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짝퉁 관광지' 이대로 둘 것인가…정책 딜레마

  • 등록 2012.05.15 16: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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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착시현상·미니어처·유리 등 유사 테마 우후죽순
업체 간 분쟁·과당경쟁 병폐 부추겨…행정당국 제도개선 난색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 유사 테마 박물관과 미술관 등 소위 '짝퉁 관광지'를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체간 분쟁과 함께 과당 경쟁으로 과도한 송객수수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들 유사 관광지를 규제할 마땅한 제도적 장치는 없는 실정이다.<편집자 주>

 

박물관과 미술관이 우후죽순 늘면서 유사 테마 관광지간 분쟁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 관광지가 유사한 테마를 가진 업체 설립을 제한해야 한다며 행정당국에 이에 대한 제도적 규제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간 과당 경쟁으로 요금 덤핑과 과도한 송객 수수료 등 제주 관광 고질적 병폐를 부추기는 이유라는 게 기존 업체의 주장이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합법적으로 요건을 갖춘 사설 관광지를 유사한 테마라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투자유치와 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박물관 또는 미술관 설립을 적극 권장하는 정책과 업체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15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유사 테마는 성(性), 유리, 미니어처, 착시현상, 근대문화 테마 등이다.

 

성 테마 관광지는 8년 전 제주시 연동에 국내 최초로 개장해 큰 인기를 끌자 잇따라 비슷한 테마 관광지 두군데가 더 생겼다.

 

최근엔 이 성 테마 관광지 인근에 '누드와 성'을 주제로 한 관광지가 개장을 앞두고 있어 업체간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착시현상 테마 관광지는 무려 7곳이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6월 또 한 곳이 개장을 준비 중이다.

 

미니어처와 유리,근대문화, 곰인형 테마도 각각 3곳이 운영 중이거나 오픈 준비 중이다.

 

제주시 조천읍 소재 근대문화테마 관광지는 지난 2010년 무분별한 모방 테마관광을 줄이기 위한 제도개선 등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주도의회에 접수했다.

 

이 업체는 당시 진정서에서 "무분별한 모방 테마관광의 증가로 인해 제주관광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제도개선 등을 통해 신규 관광업체의 설립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사 테마로 인한 법적 소송까지 벌어진 관광지도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시 연동 성 테마 관광지(미술관)도 인근에 유사 테마로 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미술관과 관련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유사 테마 관광지 설립을 규제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서류상,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하더라도 피땀 흘려 일궈놓은 테마를 모방하는 업체를 행정이 지원하다보니 업체 난립과 과열 경쟁, 음성송객수수료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결국 제주도 전체 관광이 평가 절하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 관광이 대규모 하드웨어 개발에서 벗어나 관광지의 내실을 다지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며 "신규 관광지 진입은 경쟁 촉진과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지만 유사 컨텐츠의 관광지를 중복 허가해 주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제도 마련의 비현실성 등을 이유로 유사 테마관광지에 대한 규제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미 관련 법령이 정한 기준에 맞춰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설립계획을 냈는데 이를 단지 ‘유사 테마’라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며 "다만, 박물관 또는 미술관 설립 심의에서 심도 있게 심의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임성준 기자 jun@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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