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점심식사' 파장 지속 ... 시민단체, 오영훈·백통신원 대표 고발

  • 등록 2024.06.03 14: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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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청탁금지법' 위반, 백통신원 대표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 ... 엄정 수사해야"

 

오영훈 제주지사와 중국계 자본 리조트 대표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지난달 27일 오 지사가 중국계 자본 리조트를 비공식적으로 방문해 '밀실 식사'를 가진 일의 여파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3일 오전 제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자와의 밀실소통에 대해 제주 경찰은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오 지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중국의 백통신원 대표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참여환경연대는 방송 보도를 인용하며 "오 지사와 공무원 일행이 백통신원에서 운영하는 리조트에 방문해 직원들의 환영 행사를 받았다. 수영장이 달려있는 리조트 내 객실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리조트 측에서 오 지사와 일행을 위해 100만원 어치의 와인 선물을 준비했던 사실이 알려졌다"며 오 지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리조트 대표의 경우 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하지 않고 음식을 판매하고 식사비를 받았다면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7일 제주MBC는 오 지사가 백통신원의 기린빌라리조트를 비공식적으로 방문했고 해당 리조트에서 환영행사와 점심식사 등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리조트측에서 오 지사와 일행을 위해 100만원 상당의 와인을 준비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이에 제주도는 보도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특혜 의혹 등 적정성 논란에 대해 "식사비를 냈다"며 1인당 3만원씩, 11명분 총 33만원이 결제된 명세서를 언론에 공개하고 특혜도 부인했다.

 

그러나 도가 제시한 카드 명세서로 인해 식품위생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서 또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오 지사 일행이 리조트에서 식사하고 결제했지만 정작 내부 레스토랑은 현재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카드매출 전표상 사업자명은 주식회사 백통신원이다.

 

식품위생법은 조리한 음식을 판매할 경우 영업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에 서귀포시는 해당 리조트에 대해 무신고 음식점 영업 행위 등 식품위생법 위반 여부를 점검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힌 바 있다.
 

참여환경연대는 "백통신원은 2012년 사업승인 당시 약속했던 제주박물관과 생태테마파크는 이행하지 않고 있음에도 오 지사는 취임 후 백통신원이 약속했던 투자를 축소하는 변경안을 승인했다"며 "백통신원은 약속했던 투자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개발사업 승인으로 가격이 폭증한 남은 토지를 매매할 수 있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특혜의혹이 있는 사업자와 오 지사가 리조트 밀실에서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도지사에 대한 제주도민의 신뢰와 행정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행위"라며 "객실에 차려진 음식이 사업자가 도지사 일행을 위해 대접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크고 음식을 객실에서 판매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불법성도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경찰은 오 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사업자의 식품위생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 투명하고 청렴한 제주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고위 공직자라고 하여 법 앞에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달라"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오 지사는 이번 사건으로 도민들의 도정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게 한 것에 대해 정중히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3일 도는 "제주MBC의 보도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와 반론보도를 요청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

문도연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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