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훈공, 재명지존 라인과 동맹 반열 오르나?
오영훈·위성곤, '출판정치' 맞대결 ... 3월2일 제주한라대서 북콘서트 vs 출판기념회
제주 산성비 30년간 더 독해져 ... "10번 내리면 10번 모두 산성비"
"내 땅인데 남의 분묘로 대출 막혀" 무단 파묘 60대 징역형 집유
청년고용 한파에 AI 충격까지 … ‘K-노동개혁’ 속도 내야할 때
카카오 본사 폭파 협박 게시글에 경찰 출동 ... 특이사항 없어
8억원 횡령 제주감귤농협 40대 직원 해외 도피 ... 경찰, 추적 중
"제주는 지금은 용왕님과 만나는 시간" ... '해녀굿' 21일부터 봉행
<2보> 윤석열 1심 '비상계엄=내란' 무기징역 … "국헌문란 목적 폭동"
하수관로 공사중 '공공소화전 물' 무단 사용 건설업체 검찰행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적립률을 2월 한달간 역대 최고 수준인 20%로 올리자 소비 진작 효과가 뚜렷이 나타났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가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탐나는전 카드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발행액은 638억원, 사용액은 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적립률 10% 적용 시기와 비교하면 일평균 발행액은 약 3배, 일평균 사용액은 약 2.6배 늘었다. 특히 전체 결제액의 56%는 연 매출 3억원 미만 가맹점에서, 15%는 연 매출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 가맹점에서 각각 사용되는 등 소비 증가의 혜택이 영세 소상공인에게 집중됐다. 업종별로는 음식점(27.2%), 판매업(24.7%), 학원·교육기관(15.2%), 보건·리빙(14.9%), 식료품(14.7%), 기타 서비스업(3.3%) 순으로, 특정 업종에 쏠리지 않고 고르게 소비가 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기간 효과도 뚜렷했다. 설 연휴 기간(2월 13∼18일) 탐나는전 사용액은 176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설 연휴(1월 25∼30일) 47억5000만원 대비 3.7배 이상 급증했다. 도는 탐나는전 적립률 상향이 도민의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에 회의·전시·공연을 한 곳에서 치를 수 있는 대형 복합문화공간이 문을 연다. 제주도는 오는 2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2센터'를 개관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중문관광로 191) 안에 들어선 2센터는 총사업비 880억원(국비 280억, 도비 447억, ICC JEJU 153억)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 면적 1만5110㎡ 규모로 지어진 다목적 복합시설이다. 지난달 준공됐다. 2센터는 회의 인원 최대 6000명, 전시 300부스, 연회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특히 4728㎡ 규모의 2센터 다목적홀은 기존 1센터에서 수용하기 어려웠던 역동적인 케이팝 공연과 스포츠 이벤트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개관 기념 첫 공식 공연으로 오는 27일 오후 5시 케이팝 콘서트 '블루밍 아일랜드(Blooming Island)'가 열린다. '봄이 가장 먼저 오는 제주에서 사람과 문화, 공간이 피어나는 순간'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는 걸그룹 '오마이걸', 보이그룹 '아이덴티티', JTBC '싱어게인4' TOP3 제주 출신 김재민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3500명 규모로 기획됐다. 티켓 예매는 9일 오후 8시부터 티켓링크에서 진행된다. 관람료는 3만3000원(예매 수수료 별도)이다. 2센터는 올해 다양한 전시와 공연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10월에는 전국체전 경기장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2센터 개관이 제주 마이스(MICE)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존 1센터와 연계해 문화, 스포츠, 콘텐츠 산업을 아우르는 융복합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 뜻을 밝힌 문대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이 지난 22일 제주지역 3040 세대들과 정책 간담회에서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제주 아이키움 1억원 안심 드림’을 제안했다. 이 정책은 제주에서 태어난 아이를 위해 18세까지 성장 과정에 맞춰 최소 1억원 이상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단계적으로 책임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 의원은 "일시적인 현금 지급이 아니라 주거, 돌봄, 교육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양육 전 과정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이라며 "인천 등 타 지자체의 사례도 있지만 다른 지역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주의 독자적인 양육 환경과 정주 여건을 고려한 제주형 모델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문 의원은 “다른 지역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주의 독자적인 양육 환경과 정주 여건을 고려한 제주형 모델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각지대를 만드는 신청주의 중심 구조에서 보편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수혜율을 99% 수준으로 끌어올려 제주의 출산율을 20% 이상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IB 교육 확대와 AI·코딩 등 미래 교육 인프라 부족, 청소년 인재 양성 사다리 부재 등을 제기하며 교육 환경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의원은 “제주에서 아이를 키우는 선택이 불안이 아닌 희망이 되도록, 교육과 일자리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지난해 1년간 제주도내 공공도서관에서 도민들이 가장 많이 찾아본 책은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가 빅데이터 시스템을 활용, 도내 16개 공공도서관의 2025년 연간 도서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1위, ‘소년이 온다’가 2위를 기록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정보나루를 통해 이뤄진 이번 조사는 아동서적과 초·중·고등 학습서는 제외됐다. 