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어수선하다. 상반기에는 드라마 ‘더 글로리’가 방영되며 학교폭력 문제가 대두되더니 지난 달 18일에는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며 교권침해 문제가 제기되었다.
서이초등학교 외에도 부산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학생들 앞에서 교사를 폭행하였다는 소식도 뒤늦게 알려졌고, 원주의 한 고등학생이 수업 중 라면을 먹는 모습을 인터넷 방송으로 중계하다가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도 들린다.
교권침해의 원인 중 하나로 교사의 훈계가 자칫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한다.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데, 훈계가 곧 정서적 학대행위로 의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당한 훈계라면 정서적 학대행위로 처벌받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양자를 어떻게 무 썰 듯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정리를 하지 않은 아동에게 “정리를 다 하지 않으면 간식을 줄 수 없다”고 훈계하고 아동이 정리를 마치자 간식을 준 사안에서 1심은 교사의 행위를 정서적 학대행위로 보고 일부 유죄를 선고하였고, 2심은 정당한 훈육으로 보아 전부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법원 판단도 유·무죄가 달라지는데 실제 교육현장에서 수많은 학생을 동시에 보살피고 교실 내의 질서를 유지해야 할 교사 입장에서는 구별하기 어려울 듯하다. 결론적으로 위 사례는 무죄가 확정되었으나, 확정판결에 이를 때까지 교사는 상당한 고통에 시달렸을 것은 분명하다.
정당한 훈육과 정서적 학대행위의 모호한 경계에서 일선 교사를 보호할 방안이 필요하다. 정치권에서는 교권 보호를 위해 초·중등교육법에 정당한 생활지도 범위를 규정하고, 위 규정에 따르는 한 아동학대에 관하여는 면책권을 부여한다는 소위 ‘교사 아동학대 면책법’ 입법을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정당한 생활지도의 범위가 구체화 되면 이전보다 일선 교사들의 부담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행 아동복지법의 해석에 따르더라도 정당한 생활지도 또는 훈육에 해당하는 한 처벌되지 않으며, 면책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재차 법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으므로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김대현은?
= 제주도 감사위원회, 법무법인 현답에서 근무하다 제주에서 개업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대법원 국선변호인, 헌법재판소 국선대리인, 제주지방법원 국선변호인 등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