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석차 방문한 제주에서 함께 온 자국 전통공연단 여성관계자를 성폭행한 몽골 만달시 부시장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됐다. 제주지검은 21일 제주지법 형사2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된 몽골 만달시 부시장 A(44)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6월 4일 새벽 1시께 제주시내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던 20대 몽골인 여성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행사 참석차 몽골 전통공연단을 이끌고 제주를 찾은 몽골 만달시 부시장 A씨는 공연을 마치고 머물던 호텔에서 뒤풀이를 한 뒤 공연단 관계자인 B씨를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제 가족에게 모두 미안하다"며 "앞으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선고는 12월 16일 오전 10시께 이뤄질 예정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반려동물 연관산업 업체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반려인들에게는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할 반려동물 산업박람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도는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반려동물 산업박람회 '제주 펫페어'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도내 첫 선보이는 반려동물 산업박람회는 반려동물을 가족 일원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반려동물 연관산업이 고용효과가 높은 신성장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어 제주지역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상품 전시·판매 ▲기업간 거래(B2B) 컨설팅 및 네트워킹, 일대일 비즈니스 매칭 ▲교육세미나 ▲체험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펫 푸드, 펫 용품, 펫 헬스케어, 펫 리빙, 펫테크, 펫 패션/잡화, 펫서비스 등 7개 분야의 70여 개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품목의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한 기업간 거래(B2B) 프로그램으로 비즈니스 컨설팅과 네트워킹, 일대일 비즈니스 매칭도 진행해 연관산업 업체의 시장 진출과 도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펫로스 증후군, 사료 속의 과학이야기,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진정한 가족의 의미 등 반려동물 전문강사의 세미나와 펫 메디컬 마사지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운영된다. 반려동물과 박람회에 동반 입장할 경우 안전을 위해 이동장·슬링백·유모차·웨건 중 하나를 사용해야 한다. 목줄만 착용하거나 가방 없이 안고만 오면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 문경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도내에서 첫 선보이는 반려동물 산업박람회를 통해 반려동물 산업이 한층 더 성장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에 대한 검찰 구형이 공판 시작 약 10개월 만인 11월 22일 이뤄진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진재경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지사 등 3명에 대한 12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검찰·변호인과 논의 끝에 오는 11월 22일 오후 2시께 이 사건 심리를 끝내는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다. 결심공판은 검찰이 피고인에게 구형하고, 변호인과 피고인 측 최후진술을 듣는 절차다. 다만, 1심 선고가 연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선고는 언제 이뤄지느냐"는 오영훈 지사 측 변호인 질문에 "검토할 자료가 광범위해 연내에 선고할 수 있을까 싶긴 한데…."라고 답했다. 재판부는 결심공판에 앞서 다음 달 18일과 25일 두 차례 공판을 더 진행하고 증인 신문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이 피고인 신문을 신청할 것에 대비해 11월 8일도 공판 기일로 잡았지만, 오 지사 측 변호인이 "검찰 수사 단계에서 진술한 조서를 재판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했을 뿐 아니라 오 지사가 진술을 거부할 소지가 커 실익이 거의 없다"고 주장해 실제 공판이 열릴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오 지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을 때도 대부분 질문에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 지사와 함께 기소된 제주도서울본부장과 대외협력특보에 대한 증인 신문 후 오 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23일 오 지사 등을 기소했다. 오 지사 등은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인 지난해 5월 16일 선거사무소에서 도내·외 11개 업체와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력 업무협약식'을 열고 이를 언론에 보도하는 방식으로 사전선거 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는 오 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또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 대비한 지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캠프 내 선언문 작성자를 지정하고 초안을 만들어 이를 여러 단체를 통해 발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불법 경선 운동을 벌인 혐의로도 기소됐다. 선거법 1심 재판 선고를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개월 안에 내리도록 한 공직선거법 강행규정에 따르면 오 지사에 대한 1심 선고는 지난 5월 22일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검찰이 신청한 증인만 40명에 달하고, 증인 신문 시간도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1심 선고가 6개월 이상 지연됐다. 이 규정은 따로 강제할 수단은 두고 있지 않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저출산 영향으로 제주지역 학생수가 5년 뒤 8000명 넘게 줄어들 전망이다. 