제주4·3의 아픔을 담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5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는 데도 '소년이 온다'와 더불어 결정적 기여를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의 인구 1인당 공공도서관 대출 권수는 세종시에 이어 전국 2위를 기록했다. 한 해 동안 대출자 수는 59만 5691명, 대출 권수는 183만 8516권에 달했고 독서문화 프로그램 참여자와 열람실 이용자를 포함한 전체 이용자 수는 199만 7425명으로 집계됐다. 도내 공공도서관은 대출·이용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도민 수요에 맞춘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도민추천도서 100책 선정·선포’, 제주독서대전, 제주북페어, 책문화동아리축제 등 지역 대표 독서행사를 이어가는 한편 도서관대학, 인문독서아카데미, 길 위의 인문학, 다문화 프로그램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도민의 학습·문화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지운 한라도서관장은 “도서관은 도민의 일상 속 가장 가까운 문화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이용자 중심의 정책과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공공도서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 해녀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해녀굿'이 도내 어촌마을 곳곳에서 열린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해녀굿이 오는 21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어촌계를 시작으로 4월까지 도내 38개 어촌계에서 봉행된다. 해녀굿은 척박한 바다 환경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제주 해녀들의 공동체 의식과 해양 신앙이 담긴 문화유산이다. 용왕굿, 영등굿, 해신제, 수신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각 마을 어촌계 주관으로 음력 1월 초부터 3월까지 약 두 달간 해안가에서 이뤄진다. 해녀굿의 대표 격인 영등굿은 풍요를 가져다주는 영등신을 맞이하고 보내는 민속 제례다. 바람의 신인 영등신이 매년 음력 2월 초하룻날 제주에 찾아와 곡식과 해산물의 씨를 뿌리고, 보름날 우도를 통해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민간 신앙에서 비롯됐다. 도는 해녀굿을 봉행하는 38개 어촌계에 제례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보조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해 마을 어촌계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전통 계승을 지원한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해녀굿이 제주 해녀 공동체의 전통과 가치를 보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해녀굿 보존 지원은 물론 해외 홍보를 강화해 제주 해녀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해양경찰서와 서귀포해양경찰서는 기상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24일 오후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제주 해안 전역에 걸쳐 연안 안전사고 위험 예보제에 따른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24일 밝혔다. 해경은 제주도 남쪽을 통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 연안에 초속 10∼18m의 강풍이 불고, 최대 5m에 달하는 높은 파도가 일 것으로 예보되는 등 연안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항·포구 등 연안 순찰을 통해 테트라포드·갯바위 등 위험구역 출입을 통제하고, 낚시객 등에 대한 계도 활동과 안전시설물 점검 등 해양 사고 예방 활동을 한다. 또 유관기관 전광판 게시, 선주·선장 대상 안내 문자 발송 등 홍보활동도 병행한다. 연안 안전사고 위험 예보제는 연안해역의 위험구역에서 기상악화나 자연 재난 등으로 같은 유형의 안전사고가 반복·지속될 우려가 있을 경우 위험성을 국민에게 사전에 알리는 제도다. 예보 단계는 '관심-주의보-경보' 세 단계로 구성된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순간의 방심과 급격한 기상변화로 인해 연안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연안 활동자들은 바다와 근접한 갯바위, 방파제 등 위험구역에서 활동하기 전에 기상정보를 꼭 확인해 달라"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제주시 주민센터 입구로 돌진하는 사고가 났다. 24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8분께 80대 남성 A씨가 몰던 승용차가 제주시 이도2동 주민센터 입구로 돌진, 계단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A씨가 오른쪽 무릎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운전자가 주차장에서 차량을 빼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가 전 세계 여행자의 필독서로 통하는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이 선정한 '2026년 반드시 방문해야 할 세계 25대 여행지'에 이름을 올렸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가 론리 플래닛 공식 누리집(www.lonelyplanet.com/best-in-travel)에 푸켓(태국), 메인주(미국), 브리티시 컬럼비아(캐나다), 멕시코시티(멕시코) 등과 함께 세계 25개 지역에 포함됐다. 론리 플래닛은 전문가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매년 전 세계 도시·섬·국가 중 주목할 여행지를 선정한다. 해당지역 여행 예약 상품까지 직접 연결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함께 펼친다. 론리 플래닛은 자체 제작한 제주 홍보 영상에서 제주를 '한국의 하와이'로 소개했다. 영상에는 성산일출봉의 일출, 한라산 설경, 산방산과 절물휴양림의 숲길, 김녕해수욕장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지고, 물질하는 해녀의 모습과 해물국수·전복죽 같은 제주의 음식도 담겼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이번 선정은 제주 관광 위상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고 글로벌 수준의 관광 수용 태세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최근 마라도에서 벌어진 관광객 구조를 놓고 '섬속에 섬' 의용소방대의 활약이 화제다. 