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뢰인에게서 들었던 사연이다. 의뢰인은 우연히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돈을 맡기면 고수익을 내주겠다는 투자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지인은 "주식회사 A의 독보적인 핵심기술로 만든 주식투자 및 해외선물 등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통해 위험은 최소화하고 수익은 최대화 한다"면서, "원금손실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큰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주식회사 A에 투자를 하면 12주 동안 매주 투자금의 10%를 지급하여 총 투자금의 120%를 지급한다고 하며, 자신도 돈을 맡겨 보았는데 매주 약정한 수익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ㄱ서이다. 그렇게 그는 적극적으로 권유하였다고 한다. 의뢰인은 반신반의 하였지만, 한번 속는셈 치고 그가 알려준 회사 담당직원을 만나 투자계약서를 작성하고, 100만원을 넣어 보았다. 그런데 설명대로 120만원을 손에 쥐었다고 한다.
결국 의뢰인은 가족들의 재산을 모으고 대출까지 받아서, 이른바 '영끌'을 하여 수억원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돈을 주식회사 A에 투자하자 3주차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다. 하지만 4주차부터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담당직원에게 상황을 물어보려고 연락을 하였는데, 통화가 되지도 않았다. 소개해준 지인에게도 연락해 보았으나, 그 지인도 같은 상황이라고 하며 조금만 기다려 보자고 하다가, 이제는 그 지인도 연락을 받지 않는다. 지금도 대한민국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는 투자를 빙자한 사기의 전형적인 한 단면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은 정상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투자를 하면 확정된 높은 수익에 원금까지 보장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귀가 솔깃해 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안은 ‘사기’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더욱이 “조만간 투자인원이 채워져서 늦으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거나, “주변 사람들도 참여하여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등, 결정을 재촉하는 이야기로 설득한다면 더욱 경계해야 한다.
호기심에 어떠한 투자이냐고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등으로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들은 투자라는 것으로 포장할 그럴듯한 청사진과 서류는 늘 준비하고 있다. 주식파생상품이라든지, 비트코인투자라든지 듣는 사람을 현혹시킬 목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듣다 보면 구렁이가 담을 넘어 가듯이 나도 모르게 설득을 당할 수도 있다.
반신반의하며 날려버려도 괜찮을 금액이라고 생각하면서 소액을 건네지 말자. 소액 정도라면 수익과 원금은 문제가 없이 돌려받는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믿음을 얻고 덩어리를 키워서 야반도주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기를 ‘폰지사기’라고 부른다. 1920년경 미국에서 찰스 폰지가 저질러 유명해진 사기 수법이다.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배당이나 투자수익을 주겠다며 투자를 받아 그 돈으로 새로운 투자자들을 모은 뒤 이들의 투자금으로 기존의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배당(혹은 투자수익금)을 지급하며 가지고 있는 돈을 불리다가, 편취이득이 충분하다 싶은 순간 돈을 들고 잠적하거나 은닉한 후 부도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러한 ‘폰지사기’의 피해자들이 손해를 보상받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폰지사기’ 가담자들은 잠적하기에 앞서 미리 재산을 은닉하거나 탕진해서, 민사소송절차를 진행하여 승소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없는 것이다.
설령 남은 재산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수의 다른 피해자들과 피해액에 비례하여 나누어 배상받을 가능성이 높기에 의미 있는 피해회복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물론 들어 온 제안이 위와 같은 사기의 올가미가 아니라 정상적인 투자 제안일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성급한 결정으로 모아둔 소중한 재산을 잃어버리지 않으시길 바란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하면서 냉정하게 판단하시라.
쉽게 돈 버는 방법은 내가 아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동명 법무법인 더바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