초등학생 수는 1만여명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도교육청은 도내 학령인구와 학생수 변화 추이, 교원 수급, 교육시설 등 교육여건을 반영한 2023∼2028학년도 초·중·고·특수학교 중기학생배치계획을 확정해 20일 발표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도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전국 평균 0.78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2022년 도내 출생아 수는 2000년 8633명보다 약 58.3%(5033명) 줄어든 3600명으로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특수학교 학생 수는 2023년 7만9557명에서 2024년 7만9443명, 2025년 7만8495명, 2026년 7만6367명, 2027년 7만3971명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2028년에는 7만1340명으로 올해보다 8000명 넘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초등학생은 2000년 4만6778명에서 2023년 4만531명으로 13.4%(6247명) 감소했다. 게다가 저출생 영향으로 5년 뒤인 2028년에는 3만311명으로 1만명대(약 25%)까지 인원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제 재학생 수가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분교장 제외)도 올해 16곳에서 2028년에는 30곳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도교육청은 저출생으로 인한 학생수 급감이 읍면지역 학교의 소규모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중학생은 2023년 1만9898명에서 당분간 늘어 2025년 2만114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28년 1만9738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고등학생은 2023년 1만8583명에서 당분간 증가 추세를 보여 2028년 2만705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도교육청은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수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2024학년도 학급당 배치기준을 올해 대비 1명 감축해 과밀학급 해소에 초점을 맞춰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과밀학급 비율을 올해 11.4%(1826학급 중 209학급)에서 2024학년도 7.3%(1790학급 중 131학급)로 줄일 계획이다. 반면 중·고교의 경우 학생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원 정원이 감축돼 교원 정원 추가확보 없이는 과밀학급 해소가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다. 도교육청은 2024학년도 중학교의 경우 제주시 서부 동지역은 학급당 배치기준을 30명으로, 그 밖의 동지역은 29명으로 각각 1명 상향하고 고교 역시 평준화고 배치기준을 애초 29명에서 30명으로 상향했다. 또한 도내 특수교육대상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 1974명에서 2028년 2022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도교육청은 특수학교(급)을 2024학년도에 9학급, 2025학년도에 8학급 신·증설할 계획이다. 학교 신설 계획의 경우 가칭 아라월평초·중과 서부중 신설이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되나 서부중의 경우 예정 부지에 대한 문화재 시굴 조사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다소 유동적이다. 오등봉초는 사업시행자와 '학교용지 및 학교시설 기부채납 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신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개교 예정 시기는 2027년 3월이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저출생 영향으로 초등학생 수 급감이 현실화되고 있고, 향후 중학교, 고등학교 순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령인구 감소 등을 고려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적절한 학생 배치가 이뤄지도록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지역 일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의 야간시간대 제한속도가 최대시속 50㎞로 변경됐다. 제주경찰청은 2023년 제2차 교통안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5개 구간과 사고 다발 구간·관광지 주변 4개 구간 등 총 9곳의 제한속도 조정 건을 심의 가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하도초와 구엄초, 영지학교, 하례초, 신산초 어린이보호구역 5곳에서 오전 7시∼오후 9시 시속 30㎞, 오후 9시∼오전 7시 시속 50㎞로 제한속도가 변경됐다. 제주에서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을 야간에 별도로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최근 3년간 어린이 보행사고가 1건 이하이고 횡단보도 내 보행자 신호기가 설치돼 있는 등 야간시간대 제한속도를 완화해도 사고 유발 위험이 적은 지역을 시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서귀포시 동홍로 남주고∼구 동홍동주민센터 구간은 시속 50㎞에서 40㎞로 하향됐다. 또 중문로 중문119센터∼중문고 구간은 시속 70㎞에서 50㎞로, 안덕면 병악로 관광테마파크 구간은 시속 60㎞에서 50㎞로 변경됐다. 당초 속도제한이 없던 사계로114번길과 사계북로(산방산삼거리)는 제한속도 시속 40㎞로 지정됐다. 변경된 제한속도는 관련 시설물 교체설치가 완료되는 시점부터 적용된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교통환경 변화에 따른 규제와 완화 필요 지역에 대해 지속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한 이웃을 찾아갔다가 먼저 마주친 신고자의 아내를 흉기로 위협한 5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진재경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54)씨에 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6일 오전 8시 30분께 술에 취한 채 제주시 한경면에 있는 60대 여성 B씨 주거지를 찾아가 준비해온 흉기로 B씨를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이웃주민 사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음주운전을 하다 B씨 남편 신고로 적발돼 벌금 8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자 이에 앙심을 품고 신고자를 만나러 주거지로 찾아갔다. A씨는 신고자의 아내 B씨를 보자 "네 남편 어디갔냐, 죽이겠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첫 공판에서 "답답한 마음에 오토바이 짐칸에서 흉기를 잠깐 꺼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다 피해자와 목격자 증언을 듣고 나서야 잘못을 시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잠도 제대로 못 이루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음에도 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데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양형사유를 밝혔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눈이 마주쳐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로 이웃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60대에게 징역 7년이 구형됐다. 