마라도 해상에서 발생한 수난 사고를 계기로 이들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상황은 이렇다. 지난 19일 마라도 신작로 방파제 인근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10세 남아가 바다에 빠졌다. 이를 목격한 50대 아버지가 구조를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강한 조류로 두 사람 모두 위험에 처했다. 현장에 있던 마라전담의용소방대 서무반장은 즉시 119에 신고했다. 김희주(55) 마라전담의용소방대장은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해 직접 바다에 들어가 부자를 차례로 구조했다. 두 사람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와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마라도 등 유인도 3곳에서 도서지역 전담의용소방대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상주 전문 소방관이 없지만 비상대기소와 소방차, 구조·구급 장비를 갖춰 대원들이 즉시 출동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담의용소방대는 섬 주민들로 구성된다. 지난 19일 마라도에서 물에 빠진 관광객을 구한 김희주 마라전담의용소방대장도 평소에는 섬 안에서 중화요리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의용소방대원들은 생업에 종사하다가도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구조와 구급 활동에 나선다. 현재 제주도내 도서지역에서 60명의 대원이 활동 중이다. 최근 4년간 구급 출동 건수는 모두 95건으로 집계됐다. 상당수는 선박이나 헬기를 이용해 뭍지방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었다. 지역별로는 비양도 37건, 가파도 38건, 마라도 20건으로 나타나 가파도가 가장 많은 출동 건수를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18건에서 2023년 26건, 2024년 26건, 2025년 25건으로 최근 3년간 연 25건 안팎의 출동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에는 마라도 보건진료소에서 60대 남성이 뇌경색 의심 증상을 보이자 대원들이 출동해 소방헬기로 병원에 이송했다. 김희주 대장은 “마라도 주민이자 의용소방대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사고가 발생하면 서로가 서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수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장은 “도서지역 전담의용소방대는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니라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이라며, “앞으로도 교육과 장비 지원을 강화해 도서지역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20일 시작됐다. 도내 32개 지역구에서 본격적인 선거전도 본격화됐다. 제주시·서귀포시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기간 개시일(5월 21일) 90일 전인 이날 오전 9시부터 도의회 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고 있다. 2008년 6월4일 이전 출생한 18세 이상이면 출마 자격(피선거권)이 주어진다. 도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희망자는 제주도선관위에 가족관계증명서 등 피선거권에 관한 증명서류, 전과기록에 관한 증명서류, 정규학력에 관한 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예비후보자는 ▶선거사무소 설치 ▶선거운동용 명함 배부 ▶자동 동보통신으로 문자메시지 전송 ▶전자우편 전송대행업체에 위탁해 전자우편 전송 ▶선거구 세대수의 10% 이내로 예비후보자홍보물 작성·발송 ▶어깨띠 및 표지물 착용·소지 ▶예비후보자공약집 1종을 발간해 통상적인 방법으로 판매(방문판매 제외) 등 선거운동을 진행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은 예비후보자후원회를 둘 수 있다. 선거비용제한액의 50%까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 후원금은 최대 5000만원까지다. 공무원 등 입후보제한직에 있는 사람이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등록신청 전까지 사직해야 한다. 신분에 따라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기한인 선거일 전 90일(3월 5일) 또는 30일(5월 4일)까지 사직해야 이번 선거의 예비후보자 또는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다. 예비후보자 등록, 선거운동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국번 없이 1390번으로 전화하거나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선거과(722-4495)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부터 교육의원제도가 폐지되면서 지역구 도의원 32개 선거구와 비례대표 8명 등 40명을 선출하게 된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폐지되는 교육의원을 비례대표로 전환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지만 통과여부는 불투명하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가 올해 자율주행 버스인 '탐라자율차'와 '탐라자율차 첨단'의 주행시간과 버스 대수를 늘린다. 제주도는 국토교통부 시범운행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에서 운영하는 탐라자율차(노선) ,탐라자율차 첨단(수요응답형) ,일출봉 Go!(관광) 등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20일 밝혔다. '탐라자율차'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오가는 901번과 신제주권을 다니는 902번 버스에 투입된다. 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대 사이 13.2㎞를 수요 응답형으로 운행하는 '탐라자율차 첨단'은 대학생과 직장인이 주로 이용하는 구간을 집중 운행하기로 했다. QR코드 예약제로 운영한다. 도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장치와 제어시스템을 강화한다. 공사 구간이나 장애물 등 돌발 상황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 위험 회피 성능을 높일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중국어 안내문을 부착하고 중국인 관광객 전용 결제 시스템 안내도 확대한다. 