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견 수영장' 명분 용천수 하천 매립 ... 생태계 훼손 논란
위성곤 도정 첫 시험대는 '제2공항' ... '도민결정권' 해법 찾을까?
의장 누가 맡나 ... 제13대 제주도의회 '수싸움' 본격화됐다
민간은 확장, 공공은 좌초 ... 엇갈린 제주 해상풍력, 미래는?
한진그룹 제주 지하수 증산 제동 … 도의회 마지막 회기 상정 불발
제주의 미래,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실리콘 아일랜드’서 찾다
39년 전 6월 항쟁, 그리고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제주도-셀에너지, 친환경 '스마트팜 테마파크' 조성 추진
7층이 24층으로 ... 35년 노형 세기1차아파트, 재건축 길로
조선을 서양에 알린 하멜 ... 그가 만난 제주, 그 첫 장면
제주대병원 제9대 병원장에 장원영 제주대 의과대학 외과 교수가 취임했다. 장원영 병원장은 원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전공의·전임의 과정을 마쳐 외과 전문의, 대장항문 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2002년 제주대 의과대학 교수로 부임해 진료와 교육 및 연구 활동을 이어왔다. 장 병원장은 제주대병원 외과 과장, 제주지역암센터 소장, 교육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제주대 교무부처장을 맡아 대학 행정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장 병원장은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15일 전국 국립대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병원의 역할과 발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장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도민들이 제주에서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이 진료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교육·연구·진료가 균형 있게 발전하는 국립대학병원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원영 병원장의 임기는 2029년 6월 14일까지 3년이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시 노형동 도심에 자리한 세기1차아파트가 최고 24층 규모의 공동주택으로 재건축될 전망이다. 오영훈 제주도정의 고도제한 완화 정책이 실제 재건축 사업에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지난 11일 건축위원회 1소위원회를 열고 노형동 세기1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설계변경안을 심의한 결과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세기1차아파트는 1991년 준공된 7층 규모의 공동주택이다. 준공 후 35년 가까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진행됐다. 지난 2022년 8월 재건축조합이 설립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당초 재건축 계획은 지상 11층·지하 3층, 108세대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해 제주도 도시계획조례 개정으로 도심 지역 건축물의 최고 높이가 최대 25층까지 가능해지면서 사업 방향이 크게 바뀌었다. 이번에 심의를 통과한 변경안에 따르면 아파트는 지상 24층·지하 4층 규모로 조성된다. 건축물 높이는 약 75m에 달한다. 기존 7층 건물이 24층으로 탈바꿈하면서 노형동 도심 스카이라인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사업 규모는 대지면적 3007.9㎡, 건축면적 1096.96㎡, 연면적 1만4963.21㎡다. 건폐율은 36.47%, 용적률은 497.46%로 계획됐다. 세대 수는 현재 108세대에서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제주도가 추진 중인 고도관리계획 재정비가 완료되기 전에도 고도완화 기준을 적용받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일반 신축 사업은 고도관리계획 재정비가 마무리된 이후 적용되지만, 세기1차아파트는 소규모 재건축 사업에 해당해 개정된 기준을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위원회는 설계변경안을 승인하면서 ▲지하주차장 진출입 램프 구간 차량 회차 반경 재검토 ▲쌈지공원 조성 ▲건축물 색채를 4가지 이하로 계획할 것 등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했다. 재건축 사업은 앞으로 부대조건 보완 절차를 거쳐 주민 이주와 기존 건물 철거, 착공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주요 행정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여서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경우 연내 공사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고 75m 높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용적률을 사실상 상한선 수준까지 활용해야 하는 만큼, 주변 환경과 도시경관, 공공기여 방안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제13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치열한 자리 다툼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겉으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원구성 협상이 관심사처럼 보이지만 실제 승부처는 민주당 내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3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은 전체 45석 가운데 34석을 확보하며 의석의 75.6%를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8석,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무소속은 각각 1석씩을 얻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원구성 주도권은 민주당이 사실상 독점한 상황이다. 하지만 압도적 승리가 오히려 내부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제13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단은 의장 1명과 부의장 2명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의회운영위원회, 행정자치위원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환경도시위원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교육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더하면 핵심 보직은 모두 10석이다. 문제는 민주당 내부에만 재선 이상 의원이 19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3선 의원은 강성의, 강철남, 김대진, 박호형, 송영훈, 송창권, 양영식, 임정은, 정민구 의원 등 9명이다. 재선 의원도 10명에 이른다.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한다고 가정해도 재·3선 의원 9명은 주요 보직을 맡지 못한다. 이 때문에 원구성은 여야 협상보다 민주당 내부 교통정리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도의원은 "이번 원구성은 여야 경쟁보다 민주당 내부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며 "선거보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이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의장 선거는 본회의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민주당 내부 표심이 곧 결과를 결정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정민구 의원과 송창권 의원, 강철남 의원, 양영식 의원 등이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제주도의회 사상 첫 여성 지역구 3선 의원이 된 강성의 의원의 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에서는 4선 고지에 오른 김황국 의원의 이름도 꾸준히 오르내린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절대 의석수가 모자란 상황이다. 실제로 제주도의회 역사에서 초선 의원이 곧바로 의장에 오른 사례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선수와 정치적 무게감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해 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의장 후보군 대부분이 3선 이상으로 분류되면서 단순히 선수만으로는 정리가 쉽지 않은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정민구·송창권·양영식·강철남 의원 모두 3선 의원이고, 강성의 의원 역시 여성 대표성과 상징성을 갖춘 3선 의원으로 평가된다. 결국 지역 안배와 의정활동 성과, 당내 신망, 위성곤 도정과의 관계, 여성 대표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의장 선거는 본회의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만큼 민주당 내부 표심이 곧 당선자를 결정하는 구조다. 일부에서는 의장 선거 과열을 막기 위해 '의장 선거 출마 후 낙선 시 상임위원장 출마 제한'과 같은 내부 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의장 선거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곧바로 상임위원장 경쟁에 뛰어들 경우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의석수에서는 열세지만 상임위원장 1석 확보를 목표로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김황국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대 의회 당시에도 소수당이었지만 협상을 통해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을 확보했다"며 "견제와 균형을 위해 최소한의 역할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의석 비율대로라면 상임위원장 7석 모두 민주당 몫"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재선 이상 의원만 19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할 경우 내부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역시 여야 협상보다 민주당 내부 이해관계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의장 선거에서 가장 주목되는 세력은 의외로 초선 의원과 비례대표들이다. 민주당은 초선 8명과 비례대표 7명 등 모두 15명의 의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민주당 의석의 44%에 달하는 규모다. 후보군이 난립할 경우 이들의 표심이 의장 선출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선수와 연장자 중심으로 정리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지금은 의정활동 성과와 계파, 지역 안배, 여성 대표성 등이 함께 고려된다"며 "결국 초선과 비례대표들의 선택이 의장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번 원구성은 단순한 자리 배분을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향후 4년 동안 제주도의회가 어떤 방향으로 운영될지, 그리고 압도적 다수당 의회가 민선 9기 위성곤 도정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34석 거대 여당의 힘이 통합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내부 경쟁으로 분산될지는 다음 달 시작될 제13대 제주도의회 첫 원구성이 답해줄 것으로 보인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12·3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는 12일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겐 징역 30년,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겐 징역 15년이 각각 선고됐다. 