제주지검은 21일 오전 제주지법 형사2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 5월 15일 오전 3시 50분께 제주시 아라동 한 아파트 상가 앞에서 40대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복부를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A씨 범행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우연히 만났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A씨는 눈이 마주쳐 기분이 상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흉기를 들고나와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측은 "망상 등 정신과적 진단을 받은 A씨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치료감호 처분을 받았지만 치료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검사결과 재범위험이 높게 나오고,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구형 사유를 밝혔다. 선고 공판은 11월 9일 오전 10시께 열릴 예정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가 아파트 우편함에 넣어둔 현금을 훔쳐 중간수거책에게 돈을 넘긴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A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1시 26분께 70대 B씨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제주시 삼양동 한 아파트 우편함에 넣어둔 현금 35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사건 당일 오전 9시께 우체국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 전화한 뒤 "개인정보가 유출돼 기존 계좌에 있는 현금을 인출하지 않으면 계좌에 있는 현금이 모두 빠져나간다"고 속여 B씨가 계좌에서 인출한 돈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아파트 우편함에 넣도록 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 지시에 따라 우편함에서 현금을 훔치고 곧바로 제주국제공항으로 이동해 김포행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서 중간수거책에게 돈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압수수색영장 등을 발부받아 피의자 인적 사항을 특정하고 지난 18일 대구 북구 모처에 있던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A씨가 이 사건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사실을 파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보이스피싱임을 알고 있었지만, 돈이 궁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 범행 대가로 6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자치경찰단은 '2023년도 자치경찰공무원 순경 공개채용' 응시원서 접수 결과, 8명 채용에 83명이 지원해 평균 1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남자의 경우 7명 모집에 66명이 지원해 9.4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여자는 1명 모집에 17명이 지원해 1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자치경찰공무원 신규채용은 다음달 7일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다음달 셋째주 신체체력검정을 진행한다. 적성검사·면접시험을 거쳐 12월 15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정근 제주자치경찰단 경찰정책관은 “역량있는 자치경찰공무원을 채용해 치안이 확보된 제주, 일상이 안전한 제주를 만들어가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코로나로 멈췄던 수학여행단 물결이 다시 출렁이고 있다. 제주도는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초‧중‧고 955개교, 15만9200명이 수학여행 전 안전점검서비스를 요청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2021년(28개교)과 비교해 약 33배, 전년(687개교) 대비 1.4배(39%) 늘어난 것이다. 도는 올해 안심수학여행서비스 요청에 따라 숙박시설 1073곳, 음식점 3185곳, 체험시설 447곳 등 4705곳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을 벌였다. 안심수학여행서비스 사전점검 요청 대상 수 또한 지난해 숙박시설과 음식점, 체험시설 3752곳 대비 25% 늘었다. 도는 사전 안전점검을 통해 음식점과 숙박시설 70곳에 소방, 전기, 가스 등 153건의 현지 시정조치를 내려 안전 위해요소를 제거했다. 도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과 협력해 여객선을 이용해 제주로 입도하는 수학여행단에 여객선 안전점검 및 안전교육 등을 제공하는 ‘여객선 안심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강동원 제주도 도민안전건강실장은 “'안전만큼은 내가 먼저'라는 적극적인 자세로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안전관리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도는 2014년 3월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안심수학여행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8099개교, 145만3339명이 이용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만성적인 항공기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는 제주공항 인근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일련의 소송을 통해 약 3억원의 위자료를 받았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제주지방법원이 4건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내린 화해권고 결정에 따라 지난 4∼7월 2억9651만7250원을 공항 인근 주민 964명에게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했다. 공항으로부터 거리나 거주 기간 등에 따라 배상금에 개별 편차는 있지만 피해주민 1인당 평균 30만8000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주민들은 지난해 2∼8월 제주공항 항공기의 이·착륙 소음에 노출돼 피해를 봤다며 많게는 수십만원의 피해 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공항 인근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보상하라며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처음으로 주민들의 손을 들어 준 2002년 이래 요건이 충족되면 판결이나 화해 권고를 통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왔다. 당시 법원은 서울 김포국제공항 주변 주민 100명이 국가와 한국공항공사(당시 한국공항공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2018년에도 광주 광산구 공군비행장 소음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파기환송심을 거쳐 첫 소송 제기 13년 만에 피해배상을 받게 된 바 있다. 