성산읍 일대를 한시 운행한 관광형 자율주행버스 '일출봉Go!'는 올해부터 연중 운행하며 운행 차량을 한 대 늘려 모두 2대가 운행한다. 운행 요일은 화∼토요일이다. 6월까지는 무료로 운영하다가 7월부터는 유료로 변경된다. 김남진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2026년은 그동안의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서비스가 도민과 관광객의 일상에 깊이 뿌리내리는 ‘안정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탐라자율차와 일출봉Go! 등 제주만의 특색 있는 서비스가 안전과 품질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 관리와 서비스 고도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제주경실련) 공동대표에 신용인 제주대 로스쿨 교수와 이명준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제주경실련은 지난 10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향후 2년간 단체를 이끌 공동대표로 신용인 제주대 로스쿨 교수와 이명준 변호사를 선출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에는 좌혜선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양시경 전 대표는 고문을 맡게 됐다. 제주경실련은 이번 총회에서 조직 운영의 틀을 새롭게 다지는 ‘규약 전면 개정안’도 의결했다. 아울러 올해 핵심 과제로 6월 지방선거 공약 검증 활동과 개헌 논의 대응, 제주 자치권 강화를 위한 시민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신용인·이명준 공동대표는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시민단체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91년 2월 창립된 제주경실련은 그동안 예산·선거 감시, 주민참여예산제 확대, 지하수 보전, 난개발 대응 등 제주 지역 주요 현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경찰이 수억 원의 돈을 횡령한 뒤 잠적한 40대 제주감귤농협 직원을 쫓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고발된 제주감귤농협 직원 40대 A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년간 수차례에 걸쳐 8억원 상당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실제 근무하지 않은 노무 인력 명의의 허위 계좌를 만들어 인건비를 입금한 뒤 이를 다시 회수하는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감귤농협은 내부 감사를 통해 A씨의 횡령 사실을 확인, 이달 초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이 발각되자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이달 초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일본 현대미술의 거장 나라 요시토모가 제주 관람객과 직접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도립미술관은 오는 27일 오후 2시 나라 요시토모 초청 특별 강연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강연 제목은 '아티스트는 자유로운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일 뿐, 직업은 아닙니다-제 경우에는'으로 작가가 자신의 예술 철학과 창작 여정을 직접 관람객과 나눈다. 강연은 현재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국제교류전 '바람과 숲의 대화'와 연계해 마련됐다. 제주와 일본 아오모리현 자매결연 1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다음달 15일까지 이뤄진다. 나라 요시토모는 참여 작가 자격으로 이번 강연에 나선다. 강연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착순 170명이 참가할 수 있다. 수강생에게는 전시 무료입장 혜택이 주어진다. 신청은 20일 오전 10시부터 26일 정오까지 받는다. 수강생 확정 여부는 신청 마감 후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신청 인원이 많으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수강료는 무료다. 신청은 구글 폼 링크(https://forms.gle/VbqrzpFka2cUQ6299)에서만 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제주도립미술관 누리집이나 누리소통망(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제주도립미술관(064-710-4274)으로 하면 된다. 일본 아오모리현 출신인 나라 요시토모는 일본 네오 팝(Neo Pop) 세대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다. 커다랗고 둥근 얼굴에 반항심 어린 표정의 소녀와 귀여운 동물을 주요 소재로 삼아 우리 내면에 감춰진 고독과 복잡한 감정을 미묘하게 포착하는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MOMA), 로스엔젤레스 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의 빗물이 지난 30년간 계속해서 산성화하면서 산성비가 더 독해지고 더 자주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30년간 제주시 지역에 내린 빗물의 산성도를 측정한 값을 분석한 결과, 1996년 연평균 pH(수소이온농도) 5.07이었던 강수 산성도는 2024년 pH 4.5, 2025년 pH 4.7 수준으로 떨어졌다. pH 지수 수치상 0.57(pH 5.07 → pH 4.5) 또는 0.37(pH 5.07 → pH 4.7) 하락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 빗물 속 수소이온농도가 각각 3.7배, 2.3배 진해졌음을 의미한다. 수소이온농도는 pH 7(중성)을 기준으로 수치가 낮으면 산성, 높으면 알칼리성으로 구분하는데 산성비는 pH 5.6 미만의 비를 일컫는다. 일상 속 음료와 비교하면 산성도 변화가 더 선명해진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블랙커피의 산성도는 pH 5.0, 토마토 주스는 pH 4.1∼4.6 수준이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의 모든 지식을 ‘영끌’해서 생명창조의 야망에 쏟아붓는다. 그의 피조물은 그의 또다른 자아인 셈이다. 모든 창작자(철학자ㆍ음악가ㆍ작가 등)들에게는 자신을 대표해줄 자신의 ‘대표작ㆍ걸작(Magum Opus)’이라는 것이 있다. 그들에게 자신의 ‘매그넘 오푸스’는 자신의 정체성이 되기도 한다. 프랑켄슈타인의 매그넘 오푸스는 곧 그 ‘피조물’이고, 그 피조물이 실패로 규정되는 순간 프랑켄슈타인의 인생 자체도 실패로 규정될 수밖에 없이 둘은 한 몸으로 엮여버린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끔찍한 실패로 확인된 ‘대표작’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를 거부하고 작품목록에서 아예 지워버리려 한다. 그러나 피조물은 자신이 프랑켄슈타인의 작품이라는 것을 인정해주기를 원한다. 그 갈등은 결국 프랑켄슈타인이 북극 끝까지 도망치고, 괴물은 북극 끝까지 추적하는 ‘복수극’으로 이어진다. 한 몸이 벌이는 참으로 기이하고도 처절한 아귀다툼이다. 하나의 몸에서 2개의 서로 다른 자아들이 벌이는 끔찍한 갈등은 ‘암피스바에나(Amphisbaena)’적이다. 암피스바에나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다. 페르세우스가 잘라버린 머리 9개 달린 메두사의 머리를 독수리가 물고 갈
