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훈, 선출직 하위 20% 평가 포함 ... 재선가도 '빨간 불'
'감점'으로 출렁이는 민주당 제주지사 경선 판세 ... 단일화 논의 불붙나?
재명라인 순정품(?) 성곤검, SWOT 분석을 해보니 ...
민주당, 오영훈 '하위 20% 이의신청' 기각 ... 문대림 '25% 감점'도?
학문으로 구걸하는 방식의 거지
김광수 교육감 “임기 충실 후 거취 결정 ... 사망사안 징계 재검토"
제주 찾은 관광객 200만명 돌파 ... "작년보다 2주 일러"
제주 한림고에 전국 첫 청소년 통학로 생긴다
'메밀 1번지' 제주, 탁주 개발 추진 ... 올해 상품화
제주 새 어업지도선 '해누리호' 취항 ... 어선 안전조업 뒷받침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지사 선거판에 변수가 등장했다. 소나무당 소속이던 양윤녕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복당과 함께 도지사 경선 참여를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양 예비후보는 2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길 대표가 소나무당 해체와 민주당 복당 의지를 밝혔고, 이날 복당이 의결됐다”며 “저 역시 11년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이 민주당 도지사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절차 마련을 촉구했다. 양 예비후보는 “소나무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한 만큼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정정당당히 경쟁할 기회를 달라”며 “민주당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성공을 뒷받침하고, 도민 곁에서 제주를 위한 일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를 위해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며 “중앙 정치 경험을 제주 발전으로 연결하겠다는 약속은 말이 아닌 실행으로 증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지사를 향한 견제도 이어졌다. 양 예비후보는 “4년간의 도정 성과는 당과 도민 앞에서 냉정하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자리의 이동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의 무게를 따져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송영길 대표의 복당은 분열을 넘어 통합과 확장의 정치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라며 “지금 제주에는 갈등보다 통합, 분열보다 결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출신인 양 예비후보는 1987년 평화민주당을 시작으로 새정치국민회의 기획조정국장, 민주당 민원실장 등을 지내며 오랜 기간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활동해왔다. 이후 탈당해 민주평화당 제주도당위원장, 민생당 총무부총장, 소나무당 제주도당위원장 등을 맡으며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6·3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 예정인 국민의힘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실장이 3일 더불어민주당 공천경쟁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도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그들만의 권력 보험과 집안싸움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문 전 실장은 “민주당 정치인들의 '무능'이 제주 경제를 고사시키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지난 4년 민주당 도정은 서로 협력하여 제주의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기는커녕, 사사건건 주도권 다툼과 엇박자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문 전 실장은 "도지사는 70만 도민의 삶을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자리는 정치 경력의 확장 수단이나 선택 가능한 경로 중 하나로 가볍게 다뤄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만약 도지사에 출마하겠다면 그 선택은 분명한 책임과 각오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경선 결과에 따라 다시 기존 직위로 복귀하는 방식은 도지사직의 무게를 가볍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경쟁자가 되는 것은 정치의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 있으나 정책 경쟁 대신 인신공격과 과거 들추기가 앞서는 모습은 제주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며 "경쟁에 눈먼 정치꾼이 아니라, 제주민생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가 그동안 민간단체가 주관해온 해녀 항일항쟁 기념식을 올해부터 도 차원으로 격상해 직접 주관한다. 제주도는 도청 탐라홀에서 ‘3월 소통과 공감의 날’ 행사를 열어 해녀 항일항쟁 기념식을 도 차원으로 격상해 기념하겠다고 3일 밝혔다. 오영훈 지사는 이날 3·1절 107주년 기념식 성과를 공유하며 항일독립운동 정신 계승에 대한 도정 방침을 밝혔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순국선열의 모습을 되살려 직접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게 한 영상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오 지사는 “조천 만세운동, 해녀 항일운동,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으로 이어지는 제주 3대 항일운동의 역사를 도 차원에서 격을 높여 기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사업회가 맡아오던 해녀 항일항쟁 기념식이 올해부터는 제주도가 직접 주관하는 행사로 전환된다. 기념식은 오는 15일 열린다. 다음달 11일 열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역시 지난해에 이어 도가 공동 주관한다. 조천만세운동은 1919년 3월 21일 조천 미밋동산에서 시작됐다. 김장환을 비롯한 핵심 인사 14명과 서당 생도, 주민 등 700여 명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태극기와 혈서를 앞세워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1918년 10월 7일 서귀포 도순동 법정사에서 일어난 무오법정사 항일항쟁은 승려와 신도, 주민들이 무장해 이틀간 일제에 맞선 사건이다. 제주 지역 최초의 항일 무장투쟁이자, 1910년대 종교계가 주도한 전국 최대 규모의 무장 독립운동으로 평가된다. 1932년 1월부터 구좌읍과 성산읍, 우도면 일대에서 전개된 해녀 항일항쟁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역사다. 연인원 1만7000여 명이 참여해 238차례 집회와 시위를 이어가며 일제의 수탈에 맞섰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어민운동이자 여성 주도의 항일운동으로 기록되고 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는 인천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을 잇는 직항노선 신설에 대한 정부 방침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와 제주도민 이동권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27일 밝혔다. 