또 2021년에는 대법원이 부산 김해국제공항 인근 딴치마을 주민들에게 정부가 소음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한 바 있다. 박상혁 의원은 "공항의 공공성을 고려하더라도 많은 인근 주민이 항공기 소음으로 끊임없이 피해를 보는 만큼 사전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제주 평화로에서 차량 5대가 잇따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8분께 제주시 애월읍 고성교차로에서 차량 5대가 연쇄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어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나뉘어 이송됐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내국인 면세점이 추석을 맞아 풍성한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제주관광공사 중문면세점(이하 JTO중문면세점)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도민과 관광객 등 면세점 방문객을 대상으로 '추석맞이 특별 프로모션'을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기간 JTO중문면세점은 일부 품목을 30∼40% 할인 판매하고 일정 금액 이상 물건을 구매했을 때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추가로 시행한다. 특히, JTO중문면세점은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28∼30일 3일간 패션, 시계, 액세서리, 선글라스 등 고객이 선호하는 품목을 2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100% 선물을 증정하는 '보름달 아래 윷놀이' 이벤트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JTO중문면세점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프로모션을 기획하게 됐다"며 "JTO중문면세점에서 준비한 풍성한 상품들과 함께 풍요롭고 행복한 추석 연휴가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JTO중문면세점은 공항·항만을 이용해 제주에서 출발하는 도민과 여행객 모두 연간 6차례 이용할 수 있다. 구매 한도액은 1회당 미화 800달러다. 주류 2병(미화 400달러까지)과 담배 10갑은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남원 공공하수처리시설의 하수 처리용량이 기존 8000t에서 1만6000t으로 2배 늘어났다. 처리율이 108%에서 60%대로 대폭 낮춰져 서귀포 남원·표선지역의 하수 처리가 안정될 전망이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도내 안정적인 하수처리를 위한 남원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을 완료하고 오는 25일 오후 3시 30분 준공식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도는 분류식 하수처리구역 확대 및 대규모 개발사업 등으로 하수 발생량이 늘어난 서귀포 남원·표선지역의 안정적 하수처리를 위해 기존 8000t의 하수처리 시설을 1만6000t으로 확충했다. 209억원을 투입한 이번 증설공사는 2020년 9월 착수해 지난달까지 기자재 설치 및 종합 시운전을 거쳐 이달부터 정상 운영에 돌입했다. 증설사업에는 처리 효율이 우수한 고도하수처리공법(KIDEA)을 적용했다. 고도하수처리공법은 생물학적 미생물 처리(SBR)공법 중 하나다. 처리공정(혼합-포기-침전-방류)을 하나의 반응조에서 운영해 남원하수처리장과 같이 부지가 협소한 공간에 유리하고 처리 효율이 우수하다. 도 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는 지난 4개월간 하수처리 전문 시운전팀을 가동해 하수처리 종합 시험운전을 벌였다. 최종 준공 전 3차례에 걸친 방류수 수질검사결과에서도 강화된 법적 수질기준을 충족하는 합격결과를 보였다. 남원하수처리장은 지속적인 하수처리율 증가로 2020년 97%, 2021년 103%, 지난해 108% 등 적정 처리율을 상회해왔다. 하지만 이번 증설사업 완공으로 처리율을 60% 수준으로 낮춰 향후 예상되는 발생 하수량 증가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재섭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남원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이 완료돼 처리장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하수처리장 증설사업 정상 추진 및 조기 사업 마무리를 통해 안정적인 하수처리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증설사업이 완료된 남원, 성산, 보목, 색달, 대정하수처리장을 제외한 제주, 서부, 동부 하수처리장 증설에도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다. 이 중 제주하수처리장(9만t 증설)과 동부하수처리장(1만2000t 증설)은 지역주민들과 주민합의를 통해 지난 4월과 7월 증설공사를 시작했다. 서부하수처리장(2만t 증설) 또한 2021년 3월 착공해 현재 공정률 41%로 추진되고 있다. 도내 하수처리장 시설용량은 26만6000t으로 일일 하수발생량이 하수처리장 시설용량에 육박하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제주지역 교원 10명 중 7명이 교육활동 침해 수준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 이상은 최근 침해를 경험한 적이 있었다. 19일 제주융합과학연구원 제주교육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2023 상반기 연구공개보고회'에서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학교 구성원의 인식 조사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교원 675명, 학생 2038명, 보호자 17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침해 수준 심각성을 묻는 항목에 교원 69%, 보호자 59.8%, 학생 30.4%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교원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 교육활동 침해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학생에 의한 침해 경험은 37.6%, 보호자에 의한 침해 경험은 31.6%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보면 학생에 의한 침해는 초등학교(41.9%), 고등학교(37.9%), 중학교(31.3%) 순이었다. 보호자에 의한 침해는 초등학교(36.8%), 중학교(27.4%), 고등학교(19.8%) 순으로 초등학교에서의 교육활동 침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년간 경험한 침해 유형은 학생에 의한 침해의 경우 모욕·명예훼손(29.5%), 반복적이고 부당한 간섭(24.5%), 공무·업무방해(22.3%) 순이었다. 보호자에 의한 침해 역시 모욕·명예훼손(31.4%), 반복적이고 부당한 간섭(28.9%), 공무·업무방해(20.9%) 순이었다. 교육활동 침해 처리 만족도는 보호자에 의한 침해(54.4%), 학생에 의한 침해(52.4%) 모두 부정적인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교육청·학교 교권보호위원회 운영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교원 68.6%, 보호자 30.6%, 학생 14.6%로 보호자와 학생은 대체로 교권보호위원회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교원도 모른다는 응답이 16.1%나 됐다.