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립 추진에 대한 도민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가 찬성과 반대 의견만을 묻는 방식으로 내년 1월11일까지 마무리된다.  

하지만 기본조사와 별도조사 등으로 나눠 진행되면서 여론조사 결과가 상반되게 나올 경우 국토교통부의 정책 방향과 맞는 조사 결과만 활용될 수 있어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11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3층 기자실에서 ‘제주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관련 합의문’을 공동으로 발표하면서 여론조사에 관한 사항을 공개했다. 

도와 도의회는 이날 합의문에 따라 내년 1월11일까지 제2공항 건설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여론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단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1회에 한해서 10일 이내 연장할 수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여론조사는 제주지역 공항인프라확충사업에 따른 제주도민의 갈등해소와 정부정책에 참고하기 위한 여론조사다.

성산읍을 포함한 제주도민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표본조사와 성산읍 주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조사로 나눠서 이뤄진다. 

여론조사 항목은 성별, 연령, 거주지역을 확인하는 통계 질문과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묻는 모두 4개 선택 문항으로 구성됐다. 

여론조사의 핵심인 찬.반 질문은 '국토교통부가 성산읍 지역에 추진하려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은 무엇입니까?'다. 

이번 조사는 유선 20%와 무선 80%의 비율로 이뤄진다. 각 2개 업체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도민 의견수렴 결과는 국토교통부에 제출된다.

합의문에는 도민의견 수렴 후 도와 도의회가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사항도 명시됐다. 

도와 도의회는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여론조사를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한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관별로 2명씩 위원을 추천한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0월 말 제주도의회 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제2공항 특위)가 제주도에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두 단계로 나눠 제주도민 의견수렴을 추진할 것을 제시하면서 이뤄졌다.

그러나 도와 제2공항 특위는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성산지역 주민 가중치 적용과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팽팽한 의견차를 보였다.

도는 여론조사 항목에 대해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찬.반만을 묻는 하나의 항목으로 여론조사를 하자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제2공항 특위는 제2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찬.반에 더해 제2공항 건설 사업을 반대할 경우 현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 등에 대해서도 묻자는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또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 주민에 50%의 가중치를 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제2공항 특위는 성산읍 주민에게만 가중치를 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지역 및 성별·연령 등에서 공정한 여론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합의결과가 성산읍 주민에게 가중치를 두고 찬성과 반대만 묻자는 도의 입장이 좀 더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