요즘 사람들은 모이면 주식 아니면 인공지능(AI) 이야기다. 설 연휴에도 상당수가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오천피’ ‘천스닥’을 넘어선 증시에 일찍이 투자한 경우나 다양한 기능의 AI 도구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이들에게나 흥미롭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대학을 나오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불안해한다. 이런 판에 11일 발표된 1월 청년층 고용률은 2021년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고용률은 61.0%로 1년 전과 같은 반면 청년층 고용률은 1.2%포인트 하락한 43.6%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가 3년 3개월째 감소하는 ‘취업 빙하기’가 이어졌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78만명으로 1월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청년층은 46만9000명으로 지난해 1월 대비 8.1%(3만5000명) 증가했다. 그만큼 취업문을 두드리다 포기하는 청년이 많다는 의미다. 청년층에게 고용시장 벽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에 경력직ㆍ수시 채용으로 바꾸면서 신입 공채를 줄인다. 그 영향으로 대학 등
메리 셸리의 원작 소설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아버지 역할과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아버지(찰스 댄스 분)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메리 셸리는 아마도 이 아버지의 역할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사고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델 토로 감독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는 전혀 다른 아버지를 등장시킨다. 이 정도의 변주라면 전혀 다른 곡에 가깝다.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가혹한 체벌을 동반하는 강압적 교육방식을 택한다.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 피가 나도록 채찍으로 갈긴다. 그러나 원작 속 아버지는 온화하고 도덕적이고 합리적이며 윤리성이 결여된 아들의 ‘선을 넘는’ 과학적 열정을 경계하는 합리적인 계몽주의자로 그려진다. 원작자인 메리 셸리가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 장면이 있는데, 델 토로 감독은 이 부분은 아예 들어내 버린다. 원작에서 과학자인 아버지는 어린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하인리히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Heinrich Cornelius Agrippaㆍ1486~1535년)라는 중세의 괴도사(怪道士) 연금술 책을 탐독하는 모습을 보고 마치 사춘기
10대 그룹이 앞으로 5년간 270조원을 지방에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5만16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청년채용 기회를 늘리고 지방투자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하자 이같이 화답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놓던 투자ㆍ고용 보따리라서 새롭지 않지만, 올해 규모는 더 크다. 이 대통령은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에도, 지방에도,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세대에도 골고루 온기가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5극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체제로 지방에 새로운 발전의 중심축을 만들고 집중 투자할 테니 기업들도 보조를 맞춰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 지원을 늘리는 ‘가중지원 제도’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특별법 도입을 내세우며 지방에 더 기회 요소가 있다고 강조했다. 10대 그룹은 반도체 설비,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첨단ㆍ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지방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0대 그룹 외에 다른 기업들 투자를 합치면 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지난달 3일 새벽 5시. 초여름의 선선한 공기 속 제주시 삼도2동 제2투표소(제주남초)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의 풍경이었다. 정당 참관인과 투표 사무원,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전 5시 30분, 개시 준비가 본격화되자 사무원은 참관인을 상대로 투표지와 도장, 봉인 스티커를 하나하나 들어 보이며 설명했다. 봉인작업은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고, 투표소는 긴장감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했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전 6시 35분. 한 50대 남성이 조용히 투표소에 들어섰다. 신분증을 내민 그에게 여성 사무원이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던 순간, 전산 시스템에는 이미 '사전투표 완료'로 명시돼 있었다. "혹시 사전투표 하지 않으셨어요?" 사무원의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안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사무원은 옆 동료와 눈짓을 주고받고는 다시 물었다. 그리고 재차 "29일에 혹시 사전투표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다. 남성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신분증을 챙겨 빠르게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현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참관인과 사무원들