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묻는 항목에서도 교원과 학생·보호자 간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교원의 경우 법·제도 강화(24.3%), 즉각적인 대응조치 구축(20.3%) 등 실질적 보호 방안을 요구한 반면 학생과 보호자의 경우 학교 구성원 존중문화 조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연구를 수행한 김경혜 연구원은 "교육활동 침해 조치에 대해 교사의 절반 이상이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요구되며,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해결 방안에 대해 교원과 학생·보호자 인식 차이가 있어서 공론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교육활동 보호 전담기구가 필요하다. 현재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교육청에 전담 부서를 두고 침해 사안 예방과 신속한 사안 처리, 현장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청 이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침해 사례를 면밀하게 파악하는 후속 연구, 아동학대에 대한 교육청 자문기구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 결과와 관련해 제주도의회는 교육청의 교육활동 보호 지원방안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날 도의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정이운 교육의원은 "시의적절한 주제의 연구였는데, 연구로 끝날 것이 아니라 시사점이 정책에 반영돼야 하는데 교육청이 내놓은 방안에는 정서 지원 관련 외에 나머지 부분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고의숙 교육의원은 현재 교육활동 보호 세부대책을 소관하는 부서가 제각각이라고 지적하며 "다른 데도 아니고 교육청 정책연구센터에서도 전담기구 신설을 요구했다.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경규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은 "연구 결과와 더불어 현장 소리를 더 들어서 교육활동 지원 방안을 보완해 나가겠다"며 "전담기구 설치는 조직과 예산 문제가 있어서 지금 당장 이렇게 하겠다 결정할 수는 없지만,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치솟은 물가 때문에 가계살림이 버거운데, 나라살림도 못지않게 심각하다. 올해 세금이 정부가 예산을 짜며 예측한 것보다 큰 폭으로 덜 걷히기 때문이다. 나라살림 밑천인 국민 세금이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빚을 내거나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을 위해 마련한 외국환평형기금 등 다른 데서 돌려써야 한다. 올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원 적다. 예산을 편성할 때 설정한 국세 수입 목표(400조5000억원) 대비 얼마나 걷혔는지 보여주는 세수 진도율은 54.3%. 이 또한 지난해보다 11. 6%포인트 낮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걷히는 세금은 당초 세수 추계보다 60조원 정도 적은 340조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세수 오차율이 15%나 된다. 2021년 17.8%(61조3000억원), 2022년 13.3%(52조5000억원)에 이은 두자릿수 오차다. 2000년 이후 세수 오차율이 평균 4%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도 세수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3년 연속 두자릿수 오차율 기록은 1988~1990년 이후 33년 만이다. 올해 세수 오차는 반도체 경기 불황으로 대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법인세가 덜 걷힌 데다
오늘은 어머니가 그렇게 기다리는 일요일이다. ‘죽어도 교회에 가서 죽겠다’는, 그 날이다. 어머니는 일요일을 ‘주일’이라 부른다. ‘주님의 날’이란 뜻이다. 어머니가 주일을 그토록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한 건, ‘일을 하지 않고 쉴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농사철의 농촌은, 그야말로 어린 아이의 조막손도 아쉬울 정도로 분주하기 그지 없다. 농사란 때가 있고, 그 때를 놓치면 한 해 농사가 소망을 잃는다. 일꾼(놉)을 빌어서 하는 ‘모내기’ 같은 경우는 집안의 대사다. 어떤 이유로든 물릴 수 없는, 이웃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머니가 이른바 예수를 믿게 되면서부터 일요일은 주일이 되었다. 성경에서 말하는 안식일, 쉬는 날인 것이다. 구약성경에 보면 안식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안정되는 듯했던 물가가 다시 뛰며 불안해졌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3.4% 올랐다. 6~7월 두달 연속 2%대였던 물가상승률이 석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폭염·폭우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추석이 코앞인데 ‘금사과’로 불릴 정도로 명절 성수품인 과일값이 크게 올랐다. 올가을 과일 가격은 봄철 저온 피해와 여름철 호우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해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비쌀 것으로 관측됐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망). 게다가 국제유가는 9월 들어 더 큰 폭으로 뛰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연말까지 원유 감산을 연장하기로 결정하자 10개월 만에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동절기 물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물가가 다시 상승하는데 성장은 계속 둔화하는 모습이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2분기 연속 0%대 성장인 데다 내용도 좋지 않다.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힘겹게 성장세를 이어간 ‘불황형 성장’이다. 고금리에 따른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라는 말은 매그너스 재활 요양병원, 한원주 원장님의 마지막 인사말이다. 아침마다 이 병원 2층에서는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라는 노래가 나지막이 울려퍼진다. 그러면, 중증환자부터 치매 노인까지 모두 자신만의 그리운 누군가, 가고 싶은 어딘가를 떠올리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노래가 끝나면 한 원장님은 병실을 순례하며 아침 진료를 시작한다. 한원주 원장님은 1982년, 국내 최초로 환자의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과 환경까지 함께 치료하는 '전인치유소'를 열었다. 그리고 가난한 환자들의 생활비, 장학금을 지원하며 온전한 자립을 돕는 무료 의료봉사에 전념하였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서 아흔이 훌쩍 넘은 연세에도 환자를 돌보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알고 가족들도 힘겨워하는 치매 노인들을 위해 의술을 펼쳤다. 요양병원에서 받는 월급 대부분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며 주말이면 외국인 무료 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주기적으로 해외 의료봉사도 다녔다. 90이 넘은 고령에도 주 5일을 병원에서 숙식하며 환자들과 동고동락을 하였다. 2020년 9월 30일, 9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다. 