실제 작전 수행을 지휘한 김용대 전 국군드론작전사령관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윤 전 대통령은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의 구형량과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장관에겐 구형량인 징역 25년보다 무거운 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이 북한을 자극해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2024년 10월께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계엄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을 심리적으로 자극하는 군사작전인 '심리전'을 활용해 도발 등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국지전 등 무력도발 상황이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따른 국가안보 위기 상황을 조성하기로 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우리 국민과 군의 인명 및 재산 피해 위험을 발생시켰고, 대한민국 군사력을 국가 안전보장이나 국토방위와는 무관한 사적 목적에 사용한 것"이라며 "그 자체로 불필요한 군사력 소모를 초래하고 유사시 즉시 투입돼야 할 군사력의 활용 가능성을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무인기 투입 작전으로 북한에 우리 전력 등이 노출되거나 북한의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했다고도 짚었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이 작전 지시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헌법에서 정한 국군의 사명에 반해 국군을 동원했고, 군인들은 그런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없었다"라며 "직권을 남용해 순차적인 지시를 통해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전 장관과 김 전 사령관이 작전 중 추락한 무인기가 훈련 중 손실된 것처럼 문서 등을 조작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허위명령, 허위보고 등), 김 전 사령관이 2024년 6∼7월 대통령 경호처장 신분이었던 김 전 장관에게 드론작전부의 전투실험 사실을 보고한 혐의(군기누설)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비상계엄 선포 권한은 국가비상사태에서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부여된 것인데, 피고인들은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국가비상사태를 만들려고 했다"라며 "비상계엄 선포권의 목적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국가 안전 보장과 국토방위 의무 수행이 사명인 군인들을 군사작전이라는 외형을 만들어 사적 목적으로 이용했다"며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정당한 목적으로만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란 국민의 기본적인 믿음을 배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군통수권과 계엄선포권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고 작전을 승인했다"라며 "국가안보실장 등이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등 이 작전을 알지 못한 사람들을 탓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김 전 장관에 대해선 "작전을 주도적으로 계획·지시했고, 합참에서 지시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자칫 북한과의 무력 충돌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에 대해선 "비상계엄 상황 조성에 대해 김 전 장관 등과 논의하면서 작전에 대해 공유받고, 비상계엄 시기를 조언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고 질책했다. 김 전 사령관에 대해선 "이 사건 작전이 비상계엄 상황 조성을 위한 것임을 알지 못했고, 자신의 범행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며 수사 과정에서도 아는 범위 내에서 사실대로 진술하려 한 점을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날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얼고 "특검의 정치적 기소에 날개를 달아준 유죄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이적이란 적을 이롭게 한다는 뜻인데, 북한의 공격에 정당하게 대응하는 게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사법부의 폭거를 용납할 수 없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제주도가 외국인 관광객의 버스 이용 편의를 위해 도입한 'ON나라페이'를 둘러싸고 예산 낭비 논란이 불거졌다. 제주도의회에서는 "결국 폐기 수순을 밟으며 10억원을 날리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반면, 제주도는 "해당 예산은 집행되지 않았고 서비스도 정상 운영 중"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제주 버스에 설치된 두 종류의 결제 단말기다. 현재 제주 시내버스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하는 교통카드 단말기인 티머니와 함께 ON나라페이 단말기가 별도로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8월부터 노선버스 933대에 약 1200대 규모의 ON나라페이 단말기를 도입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QR코드 결제 등을 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또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 서비스 기능도 ON나라페이에 연계해 운영해 왔다. 문제는 두 시스템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ON나라페이는 QR결제와 해외 간편결제 기능은 갖췄지만 전국 대중교통망에서 사용하는 티머니 시스템과 연동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환승 정보 처리나 하차 정보 인식 등에 한계가 드러났고, 버스 안에 두 개의 단말기가 함께 설치되면서 이용객 혼란도 발생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한동수 의원은 지난 11일 열린 제449회 임시회에서 "지난해부터 두 개의 결제 시스템 운영에 따른 문제를 지적했는데 결국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사전 검토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한 의원은 "새로운 통합 단말기를 도입하게 되면 기존 장비는 사실상 활용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감사위원회 차원의 점검 필요성도 제기했다. 제주도 역시 ON나라페이가 국토교통부의 전국 호환 교통카드 인증을 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삼용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도의회 답변에서 "사업자 선정 이후 해당 업체가 국토부 인증을 받지 못했고, 전국 대중교통 단말기와 호환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주도는 "10억원 예산 낭비"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도에 따르면 ON나라페이 단말기는 제주도 예산이 아닌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금융기관 등 협약기관의 펀딩과 현물 출자를 통해 설치됐다. 또 통합단말기 구축을 위한 예산 10억원은 편성됐지만 실제 집행은 보류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제주도는 현재 티머니와 ON나라페이 기능을 하나로 합친 전국 호환형 통합단말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단말기가 구축되면 기존 ON나라페이의 QR결제와 해외 간편결제, 어린이·청소년 교통복지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전국 교통카드 시스템과의 연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하차단말기 사업자 공모가 유찰되면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왔다. 중복 투자와 행정 낭비를 막기 위해 예산 집행도 보류했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찰나의 영원, 제주를 담다-故 김영갑 작가 기증 사진전'이 15일 국립제주박물관에서 개막됐다. 이번 전시는 제주를 사랑했던 사진작가 김영갑(1957∼2005)의 작품세계를 회고하고 기증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자리다. 흑백사진 94점과 컬러사진 64점(교체 전시 작품 포함)이 내걸렸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제주인의 삶과 죽음'에서는 작가가 제주를 찾은 1985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촬영한 제주 사람들, 무덤, 동자석, 무속, 오름 등을 담았다. 다음 '오름, 영혼의 안식처'에서는 1990년대 초중반 집중적으로 촬영한 오름과 주변 풍경들을 선보인다. 3부 '제주 환상곡'에서는 1995년 말부터 촬영한 1대 3 비율의 장폭 화면에 담긴 오름과 구름, 바람의 숨결을 보여준다. 특히 빈백에 비스듬히 누워 가로 11m, 세로 3.8m의 대형 화면에 비친 작가의 주요 작품 40여점을 감상하는 공간은 힐링의 시간을 제공한다. 마지막인 4부 '남겨진 이야기'는 작가가 설립한 김영갑갤러리두모악에 대한 이야기다. 루게릭병으로 숨을 거둔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파노라마 카메라와 가방 등 유품과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소장 소조상, 방명록 등이 전시됐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이날부터 오는 11월 1일까지 32점의 작품을 한 차례 선보인 뒤 11월 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동일 수량의 다른 작품으로 교체 전시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앞서 지난 3월 김영갑갤러리두모악으로부터 작가의 작품 9만8542건 9만8652점을 기증받았다. 작품은 필름 9만4866점과 인화된 사진 3253점, 작품을 담은 액자 533점 등이다. '바람의 사진가', '이어도를 영혼에 인화한 사진가'로 불렸던 김영갑은 2001년 한 인터뷰에서 "언젠가 제 작품을 국립제주박물관에서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고 말했다. 제주의 자연이 훼손되면 자신의 사진이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이 될 것을 걱정하며 했던 말이지만 이번 유작전으로 그 말은 어쨌거나 현실이 됐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첫 조별 경기가 열린 12일 오전 제주시 신산공원 인근 비인(Be IN;) 공연장에서는 소규모 단체 응원전이 펼쳐졌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은 공연장을 찾은 도민들이 월드컵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대형 스크린과 음향기기를 설치해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는 응원 공간을 마련했다. 평일 오전임에도 한국 축구의 상징인 붉은 유니폼을 맞춰 입은 가족 단위 도민이 자리를 채우며 월드컵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기가 점심시간과 겹친 만큼 각 회사 사무실과 식당 등에서도 소규모 응원전이 펼쳐졌다. 점심시간을 반납한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TV나 노트북 앞에 모여 대표팀이 공격에 나서거나 슈팅할 때는 손뼉을 치며 환호하고,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무릎을 치며 안타까워했다. 