도는 인천∼제주 직항이 개설되면 현재 외국인 관광객이 김포공항을 경유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져 외국 공항과 제주 간 직항 노선이 늘어나는 것과 맞먹는 접근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해외여행 시 김포를 거쳐 인천공항을 이용해야 했던 제주도민의 이동권 향상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도는 인천∼제주 직항노선 신설에 대응해 중앙부처 협의를 통한 직항 슬롯 최대 확보, 인천공항을 활용한 제주 관광 홍보 강화, 노선 이용자 대상 프로모션 전략 수립 등을 준비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5일 대통령 주재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제주 등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인천∼지방 공항 직항노선을 단계적으로 신설하는 내용을 확정했다. 오영훈 지사는 “방한관광 활성화와 지역관광 대도약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하겠다”며 “인천-제주 직항노선 신설이 제주관광의 새로운 도약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오영훈 제주지사가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소속 평가에서 하위 20% 평가를 받았다. 향후 본 경선에서 20% 감점을 받게 돼 재선가도에 중대한 변수로 등장했다. 오 지사는 25일 오전 9시 도청 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공천관리위원회 면접 심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김이수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민주당 선출직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며 "즉시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위 20%에 포함되면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각각 20% 감점 페널티를 받게 된다. 오 지사는 "이해할 수 없는 결과고 그동안 피땀 흘려 노력한 결과에 비해 납득할 수 없다"며 "민주당 당강령 정책을 잘 수행했고 에너지·디지털 대전환, 건강 돌봄 정책 등 우리가 제안했던 정책들이 대통령 공약으로 반영됐고 반영되는 성과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오 지사는 "정책이 도민의 공감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점이 일부 반영됐을 수 있다"고 아쉬워 했다. 오 지사는 "할 말이 많지만 당에 돌을 던지고 싶지 않다"며 "억측으로 신뢰를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완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탈당은 없고 당헌과 당규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를 존중하면서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오 지사는 이낙연계로도 불렸지만, 현재는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다는 평가가 많다. 21대 국회 땐 강훈식·우상호 당시 의원과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서 함께 활동했고, 재야 운동권 출신이 주축인 ‘민주평화국민연대’에도 몸담았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에 제주에서는 오영훈 지사와 위성곤(서귀포시) 의원, 문대림(제주시갑) 의원이 신청했다. 3명 모두 24일 민주당 중앙당에서 진행된 후보 면접에 참석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 곳곳의 발자취입니다. 21세기인 지금과 1970.80년대의 풍경이 대조됩니다. 그동안 제주는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제주도청의 기록자료를 매주 1~2회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고부건 변호사가 12.3계엄 당시 제주도청 청사 폐쇄 지시 의혹이 있는 오영훈 제주지사를 25일 출범한 2차 특검에 내란 부화수행(附和隨行)’ 혐의로 고발했다. 고 변호사는 26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지사를 2차 특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1차 특검은 수사기간, 수사인력의 제약으로 인해 수사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 중심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제주도의 계엄 동조 여부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발인에 대한 소환조사가 없었고, 제주도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확인된 바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1차 수사가 미진했기 때문에 2차 특검이 출범한 것”이라며 “2차 특검법 제2조는 지방자치단체의 계엄 동조 여부, 계엄 선포 후속조치 수행을 통해 계엄의 위법적 효력 유지에 종사했는지 여부를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이에 앞서 내란특검 등에도 오 지사를 ‘내란 부화수행’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내란특검은 최종 각하 결정을 내렸다. 고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오영훈 지사는 당시 집에서 전화로 보고받고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몇 시 몇 분에 누구와 어떤 내용의 통화를 했는지를 제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3시간 동안의 구체적 통화 내역을 제시하면 정리될 사안”이라며 "관련 기록의 공개 및 수사를 통한 객관적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2차 특검에 제가 제보받은 모든 의혹과 증거를 남김없이 제출하겠다"며 "12.3 내란, 그날 밤의 진실 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고 변호사는 "오영훈 지사는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당시 3시간 동안 행방불명됐고, 제주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윤석열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수행해 제주도청은 계엄 선포 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도는 이러한 주장이 허위 사실이라며 지난해 9월 명예훼손 혐의로 고 변호사를 고발했다. 2차 특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에서 미진했던 수사를 90일간 맡는다. 30일씩 두차례 연장할 수 있어 준비기간을 포함하면 최장 170일간 운영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 자치경찰단(단장 오충익)은 설 명절 전후 먹거리 안전 및 농수축산물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원산지 거짓표시 등 위반 업체 15곳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명절 기간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적발된 위반 사항은 ▶원산지표시 위반 10건(거짓표시 6, 미표시 4) ▶식품표시·광고 위반 1건(식품명·성분 등 거짓표시)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4건(가격표 거짓표시 2, 소비기한 경과 식품보관 2) 등 모두 15건이다. 주요 위반 사례는 외국산 수산물과 농산물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등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가 주를 이뤘다. 일부 업체는 필리핀산 문어, 중국산 김치 및 고춧가루, 유채꽃주의 원재료를 국내산으로 거짓표시해 판매하다 적발됐다. 특히 A, B 식당은 옥돔과 외형이 유사한 옥두어를 ‘옥돔’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등 고가의 어종으로 속여 영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C, D 식당은 소비기한이 경과된 제품을 조리 목적으로 보관하는 등 영업자 준수사항을 위반하다 덜미를 잡혔다. 자치경찰단은 적발된 업체 중 원산지 거짓 표시 등 사안이 중대한 11건에 대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미표시 업체 4곳에 대해서는 행정시에 과태료 부과를 통보했다. 형청도 제주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올해 제주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도민과 관광객이 안심하고 먹거리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산지 표시 위반 등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
