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7대경관 공무원 전화투표 동원…과거 관권선거 '충성경쟁' 방불

  • 등록 2012.02.08 23: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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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부서별 일일 실적·순위 매겨…제주시 1인 누적순위 1위 7만3천통
일선 읍면동 보건소 실적 유독 높아, 대민 업무 제대로 했을까?

 

우근민 도정이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공무원들을 행정전화투표에 동원하면서 개인별 부서별 실적을 일일 집계하고 순위까지 매긴 것으로 드러났다.

 

1인 누적 전화건수가 7만3000여통이란 집계도 나왔다. 8개월 동안의 집계를 감안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300통 이상씩 했다는 추산이 나온다.

 

행정시, 부서별 읍면동간 심지어 개인별로 '충성경쟁'을 부추긴 셈이다.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원회가 아무리 도익과 국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강변하지만 민간의 일회성 상업용 이벤트에 과도한 행정력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자유당 시설 불법선거나 유신정권 3선 개헌 선거에 개표함에서 뭉칫표가 쏟아져 나왔던 것처럼 공무원을 동원한 불법 관권 선거를 방불케하고 있다.

 

<제이누리>가 입수한 '세계7대자연경관선정 (행정)전화투표 건수' 문건에 따르면 제주도와 제주시, 서귀포시 전화투표건수를 일계, 9월 누계, 총 누계로 나눠 집계했다.

 

부서별로도 집계돼 있다.

 

제주시 집계표는 더욱 가관이다.

 

실과.읍면.사업소별로 현원, 금주 실적, 금주 직원당 1일 실적, 금주 실적 순위, 총누적, 총누적 1인 실적, 총누적 순위로 항목을 나눠 부서별.개인별 실적과 순위까지 매기고 있다.

 

 

투표 마감(11월 11일)을 한달 반 정도 앞둔 지난해 9월 28일까지 행정전화투표 총 누계 건수를 보면 제주도 3096만4277건, 제주시 3968만4984건, 서귀포시 3757만4058건 등 1억822만3319건이다. 지난해 1월부터 집계인 점을 감안한면 불과 8개월 동안 기록한 경이로운 실적이다.

 

또 다른 제주시 집계표를 보면 총 누적 건수가 4444만8055건으로 9월 28일까지 집계(3968만4984건)때보다 476만여건을 초과하고 있어 그 이후의 실적으로 보인다.

 

제주시는 읍면동을 제외한 실과와 보건소별로 1위부터 37위까지 총누적순위를 매겼다. 총누적실적과 총누적1인실적 1위 모두 절물생태관리소가 차지했다. 절물생태관리소 총누적실적은 190만7062건, 총누적1인실적은 7만3349건이었다.

 

총누적1인실적 2위는 위생관리과 7만2570건(부서 총누적 145만1393건), 3위는 문화예술과 5만8966건(부서 총누적 117만9322건)이었다. 총누적 1인실적 꼴찌는 자치경찰대 3188건이며, 부서 실적은 21만6816건이었다.

 

부서별 총누적 건수를 볼 때 절물생태관리소에 이어 건설과(156만1600건), 총무과(149만1435건) 순이었다.

 

읍면별 총누적 실적은 조천읍이 169만5413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애월읍(109만9978건), 구좌읍(96만7289건), 한림읍(75만2208건), 한경면(65만6492건) 순이었다.

 

조천읍이 1위를 차지한 것은 팩스를 자동으로 재발신해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동사무소 가운데 일도2동이 114만3387건으로 단연 많았다. 두번째는 90만3826건의 실적을 올린 노형동이었다.

 

서귀포시 행정전화투표건수(2011년 1월19~9월28일)를 보면 본청과 사무소는 1177만9295건, 읍면사무소 1722만4064건, 동주민센터 666만9889건으로 일선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 건수가 본청보다 훨씬 많다.

 

 

본청 사무소별로 보면 서부보건소가 103만9212건으로 가장 많다. 동부 보건소(72만8559건), 서귀포보건소(57만8788건)도 2위, 6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읍면동과 마찬가지로 일선 민원 현장 공무원들의 투표건수가 유독 많다는게 흥미롭다.

 

제주시 지역 보건소는 제주보건소 66만8685건, 서부보건소 57만6115건, 동부보건소 52만9394건으로 제주시 부서별 실적에서 최하위권인데다 서귀포지역 보건소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서귀포시 본청에선 기획예산과(60만7951건), 세무과(60만1141건), 총무과(59만4845건) 순이었다.

 

서귀포시는 인터넷투표 건수도 집계됐다.

 

8월 2일 이후 9월 28일까지 인터넷투표는 42만9512건으로 집계됐다.

 

9월 28일 전화투표 일일 누계를 보면 제주도 74만295건, 제주시 82만4752건, 서귀포시 88만599건이다.

 

제주도청의 경우 행정전화는 모두 2300여 대. 9월28일 1대당 하루에 321통을 투표용으로 썼다는 셈이다.

 

이 때부터 세계7대경관 투표 종료(11월11일) 때까지 남은 기간은 한 달 반 정도.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초부터 투표기탁 범도민운동으로 집계한 민간 부문 전화투표수는 5000만통을 넘는다.

 

7대 경관 선정 막바지 상황에서 행정전화 투표수도 비슷한 수치일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KT가 밝힌 한 통화 요금은 198원으로 9월 28일까지 1억822만3319통인 점을 감안하면 총 전화투표비는 200여억원.결국 최종 행정전화 투표비용은 200억원을 훨씬 웃돌 가능성이 높다.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는 4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성준 기자 jun@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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