대표팀의 첫 골이 터져 나왔을 때는 서로 얼싸안고 응원가를 부르며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40대 직장인 문모씨는 "며칠 전부터 같이 월드컵을 시청할 동료를 모집했다"며 "다 같이 모여 응원하니 월드컵 분위기가 난다. 응원에 힘입어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축구 응원을 하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제주지역 일부 치킨집은 오전부터 문을 열고 손님을 맞기도 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1987년 6월 10일.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대통령을 직접 뽑을 권리를 요구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사건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6·29 선언과 직선제 개헌이라는 역사적 변화를 만들어냈다. 올해는 6·10 민주항쟁 39주년이다. 39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얼마나 이뤄냈을까. 겉으로 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제주도민들은 도지사와 교육감을 직접 선출하고, 지방의원을 뽑는다. 지방자치가 정착됐고 주민참여예산제와 공론화 제도도 도입됐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선거를 치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선거가 공정하게 운영되고, 시민들이 정치 과정을 신뢰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비로소 민주주의는 살아 움직인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제주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은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22년 만에 결선투표가 성사되며 전국적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이 더 큰 논란이 됐다. 결선 과정에서는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답하면 일반 여론조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른바 '1인 2투표' 유도 의혹이 불거졌다. 처음에는 특정 캠프의 문제로 제기됐지만 곧 상대 캠프 관계자 역시 유사한 방식의 투표 독려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치적 공방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남은 것은 경선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승패가 아니라 룰이다. 승자가 누구인지보다 과정이 공정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제주시 오라동 도의원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유령당원·위장전입 의혹 역시 마찬가지다. 마을 주민들은 특정 선거구 권리당원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실제로 민주당은 과거 동일 주소지에 다수 당원이 등록된 사례를 적발해 징계한 전력이 있다.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인 정치적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투표율 역시 민주주의의 또 다른 경고등이다. 이번 제주지역 지방선거 최종 투표율은 56.4%다. 전국 최하위권 수준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65.9%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치다. 정치에 대한 관심보다 무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주의는 시민 참여가 전제될 때만 작동한다. 투표장에 가지 않는 시민이 늘어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형식은 유지되지만 내용은 점차 비어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다.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갔고, 일부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뒤에야 투표를 하게 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제주에서도 대학생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진상규명과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참정권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그 기본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물론 제주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제2공항 논란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은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철저한 검증과 정보 공개, 숙의 과정을 약속했고 사회적 합의가 어려울 경우 주민투표나 공론조사를 통해 도민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찬성과 반대 어느 쪽의 승리가 아니다. 결정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고 결과를 수용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이다. 1987년 시민들이 외쳤던 민주주의 역시 특정 정책이 아니라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구조였다. 제주는 또 하나의 특별한 민주주의 역사를 갖고 있다. 바로 제주4·3이다. 수많은 민간인이 국가폭력으로 희생됐고 진실은 오랫동안 침묵 속에 묻혀 있었다. 4·3의 진실 규명 과정은 곧 민주주의 회복 과정이었다. 국가를 비판할 자유와 진실을 말할 자유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명예회복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제주에서 6월항쟁과 4·3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는 독재에 맞선 시민의 역사였고, 다른 하나는 국가폭력에 맞선 진실의 역사였다. 두 역사는 결국 민주주의라는 하나의 가치로 만난다. 39년 전 시민들은 최루탄 속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다. 그리고 지금 제주 민주주의는 또 다른 질문 앞에 서 있다. 경선은 공정한가, 정치는 신뢰받고 있는가, 행정은 충분히 공개되고 있는가, 시민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가. 민주주의는 완성형이 아니다. 1987년 6월 거리에서 시작된 민주주의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6월항쟁 39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과거가 아니다. "제주의 민주주의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어디까지 발전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민선 9기 제주도정과 제18대 제주도교육청 출범을 앞두고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과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나란히 도민 의견을 직접 수렴하는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가동했다. 12일 위성곤 당선인 인수위원회와 고의숙 당선인 교육감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양측은 각각 온라인 소통 창구 운영에 들어갔다. 위성곤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오는 30일까지 도민 소통 플랫폼 '모두의 제주'를 운영한다. 플랫폼에서는 ▲내 삶의 불편 제보 ▲정책 제안 ▲인재 추천 등 3개 분야의 의견을 접수한다. 인수위는 행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 불편 사항을 직접 접수해 현장 확인과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기본사회와 민생경제, 에너지 대전환, 행정혁신 등 위 당선인의 핵심 공약과 관련한 정책 아이디어를 수렴해 향후 도정 과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재 추천 창구를 별도로 마련해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발굴하고 향후 인사에 참고할 수 있는 '제주 혁신 인재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도 나선다. 고의숙 당선인 측도 교육감 취임일인 다음 달 1일까지 온라인 도민 소통 플랫폼을 운영하며 제주교육 관련 의견과 제안을 받는다. 도민들은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기초학력과 돌봄, 학교 안전, 교권, 특수교육, 디지털 교육, 읍면지역 교육환경 개선 등 다양한 교육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남길 수 있다. 접수된 의견은 준비위원회 각 분과에 전달돼 검토와 분석 과정을 거치며, 공약 과제와 정책 수립 과정에 반영될 예정이다. 고 당선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안된 의견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두 인수기구 모두 단순한 민원 접수를 넘어 도민이 정책 형성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과거 인수위원회가 내부 검토와 업무 인수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도민 제안과 현장 요구를 정책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위성곤 당선인은 "도민 모두가 원팀이 되는 제주를 만들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고, 고의숙 당선인은 "원점에서 모든 것을 열어놓고 도민의 지혜를 모아 제주교육의 미래를 그려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등산객과 택시기사, 행인 등 일반 시민들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사례가 제주에서 잇따르고 있다. 11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응급처치 지도를 통한 시민들의 심폐소생술 처치로 심정지 환자 4명이 현장에서 자발순환 회복했다. 자발순환 회복은 심장이 멈췄던 환자가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처치를 통해 다시 스스로 맥박과 혈액순환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 7일 오전 11시 40분께 한라산 관음사 등산코스에서 40대 남성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당시 등산 중이던 10대 여고생을 비롯한 다른 등산객들이 119 신고와 응급처치를 적극적으로 하며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시간을 벌었다. 특히 현장에 있던 여고생은 스마트폰 영상통화를 통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응급처치 지도를 받으며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남성의 생명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튿날인 8일에는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인근 도로를 달리던 택시 안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진 70대 남성이 목숨을 구했다. 택시기사와 주변 행인이 119의 음성 지도 안내에 따라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호흡을 되돌리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다. 지난 10일에도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인근에서 운동 중 갑자기 쓰러진 50대 남성 심정지 환자와 제주시 연동 한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40대 남성 심정지 환자 등이 모두 주변 신고자의 적극적인 응급처치를 통해 현장에서 자발순환 회복해 병원에 이송됐다. 