제주도 소방안전본부(본부장 박진수)는 올해 발생한 소방대원 폭행사건 2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제주소방 특별사법경찰대는 지난 1월 7일 ‘자살하고 싶다’는 신고로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소주병을 들어 위협을 가한 A씨와 같은 달 20일 ‘허리가 아프다’는 신고로 출동한 구급대원을 이송 중인 구급차량 내에서 왼쪽 귀 부위를 주먹으로 가격한 B씨를 각각 「소방기본법」 및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도내에서 발생한 소방대원 폭행 사건은 모두 34건으로 연평균 6~7건에 달한다. 이는 두 달에 한 번꼴로 소방 현장에서 폭행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7건, 2022년 6건, 2023년 11건, 2024년 5건, 2025년 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3년에는 전년 대비 83% 증가한 11건이 발생했다. 처분 결과를 보면 벌금형이 15건으로 전체의 약 44%를 차지했다. 징역형 1건, 기소유예 1건, 집행유예 3건, 불기소 3건, 그 외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출동한 소방대원에 대한 폭행·협박, 소방장비 파손, 소방자동차의 출동방해 등 소방 활동을 방해한 행위는 「소방기본법」 및 「119구조·구급에관한법률」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제주소방 특별사법경찰대는 "소방활동 방해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수 제주도소방안전본부장은 “출동 소방대원에 대한 폭행은 단순한 개인에 대한 범죄를 넘어, 도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현장활동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엄중한 법 집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사단계부터 철저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다음달 5일부터 딥페이크 영상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출판기념회 및 의정보고회도 제한된다. 선거에 나서는 공무원과 언론인도 다음달 5일까진 사직해야 한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이하 도선관위)는 6월 3일 실시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일 전 90일(3월 5일)부터 제한·금지되는 행위 등을 정당·입후보예정자, 지방자치단체 등에 안내하고 예방·단속 활동을 강화한다고 26일 밝혔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간의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과열 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 선거일 전 90일부터 인공지능 기반 딥페이크 영상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한다. 누구든지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운동을 위해 인공지능 기술 등을 이용해 만든 딥페이크 영상·음향 등을 제작·편집·유포·상영·게시할 수 없다. 이에 다음달 5일부터는 인공지능(AI) 생성물임을 표시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인공지능 기술 등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또 누구든지 다음달 5일부터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과 관련 있는 저서의 출판기념회를 열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저술한 것이라도 후보자와 관련 있는 저서의 출판기념회는 금지된다. 국회의원·지방의회 의원은 다음달 5일부터 직무상의 행위 그 밖에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보고회 등 집회, 보고서 또는 축사·인사말을 통해 의정활동을 선거구민에게 보고할 수 없다. 다만 자신의 의정활동을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 SNS를 이용해 항상 전송할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도 의정보고서를 항상 게시할 수 있다. 아울러 누구든지 다음달 5일부터 정당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포함)의 명의를 나타내는 저술·연예·연극·영화·사진 그 밖의 물품을 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법으로 광고할 수 없다. 후보자는 방송·신문·잡지 기타 광고에 출연할 수 없다. 한편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공무원, 지방공사·지방공단의 상근 임원, 공직선거관리규칙에서 정하는 언론인 등은 다음달 5일까지 그 직을 그만둬야 한다. 다만 지방자치 단체장 또는 지방의회 의원이 그 직을 가지고 당해 지방자치단체에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사직하지 않아도 된다. 주민자치위원회위원, 통·리·반의 장, 예비군 중대장급 이상의 간부 등이 선거사무장·선거연락소장·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 (예비)후보자의 활동보조인, 연설원, 대담·토론자, (사전)투표참관인이 되려면 다음달 5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은 선거일까지, 그 밖의 사람은 선거일 후 6개월 이내에는 종전의 직에 복직할 수 없다. 제주도선관위는 "공직선거법에서 시기별로 제한·금지하는 행위를 다르게 규정하고 있는 만큼 정당·후보자, 유권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주요 인사들이 반(反) 오영훈 연대인 '도정혁신원팀 추진위원회(위원장 송재호, 이하 추진위)'를 결성했다. 도정혁신원팀 추진위원회는 24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영훈 제주도정은 이미 실패했다"며 "제주의 위기를 도민이 설계하는 정책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재호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좌남수·김경학 전 도의회 의장, 기본사회 제주본부의 임태봉·유서영 공동대표, 먹사니즘 제주네트워크의 고부건 공동대표, 현정국 사무처장,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정다운 대변인, 국민주권도민행복실천본부의 김병찬·김종현·양지호 공동대표 등 민주당 정치권 인사들과 지난 대선에서 친이재명 활동을 했던 단체 소속 회원들이 참여했다. 추진위는 "오영훈 도정 출범 당시 도민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컸지만 4년이 지난 제주의 현실은 냉혹하다. 제주호는 끝없이 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4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올해 채무 비율도 20.3%로 전국 1위에 이를 전망이다. 오영훈 도정의 장밋빛 공약들도 실패했다"며 현 오영훈 도정을 '실패한 도정'으로 평가절하했다. 