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사고 논란…피해자는 속수무책

  • 등록 2012.05.24 13: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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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 운전자 “운전대 잡기 겁난다”…보험회사 "입증 못하면 운전자 과실"

 

최근 제주에서 급발진 추정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고 원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급발진 사고 여부를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 등 급발진에 대한 대책은 전무해 애꿎은 피해를 입은 운전자는 속수무책이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몸이 뒤로 젖혀 진거죠. 경험 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주시 연동의 상가 뒷골목에서 이모(42)씨가 운전하던 현대 에쿠스가 갑자기 돌진한 건 지난 12일 새벽 2시 20분께.

이 씨는 50여m를 돌진한 그 순간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기만 하다.

당시 다행히 보행자가 없어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열흘 정도 지난 지금도 사고 당시만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린다는 이 씨가 24일 오전 다시 현장을 찾았다.

이 씨는 “때마침 지나가던 사람이 없어 천만다행이었다”며 “굉음 때문에 주변에 있던 10여 명이 달려 나와 사고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사고 주변 식당에 있었던 이승화씨는 “식사 도중 꽝~~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보게 됐다”며 “승용차가 빠른 속도로 달리며 양쪽에 주차된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운전자 이 씨는 자동차결함신고센터와 현대자동차측에 100%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은 부정적이다.

이 씨는 “자동차결함신고센터로부터 사고기록장치 등이 없는 2010년 이전에 나온 차량이어서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조사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답변을 들었을 때 정말 답답했다”고 토로한 뒤 “연락을 주겠다는 자동차 회사측은 아직 답변이 없어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큰 실망만 받은 이 씨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혼자 동분서주하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 씨는 “차량 급발진 사고 이야기를 뉴스에서 보고 남의 이야기로 생각했다”며 “그런데 막상 내게 이런 일이 생겨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도민들에게 널리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다”고 전했다.

 

특히 “다른 차량들도 급발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차 앞으로는 다니지 않게 됐다”며 “사고 이후에는 운전대 잡는 게 겁이 날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자동차 결함, 즉 ‘브레이크를 잡은 상태에서 앞으로 돌진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고 현장 주변에 있는 CCTV와 사고를 목격한 증인을 확보, 자동차결함신고센터 등으로부터 ‘급발진 사고였다’라는 대답을 반드시 듣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운전자 스스로 모든 걸 입증해야 하는 맹점 때문에 애가 타는 상황이다.

이 씨는 “자동차결함신고센터 등은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며 “하는데 까지 해보고 안 되면 포기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아쉬워했다.

보험회사 관계자는 “운전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찾아야 하는데 자동차 박사가 아닌 이상 힘들지 않겠느냐”며 “이 씨의 경우 조만간 운전자 과실로 처리돼 보험회사에서 사고 처리 수순을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상현 기자 ksh56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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