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피보다 진하네" LG·롯데家 '물싸움'

  • 등록 2012.03.13 1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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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 농심 송사중 맏형 롯데 뛰어들어..LG家 삼촌-조카 대결

[Joins=머니투데이] "물이 피보다 진한가 봐요."

 

7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인 '제주 삼다수' 입찰에서 LG와 롯데 두 재벌 집안의 형제 기업들끼리 대결을 펼치게 됐다.

 

농심이 입찰 진행 자체가 무효라며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맏형의 롯데그룹(롯데칠성음료)이 뛰어들었고, LG가에선 작은아버지(아워홈)와 조카(LG생활건강)가 맞짱을 뜨게 됐다. '가문의 영역 지켜주기'는 이미 옛말이 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먹는 샘물시장 1위이자 연간 매출 2000억원이 넘는 '제주 삼다수'의 새 유통사업자 입찰에 LG가인 LG생활건강(코카콜라음료)·아워홈, 롯데가인 롯데칠성을 비롯해 웅진식품·샘표식품·광동제약·남양유업 등 7개 업체가 신청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오는 14일 곧바로 우선협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범LG가에서 두개 기업이 함께 경쟁을 벌이는 점이 눈길을 끈다. LG생활건강은 2007년 인수한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입찰 신청을 했고, 2000년 LG유통에서 계열 분리한 급식업체 아워홈도 막판에 뛰어들었다.

 

아워홈의 구자학 회장은 구자경 LG명예회장의 동생이자 구본무 LG회장의 작은아버지여서 삼촌과 조카 간 대결 양상으로 비춰지게 됐다. 두 회사는 이미 계열분리가 됐다며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여전히 아워홈은 LG생활건강이 입주한 LG광화문 사옥 등 '범LG가' 내 사업장이 20%에 달한다.

 

농심은 제주 측과 여전히 송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형제기업' 마저 끼어들 수 있냐는 언짢은 표정이다. 롯데칠성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지난 9일 입찰 신청을 해놓고도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하지 않아 눈총을 샀다.

 

농심과 롯데의 '질긴 악연'은 꽤 오래됐다. 농심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1965년 '롯데공업'을 창업해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그런데 맏형에 의해 '롯데'라는 상호 사용을 거부당하자 완전히 별도 독립해 농심을 설립하고 스스로 라면업계 1위에 올라섰다. 이때부터 둘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롯데가 37년만에 자체브랜드(PB) '롯데라면'을 부활시키자 '형제간 전쟁'은 극에 달하기도 했다. 그나마 생수시장에선 선의의 경쟁을 유지해왔는데 이번에 관계가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롯데칠성은 '아이시스' 브랜드로 삼다수에 이어 점유율 18%의 '만년 2위'에 그쳤는데 이번에 삼다수 유통권을 따 낼 경우 시장의 70% 가까이를 독차지하는 '생수 공룡이' 될 수 있다.

 

다만 농심과의 계약해지 과정에서 제주 여론이 "삼다수가 대기업의 이익창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명분을 댔던 점을 비춰볼 때 대기업이 선정되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회 전반으로 대기업들 독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제주도 측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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