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의 '밀실 만남' ... 해명에도 가라앉지 않는 논란

  • 등록 2024.05.29 14: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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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식품위생법 위반 논란으로 일 키워" ... 녹색당 "도지사 모든 공적 일정 투명하게 공개"

 

오영훈 제주지사의 중국계 리조트 방문 논란에 대한 제주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도내 정당들이 논평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MBC는 지난 27일 오영훈 제주지사가 비공식 일정으로 이날 중국 백통신원의 리조트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오 지사의 일정에 직전 방문지인 감귤가공공장 방문은 공개돼 있었으나 리조트 방문은 기재되지 않아 '비공식 방문'이 문제가 됐다.

 

제주MBC의 보도에 따르면 리조트에는 오 지사를 포함한 11명의 관계자들이 방문했다. 리조트측은 오 지사를 환영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전 직원이 나와 환영행사를 열었다. 오 지사는 이날 리조트 공사현장을 둘러본 후 객실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등 1시간 30여분을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제주MBC는 이와 더불어 백통신원측이 오 지사와 도 관계자들을 위해 100만원어치의 와인을 준비했었다는 의혹과 함께 오 지사가 방문한 중국 백통신원 리조트에 대한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보도 다음날인 28일 여창수 대변인 명의로 해명했지만 논란을 더 키운 모양새가 됐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29일 논평을 통해 "꼼수가 보여도 너무 보이는 행보다. 도정의 해명이 더욱 논란을 키운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식당 영업이 되지도 않는 곳에서 오찬을 하고, 청탁금지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급히 결제를 하려다 업종이 콘도로 되어있는 곳의 영수증을 끊어서 버젓이 내미는 꼼수가 도지사가 보여야 될 모습이냐"며 "메뉴판에도 없는 3만원짜리 식대를 끊다가 무허가 음식 판매를 통한 명백한 식품위생법 위반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애초에 이 문제는 중산간 개발 이슈와 특정 기업의 꼼수 투자에 대한 도정의 묵인 의혹과 그에 대한 보은 논란이 핵심"이라며 "오영훈 도정은 업자와의 비밀스런 유착 행보가 언론취재에 노출되자 궁여지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다가 청탁금지법 위반 논란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논란까지 이슈를 전방위적으로 키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제발 도지사는 개발과 특혜시비에서 벗어나서 민생 우선의 행보를 보여달라"며 "장사가 안되는 식당과 전통시장, 그리고 취업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들, 아이 한명 키우기도 버거운 학부모들의 삶의 현장에서 낮은 자세로 민원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 방안을 즉시 실행에 옮기는 도지사를 보고 싶다"고 요구했다.

 

제주녹색당도 29일 논평을 통해 "오영훈 도지사의 수상쩍은 밀실 기업면담, 해명 보도로도 의혹이 가시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녹색당은 "방문한 사업장은 중산간 난개발의 신호탄이었고 각종 세제 혜택을 받았음에도 약속한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끊임없이 논란을 만들어내는 곳"이라며 "본인의 행보가 언론과 시민단체의 의혹을 불러일으켰다면 그 행보를 되돌아보고 1만 공직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추후 행보를 짜야하는 것이 도지사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민생 현장을 살피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들을 세워나가야 함에도 해외 순방에 열을 올리며 수상쩍은 기업과 면담을 이어가는 오영훈 도지사의 모습은 아무리 곱게 보려 해도 이상하기만 하다"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도의 기업 유치 입장 표명과 관련해서는 "제주특별법 도입과 함께 지자체장들이 해외를 다니며 제주도 땅을 헐값에 팔아넘기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했고, 각종 규제 완화와 우후죽순 중산간 개발이 이뤄졌다"며 "대규모 자본과 소수 제주도민들이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제주도민들의 삶이 우리가 잃은 것 이상으로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오영훈 지사에 대한 불신은 투명하지 않은 일정에서 시작됐다. 도지사로서 기업을 만나는 공식 일정은 공개되어야 마땅하다"며 "밀실 행정으로 논란을 만들지 말고 도지사의 모든 공적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의혹의 불씨를 차단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창수 제주도 대변인은 28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MBC에서 보도한 '오영훈 제주지사의 비공식 일정'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면서 "도는 오 지사의 식사 일정에 대해서는 따로 고지하지 않고 있다. 비공식 방문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와인 자체가 준비된 적 없으며 제공 받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식사 장소가 객실인 이유에 대해서는 "백통신원에서 그렇게 준비해서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오 지사의 리조트 방문에 대해서는 "민선 8기 도정에서 강조하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제주다. 오 지사는 지속적으로 (기업들과)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만나고 있다"며 "기업을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기업 투자유치를 통해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 세수 확보 차원 등 도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리조트 특혜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과정을 정해진 법률과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며 "확실한 근거 없이 행정행위가 부도덕한 것처럼 보도돼 결과적으로 1만여 공직자들의 명예가 실추됐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문도연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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