추진위는 "이재명 정부 출범이라는 절호의 기회마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오영훈 도정은 이재명 정부 국정 과제와 관련해 제대로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준비와 전략, 소통의 부족으로 이재명 정부와 호흡을 맞추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도정 실패의 원인을 '도민의 뜻을 무시한 불통과 독선'으로 꼽으며 "애초부터 2개 기초자치단체 설치안을 배제한 행정체제 개편 추진, 빈 배 운항까지 하는 칭다오 화물선, 보완 공사만 반복하는 섬식정류장과 BRT 사업 등은 혈세 낭비와 도민 갈등만 키운 대표적 무능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위기의 제주를 혁신할 정책과 비전을 함께 합의하는 범도민적 정책 연대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추진위는 오는 3월1일 도정혁신 원탁회의를 열 예정이며, 민주당 제주도지사 출마 희망자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도 일반 도민과 동일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추진위는 오는 28일까지 원탁회의 참가를 공개 모집하며, 원탁회의의 결과물에 대한 도민들의 뜻을 모아 범도민 공동 선언 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는 "원탁회의를 통해 도출된 도정혁신과제를 차기 도정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공동의 책임을 진다는 의미며, 집단지성으로 제주의 현안을 해결하고 이재명 정부와 함께 도약하는 제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는 보건복지부‘2026년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 공모사업’에 제주한라병원이 최종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제주에서는 2008년부터 제주대병원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돼 중증 응급 심뇌혈관질환자를 24시간 전문적으로 진료해 왔다. 이번 제주한라병원의 지역센터 지정으로 권역–지역 간 협력 체계가 완성되면서 급성기 치료부터 재활·예방관리까지 이어지는 ‘지역완결적 의료대응체계’ 구축이 본격화된다.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로 지정된 제주한라병원은 앞으로 심뇌혈관 응급환자에게 24시간 최종치료를 제공하고, 권역센터인 제주대병원과 협력해 중증환자 이송·전원 체계도 함께 운영한다. 지정기간은 이달부터 2028년 12월까지다. 연간 2억5000만 원(국·도비 2억 원)의 사업비로 전담인력 확보 등 센터 운영을 지원한다. 도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도내 응급의료기관과의 환자 수용·전달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예방·교육·재활까지 연계하는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도는 의료기관 종사자와 지역주민 대상의 교육·홍보를 통해 도민 인식을 개선하고, 조기 대응 역량 강화로 위급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제주도 양제윤 안전건강실장은 “이번 지정은 도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기반을 확충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권역과 지역센터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도민이 신속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전국에는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14개소와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10개소가 지정·운영 되고 있다. 이번 지정으로 제주도는 권역·지역센터를 각각 1개소씩 갖추게 됐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시 한림고 통학로에 어린이 보호구역에 준하는 안전시설이 설치된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전국 처음으로 한림고 일원에 청소년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자치경찰은 한림고 주변 도로 등하굣길 혼잡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버스정류장을 확장하고, 통학 차량 전용 승하차 구역을 별도로 마련한다. 또 교통안전 표지판과 노면표시를 재정비하고 횡단보도에 조명시설을 설치해 야간 보행 안전도를 높인다. 자치경찰은 기존 보행 공간이 없어 위험했던 학교 정문 주변을 차량과 보행자 동선을 완전히 분리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과속방지턱 설치와 무단횡단 방호울타리 보강도 함께 추진한다. 공사는 올해 상반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자치경찰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도로교통법상 보행권 보호 대상이 어린이·노인·장애인으로 한정된 가운데 청소년도 포함될 수 있도록 경찰과 국회 등에 건의할 예정이다. 오광조 제주도 자치경찰단 교통정보센터장은 "추후 한림고 외 다른 중·고등학교 주변 도로를 대상으로도 보행환경 개선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라며 "어린이 보호 구역에 준하는 시설을 설치해 학생들이 안심하고 통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에서 벌어진 참극을 그린 창작 뮤지컬 '꽃신, 아직 여기에'가 28일 오후 1시 30분 대정청소년수련관에서 공연된다. 이 뮤지컬은 제주4·3사건이 진행되던 1950년 7월 국가 권력에 의해 '예비검속' 대상으로 분류된 대정지역 주민들이 군·경에 의해 섯알오름 일대에서 집단 학살된 비극의 역사를 되짚는다. 뮤지컬을 만든 대정읍의 비영리 예술단체인 '곱을락'은 4·3의 비극 속에서 사라진 일상과 남겨진 기억을 '꽃신'이라는 상징을 통해 풀어낸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마주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박은혜 곱을락 대표는 27일 "기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을 비추는 빛"이라며 "세대가 함께 기억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곧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공연장 주변에서는 주민과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동백꽃 달고나 만들기, 동백꽃 솜사탕 체험, 4·3 컬러링북 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번 뮤지컬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후원한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 관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이른 시점에 올해 누적 200만 관광객을 기록했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잠정 200만2929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2주 이르게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내국인 관광객은 172만 74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6만 7160명보다 17.7%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27만5432명으로 지난해 21만4788명보다 28.2% 늘었다. 도는 연초부터 국내외 관광객 유치 마케팅을 하고 있다. 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 1일부터 단체 관광객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19일까지 456건(1만2958명)이 접수됐다. 도는 15명 이상 단체 관광객을 유치할 경우 1인당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3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은 단체별로 연 1회·최대 200만원 한도 내에서 제공된다. 해외 시장의 경우 국가별 특성에 맞춰 공략하고 있다. 도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맞아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환영 부스를 운영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12월 취항한 제주∼후쿠오카 직항노선과 연계해 규슈 지역 언론 홍보와 박람회 참가로 현지 수요 확대에 나섰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코리아플라자 체험행사와 함께 필리핀 최대 여행박람회인 '트래블 투어 엑스포 2026'에 참가했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200만 명 조기 달성은 연초부터 국내외 마케팅을 선제적으로 가동한 결과”라며 “봄 성수기 타깃별 맞춤 마케팅을 통해 이 흐름을 지역경제 활력으로 연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자신의 모든 지식을 ‘영끌’해서 생명창조의 야망에 쏟아붓는다. 