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제주 섬에 불어닥친 4.3의 광풍이 제주 전역을 휩쓴 지 7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간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다. 진상 규명에 이어 국가 보상금 지급, 재심 재판을 통해 현재까지 1191여명이 무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했다. 이제 제주4.3은 화해와 상생으로 국가폭력을 극복, 전 세계 과거사 사건 중 모범적인 해결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럼에도 '완전한 해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아직도 의도를 알 수 없는 명예훼손과 역사왜곡 발언이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75년 통한의 세월을 관통하는 4.3기록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국가폭력의 직접적인 기록과 함께 진상규명과 화해, 국가의 보상으로 이어진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미디어제주·제이누리·제주의소리·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는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와 공동으로 75년 간의 기록과 역사에서 제주4.3이 세계에 전하는 진정한 평화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사회가 4·3을 세계인의 역사로 기록하기 위한 목표 아래 하나로 뭉쳤다. 지난달 2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이하 등재추진위) 출범식이 열렸다. 공동위원장은 △오영훈 제주도지사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현기영 작가 △댄 스미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장 △문혜형 유족 △박주영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고 진아영 할머니(명예공동위원장) 등 8명이다. 4·3 당시 폭력을 체험한 당사자와 희생자의 유족, 4·3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청년 세대, 국제 평화와 화해 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는 연구자, 침묵이 강요됐던 4·3을 세상에 알린 작가, 제주를 대표하는 기관장 등 공동위원장 구성을 살펴보면 등재추진위가 지향하는 가치를 짐작할 수 있다. 공동집행위원장은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과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맡았다. 위원은 4·3 단체, 정치인, 문화예술인, 학자, 언론인, 종교인, 인권단체, 청년 등 다양한 분야 관계자 8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뿐만 아니라 국내를 넘어 해외 인사까지 포함됐다. 등재추진위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유네스코 기록물 등재 신청을 하려면 우선 국내 기록물끼리 경쟁을 거쳐야 한다. 유네스코 등재 신청은 한 국가 당 2건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심사는 문화재청이 담당하고 있으며 결과는 다음달 중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 충남도의 태안 기름유출 피해 극복 기록물, 경북 안동시의 만인소, 산림청의 산림녹화기록물, 한국천문연구원의 성변측후단자, 육군기록정보관리단의 한국전쟁 관련 기록물, 경남 거제시의 포로수용기록물, 3·1운동 기록물, 세월호 관련 기록물 등이 4·3 기록물과 겨루고 있다. 문화재청 심사라는 첫 문턱을 넘기 위해 등재추진위는 4·3 기록물의 등재 당위성과 세계의 역사로 남기기 위한 제주사회의 열망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결심>에 출연하며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박해일 배우의 동참을 이끌었다. 지난 20일 박해일 배우가 4·3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응원하는 캠페인 영상이 공개되며 전국적으로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또 외신기자단과 중앙기자단을 상대로 팸투어를 계획하고 관련 전국 방송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도내 학교에 공문을 발송, 현수막 게시 등 등재 온라인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도의회는 지난 13일 열린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김경학 의장이 직접 4·3기록물 등재 추진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제주대학교 총학생회는 오는 4월1일 도내 4개 대학과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관덕정에서 시청까지 이어지는 평화대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또 4월3일부터 7일까지 제주대 내 학생회관에 분향소와 부스를 마련해 등재 응원 캠페인을 진행한다. 온라인에선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해 응원 챌린지를 벌일 예정이다. 제주농협은 현금자동인출기(ATM)를 통한 홍보와 함께 전국 농협지점에 응원 스티커를 배부하고 각 지점마다 응원 현수막을 설치했다. 농협 직원 밴드를 통한 온라인 응원 동참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언론 매체와 공동기획 등을 통해 4·3기록물 등재를 위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4월3일 추념식이 마무리되면 등재추진위의 활동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사회가 등재추진위에 거는 기대도 크다. 특히 최근 보수 진영 정치인의 망언과 보수 정당의 현수막 설치 등 4·3의 역사를 폄훼하고 왜곡하려는 시도가 나타나는 분위기에서 등재추진위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창범 유족회장은 4·3기록물의 등재 추진 과정이 희생자와 유족에겐 ‘위로’가, 한반도엔 국가폭력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김 유족회장은 “4·3 기록물은 국가폭력에 의해서 집단 희생된 공동체가 이를 자발적인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평화적으로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이 자체가 유네스코 기록 유산에 당연히 등재되어야 할 당위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네스코 기록 등재를 위한 노력은 현재 남아있는 생존희생자 116명과 고령의 유족분들에게 조그만 위로가 되고 제주 공동체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 그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학 도의회 의장은 “앞으로 4·3과 같은 아픔이 있어선 안 된다”며 “유네스코 등재를 통해 4·3을 평화의 상징처럼 만들고 대한민국 역사를 넘어 세계평화를 만들어가는 역사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태양 제주대학교 총학생회 4·3연대사업국장은 “등재 추진 과정을 통해 4·3에 대한 전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시에 4·3 기록물의 가치를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등재추진위는 그 매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4·3 기록물은 단순히 비극적인 요소, 학살, 희생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화해와 상생까지 담고 있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며 “등재추진위가 4·3 기록물만이 가진 특수한 가치를 전국화하고 세계화하는 데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제주투데이=조수진 기자]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시작된 지 10분 만에 중단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31일 오전 10시 제414회 임시회 폐회중 제1차 회의를 열어 ‘제주개발공사 사장 예정자 인사청문회 실시의 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강경문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의 의사진행 발언을 시작으로 개회 10분 만에 정회에 들어갔다. 강 의원은 "공직자윤리법 제4조에 따라 본인과 배우자, 본인의 직계 존속, 직계비속의 재산을 신고할 의무가 있다"면서 백 예정자가 낸 자료가 부실함을 지적했다. 이어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금융 및 부동산 보험가입 내역을 요구했는데 부동산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상식적으로 자녀와 배우자 각각의 예금 합계액이 1000만원이 넘지 않고, 그 흔한 실비보험이나 암보험 하나 없다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서면 질의내용에 대한 답변서도 본인의 입장과 견해도 없이 개발공사의 기존 업무보고 자료 등을 베껴 쓴 수준"이라면서 "이와 같이 내용이 없는 부실한 자료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정회를 요청했다. 이에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천·중문·예래동)도 "청문회의 기본적인 자료를 요구했음에도 자료가 너무 미비하다"면서 "잠시 정회해 의견을 모아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창권 환경도시위원장도 공감을 표하면서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정회한 후 속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경훈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은 시작한 지 10분 만에 정회에 들어갔다. 서울출신인 백 예정자는 명지고, 동국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입사했다.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 기획조정실장, 서울지역본부장, 주거복지본부 이사를 거쳐 부사장 겸 기획재무본부장을 역임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처단한 것은 의거"라는 주장을 한다. 백범사상실천운동연합과 맞고소판을 벌인 극우세력이다. 그들이 재건한 서북청년단은 그래서 역사가 있긴 있다. 해방정국에서 서북청년단은 월남한 이북 청년들이 모여 만든 반공단체다. 1946년 11월30일 서울에서 결성했다. 극우 반공단체로 출발한 그들은 처음 ‘서북청년회’란 이름을 썼다. 북한 사회개혁으로 기득권을 몽땅 잃어 분노에 차 있었다. 식민지 시대 정치·경제적 권리를 모두 빼앗긴채 남하한 지주 집안 출신의 청년들이 주축이었다. 대한혁신청년회·함북청년회·북선청년회(北鮮靑年會)·황해도회청년부·양호단(養虎團)·평안청년회(平安靑年會) 등이 모여 서울 기독교청년회(YMCA)에서 창단했다. 그리고 그들은 스스로의 성향에 맞게 경찰의 좌익색출 업무를 돕는 조력자로 나섰다. 