이 같은 시민들의 활약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통계에 따르면 병원 도착 전 자발순환 회복률이 2023년 18.8%, 2024년 20.4%, 2025년 20.4%를 기록한 데 이어, 2026년 6월 10일 기준 21.1%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 올해 5월 말 기준 119구급상황관리센터는 총 1만3326건의 응급의료 상담안내 서비스를 처리했다. 세부적으로는 응급처치지도 5267건, 병의원과 약국 안내 3121건, 의료지도 2781건, 질병상담 1천217건, 이송병원 선정 752건을 수행했다. 특히 영상통화 기반 응급처치지도는 올해 5월 말 기준 6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건(155.7%) 증가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영상 응급처치 지도는 신고자의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등을 보다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어 응급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골든타임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저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안내에 따라 응급처치하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15일 제주도는 구름이 많겠다. 제주도 해안에는 당분간 해수면 높이가 높아지면서 폭풍해일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으니, 해안가 저지대 침수 피해와 안전사고에 유의가 필요하다. 낮 기온은 25∼26도로 예보됐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에는 바람이 초속 9∼14m로 강하게 불고, 물결이 1.5∼3m로 높게 일겠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화순해수욕장 인근 하천 콘크리트 매립과 관련, 지역 정당과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주도당과 제주녹색당,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잇따라 성명과 논평을 내고 공사 중단과 원상복구를 촉구하며 생태계 훼손 논란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제주도당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살아있는 하천을 반려동물 수영장으로 조성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매립한 것은 명백한 생태계 파괴"라고 비판했다. 도당에 따르면 화순해수욕장 앞 하천은 용천수가 연중 흐르는 청정 수계로 버들치와 장어, 숭어, 망둑어 등 다양한 어류와 함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기수갈고둥, 희귀종인 진주갈고둥 등이 서식해 왔다. 그러나 이달 초 서귀포시가 폭 4m, 길이 70m 규모 하천 구간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면서 서식 생물들이 폐사하거나 서식지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제주녹색당도 12일 논평을 통해 "반려동물 수영장을 만든다는 이유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하천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며 "제주도정은 즉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원상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두 단체는 서귀포시가 해당 지역이 법적 보호구역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조국혁신당 제주도당은 "법적 보호구역 여부와 관계없이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생태환경을 훼손한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으며, 제주녹색당은 "보호구역이 아니라서 문제가 없다는 논리는 생태 감수성이 결여된 행정의 단면을 보여주는 면피성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또 지난해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해안사구 훼손 논란 사례를 언급하며 "보호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개발을 허용하는 행정이 제주 자연을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서귀포시는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법정보호종 보전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며 "제주도는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해 소하천 매립에 대한 원상복구를 명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한목소리로 반려동물 복지 확대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제주도당은 "제주의 자연은 개발 대상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공동의 자산"이라며 "콘크리트를 붓는 데는 하루면 충분하지만 파괴된 생태계가 회복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제주녹색당 역시 "진정으로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려면 기존 공공시설을 활용한 생태친화적 방식이 우선돼야 한다"며 "생태 보전을 우선하는 행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 서귀포시 혁신도시에서 오는 11월 6∼10일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가 열린다. 정원문화에 관한 첫 행사인 이번 박람회는 제주 정원문화 확산을 통해 도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다. 박람회에서는 개막식, 작가정원, 참여정원, 정원음악회, 정원토크쇼, 정원장터, 전시판매장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또 도내 곳곳에 조성된 민간 정원과 연계해 제주 전역에서 정원의 가치와 매력을 체감할 수 있는 정원문화 행사로 운영된다. 제주도는 12일 서귀포시 대륜동주민자치센터에서 이번 행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착수보고회에서는 행사기획, 정원조성·문화·산업 분야 전문가 등 50여명의 추진위원이 박람회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콘텐츠, 홍보 전략 등 세부 실행계획을 논의했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이번 정원박람회는 제주 정원도시 실현을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제주 고유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담은 제주 정원을 선보이고, 정원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 공공도서관인 한라도서관이 다음달 1일부터 2027년 10월까지 전면 휴관에 들어간다. 이번 휴관은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과 함께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에 따른 주차장 일대 토목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시설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다. 한라도서관은 공사 기간 동안 이용자 안전을 확보하고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휴관을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다만 도민들의 독서 활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도서 대출·반납 서비스와 독서문화 프로그램은 대체 공간을 활용해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 도서 대출과 반납은 제주꿈바당어린이도서관 별동인 제주어관에 임시 자료실을 마련해 예약 대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희망도서 신청과 서점 바로대출 서비스도 기존처럼 이용할 수 있다.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 비대면 독서 서비스 역시 정상 제공된다. 또한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찾아가는 야외 독서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독서문화 프로그램은 도내 유관기관과 인근 강의실 등을 활용해 운영된다. 주요 문화행사와 생애주기별 강좌를 중심으로 진행해 도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대체 서비스 운영 일정과 세부 이용 방법은 제주특별자치도 공공도서관 누리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순차적으로 안내된다. 한편 이번 리모델링 사업은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의 공공기여사업으로 추진된다. 모두 7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의 폐쇄적인 공간 구조는 개방형으로 전환되고, 자료실 간 동선도 효율적으로 재구성된다.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 중심의 미래형 복합도서관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층별 계획을 살펴보면 지하 1층은 일반자료실과 제주문헌실, 시청각실을 통합한 개방형 공간으로 조성된다. 지상 1층은 어린이자료실 규모를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하고, 기존 2층에 있던 외국자료실을 이전해 접근성을 높인다. 지상 2층에는 휴게공간과 동아리방, 강의실이 들어서며, 제주 지역 작가들을 위한 가변형 전시공간도 새롭게 마련될 예정이다. 한지운 한라도서관장은 "공사 기간 동안 불편을 드리게 된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휴관 기간에도 도서 이용과 독서문화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한라도서관을 제주의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사)제주자연힐링문화연구소는 오는 21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제주탐나라공화국 노자예술관에서 「오토파지 Road to 춘(春)」 특별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풍수·역학 분야의 명인 신영대 교수, 대한팔단금협회 이길우 회장(전 한겨레신문 기자), 요안나요가원 박지영 원장이 함께하는 ‘3인의 힐링 콜라보’ 프로그램이다. 현대인의 심신 회복과 건강한 삶을 위한 통합 웰니스 체험의 장으로 마련된다. ‘Road to 춘(春)’은 단순한 건강 프로그램을 넘어 몸과 마음, 그리고 기(氣)의 균형을 회복하여 젊음과 활력을 되찾는 ‘리버스 에이징(Reverse Aging)’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최근 건강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오토파지(Autophagy) 개념을 접목하여 자연과 하나 되는 치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행사에서는 ▲태극기공 ▲팔단금 ▲혈자리 페이스 요가 ▲기(氣) 부적 제공 ▲사주감정 ▲풍수상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신영대 교수는 풍수와 사주를 통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삶의 흐름과 에너지를 이해하고 삶의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길우 회장은 전통 도인술과 팔단금을 통해 내공을 강화하는 수련법을 소개하며, 박지영 원장은 혈자리 페이스 요가를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는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내면의 기(氣)를 깨워 건강하고 활기찬 삶의 방향을 찾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귀한 인연과 함께 새로운 봄(춘)을 맞이하는 소중한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영대 교수는 “내 안의 기(氣)를 깨워 젊음, 즉 봄(춘)으로 가는 길을 여는 시간”이라며 “자연과 하나 되어 건강하고 활기찬 삶의 전환점을 함께 경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이누리 이정아 기자 기자 |6ㆍ3 지방선거에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4곳을 지켰다. 