그의 피조물은 그의 또다른 자아인 셈이다. 모든 창작자(철학자ㆍ음악가ㆍ작가 등)들에게는 자신을 대표해줄 자신의 ‘대표작ㆍ걸작(Magum Opus)’이라는 것이 있다. 그들에게 자신의 ‘매그넘 오푸스’는 자신의 정체성이 되기도 한다. 프랑켄슈타인의 매그넘 오푸스는 곧 그 ‘피조물’이고, 그 피조물이 실패로 규정되는 순간 프랑켄슈타인의 인생 자체도 실패로 규정될 수밖에 없이 둘은 한 몸으로 엮여버린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끔찍한 실패로 확인된 ‘대표작’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를 거부하고 작품목록에서 아예 지워버리려 한다. 그러나 피조물은 자신이 프랑켄슈타인의 작품이라는 것을 인정해주기를 원한다. 그 갈등은 결국 프랑켄슈타인이 북극 끝까지 도망치고, 괴물은 북극 끝까지 추적하는 ‘복수극’으로 이어진다. 한 몸이 벌이는 참으로 기이하고도 처절한 아귀다툼이다. 하나의 몸에서 2개의 서로 다른 자아들이 벌이는 끔찍한 갈등은 ‘암피스바에나(Amphisbaena)’적이다. 암피스바에나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다. 페르세우스가 잘라버린 머리 9개 달린 메두사의 머리를 독수리가 물고 갈
요즘 사람들은 모이면 주식 아니면 인공지능(AI) 이야기다. 설 연휴에도 상당수가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오천피’ ‘천스닥’을 넘어선 증시에 일찍이 투자한 경우나 다양한 기능의 AI 도구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이들에게나 흥미롭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대학을 나오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불안해한다. 이런 판에 11일 발표된 1월 청년층 고용률은 2021년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고용률은 61.0%로 1년 전과 같은 반면 청년층 고용률은 1.2%포인트 하락한 43.6%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가 3년 3개월째 감소하는 ‘취업 빙하기’가 이어졌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78만명으로 1월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청년층은 46만9000명으로 지난해 1월 대비 8.1%(3만5000명) 증가했다. 그만큼 취업문을 두드리다 포기하는 청년이 많다는 의미다. 청년층에게 고용시장 벽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에 경력직ㆍ수시 채용으로 바꾸면서 신입 공채를 줄인다. 그 영향으로 대학 등
메리 셸리의 원작 소설에서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아버지 역할과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아버지(찰스 댄스 분)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메리 셸리는 아마도 이 아버지의 역할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사고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델 토로 감독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는 전혀 다른 아버지를 등장시킨다. 이 정도의 변주라면 전혀 다른 곡에 가깝다.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가혹한 체벌을 동반하는 강압적 교육방식을 택한다.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면 피가 나도록 채찍으로 갈긴다. 그러나 원작 속 아버지는 온화하고 도덕적이고 합리적이며 윤리성이 결여된 아들의 ‘선을 넘는’ 과학적 열정을 경계하는 합리적인 계몽주의자로 그려진다. 원작자인 메리 셸리가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 장면이 있는데, 델 토로 감독은 이 부분은 아예 들어내 버린다. 원작에서 과학자인 아버지는 어린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하인리히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Heinrich Cornelius Agrippaㆍ1486~1535년)라는 중세의 괴도사(怪道士) 연금술 책을 탐독하는 모습을 보고 마치 사춘기
10대 그룹이 앞으로 5년간 270조원을 지방에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5만16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청년채용 기회를 늘리고 지방투자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하자 이같이 화답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놓던 투자ㆍ고용 보따리라서 새롭지 않지만, 올해 규모는 더 크다. 이 대통령은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에도, 지방에도,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세대에도 골고루 온기가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5극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체제로 지방에 새로운 발전의 중심축을 만들고 집중 투자할 테니 기업들도 보조를 맞춰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 지원을 늘리는 ‘가중지원 제도’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특별법 도입을 내세우며 지방에 더 기회 요소가 있다고 강조했다. 10대 그룹은 반도체 설비,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첨단ㆍ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지방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0대 그룹 외에 다른 기업들 투자를 합치면 3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지난달 3일 새벽 5시. 초여름의 선선한 공기 속 제주시 삼도2동 제2투표소(제주남초)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의 풍경이었다. 정당 참관인과 투표 사무원,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전 5시 30분, 개시 준비가 본격화되자 사무원은 참관인을 상대로 투표지와 도장, 봉인 스티커를 하나하나 들어 보이며 설명했다. 봉인작업은 군더더기 없이 진행됐고, 투표소는 긴장감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했다. 하지만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전 6시 35분. 한 50대 남성이 조용히 투표소에 들어섰다. 신분증을 내민 그에게 여성 사무원이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던 순간, 전산 시스템에는 이미 '사전투표 완료'로 명시돼 있었다. "혹시 사전투표 하지 않으셨어요?" 사무원의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안 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사무원은 옆 동료와 눈짓을 주고받고는 다시 물었다. 그리고 재차 "29일에 혹시 사전투표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물었다. 남성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신분증을 챙겨 빠르게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현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참관인과 사무원들