좌·우익 충돌이 있으면 언제나 우직 진영의 선봉을 맡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그 시절 이데올로기는 사실 핑계이거나 구실이었을 때가 많았다. 정적을 제거하거나 상대 정파를 배격·제거하는 도구적 수단이었고, 서북청년단 역시 철저히 자신들의 세력화만을 추구했다. 공산주의자라고 의심되거나 아니면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고 판단하면 '공산주의자'란 탈을 뒤집어 씌워 무조건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백색테러를 서슴지 않았다. 미군정(美軍政)은 이러한 서북청년단의 성향을 이용했다. 미군정의 명령에 대항하는 곳에 이들을 보냈다. 이들이 대거 제주에서 만행을 저질렀다는 건 정부의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조금만 살펴보면 충분히 기술돼 있다. “애국심을 확인하겠다”며 태극기를 강매하는 등 갈취와 약탈·폭행이 일상화되는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었던 것이 당시 제주사회다. 어찌보면 그들로 인해 1948년 4·3사건은 도화선이 됐고, 기름에 불을 붙인 격이 됐다. 오욕의 역사다. 4·3은 미군정과 친일 경찰, 그리고 극우 청년단의 백색테러가 횡행하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던 제주 안으로부터의 반격과 더불어 빚어진 내전적 충돌이었고, 수많은 양민의 희생으로 귀결된 사안이다. 당시의 국제정세에서 빚어진 냉전적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제주란 국지적 공간에서 준내전적 참화로 귀결된 사건이다. 정부의 과잉진압과 그 결과로 무고한 백성들이 숨져간 비극의 현장이었고, 그 시절 책임이 심대한 극우청년단체가 바로 서북청년단이다. 그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을 다시 정리한다. 4·3특별법이 규정하고 있는 4·3사건의 정의다. 이 법의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주4·3사건이란 1947년 3월 1일(기념시위 사건)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무장봉기) 및 1954년 9월 21일(한라산 금족령 해제시기)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정부는 2000년 1월 4·3특별법을 제정해 당시의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에 들어갔다. 2003년 3월 진상조사보고서를 세상에 내놨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결과다. 그해 10월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에 와 국가원수인 대통령으로서 당시의 참상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인 2014년 3월엔 제주 차원에서 치러지던 위령제를 격상, 국가추념일로 지정했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4·3은 김일성이 주도한 공산폭동”이라고 말한다. 그 시절 제주도민의 공분을 샀던 단체의 후신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그 시절 상처를 헤집는 집회를 추모공간 옆에서 열겠다고 한다. 어느 정당은 4.3사건을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현수막으로 거리에 내걸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경찰청이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지목했던 인사의 아들은 고교 기숙사에서 제주출신 학생에게 “빨갱이 제주출신”이란 입방아를 올렸다. 그 낙인을 벗어나고자 그렇게 오랜 세월 매달려 온 제주인들의 통한을 권력사회에선 그렇게 또 짓밟고 있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이건 아니다. 인간이라면 이래선 안된다. 최소한의 양심이라는 게 있다. 이런 식의 주장을 들고 나오면 ‘한국판 나치(Nazi)의 후예들’이란 명성을 얻을 수도 있다. 그 말은 즉 세계사의 흐름에서 저만치 뒤떨어진 ‘정신착란자’란 오명이다. 이 말을 듣기 싫으면 여기서 멈추라. 제주는 이제 더 이상 당하고만 살지 않을 분위기다. [제이누리=양성철 발행·편집인]
제주와 중국 상하이를 잇는 직항노선 운항이 3년여 만에 재개된 데 이어 칭다오, 하이난 등 중국의 다른 도시와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이 추가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30일 푸둥(浦东) 내 한 호텔에서 중국 출장 마지막 일정으로 왕위(王煜) 춘추항공 대표를 만나 직항노선 확대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31일 밝혔다. 춘추항공은 2004년 민간 자본으로 설립된 중국 최초 민간항공사이자 최대 저비용항공사다. 2009년 본격적인 운항에 나선 후 현재 117대의 항공기를 운영중이다. 제주에는 2013년에 첫 취항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제주~중국 직항 18개 노선 중 춘추항공이 9개 노선을 운항했다. 지난 26일부터 제주~상하이 간 1일 2편씩, 주 14편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난징, 항저우, 다롄, 광저우, 선양, 닝보 등의 노선 운항을 계획중이다. 오 지사는 “제주와 중국을 잇는 직항노선은 관광,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하며 발전을 촉진시키고, 사람의 이동과 투자의 원활한 흐름을 가능하게 한다”며 “칭다오, 하이난 등의 직항노선을 만들어 양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왕위 대표는 “중국과 한국 주요도시 발전을 위해서라도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는 도심항공교통 등 미래산업과 수학여행 비용 절감을 위한 대화도 오갔다. 오 지사는 “항공노선 증가를 뛰어넘어 도심항공교통(UAM)과 민간 우주산업을 통해 제주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고 해외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더 큰 꿈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저렴한 비용으로 추진하기 위한 협업방안도 논의했다. 왕위 대표는 ‘월드컵’을 예시로 들며 “제주도와 춘추항공은 이제 첫 골을 넣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만남이 매우 의미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산업, 항공업계 종사자로서 지역과 산업의 많은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제주행 직항노선들을 열심히 개척해보겠다”고 전했다. “이동 편의 증진을 위한 아이디어도 적극 발굴하겠다”며 협력 의사를 내비쳤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지난해 제주지사 선거에 도전했던 장정애 제주해녀문화보전회 이사장이 다시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놓였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진재경)는 3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 이사장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장 이사장은 지난해 1월쯤 개설된 SNS 계정을 통해 그해 제주지사 선거 출마 사실을 알리는 등 37차례에 걸쳐 유투브와 블로그 등 SNS를 통해 홍보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 이사장은 A씨에게 후보자 후원회 기금 375만원을 줘 자신을 홍보하도록 하고, SNS마케팅 업체에 100여만원을 지급하는 등 정치자금을 부정한 용도로 지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장 이사장은 A씨에게 자신과 관련된 홍보 게시물에 ‘좋아요’ 숫자를 더 높여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장 이사장은 A씨에게 홍보영상 제작을 의뢰한 적은 있으나 선거운동과 관련된 행위가 아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 SNS 등은 A씨가 임의로 관리했을 뿐 자신이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2017년에도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형을 받았으나 5년 만에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선거를 위해 SNS에 동영상을 게시.관리하게 하고 금전적 대가를 주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향후 5년간 선거권.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장 이사장은 2016년 4·13 총선 당시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이 박탈된 바 있다. 한편 제주출신인 장 이사장은 제주시(무근성) 토박이다. 2015년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전임교수직을 내던지고 귀향했다. 제주여중과 제주중앙여고, 서울대 불문과를 나와 KDI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부경대에서 국제지역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 리서치팀장과 한국정치학회 민주시민교육 분과위원장을 지냈다. 1993년 12월 스위스 제네바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WTO의 전신) 본부 건물 앞에서 한국 측에 불리한 우루과이라운드(UR) 쌀시장 개방 이슈에 항의, 삭발시위를 벌여 뉴스의 인물이 됐던 인사다. 당시 한국 농민대표단의 통역을 맡아 현지에 갔다가 시위에 나서면서 현지 해외언론은 물론 국내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2016년 4월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제주시 갑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듬해 4·13 총선 당시 금품을 제공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완주를 포기,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제주서중이 31일 오후 3시 학교 체육관에서 여자축구부 창단식을 연다. 제주서중 여자축구부는 지난해 12월 조천중 여자축구부가 해체되면서 도내 여자축구 초등부 우수 선수들의 진로 중단과 도외 진학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여자축구를 전략 종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달 17일 자로 창단됐다. 도내 유일한 중학교 여자축구팀이다. 축구부는 감독 교사 1명, 코치 1명, 선수 20명으로 구성됐다. 제주서중 여자축구부는 올해 열리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여러 전국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학교 명예를 높이고 중학교 여학생 체육 활성화는 물론 제주지역 여자축구 발전 등 여자 스포츠 저변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창단식에는 김광수 교육감 등 교육청 관계자와 유관기관 관계자,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해 창단을 축하하고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한라일보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김한욱(75) 전 초대 국가기록원장을 선임했다. 