그늘에서 살아왔었다.
국민들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무너트린 독재정권의 실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억한다. 그 이후 국민들이 이에 저항하며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쌓아올렸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의 주요임무에 종사한 고위관리들은 계엄이 성공하였다면, 샴페인을 터트리고 거들먹거리면서 역사에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 쿠데타로 궁지에 몰린 고위관리들이 청문회와 법정에서 내뱉는 비루한 궤변과 비겁한 거짓말에서 품격은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와는 달리 바른 길을 걷는 장교들의 말과 행동에는 남다른 품격이 느껴진다. 그들의 보여주는 의연한 자세와 확고한 의지가 담긴 책임감과 정의감은 헌법을 지키는 의인들의 자세이다.
특히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며 병력의 선거관리위원회 진입을 막은 방첩사령부 법무실장, 국회의사당으로 병력을 진입시키라는 명령을 받고도 단호하게 거부한 수도방위사령부 경비단장, 그 이전에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에서 “고인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자신의 책무를 다하였으나 모진 수난을 겪고 있는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비롯하여 많은 장교들은 스스로 명예를 지켰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절제절명의 순간에는 시지포스(Sisyphos)의 형벌(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무거운 바위를 산위 정상으로 힘겹게 밀어 올리면,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기 때문에 영원히 반복하여야 하는 형벌)과 같이 온 몸을 짓누르는 어마어마한 압박을 견뎌 냈을 것이다.
이 장교들은 앞으로 주변으로부터 ‘혼자 잘났다’는 빈정거림을 듣기도 하고, 상급자들의 까탈스러운 트집 잡기가 심해지고, 친한 사람들은 다 떨어져 나가면서 조직에서 고립된다. 그렇지만 모두 다 이겨낼 만큼 헌법을 수호하려는 신념이 투철하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조시중은? =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무관으로 장기간 근무하다가 은퇴하였다. 근무 기간 중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턴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 제주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제이누리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