글을 열며 페르낭 브로델은 말한다. “한반도는 일본 열도, 만주, 시베리아, 중국에 둘러싸인 독특한 전략적 위치의 희생양이 되었다.” 맞는 말이다. 한반도에 속한 제주도는 어떤가? 바다 한가운데 섬 제주도는 과거 고려(원나라), 조선의 유형지가 되었고, 말이 주인이 되는 섬이었다. 제주도는 지정학적으로 일본의 대륙 진출이나 남태평양,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가 되는 지역이다. 왜구들만이 아니라 동인도 회사의 네덜란드·영국·프랑스인들이 바타이유-나가사키 혹은 인도-홍콩-상하이-오사카 항로 중 물, 식량, 땔감 등을 공급받을 수 있는 중간 거점지역으로 이용되었다. 특히 군사적으로 중국의 일본 침략과 일본의 중국 침략을 위한 전략적인 섬이었기에 조선의 변경은 곧 안보의 최전방이 되었다. 한편 역사적으로 한반도 본토 정부는 제주 섬 주민들의 숨통을 한시라도 놓지 않는 바람에 생산력이 매우 낮았다. 과다한 진상으로 인력의 강제 동원되고 말(馬)과 남자들이 필요한 만큼 부족해지자 남자가 비어있는 자리에 여정(女丁)이라는 이름으로 여자들을 성담에 올렸으나 대안이 되지는 못했다. 이에 조선 정부는 끝내 200여 년 동안 출륙금지령을 내리고 중앙집권화의 길을 갔다. 성리학의 예의는 과도한 요역(徭役)과 진상이 필요하면서 사람의 경작할 노동력과 노동시간을 빼앗아버려 생산력이 낮아져 섬의 경제적 규모가 빈약하게 작아졌다. 그러므로 제주인들은 자신의 역할 부담을 위해서는 여러 개의 계를 들어야만 충당할 수 있었고 지금도 생활 속에 그 여진이 남아있다. 또한 왜구들은 바깥 세력으로써 급작스러운 곤란을 가져다주는 환난이었다. 해안 지역을 수시로 침략하여 살인, 납치, 강간, 약탈을 일삼고는 동쪽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그러나 조선 후기가 되면서 왜구는 사라져도 왜구의 본성은 그대로 남아있어 조선 말기에도 왜구는 사라져도 일본인이라는 이미지 속에는 여전히 왜구의 얼룩이 드리워져 있었다. 외세의 일관된 특징이 있다면 분명 어떤 구실과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약소국의 생존도 약자처럼 유리한 위치에 제대로 설 수 없으므로 늘 불안하다. 섬의 안보는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 비로소 지켜지고, 국가는 그 이름을 앞세워 안보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힘의 토대는 규모 있는 경제가 말해준다. 한번 사람이 어딘가에 발자국을 남기면 꼭 누군가도 그 길을 따라간다. 처음의 길이 아니었던 것이 대로(大路)가 되는 것처럼 처음의 침탈이 어려운 것인데 두 번, 세 번이 될수록 지리·지형·정보가 축적돼 더욱 손쉽게 다시 그곳을 지배하려고 한다. 제주라는 지형이 왜구의 상륙을 더디게 하는 천연 요새이기는 했으나, 섬사람들이 스스로 편의를 위해 만든 물길을 열어버려 포구나 하천 하구가 다시 그들의 적당한 상륙 지점이 되었다. 대개 왜구가 침략한 마을들은 앞바다가 트이고 선박이 드나들기 좋은 지형을 가진 곳이다. 화북포가 그렇고, 천미포가 그렇고 모슬포가 그러했다. 편리한 대신 매우 쉽게 어려움을 가져다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물며 외부적 요인이 어려움을 가져다줄 때는 내부적 요인은 더욱더 큰 위기를 빨리 부른다. 21세기 제주를 새로운 문명의 땅으로 이끌지는 못해도 여전히 제주인들은 상상 속에서라도 이어도를 꿈꾼다. 그러나 우리는 구식이 될 수는 없다. 상상은 결코 현실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없는 것에서 있음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현실은 현실적으로만 사고할 때 이루어진다. 왜구는 한때 역사적인 개념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 집단, 국가인 한에서는 언제라도 왜구의 길과 같은 본성을 숨기고서 다른 어떤 이름으로 혹은 어느 장소에 제2, 제3의 왜구의 모습으로 재등장할 수가 있다. 서양 세력을 보면 오늘 우리가 경계해야 할 시대정신이 또 다른 왜구를 분쇄하는 것이다. 동맹도 이익을 위해서는 협박하는 오늘날 국제정치에 또 다른 왜구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기우(杞憂)일까? 왜구의 구분에 대하여 왜구라는 말은 원·명나라 혹은 고려·조선의 기록에서 살상과 약탈을 저지르는 일본인 혹은 일본인 집단체로 부르는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왜구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전기(前期)에 걸쳐서 일본인으로 구성된 무장 집단에 의해 행해진 약탈 및 납치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다. 일본 학계에서는 왜구의 구분을 전기 왜구(前期倭寇)와 후기 왜구(後期倭寇)로 나누어 말한다. 전기 왜구란 14~15세기의 왜구를 통칭하며, 후기 왜구는 16세기의 왜구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전기 왜구는 일본인으로 구성된 집단인 데 반해, 후기 왜구는 일본인이 10~20% 정도이고 대부분은 중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것이 일본 왜구 연구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사실 왜구를 전기 왜구(前期倭寇)와 후기 왜구(後期倭寇)로 처음 구분한 일본인 학자는 1959년 다나카 다케오(田中健夫)로 이 말을 유행시킨 인물이다. 왜구에 대한 이 이분법적 구분은 지금도 왜구 연구자들에게 즐겨 사용하는 역사 개념이 되고 있다. 또 다케오는 왜구라는 개념이 성립되고 고려인이 그것에 대한 인식이 고정된 시점을 1350년 경인년 이후의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14~15세기 왜구가 전기 왜구의 출발이라고 설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무라이 쇼스케(村井章介)는 다나카가 전기 왜구 구분에서 누락시킨 13세기 왜구를 문제 삼아 다시 ‘초발기 왜구’라고 새롭게 규정하면서 3분법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역사학자 김보한은 다나카의 전기·후기 왜구 구분과 누락된 13세기 왜구를 보강한 초발기·전기·후기 왜구라는 무라이의 구분이 시대적인 전개 과정에서 불안정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논지에 대한 대안으로 일본사 시대 구분을 새롭게 적용하여 가마쿠라기·무로마치기·센고쿠기 왜구라는 개념으로 3구분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테면 가마쿠라기 왜구는 1223년부터 1323년까지 왜구를 말한다. 무로마치기 왜구는 시기적으로 고려말과 원말·명초가 겹치는 시기에 출현하기 시작해 지역적으로는 고려의 남해·서해안을 거쳐 산둥반도와 중국 연해로 연결되는 무역로를 따라 동아시아까지 활동했던 15세기 왜구를 말한다. 센고쿠기의 왜구는 16세기에 활동했던 왜구로 설정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이제, 학문으로 구걸하는 방식의 거지를 살펴보자. 기록에 따르면 청대에 항주(杭州) 전당문(錢塘門) 밖 소경사(昭慶寺)는 향불이 끊이지 않았다. 유람객이나 참배객이 많을 때마다 거지들이 들끓었다. 하루는 소흥(紹興)에서 온 거지가 나타났다. 여위어 파리한 얼굴에 해학이 있고 전고를 알았으며 소학에도 능통하였다. 그는 다른 거지들하고는 달랐다. 다른 거지들처럼 시장에서 소리 지르지도 않았고 길거리에서 구걸하지도 않았다. 매일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담소를 즐기며 타인의 갈등도 중재하였다. 글자의 음과 글자의 뜻을 물으면 대답하지 못하는 게 없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기꺼이 보시하였다. 10문을 주는 사람도 있었고 20문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돈을 얻으면 밥을 실컷 먹는 것 이외에 남은 돈으로 술을 사서 통쾌하게 마신 후 술에 취하면 곤한 잠을 잤다. 그렇게 반년을 생활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다시는 나타나지도 않았고 어디로 갔는지 아는 사람도 없었다. 청나라 말기에 상해에 팔고문(八股文)을 읊으며 구걸하는 30여 세 난 거지가 있었다. 뛰어난 팔고문을 1문과 바꾸는 것을 본 서생이 가련하기도 하고 한스럽기도 하여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묻자 거지가 대답하였다. “나는 중년에 곤궁해졌소. 주머니에 한 푼도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소. 실로 수치스러우니 다시는 묻지 마시오. 당신이 내게 낡은 신발이라도 한 켤레 주신다면 고맙기 그지없겠소.” 낡은 신발이 없던 서생은 절구 두 수를 짓고 읊으면서 수십 청부(靑蚨, 돈의 별칭)1)을 건넸다. 그가 읊은 시는 이렇다. “초췌한 청삼에 눈물이 계속 흐르나니, 문인이 곤궁하게 되니 가장 애처롭구나. 퉁소를 부는 재주 배우지 못해 명가의 팔고문을 낭송하는구나. 어휴, 나 역시 가난한 서생이라 당신께 청부를 주노니 적다고 책망하지 마소. 같은 문인으로 의론하고 싶으니 오늘부터랑 절대 가난한 집에 가지마소.” 거지는 시를 받아들고는 즉흥시를 읊었다. “더덕더덕 기운 옷 백번 기워 세상에 나섰으니 곤궁에 빠진 이 몸 누가 연민을 느낄까. 세상사 험난해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는데 오늘 당신을 만나니 가난한 사람 구제해주시는 구려.” 