신임 김 대표이사 사장은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제주도 공보관, 관광문화국장, 기획관리실장,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또 행정자치부 초대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장을 거쳐 지방자치경제연구원장,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을 역임했다. 김한욱 신임 대표이사 사장 취임식은 다음달 5일 한라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지난해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정치자금을 부정하게 지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제주도의원에게 검찰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구형됐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는 3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도의회 송창권(59·제주시 외도·이호·도두동) 의원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 송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회계책임자 A씨가 아닌 B씨를 통해 선거비용 5000만원과 정치자금 1400여 만원을 각각 지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불법 선거비용 지출 혐의에 대해 벌금 150만원을, 불법 정치자금 지출 혐의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송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선거캠프 내에서 회계 정리를 하다가 발생한 잘못"이라며 "법에 위반되는지 인식하지 못한 것은 큰 불찰이다. 제주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송 의원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7일 오전 10시께 이뤄진다. 선출직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도는 올해 하절기(7~8월) 및 동절기(12월)를 대비해 다음달부터 전지훈련팀 유치 마케팅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제주도는 올해 전지훈련팀 유치 목표를 지난해보다 21% 늘어난 6만5000명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도는 △체육중·고교 및 프로팀 방문 유치활동 전개 △전지훈련 연계 리그 유치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별 단체 방문 설명회 개최 △전지훈련팀 및 도내 종목별 단체와 자매결연 등 다양한 유치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도는 전지훈련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2026년 전국체전 준비와 연계해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도교육청과의 협업을 통해 학교 체육시설의 전지훈련 시설 이용방안 등도 강구한다. 아울러 관련 단체 등을 전지훈련 유치 전담팀에 포함하고 전지훈련팀 대상 음식 및 숙박업소 할인 방안을 논의하는 등 타지역과 차별화된 체감형 인센티브를 발굴할 예정이다. 오성율 제주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전지훈련의 최적지인 제주가 명품 스포츠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전지훈련 시설관리 운영 등 전지훈련팀의 이용 불편사항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전지훈련 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하는 만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 올해 유치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4월부터 타시·도 체육회와 종목단체, 대규모 대회 등을 방문해 유치활동을 전개해 5만3000여 명의 선수단을 유치했다. 올해 1~2월에도 2만7000여 명을 유치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오영훈 제주지사와 김광수 제주교육감이 빚을 갚아 재산이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은 빚이 늘었다. 30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3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오영훈 지사는 전년도(6억6343만1000원)보다 1867만8000원이 늘어난 6억8210만9000원을 신고했다. 오 지사는 채무 상환으로 채무가 종전가액(3억11만2000원)에서 2억8323만3000원(1687만9000원 감소)으로 줄었다. 오 지사는 본인 명의 과수원 2억90만5000원, 연립주택 5억1500만원, 장남 명의 자동차 333만7000원을 신고했다. 또 오 지사 본인 및 배우자, 장남·장녀 명의 예금 총 2억3395만4000원, 장남 명의 증권 1214만6000원을 신고했다. 김경학 도의회 의장은 종전(13억620만원)보다 2억97만1000원이 줄어든 11억522만9000원을 신고했다. 김 의장은 본인 및 배우자 채무가 18억1978만4000원으로 종전(17억5796만2000원)보다 6182만2000원 늘었다. 김 의장은 본인 및 배우자 명의 토지 24억2173만9000원, 건물 2억2816만2000원, 본인 및 장녀 명의 자동차 2784만1000원을 신고했다. 김 의장은 이 밖에 본인 및 배우자 장남·장녀 명의 예금 1억4695만2000원, 장녀 증권 31만9000원, 본인 채권 1억원 등을 신고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재산이 전년(9억2228만9000원)보다 4483만2000원이 늘어난 9억6712만1000원을 신고했다. 김 교육감은 채무 11억5498만7000원을 신고해 종전(12억9225만2000원)보다 빚이 1억3726만5000원 줄었다. 김 교육감은 본인 및 배우자 소유 부동산(토지, 건물, 자동차) 16억2602만4000원, 본인과 배우자, 장남·차남 예금 4억9608만4000원을 신고했다. 제주도의원 중에는 양용만 의원(국민의힘)이 190억7586만1000원을 신고해 재산신고액이 가장 많았고 강경흠(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574만7000원으로 가장 적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주4·3과 관련해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 바란다"며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주4·3을 소재로 한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다는 근황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책에 대해 "가슴 속에 오래 묻어두었다가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주는 듯한 이야기를 들으며 4·3의 상실과 아픔을 깊이 공감했다"고 적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이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친구의 제주도 집에 가서 친구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이다. 문 전 대통령은 "억울한 죽음과 상실의 삶을 견디는 가족의 사랑이 너무 아프고 간절하다"며 "그 지극한 사랑이야말로 파묻힌 진실을 마침내 찾아낼 희망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아픔을 드러내는 것이 문학적 감수성이라면, 그 위에 치유를 위한 정치적 감수성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4·3 희생자 추념일에 제주를 찾아 위령제단에 참배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4·3 희생자 추념일에 제주를 찾는 첫 전직 대통령이 된다. 다만 공식 추념식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식 추념식엔 윤석열 대통령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최근 제주에서는 추념식을 앞두고 보수정당과 단체가 '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도내 곳곳에 내건 데 이어 서북청년단이 추념식에 맞춘 집회를 예고해 지역사회의 분노를 샀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의 방문과 관심이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제주관광공사는 제주4·3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걷는 테마 도보여행인 ‘치유를 향한 평화로드, 중문동 4·3 길을 걷다’를 관광정보 포털인 비짓제주(www.visitjeju.net)에 29일 소개했다. 중문동 평화로드는 4·3기념성당으로 지정된 중문성당부터 제주국제평화센터까지 이어지는 약 4.2㎞ 구간의 도보 코스로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명한 관광지가 모여있는 중문관광단지의 화려한 이면에 남아있는 4·3 상흔의 흔적을 따라 아직 치유되지 못한 제주의 역사를 마주하며 평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제주 4·3사건 및 다크투어리즘과 관련한 더 많은 이야기는 비짓제주(www.visitjeju.net)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에서 제작한 ‘4·3 길을 걷다’ 최신판 PDF 지도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따뜻한 봄이 찾아 왔지만, 제주의 4월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비극적 역사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며 “지역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제주 4·3을 널리 알려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1. 4·3 학살터에 세워진 4·3 기념성당 <중문성당> 일제강점기 당시 ‘중문신사터’였던 곳. 4·3 당시 마을에서 거리가 있던 ‘중문신사터’는 학살 장소로 사용됐다. 이곳에서 중문리 학살터 중 가장 참혹한 학살극이 벌어졌다. 중문리 및 인근 마을의 주민을 포함해 3살 난 어린아이부터 60대 노인을 가지리 않고 참혹하게 총살당했다. 모두 71명이 희생된 이곳의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재 중문성당은 비극적인 학살의 현장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이 평화로운 모습이다. 중문성당은 4·3사건 70주년을 맞이한 해에 4·3 기념성당으로 지정되며 4·3의 아픈 역사를 딛고 억울하게 희생된 넋을 위로하고 있다. ▶ 주소 : 서귀포시 천제연로 149 2. 참혹했던 비극의 현장 <중문 4·3 희생자 위령비> 천제연폭포와 선임교 사이에 자리한 ‘4·3 희생자 위령비’. 1948년 11월 5일, 무장대가 중문지서를 피습하면서 마을 민가 40여 채가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장대를 쫓지 못한 토벌대는 주민들을 사상 불순 및 예비검속이라는 명목으로 학살했다. 천제연폭포 및 자운당골·버리왓·대습이우영·신사터 주변이 그 현장이다. 1949년 1월 4일 이곳에서 중문면 관내 주민 36명이 집단 학살되는 등 수차례에 걸쳐 786명이 희생됐다고 기록돼 있다. 2008년 3월 26일 봄, 4·3 희생자 중문유족회가 위령비를 세웠다. ▶ 주소 : 서귀포시 천제연로 132 3. 