무협소설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2019년 5월부터 1년간 연재했던 무협소설의 시즌 2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룹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 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호검이 더불어민주방 라인 분석에 몰두하던 시각이었다.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중원무림과 제주무림의 라인. 시간과 공력이 많이 드는 일이었다. 의미 없어 보이는 라인은 단숨에 잘라내면 간단했지만, 현실을 그리 녹녹지 않았다. 같은 시각.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자시(子時). 제주맹주 영훈공은 제주도청방 집무실에서 홀로 병법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손자병법과 함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오자병법. 격하게 고독할 때 펼쳐보면 위안이 됐다. 중국무림 전국시대의 명장, 평민 백수에서 시작해 재상이 된 무사 오자(吳子). 성씨도 같은 오(吳)씨를 썼다. 자신의 무사 이력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승률만 빼곤 말이다. 오자는 76전 76승, 승률 100%다. 영훈공의 본선비무 공식 승률은 학생무림(제주대무림 총학) 포함 7전 6승이다. 85.71428571429%. 학구파 무사는 소수점 뒤 자릿수에도 예민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초식은 정밀도에서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단 한 표도 놓칠 수는 없었다. 시간은 어느덧 축시(丑時)를 가리키고 있었다. 예전 ‘젊은 학구파 386세대 무사’로 주목받을 당시엔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밤을 새워도 거뜬했다. 영훈공은 눈을 비비며 잠을 쫓았다. 지금은 한가하게 졸 때가 아니었다. ◆연이은 협공, 고립무원의 위기 중원무림 의원 대림검과 전 의원 재호검이 ‘반(反) 영훈공’을 외치며 뭉쳤다. 당혹스러웠다. 한때 사투를 벌였던 그들이 협공을 펼치고 있었다. 더민주혁신회의방, 기본사회제주본부방, 국민주권도민행복실천본부방, 먹사니즘 제주네트워크방 등 온갖 민주방 성향 계파들도 ‘영훈공 도정은 뺄셈의 정치, 실패한 도정’이라며 연일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고립무원. 언제나 든든했던 후원무사들의 모임 용암회. 제주대총학 주니어맹주 출신 모임이었다. 학생무림에선 총학 주니어맹주를 성골, 부총 주니어맹주와 단대 주니어맹주를 진골로 치는 이도 있다. 용암회 가입 티켓도 일 년에 단 한 장, 총학 주니어맹주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성골만의 철옹성이었다. 주요 멤버 공개는 지금은 천기누설이다. 정 궁금하면 <퓨전제주무림 시즌 1>에 상세히 나와 있다. 어쨌든, 서귀포무림 성곤검의 제주맹주 출전선언으로 쪼개질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영훈공은 습관처럼 제주도청방 홈피에 접속했다. 민망하고 불편한 게 있었다. 아내 선희 낭자에게도 말 못 할 게 있었다. 제주맹주 소개 페이지였다. 프로필엔 1968년 12월생. 걸어온 길엔 1968년 1월로 적혀 있었다. 자신들의 주군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레임덕 징후인가? 정전이 됐다며 암흑천지로 변한 제주도청방에서 ‘해피 버스데이 투 유!’하는 깜짝 파티는 못 해줄지언정. 격한 고독이 층층이 겹쳤다. ◆반로환동과 상일검의 극찬 영훈공은 반로환동(反老還童) 기억을 복기했다. 중원무림 재선 의원 출마 선언을 하던 2020년 1월이었다. 육체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반로환동 무공을 익힌 시기이기도 했다. 백발무사에서 짙은 검은머리 무사로 변신한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공이산(愚公移山)보다 힘들다는 가르마 위치도 바꿨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화룡점정은 정밀한 2대 8 가르마. 정치 모범생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다. 클래식하고 세련된 멋으로 유권자 무림인에게 강한 어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지금은 무림에서 은퇴했지만, 당시 대항마였던 미래통합방 상일검과의 ‘숨 안 쉬고 칭찬 필리버스터‘ 맞짱 대결에선 극찬도 들었다. 이 또한 <퓨전제주무림 시즌 1>에 상세히 나와 있다. “영훈공은 마을의 촌로를 만나면 만면에 웃음기가 가득했으며, 목소리는 한없이 나긋나긋해지고 비단처럼 부드러웠다. 하지만 영훈공이 검을 뽑아 들기만 하면 그 날카로움이 바위를 가를 정도로 날카로웠으니 위기 대처 능력은 천하무림을 통틀어 대적할 자가 많지 않다.” 영훈공은 조금 위안이 됐다. 밤은 더 깊어만 가고, 시간은 인시(寅時)를 가리키고 있었다. 영훈공은 다시 오자병법을 폈다. 속임수 전술의 손자병법과는 달리 정공법 전략의 병법서였다. 지금은 무림의 신이 된 명장 충무공 순신사부 명언도 오자병법에서 따와서 변용시킨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영훈공은 다시 오자병법을 독파했다. 그리곤 잠시 명상에 잠긴 뒤 무릎을 쳤다. 역시 오자였다. 영훈공은 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마음 깊은 곳에 봉인하기로 했다.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한결 마음이 놓인 영훈공이 창밖을 쳐다봤다. 순백의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옛 기억이 소복소복 쌓이는 듯했다. 눈을 감고 회상했다. 겨울 동백꽃이 찬란하게 핀 1968년 동백마을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영훈공은 잠이 들고 말았다. 깊고 깊은, 달콤한 잠이었다. 타임무공을 하듯 자신의 무림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18) 재신〔재록신(財祿神)〕을 건네면서 구걸하는 거지 이 부류의 거지는 오로지 새해 때만 구걸한다. 음력 정월 초사흘 저녁이 되기만 하면 재신을 믿는 상점에서는 돈을 벌게 해달라고 향을 사르고 제사지내며 재신을 영접한다. 거지는 그런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궐련 가게에서 흑연으로 재신상이 인쇄된 누런 종이를 사서는 집집마다 방문하며 “재신 왔어요!”