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가/음악평론가 김일호 헬라어에는 번역은 같아도 의미는 다른 ‘새로운’이라는 단어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네오스(neos)라는 단어의 ‘새로운’으로 이것은 숫자상으로는 새롭지만 다른 것들과 구분이 되지 않는 것이다. 또 하나는 카이노스(kainos)의 ’새로운‘이라는 단어로 이것은 숫자상으로도 새로울 뿐 아니라 질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의미한다. 가령, 새로 구입한 차(car)와 같은 차는 전국에 수 백 대가 더 있다. 이 차는 새로운 차이긴 해도 이미 생산된 차들과 다를 바 없는 동질의 차로 네오스(neos)인 것이다. 그러나 카이노스(kainos)는 대량생산 된 많은 수의 차가 아니라 주문 생산한 한 대의 차(Model T car)로 숫자상으로도 한 대의 새 차이며 질적으로도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차를 말한다. 성경에는 “새(neos)포도주는 새(kainos)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예수님의 새 포도주 비유가 있다. 여기에는 ’새로운‘이라는 뜻의 두 가지 헬라어 단어들이 모두 사용되는데 전자의 새(neos)포도주는 양적차원의 의미이며
바둑에는 앞으로의 효용가치가 적거나 아예 없는 돌(廢石)을 과감히 버림으로써 새로운 세력을 구축하고 다른 실리를 얻는 것을 뜻하는 사석작전(捨石作戰)이 있다. 이 사석작전의 키워드는 잘 버려야 이길 수 있는 것이어서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여기에서 갈려진다. 바둑의 고수들은 어떤 돌이 앞으로 더 큰 가치가 있고 어떤 돌이 가치가 없을 것인가를 정확히 판단하며 상대적으로 가치가 적은 돌은 과감히 버릴 줄 앎으로 버린 만큼 반드시 대가를 얻는다. 그러나 하수들은 미래가치가 없는 돌(廢石)과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돌(要石)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짐으로 현재의 돌을 버리는 것이 아까워 모두 살리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대마(大馬)를 죽이고 판을 깸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것이 바로 하수들의 한계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관립(官立)전문연주단이 많은 나라는 없다. 외국의 음악가들조차 경이롭게 본다. 이처럼 서양음악 본고장에서도 유래 없는 관립연주단의 범람은 그 허와 실을 떠나 결코 나쁠 것은 없지만 이쯤에서 옥석을 가려 단(團)성장에 적합하지 못한 내면의 음악기후들을 걷어내야 한다. 환언하면 지휘자와 단원, 그리고 담당공무원에 대한 음악사석(捨石)이 필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