아름다운 풍광과 슬픈 역사가 공존하는 곳 <천제연폭포> 사계절 내내 푸르름이 가득한 천제연폭포는 난대림 지역으로 천연기념물 제 378호로 지정됐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경관이 아름다운 폭포로 천지연폭포, 정방폭포와 함께 제주 3대 폭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천제연폭포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3개의 폭포로 이어져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곳 천제연폭포 주차장은 일제 강점기 소와 돼지의 도살장으로 사용됐으며, 4·3 당시 수차례 학살이 자행된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풍경 속 가려진 슬픈 역사의 현장이다. ▶ 주소 : 서귀포시 천제연로 132 4. 숨겨진 절경을 품은 오름 <베릿내오름> 웅장한 천제연폭포와는 또 다른 풍광을 지닌 곳. 천제연 계곡 동쪽에 언덕이 솟아있는데 바로 ‘베릿내오름’이다. 천제연 깊은 골짜기 사이로 은하수처럼 물이 흐른다고 해 ‘성천봉(星川峰)’, 별이 내린 내로 부르던 것이 베릿내가 됐다. 올레 8코스에 속해 있으며 오르기 쉬운 나무데크 계단으로 조성돼 있다. 베릿내오름 정상에서는 넓게 펼쳐진 바다를 배경으로 중문관광단지와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외에도 범섬, 박수기정, 산방산 등을 찾아보며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걷기 좋은 계절 베릿내 오름에서 산책로를 따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행복 에너지를 충전해 보자. ▶ 주소 : 서귀포시 중문동 2314-2 5. 어둠속에서 더 반짝이는 빛 <별내린전망대> 베릿내오름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면 ‘별내린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필수 코스다. 중문동 끝자락과 맞닿은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전망대에 다다른다. 난대림이 우거진 ‘중문천’과 ‘선임교’너머로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을 선사하는 한라산의 모습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잠시 쉬어가자. 밤에는 별을 볼 수 있는 스폿으로 꼽힌다고 하니 화창한 날 밤 저녁 산책코스로도 좋겠다. ▶ 주소 : 서귀포시 색달동 2938-1 6. 화해와 상생, 세계 평화의 섬 제주 <제주국제평화센터> 평화로드의 마지막 종착지는 제주국제평화센터다. 2005년 제주도가 정부로부터 ‘세계평화의 섬’으로 공식 지정되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제주국제평화센터’를 건립했다. 이곳에서는 전시와 체험을 통해 평화의 중요성과 제주도가 그간 이룬 성과와 노력에 대해 알 수 있다. 제1전시실과 2전시실에는 제주평화 정신의 배경과 문화적, 지리적 배경을 알리고 쓰라린 상처로 남아있는 4․3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제3전시실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과 제주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의 담은 모습을 밀랍인형으로 전시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외에도 기획전시실에선 연중 다양한 전시가 진행된다.|
제주인증 화장품이 유럽으로 수출된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이하 제주TP)는 지난 16~20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2023 코스모프로프 월드와이드 볼로냐’에 참가한 결과 이탈리아, 폴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7개국을 대상으로 제주인증화장품에 대한 수출계약을 맺거나 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이탈리아의 업체와는 독점계약과 유통전략 MOU를 체결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도내 유망 화장품기업 4개사가 함께 참가했다. 제주인증화장품 홍보관을 통해 청정 소재를 사용한 제주 화장품의 우수성과 인증제도를 적극 홍보해 제주 홍보부스를 찾은 관람객 및 바이어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또, 제주인증화장품 홍보관에 직접 참가하지 못한 25개사 76개 제품을 전시해 관심있는 세계 각국의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과 연결되도록 했다. 제주도와 제주TP는 제주인증화장품 활성화를 위해 기업 대신 박람회 참가 등록, 바이어미팅 사전 등록 등의 절차를 밟았다. 박람회 기간에는 직접 방문한 바이어를 대상으로 현장 사업 연계 등 다양한 수출상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들이 실질적인 판촉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김창세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앞으로도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모이는 유명 박람회를 통해 제주 화장품 기업의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지원하고, 제주기업이 세계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과 혁신 기술개발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1956년 시작돼 올해로 54회째를 맞이한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박람회는 올해 64개국에서 2984개 기업이 참가했고, 153개국 25만명이 방문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4.3 추념일을 앞두고 서북청년단이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추념식에 맞춘 집회를 예고했다. 제주전역에서 이들 단체를 향한 항의와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이하 4.3특위)는 28일 규탄 성명을 발표, "극우보수정당의 4·3역사 왜곡 현수막 게재에 이어 서북청년단의 4·3추념일 집회 계획은 도를 넘은 4·3 흔들기이자 반인륜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4.3특위는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도 제시된 바와 같이 서북청년단은 4·3발생의 한 원인이자 무고한 민간인의 대량 학살을 자행한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나치 하켄크로이츠’와 ‘욱일승천기’ 사용이 엄격히 금지되는 것은 이를 우상화함으로써 인류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면서 "민간인 학살 주범인 서북청년단의 이름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최소한의 인류애·역사적 의식이 전무함을 보여주는 한심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오랜 시간 이념의 대립을 넘어 자발적인 화해와 상생을 노력하고 국가폭력을 극복해온 4.3희생자와 유족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행위"라면서 "특히 4·3으로 잃은 부모, 형제, 자식 등 가족의 넋을 기리는 4·3 희생자 추념일에 서북청년단의 집회 자행은 가장 잔인한 폭력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장 집회 계획을 철회하고, 과거 서북청년단의 이름으로 자행한 폭력을 현재에 되살려내는 어리석은 만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앞서 서북청년단은 SNS를 통해 다음달 3일 제주4·3 평화공원 진입로와 과거 서북청년단 제주본부 사무실 터 등에서 집회를 예고했다. 이들은 집회 취지로 "4·3폭동은 명명백백히 증명된 남로당의 대한민국 건국 방해를 목적으로 한 무장폭동이라는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북청년단의 시초는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시절 현재 북한지역에서 활약하던 친일성향의 단체들은 해방 후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에 의해 점령되자 경제적·정치적 기득권을 상실, 남하하게 된다. 대한혁신청년회·함북청년회·북선청년회(北鮮靑年會)·황해도회청년부·양호단(養虎團)·평안청년회(平安靑年會) 등인 이들은 1946년 11월30일 서울기독교청년회(YMCA)에 모여 서북청년단을 창단했다. 친일성향이면서도 극우반공노선을 지향한 서북청년단은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오른팔이 돼 사회주의 세력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자행했다. 1948년 5월10일 남한만의 단독선거에 앞서 남조선노동당 제주도위원회는 1947년 제주시 관덕정 앞에서 발생한 3.1사건을 계기로 단독선거에 반대하는 활동에 돌입했다. 파업시위가 제주도 각지에서 벌어졌고, 이에 당황한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은 남로당 토벌에 나섰다. 이때 남로당 진압작전에 투입된 단체가 서북청년단이었다. 미군정은 서북청년단의 반공성향을 이용, 남로당원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당시 경찰의 보조역을 맡았고 심지어 재물과 식량을 약탈하기도 했다. 이들의 집회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주지역본부는 성명을 내고 "이들은 4·3 추념식이 열리는 시간에 ‘4·3을 진압한 서북청년회(단)의 깃발을 올려 기념하겠다’며 4·3영령과 유족의 가슴에 대못질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이들은 '제주도민들이 엄중한 역사의 진실 앞에 겸허한 마음을 갖기를 소망한다'며 제주도민들을 희롱하고 욕보이고 있다"면서 "학살테러집단 서북청년단을 자임하는 극우단체가 입도하고, 추념식 장소에 기어들어 온다면 역사와 도민의 이름으로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응징하고, 쫓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 또한 이날 성명을 내고 "제주도민을 ‘빨갱이’로 몰아가는 현수막이 제주전역에 걸린 데 이어 서북청년단의 이름으로 4·3 추념일 당일, 제주에 ‘상륙’한다는 공지도 온라인상에 올라왔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혐오적 표현과 인식의 확장"이라면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발화한 혐오적 표현에 대하여 사회적 합의를 위한 공론의 장을 적극적으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진실과 정의를 위한 제주교수네트워크'도 성명을 통해 "극우세력이 4.3의 진실과 가치를 왜곡.폄훼하는 이유는 분단을 미화하는 역사 왜곡 작업을 하는데 있어 4·3이 결정적 걸림돌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주의와 반공주의에 사로잡힌 극우세력은 분단 필연론을 내세우며 이승만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국부로 추앙한다"면서 "이승만 대통령은 당시 권력의 정점에 서서 수만 명의 제주도민 학살을 명령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극우세력의 4.3 폄훼.