민주당 대 국민의힘의 종전 5 대 12 구도가 4년 만에 12 대 4로 뒤집혔다. 수치만 보면 지방권력의 중심축이 민주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구ㆍ예산 규모와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픽(pick)한 정원오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막판 역전패했다. 민주당의 압승 가늠자로 꼽혔던 대구와 경남에서도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 14곳에선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 4곳, 무소속 1곳을 차지했다. 당초 13석이었던 민주당 의석이 4석 줄었다. 특히 청와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 수석에서 차출된 하정우 후보가 부산북구갑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다. 이로써 민심은 출범 2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를 지원하면서도 여당의 독주에 제동을 거는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한 국민의힘 지도부도 심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표율 61.0%로 역대 지방선거 중 2위를 기록한 이번 선거에 임한 유권자들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방송3사 출구조사에 기반을 둔
윌리엄 수도사와 그의 제자 아드소는 마치 피라미드 깊숙이 봉인해 놓은 파라오의 미라 도굴범 일당처럼 램프를 치켜들고 수도원 장서각의 ‘비밀의 방’을 찾아내려간다. 그 ‘비밀의 방’을 ‘아프리카의 끝(Finis Africae)’이라 명명한 것이 흥미롭다. 아마 14세기 유럽인에게 아프리카의 끝이란 아무도 도달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던 모양이다. 장서관 ‘아프리카 방’에 봉인돼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 희극편’이다. 수도원장 호르헤에게는 파라오의 미라처럼 절대로 세상에 나가서는 안 될 책이며, ‘도굴범’ 윌리엄 수도사에게는 반드시 끌고나가 백일하에 드러내놓고 세상에 공개해야 할 책이다. 윌리엄 수도사 개인의 공명심일 수도 있고, 칙칙한 중세유럽에 ‘웃음’을 전파해 사람들 얼굴에 웃음을 돌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일 수도 있겠지만, 원작자 움베르토 에코는 윌리엄의 진의가 무엇이었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아마도 공명심과 사명감이 혼합돼 있는 모양이다. 사람들의 욕망이란 대개 그러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희극편)을 아프리카의 끝 방에 농축우라늄처럼 은폐하고 있는 도서관장 수도사 이름이 ‘호르헤 부르고스(Jorge Burg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5월 26일 8000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이틀 만인 28일 장중 8000 아래로 급락하며 한때 7840선까지 밀렸다. 미국이 이란 남부지역을 전격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서며 중동전쟁 종식 기대감이 약화한 데다 외국인이 대거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이날 2조889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7000을 넘은 직후인 7일부터 역대 최장인 1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차익을 실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49조8506억원이다. 하루 평균 3조3233억원 꼴이다. 올해 들어 한국 증시 상승률은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그만큼 변동성도 크다. 소수 종목 중심으로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코스피의 절반을 넘는 등 쏠림이 과도해 차익 실현과 투매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최근 계속 70선 위를 맴도는 것으로 입증된다. 28일 VKOSPI는 전장보다 1.16% 오른 71.60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베네딕토 교단의 모든 정보가 저장돼 있던 수도원의 장서각은 윌리엄 수도사와 호르헤 수도사가 ‘알 권리’ ‘알지 않을 권리’를 둘러싸고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잿더미로 변한다. 호르헤 수도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 ‘희극편’을 ‘몰라도 되는 정보’ 정도가 아니라 ‘알아서는 안 될 정보’로 분류해 철저히 숨긴다. 반면 윌리엄 수도사는 이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해야 할 정보라고 판단한다 호르헤는 일반인(이하 신자)들은 인식이 미성숙해 ‘희극’을 접하면 타락할 수밖에 없다고 믿는 반면, 윌리엄은 일반인들이 희극을 본다고 신을 경건하게 여기는 마음을 잃을 정도로 무지몽매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호르헤와 윌리엄의 격돌을 따라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 시민단체들과 정부가 벌이곤 하는 ‘정보공개’ 논란이 오버랩된다. 정보공개법 제정의 근본 논리는 “알지 못하는 국민은 지배받을 뿐이지만, 정보를 가진 국민은 주권을 행사한다”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명제를 제도화한 것이다. 국가권력의 원천인 국민에게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 줌으로써 실질적인 민주사회를 완성하겠다는 철학이 그 바탕에 자리 잡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윌리엄 수도사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희극편을
민주주의가 유린당하고 있다. 민주제의 정당성이 위협받고 있다. 6·3지방선거를 앞두고 흥행몰이가 한창인 민주당 경선판에서다. 대한민국 제주가 발원이지만 제주만도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현주소다. 근원은 ‘1인2표’라는 기막힌 술수에서 비롯됐다. 위성곤·오영훈·문대림 3인이 경합한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이 문제의 현장이다. 오영훈 후보가 탈락하고 위성곤·문대림 두 후보간 결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판을 뒤흔든 의혹이 터졌다. ‘1인 2투표 유도’ 의혹이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유권자 안심번호 ARS 투표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기본 원칙은 ‘1인 1표’다. 그런데 지난 13일 문대림 후보 측은 위성곤 후보 측 보좌진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1인 2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논란은 '도긴개긴'이었다. 14일 오후에는 문대림 후보 측 관계자 역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을 때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위성곤 후보 측 보좌진과 문대림 후보 측 관계자 모두
1994년 12월 초의 일이다. 중앙언론사에 재직하며 제주에서 주재기자 신분으로 활동하던 때였다. 그 시절 사무실에 묘한 편지가 배송됐다. 수신인만 적혀 있을 뿐 발송인 이름은 없었다. 내용은 현직 신구범 지사를 겨냥한 제보였다. 그해 구좌읍 이장단협의회의 동남아 여행이 시빗거리였다. “현직 신 지사가 이장단협의회 회장인 신모 이장에게 일화 30만엔을 줘 선거를 앞두고 그를 매수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투서 형식으로 담겨 있었다. 한 곳만이 아니라 여러 언론사로 그런 내용의 편지가 배달됐다. 그 다음해 첫 민선 1기 6·27지방선거가 예고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확인을 했지만 신 지사 측의 답변은 “이장단이 해외시찰을 한다고 할아버지 뻘 친족인 신 이장이 도와달라기에 공금을 지원할 순 없어서 과거 일본 방문 중 친족회에서 ‘활동비나 보태라’며 받은 일본 돈을 개인적으로 드렸다”는 것이었다. 당시 예산엔 도지사의 ‘재량사업비’가 있었지만 그는 예산을 쓰지 않았다. 스스로 사비로 처리했다. 그것도 나중 예기치 않던 구좌읍 관내 교통사고로 여행일정이 취소되자 보탰던 여행경비는 돌려받았다. 더 사안을 확인해보니 그 익명의 투서는 언론사만이 아니라 검찰, 경찰, 행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1987년 6월 10일.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대통령을 직접 뽑을 권리를 요구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사건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6·29 선언과 직선제 개헌이라는 역사적 변화를 만들어냈다. 올해는 6·10 민주항쟁 39주년이다. 39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얼마나 이뤄냈을까. 겉으로 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제주도민들은 도지사와 교육감을 직접 선출하고, 지방의원을 뽑는다. 지방자치가 정착됐고 주민참여예산제와 공론화 제도도 도입됐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선거를 치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선거가 공정하게 운영되고, 시민들이 정치 과정을 신뢰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비로소 민주주의는 살아 움직인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제주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은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22년 만에 결선투표가 성사되며 전국적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이 더 큰 논란이 됐다. 결선 과정에서는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답하면 일반 여론조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예상보다 더 일방적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주도의회 45석 가운데 34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8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위성곤 당선인을 배출했다.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김성범 당선인을 국회로 보내며 제주 정치 지형의 주도권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번 결과를 단순히 "제주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이 잘한 부분도 있지만 국민의힘이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사실 더 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선거 전부터 조직 정비를 마쳤다. 지난달 6일 제주도의원 선거 32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했고, 현역 의원 상당수가 재선과 3선에 성공하며 탄탄한 조직력을 입증했다. 위성곤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1인 2투표' 논란과 '유령당원' 의혹, 오라동 재투표 문제 등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지만 후보 확정 이후 빠르게 당을 수습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연이어 악재를 맞았다. 가장 큰 악재는 당시 제주도당위원장이었던 고기철 후보를 둘러싼 폭행 사건이었다.