라고 소리친다. 길하기를 바라는 까닭에 급히 들어오게 하고는 그들에게 동전 몇 푼을 건네준다. 거지들이 전해주는 재신상이 그려진 종이는 그리 크지도 않고 쌌다. 밑천은 별로 들게 없으면서 이익은 많은 장사인 셈이다. 하룻밤 사이에 벌어들이는 돈은 평상시의 몇 갑절이나 된다. (20) 새해맞이 노래를 부르며 구걸하는 거지 이 부류의 거지도 오로지 새해 때만 보인다.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 보름 까지 거지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구걸할 때 평상시처럼 주인을 먼저 부르지 않고 우선 길상을 전하는 노래를 부른다. “새해 새달 신춘이 됐네요. 진홍빛 대련이 문 가득 붙어있고 커다란 원보(元寶)를 들고 오네요. 앞문으로 들어오는 것은 요전수(搖錢樹)요 뒷문으로 들어오는 것은 취보분(聚寶盆)1)이라. 취보분에 금꽃이 꽂혔네요, 부귀영화가 최고네요.” 이런 노래를 읊은 후에 뒤이어 소리친다. “어르신, 부인,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길하게 만드는 돈 좀 선사하세요.” 길상을 바라는 사람들은 인색함이 없이 동전 몇 푼을 건네준다. (20) 명절 때 구걸하는 거지 단오절이나 중추절 때에 크고 작은 상점에서 구걸한다. 상점 문 앞에 서서 목판을 두드리며 반주하며 속된 노랫가락을 부른다. 모두 점포 경영에 관련된 내용이다. 반은 아첨하는 내용이고 반은 흠을 들추어내는 내용이다. 돈을 줄 때까지 기다린다. (21) 찬밥을 빌어먹는 거지〔도냉반(倒冷飯)〕 이 부류의 거지는 어린 아이들이 많다. 모두 두목인 ‘야숙(爺叔)’을 모신다. 점심과 저녁 식사 때가 되면 정해진 구역 내에서 밥을 나르는 사람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밥통을 빼앗듯 받아 잔반을 얻어서는 돌아가 먹는다. (22) 쓰레기 줍는 거지〔습황(拾荒)〕 이 부류의 거지는 대부분 여성과 어린 아이들이다. 강북 사람과 산동 사람이 가장 많다. 삼태기를 매고 대나무 집게를 들고서는 거리와 골목의 쓰레기통에서 고물을 찾아내 돈으로 바꾼다. 하루에 얼마를 버는지 말해 무엇 하랴. (23) 담배꽁초 줍는 거지 손에 깡통을 들고 길을 다니며 사람들이 버린 담배꽁초를 주워서는 되팔아서 입에 풀칠하였다. (24) 자동차 문을 열어주는 거지 몇 년 사이에 새로 나타난 거지 유형이다.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 회사, 극장, 호텔, 무도장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자동차 번호를 기억했다가 손님이 나오면 곧바로 차를 찾아주고서 아주 공손하게 차문을 열어주고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돈을 요구한다. 돈을 주지 않으면 시끄럽기 그지없다. 차가 없는 손님에게는 대신 차를 잡아주고 동전 몇 푼을 얻는다. (25) 부두 거지 이런 거지는 대부분 가옥을 가지고 있다. 각 부두에서 가방을 들어주거나 짐을 옮겨주면서 돈을 받는다. 장사가 잘 될 때는 하루에 칠팔 원을 벌기도 한다. 근대의 상해는 폭력배 조직이 창궐하였다. 위 보고서에서 나열한 거지의 유형은 직관적으로 고찰한 일반적인 상황일 뿐이다. 폭력배 조직과 뒤섞인 여러 부류의 거지에 대한 흑막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더라도 당시 졸업을 앞둔 여대생들이 두려울 수도 있는 거지 세계를 분석했다는 점은 분명 뛰어나다 할 것이다. 보고서의 내용을 통하여 우리는 예부터 지금까지 거지들이 구걸하는 방식을 고찰하는 데에 가치 있는 참고 대상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요전수(搖錢樹), 이파리처럼 돈이 달린 나무, 흔들면 돈이 떨어진다고 한다. 동한(東漢)시대(25~220)에 요전수(搖錢樹)라는 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흔들어 떨어뜨리고 나면 다시 돈이 열려, 전설 중에서도 신기한 나무로 알려져 있다 ; 취보분(聚寶盆), 보물이 모이는 그릇이라는 뜻으로 우리네의 우리의 ‘화수분’ 또는 ‘보물단지’ 격이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무협소설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2019년 5월부터 1년간 연재했던 무협소설의 시즌 2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룹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 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岱宗夫如何 (태산은 어떠한가) 齊魯未了 (제나라, 노나라에 푸른빛 끝이 없네) 造化鐘神秀 (조물주는 신비한 기운을 모았고) 陰陽割昏曉 (산의 앞뒤로 아침과 저녁을 나누네) 胸生層雲 (부푼 가슴엔 층층의 구름이 일고) 決入歸鳥 (눈을 부릅뜨니 둥지로 돌아가는 새가 들어오네) 會當凌絶頂 (반드시 정상에 올라) 一覽衆山小 (저 낮은 산들을 둘러보리라) “두보(杜甫)! 당신은 진정한 중국 무림의 시성(詩聖)이야. ‘망악(望岳, 태산을 바라보며)’은 언제 읽어도 사나이 가슴을 마구, 마구 두드리지. 제나라를 여방으로, 노나라를 야방으로 바꿔보니 새로운 게 보이더군. 나, 창업 준비하고 있어. 무림 선거 플랫폼이야. 무사의 욕망은 언제나 무한하지. 태초부터 선거비무는 종합예술이야. 둘이 만나면 어떻게 되겠어. 미국무림 나스닥 상장도 가능해.” 무림 2020년 2월 5일, 서귀포무림 신시가지 워케이션 수련장. 호검이 운기조식(運氣調息)을 마친 후 나지막이 읊조렸다. 몸 안의 기를 돌리고 호흡을 조절해 내공을 끌어 올리는 명상법. 사우나를 갓 마친 듯 온몸이 개운했다. 호검은 1인 기업 CEO 겸 개발자다. 무사들에게 짧디 짧은 권력을 영원토록 지속시켜 줄 환타스틱 플랫폼 프로그램 완성을 앞두고 있었다. 카드 할부 대신 일시금 들고 줄을 서는 곳. 지금은 변방 개발자지만, 완성만 되면 중원무림 시장 장악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제주무림 차기 방주를 뽑은 비무가 좀 복잡한 탓이었다. 얽히고 설킨 우리네 무림사처럼 말이다. 호검은 눈을 감고 판세를 계산했다. 복잡하다면 복잡할 수도, 쉽다면 쉬울 수도 있었다. 이럴 때는 단순하게 푸는 게 정석이었다. 여방부터 각개격파였다. 더불어민주방에선 차기 맹주를 노리는 무사가 많은 게 골치였다. 제주맹주 영훈공. 중원무림 의원 대림검(제주시갑무림)과 성곤검(서귀포무림), 전 중원무림 의원 재호검, 무려 네명의 무사가 경합을 준비 중이었다. 그 중 단 하나만 살아남는 서바이벌 비무. 호검은 고민을 잠시 멈췄다. 제주맹주 영훈공이 무소속방 출전도 고민한다는 첩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타래처럼 복잡한 정치비무였다.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선 A4 용지가 간절히 필요했다. 생과 사, 무사의 욕망을 한없이 응축시킬 황홀한 공간, 눈 덮인 킬리만자로보다 더 마음 깊이 스며드는 순백의 무한한 공간이었다. 고객무사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무림상권 분석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호검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옳거니. 그제야 호검의 눈에 큰 그림이 보였다. 