왜곡 행위는 우리 사회를 더 큰 분열로 몰아갈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하는것"이라며 "4·3은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용기 있게 정직하게 대면해야 한다. 그래야 4.3의 정신인 화해와 상생의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서북청년단은 2014년 서울시청 앞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 앞에 걸려있던 노란 리본을 강제철거하면서 60여년만에 다시 나타났다. 이들 5인조는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유가족을 더 이상 국론 분열의 중심에 서게 해서는 안 된다"며 "노란 리본을 정리해 서울시 측에 영구 보존을 요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악한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연구소, 4.3도민연대 등과 4.3 희생자 유가족,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 등은 공동성명을 내고 "서북청년단 재건 준비위 세력 등을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더불어민주당 강경흠 의원에 대한 제주도의회 출석정지 30일 등의 처분이 확정됐다. 제주도의회는 29일 제41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강경흠 의원 징계의 건을 상정, 찬성 31표 반대 8표로 통과시켰다. 제주도의회 의정 사상 첫 의원 징계다. 앞서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강 의원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30일 출석정지'와 함께 '공개회의에서의 사과'를 무기명 투표로 의결했다. 지방자치법 제100조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징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의 4가지 종류로 한정해 규정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징계의 건이 통과됨에 따라 강 의원은 다음달 27일까지 의원으로서의 활동이 모두 중지된다. 강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도민 여러분에게 깊이 사죄드린다.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자숙과 반성의 의미로 3월에 받은 의정비와 출석정지 기간에 받는 의정비는 모두 반납하고, 적절한 곳에 기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앞서 윤리심판원 회의를 열어 강 의원에 대해 당원자격 정지 10개월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강 의원은 지난달 25일 새벽 시간대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아 제주시 대학로에서 영평동까지 3∼4㎞를 음주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적발 당시 강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3%로, 면허 취소 수치(0.08%)를 훨씬 웃돈 것으로 확인됐다. 1993년생인 강경흠 의원은 지난해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도내 최연소의 나이로 도의원에 당선됐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알마시는 인간 자체로는 꽤나 훌륭한 인물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사막을 사랑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막 탐사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SNS에 ‘인생 샷’ 하나 올리지 않는 걸 보면, 사막 탐사가 ‘공명심’인 것도 아니다. 알마시는 누군가에게서 돈을 받고 하기 싫은 노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위해서 홀로 사막을 떠도는 것도 아니다. 조국 헝가리를 위해서도 아니다. 나라를 위해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만들기에 매달린 김정호 선생과도 결이 다르다. 알마시를 매슬로(Maslow)의 ‘인간의 욕구 5단계설’에 적용하면 승화된 욕망의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self-realization)’에 도달한 인물이다. 모든 것을 초월해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한다. 헝가리의 귀족 출신이니 호구지책 걱정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황량한 리비아의 사막을 혼자 떠돌며 자신이 사랑하는 사막을 관찰하고 그 사랑의 대상을 묘사하고 기록할 때 알마시는 완벽하게 자아를 실현하고 충만한 인간으로 보인다.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고, 갈등하지도 않고, 고통스럽지도 않아 보인다. 그랬던 ‘자유인’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 2005)’ 영화는 1963년 북미 대륙의 록키산맥 동쪽에 붙어있는 미국의 와이오밍주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다. 카우보이 에니스 델마(Ennis Del Mar, 히스 레저)와 잭 트위스트(Jack Twist, 제이크 질렌할)는 목장 주들의 조합에 고용된다. 그들의 역할은 양떼를 몰고 록키산맥 초원지대를 다니며 풀을 먹이다 겨울이 되기 전에 돌아오는 것이었다. 양들이 늑대에게 잡혀가든지 도둑 맞을까봐 그들은 늘 양떼 옆에서 자야하고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텐트도 자그마한 거 하나다. 같이 일을 하다 보니 서먹하던 것도 없어지고 어느 날 좁은 텐트 안에서 자다가 우발적으로 섹스를 하게 된다. 잭은 우연이고 일회성 관계였다고 말하지만 이후 양떼를 몰고 다니면서 둘의 관계는 아무래도 수상하다. 양떼 몰이를 마치고 산을 내려오면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심하게 싸움을 하기도 한다. 이런 게 애증관계라고 하는 걸까? 서로를 기다리는 사이 그 후 에니스는 약혼자와 결혼해서 딸 둘을 낳고, 잭은 텍사스에서 로데오 경기 일을 하다가 부잣집 딸 로린을 만나 결혼을 한다. 헤어지고 나서 4년 정도 지난 시점에
3월 기온이 기상관측 이후 가장 높고 벚꽃도 일찍 피었지만 취업전선에는 찬바람이 쌩쌩 분다. 지난 2월 우리나라 취업자 수 증가는 31만2000명으로 2년 만에 가장 적었다. 특히 15~ 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5000명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577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는 최근 10년 새 두배로 늘었다. 이처럼 고령 취업자는 해마다 수십만명씩 늘어나는 데 청년층 취업자는 줄고 있다. 반도체 등 제조업이 부진한 데다 취업을 유예하면서라도 괜찮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들이 많아진 결과다. 더 큰 문제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다’는 청년이 50만명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자신의 상태를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취업 포기 청년층이 49만7000명이다. 사상 최대 규모다. 취업·진학 준비나 군 입대 등 특별한 사유 없이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일하지 않는 청년이 이 정도라는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국가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이 알바나 임시직 등 원하지 않는 일자리에 내몰리다 이마저 끊기면서 구직 의욕를 잃은 것이다. 이는 젊은 층의 결혼·출산 기피로
캐서린은 알마시와의 불륜관계가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튀니지의 허름한 천막 극장에서 알마시와 만나 이별을 통보한다. 도덕적 죄책감도 아니고 알마시에게 정이 떨어져서도 아니다. 결국은 남편이 눈치를 챌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다. 알마시는 캐서린의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캐서린은 도망치듯 극장을 빠져나온다. ‘어둠’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광명’의 세계로 빠져나간다. 어둠 속에 홀로 남은 알마시의 표정이 참담하다. 알마시가 캐서린으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은 날 저녁 호텔에서 ‘국제 사막클럽’의 연회가 열린다. 클리프턴을 비롯한 사막 탐사가들이 모두 멋진 연회복장으로 참석해 우아한 유럽식 파티를 즐기고 있다. 알마시는 극장에서 캐서린과 ‘접선’하느라 지각 참석한다. 캐서린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어디서 ‘홧술’을 몇잔 했는지 이미 취한 듯하다. 알마시는 대뜸 자신도 속해 있는 ‘국제 사막클럽’이란 단체 명칭에서 ‘국제(international)’란 단어에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우아하게 차려입은 ‘국제 사막클럽’ 회원들을 향해 “세상에 국제라는 말처럼 더럽고 추악한 것은 없다”고 이죽거린다. 개별 국가는 자유롭지만 국가끼리 엮이고 관계를 맺으면 자신의 뜻대로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사기(史記)』는 중국 고대 왕국으로부터 전한(前漢) 시기까지 중국 1000년 역사를 다룬 책이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이 기술했다. 총 130권 52만6500자에 이른다. 방대한 분량도 그렇지만 『사기』가 빛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천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역사서의 귀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사마천은 『사기』 마지막 편 ‘화식열전’(貨殖列傳)에서 정치 지도자의 통치 형태를 5개 등급으로 나눈다. “고선자인지(故善者因之), 기차이도지(其次利道之), 기차교회지(其次敎誨之), 기차정제지(其次整齊之), 최하자여지쟁(最下者與之爭)!” 풀이하면 이렇다. “가장 좋은 것은 자연스러움을 따르는 순리(順理)의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을 이익으로 이끄는 정치다. 그 다음은 백성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정치며, 그 다음은 백성들을 단속하여 가지런히 하는 정치다. 가장 못난 정치는 백성들과 더불어 다투는 것이다." 백성을 이해시키고, 스스로 따르게 할 일을 놓아두고, 오히려 백성과 갈등을 일으켜 고통스럽게 하는 통치 행태가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렇게도 자신이 없나? 무에 두려울 게 있다고 이리 호들갑을 떨어야 하는가? 이게 우리 존립의 근거인지 도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