별세 직전인 8월 7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사기(史記)』는 중국 고대 왕국으로부터 전한(前漢) 시기까지 중국 1000년 역사를 다룬 책이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기술했다. 총 130권 52만6500자에 이른다. 방대한 분량도 그렇지만 『사기』가 빛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천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역사서의 귀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사기』 마지막 편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정치 지도자의 통치 형태를 5개 등급으로 나눈다. “고선자인지(故善者因之), 기차이도지(其次利道之), 기차교회지(其次敎誨之), 기차정제지(其次整齊之), 최하자여지쟁(最下者與之爭)!” 풀이하면 이렇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순리(順理)의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을 이익으로 이끄는 정치다.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들을 단속하여 가지런히 하는 정치다.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들과 더불어 다투는 것이다." 백성을 이해시키고, 스스로 따르게 할 일을 놓아두고, 오히려 백성과 갈등을 일으켜 고통스럽게 하는 통치 행태가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렇게도 자신이 없나? 무에 두려울 게 있다고 이리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가? 이게 우리 존립의 근거인지 도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
‘위대한 제주시대를 연다.’ 1995년 6·27 지방선거에서 승리, 민선 1기 제주도지사에 오른 신구범 도정의 출발은 이 슬로건 하나로 함축됐다. ‘경쟁과 자존, 그리고 번영’이란 ‘서브 타이틀’이 붙은 그 슬로건이 던진 화두는 사실 위력적이었다. ‘변방사고’에 머물렀던 제주인들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고취했다. 게다가 그 시절 등장한 다른 민선 지방정부가 내세우는 ‘늘푸른~’·‘맑고 아름다운~’·‘행복한 ○○ 건설’ 등의 천편일률적인 구호와는 아예 수준을 달리했다. 관선 지사를 거쳐 53세의 나이에 민선 1기 제주도백으로 오른 신 전 지사의 발상과 구상은 사실 그 시절엔 획기적이었다. 삼다수란 브랜드로 먹는샘물 국내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상품으로 키워냈고, 지금으로선 금자탑으로 불리는 제주국제컨벤선센터를 만들어냈다. 제주만의 대표축제이자 세계인의 축제로 기획된 ‘세계섬문화축제’ 역시 신구범 지사시절 작품이다. 제주도가 매해 1천억원에 가까운 로또복권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그가 지자체로선 처음으로 관광복권을 발행하는 기관의 지위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8년 민선 2기 제주지사로 우근민 도정이 출범하자 슬로건은 바뀌었다. ‘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제주교육계 현장이다. 도무지 민주제 작동원리와는 거리가 먼 일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6월1일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교육감 후보를 정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다. 한마디로 절차적으로도 문제지만 주민자치 직선이란 대의명분을 몰각하고 있다. 교육계 현장에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념적 잣대가 등장하는 것도 마뜩치 않지만 현 이석문 교육감의 3선 도전에 맞서는 보수성향 그룹의 단일화 방식은 우선 중대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임받지 않은 권력’이 후보를 정하겠다는 논리가 문제다. 어느 누구도 그들을 대의원으로 정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선거인단’을 꾸려 후보를 좌지우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주도한 건 제주바른교육연대다. 진보진영 이석문 현 교육감에 대항할 보수성향 후보로 고창근(71)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과 김창식(65) 전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2명이 참여,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는 자동응답조사(ARS) 조사 방식으로 한다. 조사대상은 제주도민 50%와 선거인단 50%다. 선거인단은 교육단체
나나차(Nanatea) - 사피예 칸(Safiye CAN) 우리는 나나차를 둘이나 여럿이 함께 마신 적이 없지 우리는 충분히 춤을 추지 못했고 우리는 함께 자전거를 타러 간 적이 없어. 네가 말할 때 코를 잡으면 어떤 소리를 내는지 알려고 코를 꼬집은 적도 없었지 우리는 거리에서 서로 키스를 충분히 하지도 않았지! 하지만 언제 충분히 키스할까? 서로 사랑할 때? 작년부터 담배를 안 피웠어. 나는 수년간 채식을 해왔고 그리고 달걀도 먹지 않았어. 나는 너 없이 전염병에서 살아남았어. 치명적인 자연재해와 그리고 인종차별 테러로부터 난 너 없이도 살아남았어. 그런데도 제정신을 유지했지. 여름에는 손톱을 밝은 빨간색으로 칠하지 가을에는 청록색. 사람들에게는 많은 것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나는 아직도 큰 소리로 웃는 것을 좋아해. 나는 사랑이 넘쳐 그 안에 생명을 담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서 그 안에는 생명이 없는 것에는 나는 사랑을 뿌리고 싶어 내가 밟는 곳마다 내가 절대 가지 않을 곳에도 난 온 세상을 내 품에 안을 거야 그리고 항상 간직하고 싶어 해를 입지 않는 삶을. 이 중 아무것도 성공하지 못하지! 우리는 나나차를 함께 마신 적이 없어 그리고 난 알아 지금은 절대 화해하지 못할 거야. Nanatea (By Safiye CAN) We never drank Nanatea together and on the whole we didn’t dance enough. We never went cycling together on the whole, I didn’t pinch your nose enough to hear what you sounded like when you talked. We didn’t kiss each other enough on the streets. But when is kissing ever enough when you love each other? I haven’t smoked since last year I’ve been vegetarian for many years and don’t eat eggs. I have survived a pandemic without you catastrophic natural disasters and racist terror attacks I have survived you without you and nevertheless have stayed sane. In the summer, I paint my nails merry-red in autumn blue-black. Many things stay the same with people I still love to laugh loudly. I overflow with love for everything that carries life inside it that carries no life inside it. And I want to sow love wherever I tread wherever I’ll never go. I’d take the whole world in my arms and always want to keep life from harm. Next to nothing of this succeeds. We never drank Nanatea together and I know we’ll never make it up now. (Translation from the German original into English by Martin Kratz, United Kingdom) ◆ 사피예 칸(Safiye CAN) = 독일 오펜바흐에서 태어났으며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에서 철학, 법률 및 심리 분석학을 전공했다. 