'러닝 메이트' 소리도 안나온다. 한물 간 소리일지언정 그나마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거론도 없다. 하물며 '기초자치단체 부활' 공약은 찾아보기도 어렵다. 6.3선거 후 출범하는 제주도정의 특별자치 20년을 맞을 도정이기에 더 딱하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또다시 ‘도민주권’과 ‘주민자치’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도민이 주인인 제주”, “주민이 결정하는 행정”을 약속하고 있지만 제주 정치권 안에서는 “이번에도 선거용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냉소도 적지 않다. 실제 제주에서 주민자치 강화는 선거 때마다 반복돼온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약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제주 행정 구조는 여전히 ‘제왕적 도지사 체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면서 자치 기능은 약화됐고, 중앙정부 권한 상당수가 제주도청으로 집중됐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은 주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는다. 모두 제주도지사가 임명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모두 의회도 없다. 인사·조직·재정권은 아
전쟁 중에도 총성이 멈춘 순간이 있었다. 1914년 12월 25일 세계1차대전 중인 유럽 전선 곳곳에서 독일군과 프랑스·영국 연합군은 서로 총을 내려놓고 캐럴을 부르며 축구를 했다. 하루짜리 평화였지만 인간이 전쟁 위에서도 멈출 수 있다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우리는 이를 '크리스마스 휴전'이라고 부른다. 2026년 5월 4일 제주 교육감 선거에서도 비슷한 ‘멈춤’이 포착됐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날선 공방으로 치닫던 선거판이 잠시 숨을 골랐다. 이번 선거의 긴장도는 지난달 23일을 기점으로 급격히 올라갔다. 고의숙 예비후보는 이날 제주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수 예비후보를 향해 “제주교육은 결코 성공이 아니다”고 직격했다. 학력 저하, 소통 부재, 청렴도 하락, 재정 문제까지 전방위 비판이 쏟아졌고 “검증된 교육감”이라는 표현까지 “거짓말”이라고 규정했다. 하루 뒤인 24일 김광수 후보 측은 곧바로 반격했다. “교육부 평가 3년 연속 최우수, 공약이행 SA등급, 직무수행 상위권”이라는 수치를 제시하며 “부분 지표로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육 성과 논쟁’이었다. 하지만 불씨는 더 큰 쟁점으로 번졌다. 전환점
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 오늘 하루는 다섯 날을 쉼 없이 산 당신을 위한 시간입니다. 여유로운 주말, 시 한 편의 여유를 선사합니다. 당신의 주말을 위하여. 매주말 허유미 시인이 전하는 '잠시의 여유'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물회 허유미 통영, 포항, 흑산, 강릉 제주 해녀 원정 물질 지난 자리마다 물회가 남아 있다 한 패*에 열 명, 스무 명 너벅선 여러 척 바다에 띄우고 해녀 마을을 짓고 살았다 보름을 한 번 보았고 보름을 두 번 넘겼다 바다는 어디서나 차갑고 깊고 해삼은 미끄덩 손가락 사이로 삶을 빠져나갔다 밤에 누웠던 자리는 점심밥상 자리가 되었다 빗물통에 받아 둔 물에 날된장 풀고 갓 잡은 전복과 멍게로 물회를 해 먹으면 숨을 오래 참는 기술, 어디서든 통했다 너벅선이 흔들리지 않는 날은 없었다 흔들리면 중심이 보이고 흔들려야 여무는 것들이 있다 물회 그릇도, 눈물도 한껏 넘쳤다 날된장이 없으면 숟가락으로 바다를 푼다 물에서 목으로, 다시 삶으로 바다가 돌아왔다 *무리를 세는 단위 음식의 기원을 안다는 건 단순히 어디서 처음 만들어졌나를 찾는 것은 아니다. 한 음식 안에는 이동, 노동, 기후, 가난과 풍요, 사람들의 삶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음식 이름이 어느 지역 말인지, 어떤 사투리인지 보면 이동 경로가 드러나는 경우도 있고, 재료가 어느 지역에서 나는 재료인지도 중요하다. 사람의 이동, 전쟁, 장사, 이주, 노동 이동이 음식의 기원을 크게 바꾸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삶 속에서 먹게 되었는가를 따라가는 일이 음식의 진짜 기원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 물회의 기원을 따라가다 해녀의 삶과 노동의 자리까지 가닿게 되었다. 제주 해녀들은 한 철이면 너벅선을 타고 먼 바다로 나갔다. 한 패에 열 명, 스무 명씩 바닷가에 머물었는데 멀리서 보면 바다 위 해녀 마을처럼 보였다 한다. 보름달을 몇 번씩 건너며 타지의 바다를 견디며 물회는 노동의 시간 속에서 나온 음식이다. 빠르고 편리한 삶 속에서 우리는 오래 버티는 법보다 쉽게 지치는 법을 먼저 배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흔들리면 중심이 보이고 / 흔들려야 여무는 것들이 있다’처럼, 각자의 바다를 건너는 오늘의 삶 또한 끝내 자기만의 중심을 향해 여물어가기를 믿는다. ☞허유미는?=제주 바닷가 마을 모슬포에서 태어났다. 수평선, 물너울, 등대, 섬은 나의 첫 친구들이었다. 말문이 트였을 때 엄마라는 말보다 바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물질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바다는 파란 요람, 파란 집, 파란 놀이터였다. 청소년 시절 유난히 말수가 적어 엄마 아빠가 걱정했다. 말수가 적은 대신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듣고 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풍경이나 사물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 시절부터 시집을 읽는 시간이 많았다. 책꽂이에 시집이 많아지면서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2016년 제주작가 신인상, 2019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우리 어멍은 해녀」, 「바다는 누가 올려다보나」, 한국작가회의 회원, 제주작가회의 회원.
『금병매사화』 제60회 ‘이병아(李甁兒)가 우울증으로 병을 앓자 서문경(西門慶)이 바로 비단이불을 깔다’에서 서문경이 여러 사람에게 술자리를 마련하라고 명하자 응백작(應伯爵)이 빙빙 돌려서 말했다. “성급하게 달려오는 남자애, 왼손엔 콩 바구니 들고 오른손엔 면화 마대를 들고 오로지 앞을 향하여 뛰어가다 황백 얼룩개와 부딪쳤다.……어느 손으로 개를 막아야할지, 개는 어느 손을 물어야 할지 몰랐다!” 말을 마치자 서문경이 웃으며 욕했다. “너 이 도둑놈, 헛소리로 창자를 끊어놓으려고. 뒈질 놈! 어느 누가 한 손으로 개와 싸운다는 말이냐? 개에게 한 입에 물릴 텐데?” 응백작이 변명하였다. “누가 몽둥이 들고 다지지 말라 그랬나요! 나는 지금처럼 거지가 성난 개를 막을 몽둥이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보지 못했소.” 그때 같은 자리에서 술을 마시며 즐기고 있던 사희대(謝希大)가 말했다. “나리, 화자(花子)를 보세요, 자기 집이 비참한 꼴이 되었잖아요, 그를 거지라 그러잖아요.” 응백작은 ‘응화자’라는 별명이 있었다. ‘화자(花子)’는 물론 거지다. 이 말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면 청대 ‘몽필생(夢筆生)’이 『금병매』 속작으로 쓴 『금옥몽』을 보면 된다. 당시 서문경과 한 패인 응백작이 장님 거지로 전락한 결말을 묘사하고 있다. “원래 응백작이 실명한 이후에 당시 서문경과 같이 어울리던 일을 떠올렸다 : 좋은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으니 오늘날 실명하게 되지 않았는가. 늙어서 돌아갈 집도 없으니 오래지 않아 굶어죽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밥을 얻을 수 있는가? 평상시에 길을 가면서 사불응(四不應)1), 산파양(山坡羊) 곡조를 배웠으니 일생에 겪은 일을 장추조(張秋調)로 편성해 미래가 없는 나 응화자를 배우지 않도록 세상 사람들에게 권하여야 한다.” 결국에는 서문경의 영혼이 환생한 장님 거지인 심금가(沈金哥)가 데리고 다니던 개에게 물려서 생긴 악성 종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죽는다. 이외에 서문경의 사위 진경제(陳經濟)도 거지가 되어 굶어죽는다. 몽필생은 『금옥몽』에서 ‘인과응보’에 따라 거지들을 묘사하고 있다. “착한 일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고 나쁜 일을 하면 반드시 나쁜 결과가 있다. 죄는 지은 대로 가고 덕(德)은 닦은 대로 간다.” 