중원무림이었다. 지난 2일이었다. 한때 보수의 암사자라고 불렸고, 좌우, 우좌를 종횡무진했던 민주방 최고위원 언주검. 그녀가 최고위원 회합에서 직격했다. “재명지존의 민주방을 청래·조국방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고대 로마무림은 2인자, 3인자에 의한 반란이 빈번했다. 하늘 아래 두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진리다. 어흥!”하고 포효했다. 친청계로 불리는 정복 최고위원은 “공익을 핑계로 사익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며 즉각 반격했다. 재명지존과 청래방주과 수하를 내세워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친명(친 재명지존)과 친청(친 청래방주)의 물밑 암투. 무림 명언이 있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서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 강호에 1인자가 둘일 수는 없었다. 동서고금을 검색해도 진정한 2인자를 키우는 지존은 없었다. 하지만 재명지존도 청래방주도 전국 무림 곳곳에 거미줄처럼 촘촘한 라인을 구축했다는 소문은 파다했다. 더불어민주방엔 연애의 법칙보다 더한 룰도 있었다. 현역 맹주가 하위 20% 점수를 받으면 득표수 20% 감점. 공천 불복 무사는 최대 18년간 25% 감점. 단 공천 불복은 대권무림 기여도를 평가해서 최고무사 회의서 미적용 무사 선발할 수 있음. 개봉박두.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그 어느 무사도 근접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 최고위원들이 친명과 친청으로 극한 대립이 이어지는 민주방을 지긋이 바라보던 호검이 자신의 허벅지를 안마하듯 펜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이제야 또렷이 보이는군. 얽히고 설킨 무수한 라인, 교집합, 무사들의 최근 동선을 겹치면 알 수 있지. 단 한 무사만 빼곤 일장춘몽은 운명이야. 가여운 변방의 무사들이야. 꿈에선들 잊지 못할 제주맹주를 향한 서막이 오르고 있어.” 갑자기 호검은 몹시도 궁금해졌다. 한때 강호를 강타한 서울대무림 영민훈장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물음처럼. “라인이란 무엇인가? 무사들이 부여잡은 라인은 어떤 라인인가? 낡디 낡은 동아줄인가. 아니면 축복받을 무사를 위해 생산된 체코무림산 레드 다이아몬드 로프. 두 가닥 곱하기 두 가닥 직조방식. 굵기도 팔 점 육 밀리. 꼬임 방지 기술이 적용돼서 바로 사용 가능한가.” 호검이 검색해 보니 좀 비싼 게 흠이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7) 팔이나 다리가 없는 거지〔세 발 두꺼비(三脚蛤蟆)〕 이런 거지는 모두 상해 외곽지에서 유괴당하여 온 어린 아이다. 팔과 다리를 자른 후 길거리에서 애처롭게 울면서 구걸하도록 만들었다. 구걸한 돈은 거지 두목에게 주어야한다. 그러면 찬 죽 한 사발 얻어먹을 수 있다. 돈을 구걸해오지 못하면 매를 맞았다. 살 길이 막막하고 죽지도 못하여 처참한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갔다. (8) 자해하며 구걸하는 거지〔개천창(開天窗)〕 칼이나 바늘을 가지고 자신의 머리나 얼굴을 찌르고 다니는 거지도 있고 한 자 크기의 강철 칼을 목구멍에 밀어 넣고 다니는 거지도 있다. 철판으로 자기 머리를 깨뜨려 온몸에 피를 줄줄 흘리며 다니면서 행인에게 돈을 구걸하는 거지도 있다. 연민일까 공포일까. (9) 보온 그릇을 걸고 다니는 거지〔수완유성(水碗1)流星)〕 보온 그릇을 입이나 코에 걸고 다니며 구걸하는 거지다. 상해에는 많지 않고 가끔 보이는 유형이다. (10) 입을 열지 않는 거지 안 들리는 척 말 못하는 척하며 구걸하는 거지다. 벙어리로 가장해 행인의 연민을 먹고 사는 거지다. (11) 향로를 머리에 이고 다니는 거지 이런 유형의 거지는 맹인이 대부분이다. 끝이 날카로운 쇠 끌을 정수리에 박고 끌에는 선향 한 개와 붉은 초 2개를 꽂아 불을 붙이고 향내를 풍기면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걸한다. 구경꾼들을 모아 자비심을 일으키고 동전 몇 푼을 얻어낸다. (12) 염불하며 다니는 거지 불상이나 신주를 등에 지고 목어를 치면서 염불하고 다닌다. 사찰의 기부금 증서를 가지고 길을 따라 탁발한다. 사찰을 수리해 건조한다거나 불상에 다시 금칠한다며 다닌다. 태도는 성실하고 말은 온화하다.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기꺼이 보시한다. (13) 노강호(老江湖) 노강호(老江湖)는 중국어로 오랫동안 외지를 돌아다니며 산전수전 다 겪어 세상물정에 밝은 사람, 떠돌이이다. 이런 부류의 거지는 남녀를 불문하고 삼삼오오 무리를 이룬다. 강의 나루터나 바다의 부두를 끼고 있는 도시를 왕래하거나 강호를 주유하면서 기예를 팔아 생계를 꾸려간다. 상해는 무역통상하는 대도시이기에 그들은 늘 주재한다. 소림무예를 실연하거나 다완 세우기, 인간탑 쌓기, 공중제비 묘기를 보이기도 하고 호금을 연주하면서 남녀가 함께 「사계상사(四季相思)」를 부르며 공연하기도 한다. 관중들이 모여 박수치며 대단하다 칭찬할 때 대표자가 허리를 굽히고 공수하면서 돈을 요구한다. 수입은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보다 몇 배는 많았다. 점포 문 앞에서 코로 젓가락을 세우고 접시를 돌리는 거지도 있었다. 손에는 작은 칼을 던지면서 한바탕 놀다가 놀이가 끝나면 손님이나 주인에게 돈을 요구하였다. 돈을 주지 않고 쫓아내면 그들은 “거지를 때리면 호걸이 아니다.”라며 능글맞게 말하며 떠나지 않았다. 점포 주인은 소란을 피하려고 동전 몇 개를 건네주었다. (14) 봉양(鳳陽) 아줌마 모두 강북 봉양(鳳陽)의 빈민이다. 삼삼오오 무리를 이루어 비바람 속에서도 구걸하였다. 일 년 내내 만날 수 있었다. 남자는 수숫대를 들고 여자는 화고를 흔들었다. 머리에는 덮개가 없는, 비로드로 만든 낡고 붉은 꽃을 몇 송이 꽂은 낡은 밀짚모자를 비뚜로 썼다. 머리 뒤로는 둥글게 묶고 작은 쪽을 만들어 닭털 같은 비녀를 꽂았다. 입술은 연지를 바르고 얼굴엔 분을 발라 소곡을 흥얼거리면서 북을 치며 춤을 추면 남자는 반주에 맞추어 움직였다. 한바탕 공연을 끝내면 사람들에게 동냥하면서 말했다. “아주머님네, 어른신네, 자선 좀 베풀어주십시오!” 10여 개의 동전을 얻었다. (15) 승려 이런 부류의 거지는 대부분 곳곳을 돌아다니며 걸식하는 탁발승이거나 가난한 도사다. 행인은 좋은 인연을 맺기 위하여 보시한다. (16) 신체장애 거지 손이 잘리거나 발이 없고 두 발 다 없거나 손과 발 모두 없는 거지다. 피범벅이 되어 진탕이 된 거리를 뒹굴며 동냥 달라 소리친다. 사찰이나 도관 주변 거리에 가장 많다. 어떤 거지는 일부러 칼자국을 내고 돼지피를 묻힌 후 길거리에서 소리를 지르면 행인들은 처참한 모습에 연민을 느껴 동전 몇 닢을 던져준다. (17) 가슴을 치며 다니는 거지 이러한 거지를 만나면 놀라 입을 벌리고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된다. 그들이 구걸하는 방식은 여타 거지와 다르다. 눈물도 흘리지 않고 소리 지르며 어려운 지경을 하소연하면서 가슴을 열어젖히고는 낡은 가죽 신발창으로 힘껏 내리치며 구걸한다. 너무나 많이 때린 까닭인지 가슴은 이미 부어올랐고 혹 같은 붉은 덩어리가 맺혀있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