곧바로 자리를 뜨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처럼 궁상스런 가난한 서생의 처지가 한탄스럽기 짝이 없다. 옛날 서생은 시문과 같은 학문을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생계 수단이 없어 거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저 배운 학문이 구걸하는 밑천이 되었을 뿐이다. 위 둘을 비교하면 소흥 출신의 젊은 거지보다 중년 거지가 처세관을 보면 트여있기는 하지만 그저 몰락한 서생일 뿐이다. 이쯤 되면 노신의 단편소설 『공을기(孔乙己)』가 떠오를 것이다. 공을기가 전형적인 거지로 전락한 서생이 아니던가! 공을기는 결국 부상으로 인해 죽음을 맞았다. 공을기가 사회 변화를 읽지 못한 비참한 독서인이다. 예부터 지금까지 거지의 구걸 방식을 종합해보면 사람이 일단 곤궁해져 몰락해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여 그럭저럭 되는대로 살아가게 되면 염치를 헤아리지 못하고 온갖 추태를 부리게 되고 타락해 죄악을 저지르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궁해지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되면, 거짓이 존재한다하더라도 인간세상의 여러 세태가 적나라하게 표출된다. 사람들은 살기 위한, 먹기 위한, 욕망을 위한 본능이 낱낱이 드러나고 세상의 추태와 비극이 만들어진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역시 거지 현상을 없애야 한다. 단체적인 병환은 언젠가는 치료해야만 한다. 인류가 살아가는 무대에서 거지가 차지했던 자리는 영원히 역사의 유산으로만 남길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 고금에서 거지가 구걸하는 그림, 거지도(圖)는 인간 사회 생활사의 변태적 투영이며 하층사회의 생활사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청부(青蚨)는 전설 중의 곤충 이름이다. 별칭은 ‘부선(蚨蟬)’, ‘모와(蟱蜗)’, ‘포맹(蒲虻)’, ‘어부(魚父)’, ‘어백(魚伯)’ 등이 있다. 원형은 ‘물장군’일 가능성이 크다. 청부가 아들을 낳았는데 모친과 아들이 헤어지면 반드시 만난다고 전한다. 청부 모자의 피를 돈 위에 뿌려 놓으면 모친의 피를 묻힌 돈이나 아들의 피를 묻힌 돈은 사용하고 난 후에도 반드시 돌아온다고 전한다. ‘청부환전(青蚨還錢)’이란 전설이다. ‘청부(青蚨)’는 돈의 별칭이 되었다. 우리 말 뜻은 ‘파랑강충이’이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무협소설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2019년 5월부터 1년간 연재했던 무협소설의 시즌 2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룹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 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영훈공의 시간은 빠르게 거꾸로 흐르고 있었다. 커다란 달력이 보이는 순간 멈칫했다. 1968년 12월이었다. 양팔과 양다리를 허우적거렸다. 갈(喝)∼ 하고 외치고 싶었지만, ‘응앵!’ 소리밖엔 나오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생시(生時)인가, 꿈인가. 이상하게도 마음이 포근해졌다. 영화를 보듯 마음 느긋하게 관람하기로 했다. 영상이 100배속으로 흐른 후였다. ◆총학 주니어맹주 등극 비하인드 스토리 초등 수련생 시절이 보였다. 집에서 왕복 6km에 달하는 흥산초등수련장을 걸어 다니며 축지법을 수련하고 있었다. 수련장에서 돌아오면 농사무공도 익혔다. 지금 같으면 아동수련생 학대였다. 하지만, 그 시절 시골무림에선 다들 그랬다. 남원중·서귀포고무림을 거쳐 제주대무림에 입학했다. 그의 첫 수련장은 한라산 교지편집위원회. 당시 학생무림 최대 쪽수(인원수)를 자랑했던 NL(민족해방) 계파에 신진 이론을 수혈하는 전위(前衛)조직이었다. 운동무림 엘리트 코스에서 출발했던 것이었다. 다시 100배속. 무림 1993년. 자타공인 제주학생무림 총학 주니어맹주로 등극하고 있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기억났다. 총학캠프에선 기환 수련생(현 민주노총 제주방주)을 비무 후보로 내세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환 수련생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반대 시위를 벌이다 갑작스레 포졸에게 붙잡히고 만다. 캠프에선 급히 다른 후보를 찾았고, 간택된 것이었다. 단독 후보여서 찬반 비무로 진행됐고, 학생 무림인 선택을 받았다. 무림사에 만약이란 가정은 없다. 정치무림 한길만을 걷게 된 운명의 서막이었다. 대학무림을 졸업한 직후인 무림 1994년 3월, 도자무공을 연마하는 선희낭자와 혼인하고 있었다. “내 나이 만 25세였어.” 영훈공은 흐뭇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선희 낭자와는 CC(캠퍼스 커플)였다. 더 좁히면 운동무림 동아리 커플. 신념과 이론을 격렬하게 공감한 동지가 혼연일체가 된 최고 수준의 관계. 동지와의 연애가 최종점에 도달한 것이었다. 속도위반설이 난무했지만, 묵언초식으로 대응했었다. 그 시절엔 다들 그랬다. 영훈공은 영상을 잠시 멈추고 채널을 돌렸다. 선희 낭자 특집프로였다. ◆선희 낭자는 누구인가? 제주대무림 88학번. 제주무림 도예무공 1세대로 꼽힌다. 도예무공 수련을 시작하면서 본인과 약조했다. ‘1일 1그릇(1표)’ 빚기, 신혼 초엔 갓난아이의 요람을 흔들며 물레를 돌려 그릇(표)을 빚었다. 한때는 내조의 여왕이라고도 불렸다. 지금도 회자된다. ‘선(先) 선희 낭자, 후(後) 영훈공’. 영훈공이 비무장에 도착하기 전엔 어김없이 선희 낭자가 있었다. 미리 도착해 분위기를 돋우는 방식으로 유권자 무림인에게 어필한 것이었다. 이후 은유의 달인, 명언 제조무사로 불리며 영훈공 정치 동반자급으로 올라섰다는 평도 있다. 무림 2023년 2월 월간리뷰무림에서의 인터뷰.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고도의 언어무공 진수를 선보이며 증명했다. “도자기(도백) 하나가 나오기까지 깨질 수 있는 요인은 수백 가지다. 그걸 다 통과하고 1000도가 넘는 불(마타도어)을 견디는 작품(무사)만이 살아남아 결과물(당선)을 낸다! 그게 도예(정치무림)의 세계다!” 무림 2025년 11월 18일이었다. 영훈공이 석열 전 지존 계엄무공을 펼칠 당시 자택수련을 했다며 정적들에게 협공받을 당시였다. 자신의 SNS에 어록을 남겼다. “도예무공인만 아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운명은 불이 굽는다는 것을…. 흔들리고 깨져도 나는 그 길을 간다. 그이(영훈공)도 그러하리라.” 무림 2025년 12월 29일 그의 SNS에 때아닌 갈(喝)∼ 기합이 울려 퍼졌다. ”어디에서든 흙과 이쑤시개만 있으면 그 무엇(재명지존 라인)이든 만들어 낼 수 있게 됐어!“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도예무공 득도의 경지에 올라섰다는 자신감이었다. 영훈공은 선희 낭자의 SNS에 ‘좋아요’를 누르며 화답했다. ◆‘와신상버섯’ 대반전 드라마 영훈공이 다시 채널을 고정시켰다. 중원무림 민주화를 이끈 근태거사 라인이었던 20대 후반 모습이 보였다. 새정치국민회의방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사회 무림에 뛰어든 것이었다. 직책은 근태거사 특별보좌무사. 낭만적인 학생무림이 아니었다. 비정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될지 모르는 실전 무림이었다. 병법서를 손에 놓지 않으며 조금씩 공력을 높이고 있었다. 너덜거리는 병법서를 빨래집게로 집으며 표 계산을 했다. 출전 가능할 정도로 표가 쌓여 있었다. 무림 2002년. 제주도의회 무림비무에 새천년민주방 무사로 첫 출전했다. 실전은 높디높은 벽이었다. 한나라방 석현검에 밀려 패배했다. 하지만 4회와 5회 비무에선 연달아 승리. 2선 도의회무림 의원이 됐다. 무림 2012년 도의회무림 의원직을 전격 사퇴하곤 첫 승부수를 던졌다. 중원무림 의원 경선에 나선 것이다. 상대는 중원무림 2선 의원 우남거사였다. 누구나 예상했듯이 패배했다. 졸지에 백수가 된 것이었다. 곧바로 낙향했다. 아버지 버섯 농장에서 일을 하며 값비싼 웅담 대신 갓 딴 표고버섯을 날것으로 씹으며 검을 갈았다. 표고버섯으로 단련한 ‘와신상버섯’이었다. 무림 2016년에 치러진 총선무림 경선에서 ‘국회 무림의 꽃’이 된 3선 우남거사와 다시 만났다. 표고버섯이 공력을 급상승시켰던 덕분이었을까. 우남거사를 누르는 대반전 드라마를 썼다. 여세를 몰아 본선에서도 승리했다. 이후 2선 중원무림의원이 되어 있었다. 무림 2020년 낙연거사 라인을 부여잡았다. 수석비서 수하까지 맡으며 중원무림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뿔싸. 