‘위대한 제주시대를 연다.’ 1995년 6·27 지방선거에서 승리, 민선 1기 제주도지사에 오른 신구범 도정의 출발은 이 슬로건 하나로 함축됐다. ‘경쟁과 자존, 그리고 번영’이란 ‘서브 타이틀’이 붙은 그 슬로건이 던진 화두는 사실 위력적이었다. ‘변방사고’에 머물렀던 제주인들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고취했다. 게다가 그 시절 등장한 다른 민선 지방정부가 내세우는 ‘늘푸른~’·‘맑고 아름다운~’·‘행복한 ○○ 건설’ 등의 천편일률적인 구호와는 아예 수준을 달리했다. 관선 지사를 거쳐 53세의 나이에 민선 1기 제주도백으로 오른 신 전 지사의 발상과 구상은 사실 그 시절엔 획기적이었다. 삼다수란 브랜드로 먹는샘물 국내시장에 진출해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상품으로 키워냈고, 지금으로선 금자탑으로 불리는 제주국제컨벤선센터를 만들어냈다. 제주만의 대표축제이자 세계인의 축제로 기획된 ‘세계섬문화축제’ 역시 신구범 지사시절 작품이다. 제주도가 매해 1천억원에 가까운 로또복권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 역시 그가 지자체로선 처음으로 관광복권을 발행하는 기관의 지위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98년 민선 2기 제주지사로 우근민 도정이 출범하자 슬로건은 바뀌었다. ‘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제주교육계 현장이다. 도무지 민주제 작동원리와는 거리가 먼 일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6월1일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교육감 후보를 정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다. 한마디로 절차적으로도 문제지만 주민자치 직선이란 대의명분을 몰각하고 있다. 교육계 현장에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념적 잣대가 등장하는 것도 마뜩치 않지만 현 이석문 교육감의 3선 도전에 맞서는 보수성향 그룹의 단일화 방식은 우선 중대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위임받지 않은 권력’이 후보를 정하겠다는 논리가 문제다. 어느 누구도 그들을 대의원으로 정하지 않았는데 그들이 ‘선거인단’을 꾸려 후보를 좌지우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주도한 건 제주바른교육연대다. 진보진영 이석문 현 교육감에 대항할 보수성향 후보로 고창근(71) 전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과 김창식(65) 전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2명이 참여,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는 자동응답조사(ARS) 조사 방식으로 한다. 조사대상은 제주도민 50%와 선거인단 50%다. 선거인단은 교육단체
히말라야의 아침 - 럽싱 반다리(Rupsingh Bhandari) 매일 아침 히말라야가 출산할 때 태양에게 비명을 지르지 않으며 붉은 파노라마 전경이 펼쳐진다 아찔한 순백의 절정에서 그림자는 내게서 사라지고 노래한다…소리 없는 신비한 노래 나도 불꽃 속에 있다. 창조의 기념식이… 매일 아침 천천히 사라져 향의 재로 히말라야의 제단에서. 히말라야에서 반사된 붉은 빛 모든 나무는 립스틱을 바른 듯 망설임 없이 협곡과 구름 덩어리들 고요한 계곡에 불평 없이 순응하네. 청춘의 강… 새는 나뭇가지에서 날갯짓하며… 그들의 작은 날개로 거대한 산으로 날아가네. 들꽃으로 뒤덮인 들판 위로 하늘이 펼쳐진다. 히말라야의 따뜻함으로 산들바람이 불어가며 은밀한 움직임이 느려지네 나도 민들레 씨처럼 떠오르고 하나씩 떨어지며 내부에서 멀리 매일 아침 점점 나를 잊고 히말라야가 되네 태양에게 비명을 지르지 않으며 히말라야가 태어날 때 붉은 파노라마 전경이 펼쳐진다 아찔한 순백의 절정에서 Himalaya’s Morning (Rupsingh Bhandari) Every Morning When Himalayas gives birth To sun without screaming Bleeding panoramically In the heady height of whiteness The shadow fades away from me and Sings…the silent song of mystery I also inflame In the celebration of creation…. every morning Little by little disappear As incense’s ashes On the altar of Himalayas. The reflected redness from Himalayas Every tree uses as lipstick Without any hesitations The ravines and the group of clouds Surrender without any complains in to the serene gorge of Adolescent River… Birds enliven in branches…carrying the Immense destination in their tiny wings. Sky stretches throughout the meadows carpeted by wild flowers Breeze thickens by Himalaya’s warmth Slows its secret patrolling. I also float as the dandelion seeds Being into pieces one by one Far away from within Every morning I lose myself little by little and become Himalayas When Himalayas gives Birth to sun without screaming Bleeding panoramically In the heady height of whiteness. ◆ 럽싱 반다리(Rupsingh Bhandari)는 네팔 카르날리주(Karnali Province) 출신의 시인, 단편 소설 작가, 사회 운동가, 비평가, 번역가이다. 그는 영어, 네팔어, 힌디어로 글을 쓰고 있으며 시, 단편소설, 기사, 번역작품들을 출판하였다. 그는 ‘양심의 양자(Conscience’s Quantum)’ 시집을 출간하였으며 ‘2020년 국제팬데믹시선집(International Anthology of Pandemic Poetry 2020)’의 편집자였으며 ‘Words Highway International(문인협회)’의 설립자다. ☞ 강병철 작가 = 1993년 제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16년 『시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2년 제주대에서 국제정치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 인터넷 신문 ‘제주인뉴스’ 대표이사,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실장 및 연구이사,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 특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주통일교육센터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며 국제펜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됐다. 국제펜투옥작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 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 『펜 문학 겨울호』(2009)에 소개했다. 2022년에는 베트남 신문에 시 ‘나비의 꿈’이 소개됐다. ‘이어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이어도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이어도로 간 어머니’로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1회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주관하는 제19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다. 강병철 박사의 시와 단편소설은 베트남, 그리스, 중국 등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계간 문학지 《국제시가번역(国际诗歌翻译)》에도 강 작가의 시 두편이 소개되었다.
◆ 해괘(解卦) 해(解)는 해제하다, 벗어나다 뜻이다. 위험이 도래할 때 우리는 자신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숨을 때는 숨을 줄 알아야 한다. 숨을 때는 정기(精氣)를 키우고 예기(銳氣)를 모아야 하며 개과자신(改過自新)하여야 한다. 경거망동하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해(解)’는 험난함이 풀어져 흩어지는 때이다.”1) 곤경에 처하면 풀 방법을 생각하여야 한다. 높은 산을 만나고 사막을 보았을 때처럼 용감하게 대면하여야 한다. 방법이 있어야만 평안하게 위험한 처지를 벗어날 수 있다. 험지를 막 벗어났다면 우리가 처음 할 일은 휴양생식(休養生息)이다. 『주역』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어려움이 해결된 후 모든 것은 쉽게 하고 평온하게 하여야 하며 백성을 쉬게 하여야 한다 ; 다시는 백성을 번거롭게 하거나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평탄한 대지처럼 평온은 풍족하게 되는 전조다. 기원전 224년, 진(秦)나라 영정 23년에 왕전(王翦)이 60만 대군을 이끌고 제2차 초(楚)나라 정벌에 나섰다. 초나라도 병력을 모아 항전하였다. 봄에 진나라 군대는 영도(郢都)를 공략하였다. 진(陳) 남쪽과 평여(平輿) 사이의 지대까지 진군한 후 영수(潁水)와 여수(汝水) 사이에서 진지를 구축해 기회를 엿봤다. 왕전은 친히 사병과 함께 식사하며 사기를 진작시켰다. 정기를 키우고 예기를 모으며 편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적이 피로해지기를 기다렸다. 초나라와 정면 대결을 피했다. 초나라 장수 항연(項燕)은 서진하고 있는 초나라 군사의 사기가 충천한 틈을 이용해 일거에 진나라 주력군을 섬멸하려고 공격하였다. 그런데 수차례 공격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싸움이 오랫동안 계속돼 병사가 몹시 지쳐 있는 상태가 되자 병사를 이끌고 동쪽으로 철군하려 했다. 왕진은 그 철군하는 기회를 틈타 대대적으로 반격해 들어갔다. 총력으로 추격해 기(蘄)에서 초나라 군대를 대패시키고 항연을 죽였다. 이듬해에 왕전, 몽무(蒙武)는 승기를 틈타 동진하였다. 초나라 도성 수춘(壽春)을 공략해 초왕 부추(負芻)를 포로로 잡았다. 그렇게 초나라는 망했다. 어려움이 지나간 후 방치되거나 지체된 모든 일이 다시 시행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시기에 처했을 때에는 잠시 감추고 숨어야 한다. 기운을 보강하고 능력을 배양한 후에 단숨에 해치워 잃어버린 위풍을 진작시켜야 한다. 일이 바쁠 때는 대뇌가 쉬이 피로해진다. 체력 소모가 크다. 그때는 관련 없는 다른 바쁜 일은 하지 말고 영양제라도 먹고 편하게 잠을 청해야 한다. 체력을 회복시켜야 한다. 피로로 몸을 해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떤가? 일에만 너무 매달려 자신의 건강에 주의하지 않는 경우는 없는가? 젊음은 좋다. 자신이 젊어 혈기왕성함만 믿고 천하에 두려운 것 아무 것도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먹고 마시며 살아가면서 자기 건강은 뒷전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젊음의 건강이 벌써 과도하게 정력을 사용해 버렸는지 어느 누가 알겠는가. 일찍이 내리막길에 들어서지 않았다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문제가 발생하면 이미 때는 늦었을 지니. 자신감에 차 있는 시기가 젊은 시절이다. 그런데 신체가 건장하고 힘이 있을 때 너무 정력을 소비하면 나이가 들어서는 형세를 돌릴 힘이 없게 된다. 병이 들어 일찍 노쇠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지 않던가. 그러기에 평상시에 자신을 보양하여야 한다. 정기를 키우고 예기를 모아야 한다. 『주역』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미 어려움은 해결되었고 막힌 것이 뚫렸으니 겨울이 지나간 것과 같다. 봄날의 우레와 비가 내리니 만물이 더불어 살아 나가리니. 