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나무 다 마를라…가뭄에 이어 재선충병까지

  • 등록 2013.09.02 16: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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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에이즈’, 서귀포 중·동부지역 빼고 제주 전역으로 확산 중
도, ‘소나무 재선충병과의 전쟁’ 선포…고사목 전부 제거에 총력

 

제주 서귀포시 동부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재선충병이 최근 가뭄 기간 동안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가 ‘소나무 재선충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총력 방제에 나섰다.

 

제주도에 따르면 소나무 재선충병은 2004년 제주시 오라동에서 처음 발생했다. 그동안 방제 등으로 2011년까지 안정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3차례의 태풍 내습과 금년도 가뭄 등으로 고사목의 급격한 발생과 재선충병 밀도가 높아지고 발생지역도 확산돼 지금까지 18개 읍·면·동에 발생했다.

 

범위로는 제주시 지역은 애월읍에서 구좌읍 김녕리까지이며, 서귀포시 지역은 대정읍에서 안덕면 사계리 지역까지다.

 

이처럼 재선충병이 확산된 것은 지난해 태풍에 이어 올해 들이닥친 사상 최악의 가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병의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는 기상이 좋고 바람이 안 불면 활동반경이 400m 밖에 안 된다. 때문에 그 동안 매개충 자체로 인한 감염 확산보다는 감염목의 이동에 따른 확산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솔수염하늘소는 비가 오지 않고 고온일 경우에는 활동력이 강해지고 바람까지 불면 최대 10km까지도 날아간다.

 

 

때문에 이번 가뭄으로 인해 활동력이 강해져 재선충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솔수염하늘소는 원래 게으르다. 하지만 고온에 바람까지 불면 멀리까지도 날아간다. 때문에 가뭄으로 인한 확산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솔수염하늘소는 고사목에 기생하기 때문에 고사목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고사목 제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재선충병 방제에 인력과 예산을 대거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소나무림은 1만6000ha로 제주지역 전체 산림의 18%를 차지한다. 이중 3만5000그루의 소나무가 고사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사된 나무의 25%는 재선충병에 의한 감염목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는 예비비 7억 원과 산림청 긴급방제비 1억5000만원과 전문방제인력 30명을 지원받아 올해 말까지 고사목 전량 제거를 목표로 총력 방제를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도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15억 원을 투입해 6914ha에 나무주사, 항공방제 등을 시행했고 고사목 6만9000여 그루를 제거했다. 올해에도 23억여 원을 투입해 200ha에 나무주사와 항공방제를 시행하는 한편 고사목 2만1000여 그루를 제거했다.

 

아울러 발생 지역주변 반경 2km 25개 읍·면·동에 대한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을 지정하는 등 인위적 확산을 저지하고 있다.

 

 

도는 올해 하반기에 재선충병 확산방지 및 완전방제를 위해 오름, 도로변에 발생한 고사목을 ‘전량 제거’한다는 목표로 도내 기술인력과 산림청 지원인력 150여명을 투입키로 했다. 게다가 군부대 등의 협조를 통한 100여명 등 250여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내년 4월 말까지 지역 완결방제를 원칙으로 오름 및 마을상징 노거수 분포지역에 예방용 나무주사를 실시하고, 확산방지를 위한 항공방제와 지상방제를 병행 집중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재선충병 2차 감염 방지와 무결점 방제를 위해 산림청 현장특임관 3명을 지원받아 현장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행정시 산림공무원을 지역별 전담 배치해 사후점검 및 예찰활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

 

현을생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은 “현재 한국산림기술인협회에 연구용역 중인 해송림의 중·장기 관리대책에 대한 용역을 오는 11월까지 마무리 할 계획”이라며 “이를 토대로 종합관리계획을 수립해 숲의 기능별 관리계획과 산림자원 육성계획을 수립을 추진하겠다. 재선충병 발생 밀도변화 모니터링을 통한 대응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규모 임지, 경관보전 임지, 오름 등은 해송림으로 지속관리를 위한 생육환경개선 사업 등 집약적 관리를 실시하게 된다”며 “해발 200m 이하의 소규모임지, 불량임지에 대해서는 산주가 원하는 유망수종(황칠나무 등)으로 갱신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도 2일 오전 직원정례조회에서 지난 1일 도내 일원을 돌아본 결과를 전하며 “해당부서만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제주도에 없으면 불러서 진단해서 처리하라”며 “제주도에 말라 죽는 소나무가 많다는 것은 자랑거리가 아니다. 예산 부서하고 협의해서 문제 해결하는데 앞장서라”고 긴급 지시했다.

 

지난달 29일 내도한 신원섭 산림청장은 현장을 방문한 뒤 해송림 고사에 대한 절박함을 인식, 도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이후 산림청은 도의 요청에 따라 전문인력 30명과 예산 1억5000만원을 긴급 지원했다.

 

소나무 재선충병=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다가, 솔수염하늘소의 성충이 소나무의 잎을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입하는 재선충에 의해 소나무가 말라 죽는 병이다. 일단 감염되면 100% 말라 죽기 때문에 일명 ‘소나무 에이즈’로도 불린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현재 제주는 물론 남해안 지방에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김영하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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