이런 의미를 기계적으로 해석하였다. 『금병매』에 등장했던 나쁜 인물들은 대부분 상응하는 인과응보 형태의 비참한 결말을 맺는다.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 서문경, 한패인 졸개 응백작, 사위 진경제 모두를 거지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구조와 줄거리를 볼 때 작가는 그들이 일생동안 온갖 못된 짓을 일삼았으니 마땅히 가장 천한 거지가 되어야한다고 여겼을 듯 싶다. 이러한 사실은 『금옥몽』 작가의 관념 속에는 거지는 가련하게 여길 필요도 없는 존재였음을 가리키고 있다. 사람이 거지라는 지경까지 전락한 데에는 전생에 저지른 죄에 따른 응보라는 관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금병매』 중의 색마, 불량배 모두를 거지로 묘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가는 악한 자들이 반드시 받아야하는 과보가 거지였다고 보았다. 그러나 청대 유명한 극작가요 소설가인 이어(李漁)는 거지를 달리 보았다. 소설 『걸아행호사,황제주매인(乞兒行好事,皇帝做媒人)』의 첫 대사에서 이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세상에서 가장 하류에 속하는 부류가 창(娼, 창기), 우(優, 광대), 예(隷, 종), 졸(卒, 졸병)이고 그 다음은 강도다. 거지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 보다는 위에 있다. 그들이 기꺼이 거지가 된 까닭은 곤궁해진 후에도 가장 하류의 사람들과 한패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중 대부분은 동정하고 연민을 가질 만한 사람이다. “못하는 것이 있는 사람은 분명 할 수 있는 것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거지에 대해서 업신여겨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그들을 관대하게 대우해야’ 그들을 더 하류인 창녀나 도적과 같은 부류에 빠져들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자신이 늘 누릴 수 있는 부귀가 있고 후세에 거지인 자손이 없게 되며 창녀와 배우가 점차 적어지고 도적이 점점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거지도 좋은 일을 하게 되면 황제의 은전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인과응보’를 거지가 된 원인으로 이용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거지를 동정하고 도와주도록 교화하는 데에 이용하였다. 이어의 작품 속 거지의 인격 형상은 『금옥몽』과는 완전히 달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여씨춘추·정통(精通)』에서 말했다. “거지가 문 앞에서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슬퍼진다.” 이어의 거지 인격에 대한 인식은 고대인들이 가졌던 약자를 동정하는 심리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이어가 동정하는 것은 불량배에 속하는 원시성 거지의 처지와 인격이 결코 아니었다. 설령 무뢰한, 불량배에 속하지 않은 난민과 같은 원시형 거지라도 일반적인 사대부들의 눈에는 역시 천민에 불과하였다. 송대 나대경(羅大經)은 『학림옥로(鶴林玉露)』 5권 갑편 「기한(飢寒)」에서 말했다. “양성재(楊誠齋)는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굶주림과 추위를 우환으로 여겼다. 우환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자는 배고프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것이다.’ 이 말은 특히 재미가 있다. 야인에게 걸식하다가 진(晉) 문공(文公, 중이重耳)은 패자가 되었다. 깨진 아궁이에 옷을 태워 끊인 팥죽을 먹은 후, 한 광무제는 일어서게 되었다. 이 두 가지가 굶주림과 추위가 무엇인지 몰랐던 것이란 말인가!” 나대경의 견해도 의미심장하다. 명 태조 주원장의 어릴 적 거지 경력도 나중에 대업을 이루는 데에 잠재적인, 적극적인 요소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세속의 관념은 어떤 개별적 상황에 따라 바뀌지 않는다. 양웅(揚雄)은 사인으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민요를 수집해 『방언(方言)』을 편찬하였고 통속 훈몽서를 편찬한 경력을 가지고 하층사회를 이해하는 바가 있어 「축빈부」를 창작하였다. 원대 잡극, 당송 전기, 송원 화본, 명청 소설은 본래 성격상 당시의 통속문학 작품이었다. 당시에 아사의 눈에는 그것은 거지의 지위와 별 차이가 없는 속되고 비루한 것이었다. 작가 대부분은 사회 시정 생활은 잘 알았지만 본인의 지위도 그리 높지 않아 거지에 대한 동정심이 많았다. 설사 『금옥몽』도 인과응보설에 불과할 지라도 음란한 자나 불량배를 비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말해서 거지는 사인들의 관념 속에서는 결국 ‘천한 것’일 뿐이었다. 이 점을 예증하려 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사불응(四不應), 행해서는 안 되는 것을 행하는 것으로 탐욕(貪欲), 진에(瞋恚), 우치(愚痴), 포외(怖畏)하기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한다고 한다. (『집이문론(集異門論)』 8卷)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국립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 오늘 하루는 다섯 날을 쉼 없이 산 당신을 위한 시간입니다. 여유로운 주말, 시 한 편의 여유를 선사합니다. 당신의 주말을 위하여. 매주말 허유미 시인이 전하는 '잠시의 여유'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재활용 허유미 코 풀린 스타킹은 생선 엮을 때 낡은 가방은 보말 캐서 담고 클레이는 물에 들 때 귀마개로 페트병 한 아름 모아 동생 튜브 만들어도 낯선 이방인처럼 끝없이 밀려오는 쓰레기들 종일 단내 나던 바다는 어둡고 꿈에서만 환하다 6월 5일은 환경의 날입니다. 바닷가 마을 사람들은 쓸 만한 것은 쉽게 버리지 않고, 한 번 더 손을 거쳐 다른 쓸모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익숙한 일처럼 보였습니다. 검소함만이 아니라 생활이 지혜가 담겨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요즘 환경보호를 말하는 목소리는 많아졌지만, 생활은 오히려 더 빠르고 소비적으로 되었습니다. 그런 시대라서인지 ‘페트병 한 아름 모아 동생 튜브' 만드는 모습을 보았을 때 서로를 챙기는 마음이 담겨 따뜻하고 정겨움이 느껴졌습니다. 바닷가 마을 사람들은 바다를 단순한 풍경처럼 바라보지 않습니다. 늘 곁에서 함께 살아온 존재처럼, 가족처럼 여기고 있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아끼는 차, 집 옆에 쓰레기를 버려도 기분이 나쁘고 인상을 찌푸리는데. 온갖 쓰레기들이 바다로 오니 바다 심정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그 심정을 바닷가 사람들이 먼저 압니다. 바다를 매일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은 결국 바다가 변해가는 모습을 자기 일처럼 느끼게 됩니다. 어쩌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환경보호 말 보다 더 필요한 건 자연을 조금 더 가까운 존재로 생각하는 마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 언젠가는 푸른 바다의 단내가 도시까지 가득 닿기를 바랍니다. ☞허유미는?=제주 바닷가 마을 모슬포에서 태어났다. 수평선, 물너울, 등대, 섬은 나의 첫 친구들이었다. 말문이 트였을 때 엄마라는 말보다 바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물질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바다는 파란 요람, 파란 집, 파란 놀이터였다. 청소년 시절 유난히 말수가 적어 엄마 아빠가 걱정했다. 말수가 적은 대신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듣고 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풍경이나 사물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 시절부터 시집을 읽는 시간이 많았다. 책꽂이에 시집이 많아지면서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2016년 제주작가 신인상, 2019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우리 어멍은 해녀」, 「바다는 누가 올려다보나」, 한국작가회의 회원, 제주작가회의 회원.