사피예 칸은 2002년 이후 독일어로 쓴 시와 이야기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다수의 잡지, 신문 및 애나톨로지에 등장한 후 2014년 첫 번째 시집 "Rose und Nachtigall"을 출판했다. 시집은 출간 첫 주에 둘째 판을 발행하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는 "Diese Haltestelle hab ich mir gemacht"(내가 이 정류장을 만들었다)와 "Kinder der verlorenen Gesellschaft"(잃어버린 사회의 어린이)라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시집을 출판하였으며, 각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및 미국에서 문학 콘서트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녀는 2004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시 작업장을 개최하고 2014년부터는 "Dichter-Club"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다. 독일 PEN 센터, 독일 작가 조합, 독일 번역가 협회 회원인 Safiye Can은 미국 Northern Arizona 대학 및 독일의 여러 대학에서 시에 대해 강의를 하였으며 그녀의 시는 영어, 불가리아어, 체코어, 프랑스어, 아랍어, 카바로어, 중국어 등 많은 언어로 번역되었다. 2022년 중국에서 발행된 'Rendition of International Poetry Quarterly Magazine' 106호에 수록된 그녀의 시는 해당 문예지 포털에도 게시되었다. ☞ 강병철 작가 = 1993년 제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16년 『시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2년 제주대에서 국제정치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 인터넷 신문 ‘제주인뉴스’ 대표이사,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실장 및 연구이사,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 특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주통일교육센터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며 국제펜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됐다. 국제펜투옥작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 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 『펜 문학 겨울호』(2009)에 소개했다. 2022년에는 베트남 신문에 시 ‘나비의 꿈’이 소개됐다. ‘이어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이어도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이어도로 간 어머니’로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1회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주관하는 제19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다. 강병철 박사의 시와 단편소설은 베트남, 그리스, 중국 등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계간 문학지 《국제시가번역(国际诗歌翻译)》에도 강 작가의 시 두편이 소개되었다.
"우리가 하나되면 회색이 되나?" "뭐? 쥐가 된다고?" ☞ 오동명은? = 서울 출생.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사진에 천착, 20년 가까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을 거쳐 국민일보·중앙일보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했다. 1998년 한국기자상과 99년 민주시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사진으로 세상읽기』,『당신 기자 맞아?』, 『신문소 습격사건』, 『자전거에 텐트 싣고 규슈 한 바퀴』,『부모로 산다는 것』,『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야』,『울지 마라, 이것도 내 인생이다』와 소설 『바늘구멍 사진기』, 『설마 침팬지보다 못 찍을까』 역사소설 <불멸의 제국> 소설 <소원이 성취되는 정원> 소설 <장군어미귀향가>등을 냈다. 4년여 제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자연과 인간의 만남을 주제로 카메라와 펜, 또는 붓을 들었다. 한라산학교에서 ‘옛날감성 흑백사진’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에서 신문학 원론을 강의하기도 했다. 현재는 지리산 주변에 보금자리를 마련, 세상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매일 서귀포에서 제주시까지 각 지역에서 오일장, 매일장이 열린다. 시장에서는 온갖 상품들이 즐비하고, 이를 구경하고 사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고 있다. 제주지방법원에서도 매주 화요일 시장이 열린다. 부동산 경매시장이다. 이 경매시장에도 소유권등기를 할 수 있는 과수원, 임야, 대지 등의 토지와 주택, 상가, 아파트, 빌라 등의 건물 뿐만 아니라 자동차, 선박 등 다양한 물건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부동산 경매 시장이라고 하면 왜인지 전문 지식을 갖추어야 될 것 같고, 많은 돈이 있어야 될 것 같고, 온갖 문제가 많은 물건들이 경매 시장으로 나온다는 생각에 이에 대해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 실상인 것 같다. 그런데 물건을 꼭 사지 않더라도 자꾸 옆에서 구경하다 보면, 부동산 경매 시장만큼 재밌는 곳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부동산 경매 시장은 작은 사회 그 자체다. 금리가 오르다 보면, 담보 대출금을 갚지 못하여 경매 시장에 부동산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고, 담보 대출 실행도 여의치 않아 부동산을 낙찰 받기도 힘들게 되는데, 이에 반해 돈이 준비된 사람들은 그 만큼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 이는 요즘 부동산 현황과 같다. 또한 물건마다 사연이 없는 물건이 없다.