이때는 위험한 지경은 벗어났지만 진정으로 어려움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려움이 생겨난 원인을 확실히 파악하여야 한다. 경험을 총결하고 개과자신하여야 한다. 다시 어려움에 봉착해서는 안 된다. 한(漢) 왕조 초기에 이름 난 의사 순우의(淳于意)가 있었다. 의술이 고명하였다. 병을 치료할 때마다 침과 약물을 아울러 같이 써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았다. 순우의가 40세 때에 어떤 사람이 그를 조정에 고소하였다. 조정은 순우의를 도성 장안(長安)으로 압송해 형벌을 내리라고 명했다. 순우의에게는 아들이 없고 딸 다섯 명이 있었다. 출발하는 날에 딸 다섯 명이 순우의 앞에 꿇어앉아 눈물만 흘렸다. 순우의는 딸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화가나 욕을 해댔다. “내게 아들이 없는 게 한이로구나. 사건이 벌어지자 딸들은 눈물만 흘리고. 내가 너희를 잘못 길렀구나.” 몇몇 딸들은 아버지가 욕을 하든 말든 개의치 않았으나 막내딸인 제영(緹縈)이만 무척 마음 아파하였다. 그녀는 아버지 앞에 꿇어앉아 말했다. “저는 아버지를 따라 장안으로 가겠습니다. 내 한 몸으로 아버지의 죄를 대신해 속죄하겠습니다.” 장안에 도착하자마자 순우의는 하옥되었다. 제영은 목숨을 걸고 한 문제(文帝)를 만나러 황궁으로 가기로 결심하였다. 진정서를 작성하고 문지기에게 건네면서 황제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였다. 이렇게 편지를 썼다. “저의 아버지 순우의는 관리가 된 후 고향 백성은 모두 청렴하고 공평하다고 칭송했습니다. 지금 아버지가 법을 어겼으니 벌을 받는 게 마땅합니다. 저는 죽은 사람들이 다시는 살아오지 못하는 것이 한입니다. 그들이 자신의 죄를 알고는 개과천선하려고 하여도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저는 아버지의 죄를 대신해 관가의 노비가 되기를 자원합니다. 아버지에게 개과천선할 기회를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무제가 제영의 서신을 읽고는 그녀의 희생정신에 감동받았다. 순우의의 형벌을 면제해줬을 뿐 아니라 제영을 노비로 삼지도 않았다. 무제는 명을 내렸다. “요순시대에는 형벌이 가벼웠지만 법을 범하는 사람은 적었다. 지금은 형벌이 특별히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는 그치지 않는다. 왜 그러한가? 우리 교육이 부족하기에 그러하다. 나는 무척 부끄럽다. 오늘날 법을 어긴 사람에게 교육은 하지 않고 형벌만 내린다. 그들이 과오를 고치려고 하여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나는 모두가 의논해 새로운 법을 만들기를 바라노라!” 재난이 지난 후 자신을 새로이 살펴야 한다. 자기를 반성하여야 한다. 경험의 교훈을 총결해 이전 잘못의 근원을 찾아내어야 한다. 개과자신하여야 한다. 비천한 자가 고관대작의 차를 탔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의 차를 얻어 탔다. 도적이 그를 권력이 있거나 돈이 많은 사람으로 착각해 차를 강탈하고 목숨까지 빼었다면, 누구를 책망할 것인가? 위험이 도래할 때 자신을 보호할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정기를 키우고 예기를 모아야 한다. 배우고 익혀 개과자신하여야 한다. ***** 解卦 ䷧ : 뢰수해(雷水解) 진(震: ☳)상 감(坎: ☵)하 해괘(解卦)는 서남쪽이 이로우니, 갈 곳이 없어서 와서 회복함이 길하다. 갈 곳이 있거든 일찍 하면 길하다. / 해괘(解卦)는 서남쪽이 이로우니, 갈 곳이 없으면 와서 회복함이 길하고, 갈 곳이 있으면 일찍 함이 길하다.(解,利西南,无所往,其來復,吉.有攸往,夙,吉.) 육오는 군자가 오직 풀음이 있으면 길하니, 소인에게서 증험이 있을 것이다.(六五,君子維有解,吉,有孚于小人.) 「상전」에 말하였다 : “군자가 풀음이 있음”은 소인이 물러가는 것이다.(象曰,君子有解,小人退也.) [傳] 해괘(解卦䷧)는 「서괘전」에 “건(蹇)이란 어려움인데, 사물이 끝까지 어려울 수는 없으므로 해괘로 받았다”라고 했다. 사물은 끝까지 어려울 리가 없으니, 어려움이 극에 달하면 흩어지기 마련이다. 해(解)는 흩어짐이므로 건괘(蹇卦䷦) 다음에 놓였다. 괘는 진괘(☳)가 위이고 감괘(☵)가 아래인데, 진괘는 움직임이고 감괘는 험하니, 험함의 밖에서 움직여서 험함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난이 풀려 흩어지는 상이다. 또한 진괘는 우레가 되고 감괘는 비가 되어 우레와 비가 일어나니, 음양이 교감하여 화창하고 부드럽게 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해괘가 된다. ‘해(解)’는 천하의 환난이 풀려 흩어지는 때이다. 1) 解者,險難釋散之時也.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손자에게 보내는 편지 - 타릭 귀너셀(Tarık Günersel) 인간관계에서 매일 유익한 시간을 보내도록 해라 자연과 연민과 노동으로. 발전하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계발하라 강력해지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약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성공하려고 애쓰면 성공하기가 더 어렵게 된다. 꽃이 피려고 애쓰던가? ‘그냥’ 피어난다. 창의성에는 욕심이 필요하지 않다. 열정이면 충분하다 고통과 슬픔은 필요하지 않다. 삶의 기쁨이면 충분하다. 겸손하면 쓸데없는 힘을 쏟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열매를 맺는 데 도움이 된다 긍정적인 한계를 택하거라 고요한 바다가 깊은 법이다 불평하지 말고 다가가라 떠나는 자는 버림받는다 그러나 필요할 때는 혼자가 되라 과도기가 무가치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감각을 과소평가하면 온전히 살 수 있을까? 직관이 막히면 이해력이 풍부해질 수 있을까? 인생의 모든 것을 세세히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노력은 즐겁고 무익하지 않다. 무한한 지평선이란 무엇인가? 비판적 상상력 – 지식과 함께. 그러나 '지식'은 일반적으로 추측이다. 무식하고 무능한 대통령보다는 세련된 '평범한 사람'이 되어라. 믿음은 지식이 아니다. 어떤 유산을 세계사에서 받아들여야 할까? 습관적인 믿음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발전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다른 동물의 지혜에서 배워라 두 개의 열린 창이, 나란히 있는데 하나는 막이 쳐있다. 날개 달린 곤충이 막이 쳐진 창으로 빠져나오려고 헛된 노력을 한다 가까운 지점에 힘을 쏟으며 자유로운 탈출구를 알지 못하고. 그러고 나서 뒤로 날아가서 거리를 둔 후에야 쉽게 출구를 찾게 되지. 자연을 정복하려 하지 말고 함께 춤을 추려고 해라 처음에는 아마도 자연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다음 우주는 -140억 년 전에 시작되었다. 이 모험 후에? 여전히 자연이 있을 거야. 있게 된다면, 아마도 다른 우주로 이어지겠지. 일부 주장처럼 여러 우주가 있을 수 있겠지. 그리고 인간은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연의 기회이지. 상상의 힘을 칭찬하는 것이 유감스럽지 않을까? 우리의 선행을 위해 그러나 잘못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을 정죄하고? 인간에게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신에 대한 생각이 불공평하지 않을까? 자연과 노동? 종교는 누에고치와 같아. 인간은 고치에서 성장하여 그리고 자유롭게 날아 지혜를 소중히 여김으로써 그리고 맹신을 버려라. 일부 현실주의자에게는 자본주의가 정상으로 보이겠지. 그러나 한때는 노예 제도도 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단다. 너는 두 개의 모국어를 할 수 있게 태어났다. 혼종성은 세계 평화에 좋은 것이지. 인권에는 동물권 일부도 있지. 자연의 권리. 네 안의 빛을 밝게 하라 어둠의 가면을 쓰지 마라. 새로운 지구동반자로서 너만의 지침을 준비해라 인용 및 너의 기여도 함께. 개방적으로 상호 작용을 해라. 질문해 보라: 그리고 뭐? 만약 내가 틀렸다면? 자유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견뎌라. 유연성은 더 나은 경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네가 지나치게 확신할 때 너는 넘어지기 쉽다. 글을 써라. 이해하기 위해 말하기보다는. 그리고 기뻐하라. 이제 적어도 한 사람이 있다. 너를 이해하는 사람 조금이라도: 너 자신. 한 해에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그 전에 천 가지가 필요하다. 수습생은 명장을 꿈꾼다. 명장은 꿈속에서도 수습생이다. 대안계획으로 인생을 망치지 마라. 성취?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다. 여정을 즐기거라. 내 손자야. 용기는 겁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것이란다. 호수의 한 방울보다는 대양의 한 방울이 되어야 더 풍요롭다.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이바지하고 축하하라. 너의 명성이 너의 작품보다 더 빛나지 않도록 주의해라. 유행을 타지 않으려면 풍조에 합류하는 것을 자제하라. 우리는 흔적을 따라서 오고 흔적을 남기며 떠난다. 네가 결실을 남기기를 빈다. 평범하지만 건설적이고 깊이 있게 적어도 한 사람을 위해 – 모든 것이 완료되었을 때. 너의 흔적은 이미 시작되었다. Letter to my grandchild (Tarık Günersel) May each day be fruitful in relationships with nature, compassion and labour. Protect yourself in order to develop, and develop to protect yourself. Trying to be powerful implies weakness. Trying to be successful makes it harder to succeed. Does a flower try to open? It ‘simply’ open. Creativity require no greed. Enthusiasm is enough. Pain and sorrow are not necessary. Joy of living is enough. Modesty saves energy and thus helps fruitfulness. Choose positive limits. Tranquillity doesn’t make the ocean shallow. Don’t complain. Approach. One who leaves out is left out. But be alone when necessary. Transitory doesn’t mean worthless. Can you live fully if you underrate the senses? Can comprehension be rich if intuition is blocked? Life can’t be explained in every detail but the effort is pleasant -and not fruitless. What is a limitless horizon? Critical imagination –with knowledge. Yet ‘knowledge’ is usually conjecture. Rather than an ignorant and insolent president, be refined and ‘ordinary’. Belief is not knowledge. Which legacy should one accept from world history? A habitual belief may be handy –but it may hinder progress. Learn from the wisdom of other animals: Two open windows, side by side, one with a screen. A winged insect -trying to get out through the one with the