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 될 재활병원, 서귀포의료원은 배짱운영?

  • 등록 2013.02.21 16: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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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계도 안 된 병원 관리는 왜 의료원이…오경생 원장은 도청 직원?
도의원들, “적자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준비도 안 되고 총체적 ‘엉망진창’

 

제주 재활병원이 ‘밑 빠진 독’이 돼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서귀포의료원이 수탁자로 지정된 것은 민원이 계속 제기되자 도지사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서귀포의료원이 정식 수탁을 하지 않았는데도 병원 건물을 관리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터져 나왔다. 한마디로 준비도 안 되고 총체적으로 ‘엉망진창’으로 간다는 것이다.

 

때문에 서귀포의료원이 수탁자에서 빠져야 한다는 도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21일 제주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가 서귀포의료원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소속 의원들은 제주 재활병원의 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위원회 소속 김경진 의원(민주통합당, 대천·중문·예래동)은 오경생 서귀포의료원장에게 “수탁 신청할 때 아무 계획 없이 한 것이냐? 자본계획도 아무것도 없이 ‘도에서 다 받아내겠다’ 이것이냐”며 “무슨 배짱으로 수탁자 신청을 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또 “서귀포의료원도 적자를 보고 있다. 신축건축물로 이전하면 BTL임대료로도 내야 한다. 지금도 적자가 20억 원인데 앞으로 매해 50억 이상 적자가 발생한다. 건물 노후화에 따른 투자는 물론 시설투자도 계속 해야 한다”며 “이 상황에서 재활병원 수탁신청을 왜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같이 출석한 제주도 오진택 보건위생과장에게 “150병상 정도의 병원이 개원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소요예산에 대한 집행계획도 없이 서귀포의료원은 수탁을 받았다. 도는 수탁자에게 어떠한 예산을 지원할지에 대해서도 계획이 전무하다”며 “개원에 소요되는 예산을 도에서 해줄 것이냐”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과련 재활병원이 산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표명했다.

 

이에 오경생 원장은 “50억 원은 확보됐지만 부족할 것 같다. 도가 투자해야할지 정부에 노크해야할지 지금 고민이다. 개원 전에 들어가는 비용은 의료원 예산이 없어 일단 도에서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적자 우려에 대해 “재활병원은 공공병원에서 맡아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고 시작한 것”이라며 “적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매워줘야 한다. 6개 권역 재활병원이 만나서 정부에 운영비 정도 받아올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진택 과장은 “10월 개원도 힘들 것 같다”며 “매달 공과금으로 1200만 원 정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약 담당 부서가 아니어서 (지원 방향에 대해)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영근(새누리당·화북동) 위원장은 수탁자 선정을 위한 관련자 회의에서 이용희 제주의료원장이 한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게다가 수탁자 선정이 도지사의 의중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신 위원장은 “회의록을 보면 기가 막히고 한심하다”며 “‘하다가 안 되면 제주도로 넘기면 된다’. ‘일단 신청하면서 검토를 하라’ 등 준비가 하나도 안 됐다”며 “계속 집행부에서 빨리 수탁자를 결정하라고 해서 일처리만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재활병원 내용 하나도 모른 상황에서 수탁자 선정한 것이 의심스럽다”며 “지사의 명령에 의해 ‘이렇게 해보자’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집행부에서 빨리 수탁자 결정을 하라고 해서 일처리만 한 것이 아니냐. 노조 등이 제주도에 이런저런 민원을 넣자 ‘더 민원에 시달리지 말자. 조용하게 의료원에 주자’고 한 것 같다”며 “이렇게 할 것이면 서귀포의료원은 (수탁을)포기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이어 오 원장이 “적자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할 것이면 이미 다 풀었다. 전국 재활병원 중 제주가 마지막이다. 다른 곳에서도 숱한 적자가 나타나 더 이상 안 해주고 있다. 막무가내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의 지적에 이용희 원장은 “간담회에 참석해달라고 해서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오 원장은 “회의록에 의해 결정된 것은 아니다. 7년 동안 준비했다. 심사의원들의 의중까지는 모르겠다”면서 적자보전과 관련해서는 “도와 절충 중이다”고 답변했다.

 

위성곤 의원(민주통합당·서귀포시 동홍동)도 문제 제기에 가담했다. 위 의원은 병원 개원을 위한 준비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추궁했다. 특히 인계도 받지 않은 재활병원을 서귀포의료원이 관리하는 부분에 대해 꼬집어 물었다.

 

그는 “오 원장이 시원하게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의료원에서 구체적으로 팀을 만들어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협약이 체결이 안 됐기에 할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수탁자의 기본적 자세는 업무를 하려면 업무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게다가 “협약 체결이 안 될 수도 있느냐”며 “협약이 될 것이라면 준비를 해야 한다. 안 될 수도 있다면 여기서 포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구나 병원장마저도 모집을 하지 않아 시설 변경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따졌다.

 

그는 특히 “현재 정식으로 재활병원을 수탁 받지 않았는데 왜 의료원이 관리를 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오 원장은 “의료원장 명의로 전문의를 공개모집을 하고 있다. 원장도 물색 중”이라며 “의료원이 시설 변경을 하면 된다”고 맞섰다. 그는 특히 병원 관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옆에 있는 시설이라 도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오 원장의 해명에 위 의원은 “오 원장은 서귀포의료원 원장이냐? 도정직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 건물은 도청 것이다”고 말한 뒤 오진택 과장에서 “담당 국장이나 담당 직원들에게 앞으로 의료원 직원들이 출입하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아직 인계도 안 됐는데 왜 관리하나”며 “그렇게 할 일이 없나. 그 시간이면 원장 모집하고, 테스크포스팀 운영하고, 시민들 의견을 수렴하라”고 강한 어조로 요구했다.

 

김영하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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