낙연거사가 대권 경선비무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당시 대권무림 경선 후보였던 재명거사 라인으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현타의 아침’ 영훈공 기합의 의미는 희룡공이 변방의 용이 아닌, 중원의 용이 되고 싶다며 제주맹주직을 사퇴한 후 대망의 무림 2022년 시점이었다. 두 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중원무림 의원 전격 사퇴. 경선비무에서 대림검과 붙어 승리했다. 53.13%. 격차는 6.28%. 본선은 너무나 쉬웠다. 무림여론조사 지지율이 워낙 높았다. 뜨끈뜨끈한 테이크아웃 아메리카노를 후후 불어 마시며 여유롭게 유세차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벌일 정도였다. 55.1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그때였다. 영훈공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떴다. 묘시(卯時)였다. ‘현타의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지금은 현실 자각 타임. 잠을 잘 때도 손에 쥐고 자는 스마트폰을 켰다. 요새 들어선 하루에 2~3번도 SNS에 쓰곤 했다. 음성모드로 전환한 뒤 짧고 강렬한 기합을 질렀다. 갈(喝)∼. 같은 시각 밤을 지새우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호검이 영훈공 SNS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맹주의 고뇌가 한없이 응축된 문장, 갈(喝)~. 고수는 단숨에 안다. 단 한 자 안에 고농축된 수십 년 무림사가 읽혔다. 호검이 이해 가득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다 멈칫했다. “영훈공이 잡은 중원무림 라인은 누구인가?” 몹시도 궁금했다. 호검은 급히 정가의보검에게 카톡을 보냈다. ‘전가의 보도’를 살짝 비튼 이름.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보검이란 뜻을 담고 있었다. 오랫동안 중원무림 책사로 활약하다 낙향해 한라산 중턱에서 은둔 중인 무사였다. 정가의보검은 기다렸다는 듯 초스피드로 답변을 보냈다. “으하하!! 영훈공은 무림 2026년 2월 2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모처에서 서울시맹주 출격 예정 무사와 밀실 회동할 예정이다. 재명지존이 공들여 키우는 최애(最愛) 무사 원오 성동구방주다. 제주무림 판을 뒤흔들 큰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
무협소설 연재를 다시 시작합니다. 2019년 5월부터 1년간 연재했던 무협소설의 시즌 2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룹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 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호검이 더불어민주방 라인 분석에 몰두하던 시각이었다.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중원무림과 제주무림의 라인. 시간과 공력이 많이 드는 일이었다. 의미 없어 보이는 라인은 단숨에 잘라내면 간단했지만, 현실을 그리 녹녹지 않았다. 같은 시각.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자시(子時). 제주맹주 영훈공은 제주도청방 집무실에서 홀로 병법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손자병법과 함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오자병법. 격하게 고독할 때 펼쳐보면 위안이 됐다. 중국무림 전국시대의 명장, 평민 백수에서 시작해 재상이 된 무사 오자(吳子). 성씨도 같은 오(吳)씨를 썼다. 자신의 무사 이력과 너무나도 흡사했다. 승률만 빼곤 말이다. 오자는 76전 76승, 승률 100%다. 영훈공의 본선비무 공식 승률은 학생무림(제주대무림 총학) 포함 7전 6승이다. 85.71428571429%. 학구파 무사는 소수점 뒤 자릿수에도 예민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초식은 정밀도에서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단 한 표도 놓칠 수는 없었다. 시간은 어느덧 축시(丑時)를 가리키고 있었다. 예전 ‘젊은 학구파 386세대 무사’로 주목받을 당시엔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밤을 새워도 거뜬했다. 영훈공은 눈을 비비며 잠을 쫓았다. 지금은 한가하게 졸 때가 아니었다. ◆연이은 협공, 고립무원의 위기 중원무림 의원 대림검과 전 의원 재호검이 ‘반(反) 영훈공’을 외치며 뭉쳤다. 당혹스러웠다. 한때 사투를 벌였던 그들이 협공을 펼치고 있었다. 더민주혁신회의방, 기본사회제주본부방, 국민주권도민행복실천본부방, 먹사니즘 제주네트워크방 등 온갖 민주방 성향 계파들도 ‘영훈공 도정은 뺄셈의 정치, 실패한 도정’이라며 연일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었다. 그야말로 고립무원. 언제나 든든했던 후원무사들의 모임 용암회. 제주대총학 주니어맹주 출신 모임이었다. 학생무림에선 총학 주니어맹주를 성골, 부총 주니어맹주와 단대 주니어맹주를 진골로 치는 이도 있다. 용암회 가입 티켓도 일 년에 단 한 장, 총학 주니어맹주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성골만의 철옹성이었다. 주요 멤버 공개는 지금은 천기누설이다. 정 궁금하면 <퓨전제주무림 시즌 1>에 상세히 나와 있다. 어쨌든, 서귀포무림 성곤검의 제주맹주 출전선언으로 쪼개질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영훈공은 습관처럼 제주도청방 홈피에 접속했다. 민망하고 불편한 게 있었다. 아내 선희 낭자에게도 말 못 할 게 있었다. 제주맹주 소개 페이지였다. 프로필엔 1968년 12월생. 걸어온 길엔 1968년 1월로 적혀 있었다. 자신들의 주군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레임덕 징후인가? 정전이 됐다며 암흑천지로 변한 제주도청방에서 ‘해피 버스데이 투 유!’하는 깜짝 파티는 못 해줄지언정. 격한 고독이 층층이 겹쳤다. ◆반로환동과 상일검의 극찬 영훈공은 반로환동(反老還童) 기억을 복기했다. 중원무림 재선 의원 출마 선언을 하던 2020년 1월이었다. 육체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반로환동 무공을 익힌 시기이기도 했다. 백발무사에서 짙은 검은머리 무사로 변신한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공이산(愚公移山)보다 힘들다는 가르마 위치도 바꿨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화룡점정은 정밀한 2대 8 가르마. 정치 모범생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다. 클래식하고 세련된 멋으로 유권자 무림인에게 강한 어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지금은 무림에서 은퇴했지만, 당시 대항마였던 미래통합방 상일검과의 ‘숨 안 쉬고 칭찬 필리버스터‘ 맞짱 대결에선 극찬도 들었다. 이 또한 <퓨전제주무림 시즌 1>에 상세히 나와 있다. “영훈공은 마을의 촌로를 만나면 만면에 웃음기가 가득했으며, 목소리는 한없이 나긋나긋해지고 비단처럼 부드러웠다. 하지만 영훈공이 검을 뽑아 들기만 하면 그 날카로움이 바위를 가를 정도로 날카로웠으니 위기 대처 능력은 천하무림을 통틀어 대적할 자가 많지 않다.” 영훈공은 조금 위안이 됐다. 밤은 더 깊어만 가고, 시간은 인시(寅時)를 가리키고 있었다. 영훈공은 다시 오자병법을 폈다. 속임수 전술의 손자병법과는 달리 정공법 전략의 병법서였다. 지금은 무림의 신이 된 명장 충무공 순신사부 명언도 오자병법에서 따와서 변용시킨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영훈공은 다시 오자병법을 독파했다. 그리곤 잠시 명상에 잠긴 뒤 무릎을 쳤다. 역시 오자였다. 영훈공은 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마음 깊은 곳에 봉인하기로 했다.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한결 마음이 놓인 영훈공이 창밖을 쳐다봤다. 순백의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옛 기억이 소복소복 쌓이는 듯했다. 눈을 감고 회상했다. 겨울 동백꽃이 찬란하게 핀 1968년 동백마을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영훈공은 잠이 들고 말았다. 깊고 깊은, 달콤한 잠이었다. 타임무공을 하듯 자신의 무림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