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령 27년 낡은 배, 제주~추자 간 뱃길 '불안 불안'

  • 등록 2013.03.21 17: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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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고장·노후화 등으로 한 달 동안 여객선 1척이 항로 책임져
추자 신양항 완공 전까지 주민·관광객 불안한 뱃길 계속…제주도, 뒷짐만

연간 6만여 명이 이용하는 제주~추자도 간 뱃길이 불안하다.

 

잦은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등 당장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별다른 '묘수'가 없다.

 

제주항에서 여객선으로 1~2시간 거리인 추자도. 이 항로에는 2척의 여객선이 운항하고 있다. 하루 한번 왕복하는 씨월드고속훼리(주)의 핑크돌핀호와 (주)한일고속의 한일카페리3호다.

 

핑크돌핀호는 1996년 6월에 건조됐다. 총톤수 223톤·길이 33m·선폭 11m·정원 250명이다. 차량·화물 운송은 불가능하다. 속력은 32노트(시속 59.264km)인 꽤 빠른 쾌속선이다.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카페리3호는 1986년 4월에 만들어졌다. 총톤수 606톤·길이 51.6m·선폭 14m·정원 255명으로 차량·화물 운송이 가능하다. 속력은 15노트(시속 27.78km)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이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들이 낡아 노후화되면서 잦은 고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쾌속선인 핑크돌핀호는 최근 두 차례 고장을 일으켰다. 다른 항로에서 운항하던 유람선과 관공선이 대체 투입된 연유다. 

 

핑크돌핀호는 먼저 11일 기관고장을 일으켜 출항이 늦어졌다. 당시 선사 측은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뱃삯 전액과 10%의 가산금을 추가로 얹어 줬다. 그러나 이 배는 15일에도 또 고장을 일으켰다. 11일 고장을 일으킨 곳에서 또 고장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부터 아예 운항이 중단됐다.

 

씨월드고속훼리는 핑크돌핀호 여객선의 수리를 보냈지만 아직 답을 못 찾았다. 운항은 다음달 11일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사는 수리와 함께 정기검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핑크돌핀호가 고장으로 운항 불가 상황이 놓일 무렵 카페리3호는 12일부터 정기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당시 추자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핑크돌핀호뿐이었다. 결국 핑크돌핀호의 고장으로 추자도 주민들은 '완전 고립'된 상태가 됐다. 게다가 관광객과 낚시꾼들조차도 발이 묶였다.

 

이 때문에 제주시는 긴급처방에 나섰다.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과 마라도를 오가는 유람선(승선인원 250여명) 선사에 긴급 투입을 요청했다. 16일부터 운항은 했지만 그것도 잠시. 해당 선사 측은 마라도 항로를 운항해야 한다며 유람선 키를 되돌렸다.

 

시는 어쩔 수 없이 제주도 어업지도선 ‘삼다호’와 시 어업지도선 ‘영주호’를 투입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어업지도선의 특성상 2척의 승선원이 61명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일부 관광객은 배에 몸을 싣지 못했다. 탑승우선권을 추자 지역 주민들에게 부여했기 때문이다.

 

20일엔 영주호 투입도 중단됐다. 본래 업무에 복귀해야 했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시는 한일카페리3호의 정비기간을 하루 앞당기도록 조치하고 21일부터 운행에 나서도록 했다.

 

결국 21일부터 한 달 동안은 여객선 1척이 추자 뱃길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21일부터 카페리3호가 투입돼 운항되고 있지만 불안은 여전하다. 노후 여객선이기 때문이다.

 

현재 핑크돌핀호는 선령이 17년이지만 카페리3호는 선령이 27년이나 됐다. 해운법상 여객선 선령은 25년으로 돼 있다. 하지만 매년 선박 검사를 통과한 여객선은 최장 30년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카페리3호는 매년 정기 정밀검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5년마다 정기검사를 받는 핑크돌핀호와 사정이 다르다. 선령이 오래되다 보니 잦은 고장의 위험이 상존해 있는 것이다.

 

다행히 한일고속은 추자도 신양항 선착장 공사가 준공이 되면 3000톤급 여객선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제주도 어항개발계획에 따라 신양항 공사가 2015년까지 진행 중이다. 3000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선착장 공사는 오는 11월쯤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11월 이후 새로운 여객선이 투입되기 전까지 추자도 뱃길을 이용하는 추자 주민과 관광객들은 불안에 떨 수 밖에 없다. 언제 고장이 날지, 고장으로 해상표류까지 우려되는 것이다.

 

제주 선박안전기술공단 관계자는 “선사가 결정할 문제지만 선령이 25년이 지나면 대부분 바꾼다. 하지만 일부 선사는 1~2년 정도 더 쓰는 경우도 있다”며 “선령이 오래되면 아무래도 출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일고속 관계자는 “매년 선박검사를 받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제주도는 현재 뾰족한 대책은 물론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선사에서 경제성을 따져서 할 일이지 우리가 요구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하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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