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현직 감사위원 1인 시위···무슨 일이?

  • 등록 2013.05.14 14: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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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종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위원, 도의회 정문 앞서 1인 시위
"나는 부끄러운 감사위원" 양심고백···제주개발공사 감사처분 '불합리' 시사

현직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위원이 1인 시위에 나섰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와 도의회 정문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진희종(55) 제주도감사위원회 감사위원이 14일 오전 11시30분부터 도의회 정문 앞에 앉았다. 1인 시위에 나선 그의 행동은 제주도개발공사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

 

그는 땡볕에 신문지를 깔고 묵언시위 중이다. 그리고 그가 앉은 자리 앞에 작은 상자 하나를 놓고 이런 문구를 내걸었다.

 

"저는 부끄러운 감사위원입니다. 어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감사결과 처분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감사위원회는 13일 도개발공사에 대한 감사를 마무리하고 감사위원회 회의를 거쳐 감사결과에 따른 처분결과를 내놓았다. 이날 회의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됐다. 감사위원인 진씨는 회의가 끝나고 의결할 때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그는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검은색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도의회 정문 앞에 신문지를 깔고 앉았다.

 

 

진 위원은 "이번 감사위원회의 개발공사 감사결과 처분의결 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식적으로 공개되는 절차가 이뤄질 것이므로 감사위원으로서 이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어제 감사처분 결과에 대해 저는 부끄러운 감사위원이라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진 위원은 "제가 양심에 비춰 봤을 때 어제 감사위원회가 감사결과에 대해 처분결정을 내리는 회의에는 양심상 들어갈 수가 없었다"며 이번 처분의 이면에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징계를 받을 사람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처분을 내려야 한다"며 감사위원회가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감사위원회가 제대로 운용되려면 위상과 역할이 전면 제고돼야 하는 것은 물론 인사권이나 예산권이 부여된 독립적 기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도의회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제가 도의회 추천으로 지난해 11월 감사위원에 위촉됐기에 저의 양심을 걸고, 감사처분을 제대로 못한 저의 무능함을 반성하면서 이 자리에 앉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오늘 나온 것은 반성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며 "감사위원회 사퇴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15일까지 이처럼 1인 침묵시위를 벌릴 예정이다.

 

 

현직 감사위원의 1인 시위에 대해 감사위원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개발공사 감사처분은 전체 위원 7명 중 오모 위원을 제외한 6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조건은 과반수다.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진 위원이 감사 처분이 약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한번 의결된 사안을 재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제3기 감사위원은 진 위원과 함께 이기승 전 연합뉴스 편집부국장, 김제익 전 한림농협 전무, 오영기 전 서귀포경찰서장, 양팔진 전 제주도 환경건설국장, 고운수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등 6명이다.

 

김영하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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