▲ 침실 풍수 ☞ 침실은 우리의 삶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침실은 대략 우리 인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을 보내는 최상의 휴식처이다. 침실에서 마음과 몸을 휴식하며 기운을 충천하고 삶을 기획하고 마음을 기르는 것이 모두 여기에 있다. 그래서 침실은 아늑하고 편안해야 하며 온화하고 향기로운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침대가 놓이는 위치의 선정에서부터 통풍, 채광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배치와 분위기의 설정이 요구된다. 성인의 경우 부부간의 친밀한 관계 또한 이 안에서 진행된다. 이러한 이유로 침실은 사적이면서 은밀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침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침실의 벽지 색상 ☞ 침실은 우선 잠자기에 좋은 색상을 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지나치게 선명한 색상은 사람을 흥분하게 만들어 수면에 지장을 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어두운 색상은 분위기도 가라앉고 침울한 마음을 안겨 줄 수 있어서 적합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벽지를 선택할 때는 너무 자극적인 붉은 색이나 선명한 오렌지색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대신 엷은 녹색이나 남색, 또는 살구 색 또는 부드럽고 엷은 주황색 계통이 적합하다. 때에 따라 흰색 계통을 선택할 때는 미색도 좋다고 보는데 이때는 특히 다른 색상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좋은 기운을 누리는 침대의 방향 ☞ 침대는 될 수 있는 대로 문과 대각선으로 배치하되 벽면에서 약간 떨어지게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좋은 기운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며, 그 결과 평소에 활력이 넘치거나 피로감이 없어져서 의욕이 나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 벽에 침대를 붙이거나 문과 일치하게 배치하면 흐르는 기운을 차단하여 불리하다. 또 침대 머리 쪽이 높아서 창문과 수평으로 맞닿게 되면 창문을 통해 외부의 찬 기운이나 불필요한 기운이 들어오기 때문에 잠을 편하게 잘 수 없다. 창문 쪽으로 침대를 너무 가까이 붙이거나 하면 마음이 산만해지고 외부의 불필요한 소음이나 창문 틈으로 외부의 불필요한 기운이 들어오거나 방 안의 기운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 때문에 깊은 숙면을 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 보통 일반적인 상황에서 성인의 침실일 때 유리한 위치는 주택의 서남방과 서북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두 방위는 능히 사람의 성숙도와 책임감을 높여주는 데 좋은 방향이다. 회사의 업무와 사회생활 속에서 타인의 존경이나 존중을 더욱 쉽게 얻을 수 방향으로 보는 것이다. 주택의 북방에 침실이 위치하면 성정을 비교적 평온하게 해주어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에게 특히 유리하다. ☞ 주택의 서쪽에 침실이 위치한 경우는 부부가 화합하는 데 유리하며, 행복을 함께 누리며 원활하고 활기찬 부부생활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주택의 동쪽이나 남쪽은 생동하는 기운과 열정을 유도하기 때문에 사회로 갓 입문한 젊은 사람에게 유익하다. 이 외에도 풍수적으로 가장 좋은 침대의 방위는 남향과 북향으로 본다. 왜냐하면 지자기(地磁氣)의 기운이 순조롭게 합치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머리를 남쪽 혹은 북쪽으로 두고 잠을 자면 건강에 유리하다고 본다. 이것은 인체가 남북을 향하여 수면할 때 맥과 대정맥 쪽을 향해 주동한다는 뜻이며 수면 방향과 지구의 남북 자력선 방향이 일치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때 사람이 가장 쉽게 잠에 들게 되고 수면의 효과도 최고조에 이른다고 하며, 남북 향의 수면은 일정한 질병의 예방과 보건 효능에도 좋다. 남북 방향 외에도 권장할 수 있는 방향은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자도 좋은데 이는 신체의 리듬이 안정되어 바로 편안한 느낌이 들게 되고 동시에 수면의 질량을 높여준다. ▲ 풍수적으로 불리한 침대 방향 ☞ 침대 머리를 서쪽으로 배치하는 것을 풍수에서는 보통 꺼린다. 왜냐하면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해서 머리를 서쪽으로 두고 잠을 자게 되면 인체의 혈액이 순환하면서 늘 머리를 향해 곧바로 부딪혀 수면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편안한 잠을 깊이 자는 데 불리하기 때문이다. 방의 구조에 따라 부득이 바꿀 수 없는 경우에는 별도로 풍수적인 보완의 방법을 취할 수 있다. ▲ 침대의 풍수적인 배치 요소 ☞ 먼저 너비가 부족한지 충분한지 아닌지, 침대가 평평하고 고른가를 파악하고, 지탱력이 양호하고 적합성을 구비하고 있는지 등을 고려하는 일이다. 또한 새벽 시간일 때 햇빛이 침대에 잘 스며들게 되면 대자연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을 도와준다. 침대가 들어오는 문 쪽에 놓이면 좀 불리하고 가급적 침대의 머리는 침대 머리로 막아주어 머리 부분에 허공이 생기지 않는다. 침대 머리 뒤에 화장실이나 주방이 있으면 좋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침대의 기본은 무엇보다도 외부인의 눈에 쉽게 띄게 해서는 안 되며 개인 생활과 휴식에 영향을 주지 않게 안정감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방문과 침대가 서로 마주치면 병풍으로 문을 막아서 침대와 문이 서로 부딪히는 것을 막는 동시에 사생활을 보호할 수가 있다. ▲ 침대 배치에서의 풍수적 유의 사항 ☞ 침대에 누워 대들보가 마치 침상을 누르는 형상은 정신적인 압박감을 조성할 수 있고, 침실에 에어컨을 설치할 때는 침대 머리 쪽 바로 위쪽에 달게 되면 전자파의 영향을 받게 되거나 호흡기에 잡스러운 이물질이 침입할 수 있다. 특히 침대 앞에 큰 거울을 비치하는 것을 꺼린다. 왜냐하면 사람이 한밤중 비몽사몽간과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놀라게 되고 이때 마음도 불안해지고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해질 수 있다. 거울은 반사력(反射力)이 아주 강한 물체에 속하기 때문에 인체의 에너지를 쉽게 반사하여 내보내게 된다. 특히 젊은 부부가 침실의 거울이 침대와 마주하는 곳에서 오래 살게 되면 출산 기피증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또 침대의 베갯머리 쪽 양쪽에는 어떤 함의 모서리나 장롱의 모서리, 책상, 화장대가 맞부딪치게 배치하면 좋지 않다. 특히 침실 안에 잎이 뾰족하고 긴 식물, 네모 형태 혹은 직사각형의 가구는 편두통을 쉽게 유발할 수 있어서 되도록 침대 가까이 배치하는 것을 피한다. ▲ 건강에 도움을 주는 침실 풍수 ☞ 활기차고 왕성한 기운을 받는 침실을 꾸미려면 무엇보다도 아침에 해가 떠오를 때 태양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동쪽에 침실을 꾸미는 것이 좋다. 풍수학적으로 동쪽은 “생기(生氣)”와 “활동(活動)” 그리고 “발전(發展)” 등을 상징한다. 집의 구조에 따라 동쪽이 아닌 다른 방위에 침실이 있더라도 되도록 햇살을 받을 수 있도록 창문의 구조를 적합하게 위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양택 풍수의 기본 원리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색상의 선호도는 달라지겠지만 침실의 이불은 되도록 흰색이나 연한 청색 또는 따스하고 밝은색 계통이 좋다. ☞ 침실의 커튼도 흰색, 빨강, 보라색 등이 들어 있는 줄무늬가 좋은데 줄무늬는 기운을 상승시켜 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침실의 분위기는 화려함보다는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침실을 장식하는 액자의 그림은 사랑스럽고 편안함을 안겨주는 어린아이나 악기가 있는 그림이 좋다. 그와 더불어 침실에 화사한 꽃을 꽃병에 담아 두면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편안한 휴식을 이루게 되어 건강에 도움을 주게 된다. ▲ 금실이 좋아지는 침실 실내장식 ☞ 부부간의 금실이 좋아지려면 되도록 안정과 건강을 뜻하는 푸른색 계통의 침구를 사용하면 부부간에 신뢰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다. 침대 가까이 녹색식물을 놓아두는 것도 일종의 방법이다. 또 침대 머리에 생화(生花)를 놓아두면 운(運)을 좋게 유도하고 품위를 높여주는 이중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침대의 머리맡에는 부부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함께 고른 조명 책상 등을 놓고 생활하면 서로 신뢰하는 기운이 증가하고 일체감을 이루도록 해준다. 침실의 조명은 간접조명과 직접 조명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특히 태양을 대신하여 각색한 책상 등 조명등은 아주 좋은 기구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동북방에 놓으면 사업 운과 재물 운을 향상할 수 있고 동남쪽에 놓으면 애정운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신영대는? = 대한풍수연구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역술인협회 공인 역학연구원이다. 중문학 박사와 풍수학자로서 ‘제주의 오름과 풍수’, ‘명리학원리대전’, ‘풍수지리학 원리’, ‘전원시인 도연명 시선', ‘흰 구름 벗을 삼아 읽어보는 당시선’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한라산 총서'의 구비전승·지명·풍수 분야와 ‘세계자연유산지구 마을일지 보고서’ 중 풍수 분야 공동 집필자로도 참여한 바 있다. 또 제주도 각 마을 '향토지' 풍수 부문에 공동 집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제주관광대 관광중국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