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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세평] '핫 플레이스' 제주 부동산 ... 사회적 방어책을 준비하자

 

제주에 내려와 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고향도 아니다.

 

더구나 만나는 사람도 별로 없는지라 제주에 대해 이야기할라 치면 조심스럽다. 경치가 좋다거나 바람이 많이 분다거나 하는 말 외에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럼에도 사람이 살다보면 자연스레 느껴지는 것이 있다. 일천한 경험 속에도 몸으로 배우는 것이 있다.

 

제주는 그런 측면에서 외지인에게 새로운 경험과 색다른 느낌을 준다.

 

1990년대 386세대로 살았다.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른채 사회가 변해가는 상황을 쫒아가기에 급급했다.

 

그에 비하면 요즘 제주의 하루하루는 예전보다 조금은 방향이 보이는듯 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달새 단편적으로 튀어나오는 경제소식을 조금씩 따라가다 보니 제주의 현상은 놀라움과 초조함의 연속이다.

 

얼마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의 2015년 경제성장률을 7.4%로 예측했다. 혹시 잘못된 수치가 아닐까 싶어 되짚어보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대로 떨어진 것이 전세계적인 관심이 되려니와 대한민국에서 언감생심 7%성장이라면 MB가 대통령 공약으로 내세운 7% 성장이라는 헛웃음 나오게 하는 숫자장난 이외에 최근 들어 본 적이 없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라면 7%의 성장은 언강샘심이다. 매년 어려워져 가는 경기와 하루하루 팍팍해지는 삶의 편린들이 주는 우울에 가슴이 먹먹해 지는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을 휘감고 있는 우울한 현실과 비전이 결국 잘 나가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29%까지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작금의 우울한 전망과 현실에 비해 유독 제주만은 예외다. 낙관적인 전망과 수치가 수두룩하다.

 

지난해 제주도의 평균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년보다 9.2%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최고치인 것은 물론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이로 인한 서비스 산업의 급등,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 건설경기 활성화 등 어떤 수치를 들이대더라도 제주는 '대한민국 최고의 핫 플레이스'임은 분명하다.

 

 

시기적으로 굳이 따지자면 외환위기에 따른 구제금융(IMF) 이전의 대한민국 경제상황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노동력은 부족해지고 부동산 가격은 폭등한다.

 

부동산만 보자면 역대 최고치를 자랑했던 2006년 직전 서울 및 주요 도시의 부동산 폭등기와 흡사한 인상을 준다.

 

장황스레 이런 상황을 늘어놓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로 인한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제주의 GRDP 25조원 달성이나 제주공항 확충, 전기차.풍력발전 등과 같은 제주 정책을 부정하거나 의미 를 축소하려는 뜻이 아니다. 독자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제주만의 경제 정책이 아직 미흡하다는 걸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정부처럼 모든 것을 다 갖추고 모든 분야의 행정부처 역할을 담당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제주의 현실은 전국적인 현상을 다 담고 있다. 그런데 그에 대한 대처가 지극히 '지방적'이라는 사실이다.

 

제주지역 특성상 제조업 비중이 낮고 1차산업이나 관광산업 비중이 크니 이에 대한 정책이 경제정책의 주력인 것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러나 최근 제주에서 가장 두드러진 부동산 현상에 대해서만은 그 결과와 후유증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정이 적극적인 정책과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부동산은 좋으나 싫으나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재테크는 물론 온갖 투기의 대상이자 지금도 서민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젊은 세대들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원천이기도 하다.

부동산 폭등기를 맞이한 제주가 이제 이전의 부동산 폭등으로 경험한 사회적 부작용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땅 값과 집 값의 상승과 시기를 잘 잡아 부동산으로 부를 창출하는 소수를 제외하면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는지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 아닌가.

 

서울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는 전세값 폭등을 겪다 보면 걱정이다 못해 어이가 없어진다.

 

제주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수 많은 투기와 투자의 대상이 될 것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일반인들의 가계구조를 왜곡시킬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집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과 점점 도시에서 밀려나는 계층 등 부동산 값 폭등이 야기할 결과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경험해왔다.

 

그런 일들이 이제 제주에서 벌어지려 한다.

 

더 늦기 전에 서둘러서 부동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동산 성장을 막을 규제책만을 무조건 만들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불가피하게 가격 상승과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그로 인한 종합적인 대책, 주택정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책마련의 주체가 부동산 전문부서여도 좋고 중앙정부와의 협력이어도 무관하다. 끊임없이 가계대출의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는 위험천만한 술래잡기에 제주도 역시 편입된 이상, 그로 인해 야기될 결과를 예측하고 시기조절을 할 수 있는 혜안을 원희룡 도정이 갖기를 바란다.

 

도민들에게 미치게 될 영향력에 대해 심도 깊은 고려와 대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민선 6기만을 위한 시책이 아니다. 제주 발전을 고심한다면 중대한 고려사항이다.

 

부동산으로 야기될 수 있는 부정적 효과가 아직 초기상태다. 단지 중국자본의 부동산 매입만을 우려하며 땅 사고 팔기에만 관심을 가질 일이 아니다.

 

40여년간 점철됐던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경제가 야기한 '불편한 진실'은 말 그대로 불편하다. 그 이면이 제주에서 현실화되지 않고, 그 피폐의 결과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한다.

 

제주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특별자치도'라는 특수한 구조를 선택했을 때부터 불가피하게 확보해야 할 중요 정책이다.

 

그 시기는 이르면 이를 수록 좋다. [제이누리=이재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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