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는 물건의 등기 뿐만 아니라, 현황조사서, 감정서, 전입신고서 등 물건에 관련된 자료들이 제공되는데, 이를 통해서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서인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해서인지, 형제들 간의 싸움이 나서인지 등 물건이 경매 시장에 나온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을 보면, 유치권이 유효한 건물을 낙찰 받게 되어 낙찰 대금과 더불어 유치권으로 담보되는 공사 대금까지 떠안는 경우도 있고, 건물 안에 살던 임차인의 보증금을 책임져야 되는 경우도 있어 부동산 경매 시장이 위험천만한 곳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반해 굳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더라도,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내 집을 마련하거나 농사를 지을 농지를 마련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는 세상의 온갖 법적, 경제적 갈등으로 인하여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물건들과 이를 낙찰받고 싶어 하는 수많은 사람들 간의 치열한 눈치싸움 등 부동산 경매 시장만의 묘한 매력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동산경매시장을 찾아가 보고 알아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발품과 눈품을 팔다보면 어느새 요령도 생기고, 세상사 이치도 깨달을 수 있을 터. 결국 경험이 축적돼야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횡재'의 기회도 다가온다. ☞홍광우는? = 대한변호사협회 부동산 및 형사전문변호사다. 현재 서귀포경찰서에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시민위원, 선도심사위원회 전문위원, 수사민원 상담센터 법률상담 변호사 업무를 맡고 있다. 또 서귀포시교육청 지방공무원인사위원회 위원, 서귀포지역 건축사회 법률자문위원회 위원, 서귀포시 노인복지관 고충처리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논어·자로(子路)』의 기록이다. “자하가 거보(莒父 : 마을 이름)의 읍재가 되어 정치에 대해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서두르지 말고, 작은 이익을 추구하지 마라. 서두르면 달성할 수 없고, 작은 이익을 추구하면 큰일을 이룰 수 없다.’” 자하가 정치하면서 어떻게 하여야 잘 할 수 있냐고 묻자 공자가 한 대답이다. 거창한 것 하나 없다. 간명하다. ‘서두르지 마라’, ‘작은 이익을 추구하지 마라.’ 어떤 일이든 빨리 끝내는 것은 그리 나쁜 일은 아니지만, 일을 빨리 처리하는 것만 능사가 돼서는 안 된다. 반드시 품질을 보증할 수 있고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순하게 빠름만을 추구하면 허술하게 된다. 조잡하게 된다. 심지어 오류가 생기고 손실을 입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 일을 빨리 처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까다롭게 된다. 청나라 때 마시방(馬時芳)의 『박려자(朴麗子)』에 기록된 이야기이다 : 한 농부가 날이 곧 저물 때 귤 바구니를 지고 성으로 가고 있었다. 성문이 닫히기 전에 도착할 수 없을까봐 조급해졌다. 그때 앞에서 어떤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물었다. “성문이 닫히기 전에 성에 들어갈 수 있겠나요?” 그 사람이 조급해하는 농부를 유심히 보다가 답했다. “당신이 천천히 걸어서 가기만 하면 도착할 수 있을 거요.” 농부는 그 사람이 고의로 자신을 놀리고 있다고 생각해 화를 내면서 말했다. “그래, 천천히 걸으면 성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빨리 걸으면 성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이요!” 농부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걸음을 재촉해 걷다가 실수로 넘어졌다. 바구니에 담긴 귤이 몽땅 땅에 떨어져 흩어졌다. 농부는 급히 귤을 주어다 바구니에 담았다. 한참동안 귤을 주어 바구니에 담다보니 날은 저물어 버렸다. 성문이 닫혔다. 농부는 그날 성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주역』은 말한다. “산 위에 나무가 있는 것이 점(漸)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덕에 머물며 풍속을 선하게 했다.” 무슨 말인가? 점괘의 상징은 산에 나무가 있는 것이다. 군자는 그것을 근거로 삼아 고상함과 도덕을 지키면서 사회 풍조를 개선한다는 말이다. 자아를 제고시킬 생각이라면 사업에 성공하는 것 이외에 반드시 자아의 도덕 수양을 제고하여야 한다. 고상한 인품과 덕성이 있기만 하면 사업은 신속하게 발전해 나가게 된다. 덕이 두터우면 만물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도덕 성품이 없는 사람은 사업에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주역』은 말한다. “하늘의 운행이 굳건하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 “땅의 형세가 곤(坤)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후한 덕으로 만물을 실어준다.”1) 무슨 말인가? 대지는 깊고 두텁기 때문에 만물을 실을 수 있다. 그 흉금과 품성은 끝이 없이 무한하다. 깊고 두터운 혜택은 사람을 기르고 만물을 이롭게 한다. 대체로 위대한 인물은 남다른 제세의 재능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고상한 품성, 덕성을 가져야 하고 대중에게 행복하게 만들려는 헌신적인 정신을 갖추어야 한다. 재능도 있고 덕도 있어야 한다. 덕과 재능을 겸비하여야 한다. “곤(坤)의 두터움이 물건을 실음은 덕이 끝이 없음에 합한다.”2) 대지는 넓고 깊고 두터워 만물을 싣는다. 그러기에 좋은 품행으로 만물을 행복하게 하고 포용하지 않는 것이 없다. 그것을 ‘군자가 본받아 후한 덕으로 만물을 실어줘야 한다.’ 이 말은 앞 구절과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넓고 깊고 두터운 대지를 가지고 사람의 흉금, 기백을 비유하고 있다. 무슨 말인가? 군자는 마땅히 대지와 같이 넓고 깊고 두터운 좋은 품행을 가지고 만물을 실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물을 포용하고 만물을 키우며 만물을 행복하게 하여야 한다. 오늘 날 우리는 자아를 향상시키려 하고 사업을 성공시키려 한다. 그렇게 하려면 순서에 따라 점차적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강인한 열정 이외에 동양사상에서 기인한 덕을 배워야 한다. ‘덕’, 시대에 뒤떨어진 말이라 생각하시는가? 인간의 기본은 덕성에 있다는 옛 성현의 말도 되새겨야 할 때이다. ***** 漸卦 ䷴ : 풍산점(風山漸) 손(巽: ☴)상 간(艮: ☶)하 점(漸)은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것이 길하니, 이로움이 곧기 때문이다./ 점(漸)은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것이 길하니, 곧음이 이롭다.(漸,女歸吉,利貞.) 「상전」에서 말하였다 : 산 위에 나무가 있는 것이 점(漸)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현명한 덕에 머물러 풍속을 선하게 했다./ 「상전」에서 말하였다. 산 위에 나무가 있는 것이 점(漸)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덕에 머물며 풍속을 선하게 했다.(象曰,山上有木漸,君子以,居賢德,善俗.) [傳] 점괘는 「서괘전」에서 “간(艮)은 그침이며 만물은 끝내 그칠 수가 없기 때문에 점괘로 받았으니, ‘점(漸)’은 나아감이다”라고 하였다. 그치면 반드시 나아가게 되니 굽히고 펴며 융성하고 쇠하는 이치이다. 그침이 낳는 것 또한 나아감이며 반대되는 것 또한 나아감이니, 점괘가 간괘(艮卦䷳) 다음이 되는 이유이다. 나아감을 순서에 따르는 것이 점(漸)인데, 오늘날의 사람들은 천천히 나아감을 점(漸)이라고 여기니, 질서에 맞춰 나아가고 순서를 뛰어넘지 않아서 느리게 되었다. 괘는 손괘(巽卦☴)가 위에 있고 간괘(艮卦☶)가 밑에 있어서, 산 위에 나무가 있다. 나무가 높으나 산을 따르니 높음에 따름이 있는 것이고, 높음에 따름이 있는 것이 곧 나아감에 순서가 있는 것이다. 점(漸)이 되었다. 1) 天行健,君子以,自彊不息. ; 地勢坤,君子以,厚德,載物. 2) 坤厚載物,德合无疆.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