screen, in vain, forcing the nearby spots unaware of the free way out. Then it flies back, gains distance and easily perceives the exit. You can not govern nature but you can dance with her. First there was nature, probably. Then the universe began -14 billion years ago. After this adventure? There’ll still be nature. Maybe leading to a different universe –if any. Perhaps there are multiple universes, as some claim, and humans are nature’s chance to understand herself. Isn't it a pity to praise an imaginary power for our good deeds but condemn ourselves for misdeeds? To humans what they deserve. Isn’t the idea of a god unfair to nature and labour? Religions are cocoons. Humans can grow out of them and fly freely by holding wisdom dear and getting rid of beliefs. Capitalism seems normal to some realists. But slavery too seemed normal once. You were born with two mother tongues to enjoy. Hybridity is good for world peace. Human Rights are part of Animal Rights -part of Nature’s Rights. Let the light in you be light and not masked darkness. Prepare your own guide as a new earth mate with quotations and your contributions. Open to interaction. With questions: Then what? What if I’m wrong? Freedom implies uncertainty. Endure. Flexibility helps you see the better path. You fall when you are too sure. Write. In order to understand rather than to tell. And rejoice. Now there’s at least one person who understands you even a little bit: Yourself. One good sentence a year is good enough. But a thousand are necessary prior to it. An apprentice is a master in his dream. A master is an apprentice even in his dream. Don’t ruin your life with a ‘B Plan’. Accomplish? Without giving up, one can. Enjoy the journey, my dear. Courage is not fearlessness, but taking steps despite fear. A drop in an ocean leads a richer life than a lake. Approach with care, contribute, and celebrate. Beware of letting your name outshine your works. If you don’t want to go out of fashion, refrain from becoming fashionable. We come with traces and leave traces behind. May yours be fruitful. Plain, constructive, deep. At least for one person –when all is done. Your traces have already begun. (English translation by Beverly Barbey / T. Günersel) ◆ 타릭 귀너셀(Tarık Günersel) =이스탄불 시립 극장의 시인이자 극작가, 소설가로 PEN 튀르키예 회장과 PEN 국제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그는 이스탄불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997년 ‘세계시의 날(World Poetry Day)’을 제안했고 PEN International에서 받아들여 UNESCO에서 3월 21일을 시의 날로 선포했다. 그는 Samuel Beckett, Vaclav Havel and Arthur Miller 등의 작품들을 튀르키예어로 번역했다. 그의 작품들은 The Nightmare of a Labyrinth (mosaic of poems and stories), and How’s your slavery goin’? His Olusmak (To Become), a “life guide for myself,” includes ideas from world wisdom of the past four millennia 등이 있다. ☞ 강병철 작가 = 1993년 제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16년 『시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2년 제주대에서 국제정치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 인터넷 신문 ‘제주인뉴스’ 대표이사,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실장 및 연구이사,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 특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주통일교육센터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며 국제펜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됐다. 국제펜투옥작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 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 『펜 문학 겨울호』(2009)에 소개했다. 2022년에는 베트남 신문에 시 ‘나비의 꿈’이 소개됐다. ‘이어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이어도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이어도로 간 어머니’로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1회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주관하는 제19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다. 강병철 박사의 시와 단편소설은 베트남, 그리스, 중국 등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계간 문학지 《국제시가번역(国际诗歌翻译)》에도 강 작가의 시 두편이 소개되었다.
◆ 건괘(蹇卦) 건(蹇), 『서괘전(序卦傳)』에 말했다. “건은 어려움이다.” 건은 위험, 곤경이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고통을 받는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따지고 싶지 않다. 다만 곤란은 확실히 시시때때로 우리 곁에 머물고 있음은 분명하다. 곤란을 대면했을 때 더듬어 생각하고 반성하여야 하고 굳세고 힘이 있고 정직하고 공정하여야 한다. 곤경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하여야 할까? 생아편은 본래 좋은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사용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런데 생아편을 아편으로 제조돼 청(淸) 왕조 시기 중국에 유입되었을 때 백성에게 해독을 끼치고 망국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죄악의 검은 마수가 됐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여러 가지 원인에 따라 오늘날 환경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많은 물종이 지구에서 멸종되었다. 각양각색의 기괴한 질병이 엄습하고 있다. 자연재해는 차례차례로 끝없이 나타나고 있다.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원흉은 누구인가? 어느 누가 무고하게 사라져간 생명의 영혼을 달랠 수 있는가? 곤경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가? 외계 대자연이요 인위적인 데서 도래하기도 했고 많은 일들은 자초하기도 했다. 황사가 몰려오면 우리는 답답하고 고뇌하고 초조 불안하고 닥치는 대로 저주하고 욕을 퍼붓는다. 천지는 우리가 감정을 발산하는 대상이 됐다. 그런데 어찌 천지가 욕을 먹어야 하는가. 하늘과 땅은 억울할 따름이다. 진정한 원흉은 인류 자신이다. 산성비가 내린다. 싹이 시든다. 잎이 누렇게 변해 버린다. 건물이 부식된다. 우리 삶의 터전이 훼멸된다. 이것은 누구 탓일까? 누구의 잘못일까? 이러한 곤경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우리 곁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하늘을 원망하고 남을 탓하고 있다. 덤터기를 씌운다. 책임을 전가해 버린다. 우리는 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가? 어째서 발생 원인을, 뿌리를 캐지 않는가? 왜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가? 어째서 우리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가? 『주역』은 말한다. “산 위에 물이 있는 것이 건(蹇)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자신에게 돌이켜 덕을 닦는다.” 무슨 말인가? 산 위에 큰물이 있으니 행인은 위험하다. 인생의 길에서 어떤 때는 형극으로 가득 덮여있기도 한다. 장애를 만났을 때 반성하고 돌이켜볼 줄 알아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의 인품과 덕성을 수련하여야 한다. 위험의 원인을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고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만 곤란은 우리에게서 떨어질 것이다. 곤란이 생기면, 문제가 나타나면, 과연 이것은 우리 잘못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대부분은 내 탓이로소이다, 라고 말하지 못한다. 아니 안 한다. 그저 거스를 수가 없었다, 고의가 아니었다, 피할 수 없었다는 모호한 말로 당당하게 지나가 버린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연속된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게 된다. 곤란은 여전히 우리 곁을 포위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조만간 커다란 문제가 도래하게 된다. 곤란은 불가피하다. 이 세상에는 모순이 가득하다. 혼란은 시시때때로 나타난다. 일마다 존재한다. 어떻게 그 곤란에 대처하여야 하는가? 곤란이 생기면 객관적으로 분석하여야 한다. 깊이 연구하여야 한다. 문제가 존재하는 열쇠를 찾아야 한다. 그러면서 대책을 강구하고 경험을 살려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 번 좌절을 당하면 그만큼 현명해진다는 말처럼 그렇게. 『맹자』에서도 보인다. 일을 하는데 효과를 얻지 못할 때, 일을 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반드시 자신을 반성하라고 했다. 반성하면 수신할 수 있다. 끊임없이 자신이 하는 일의 효율을 제고시킬 수 있다. 자기의 모든 소질을 높일 수 있다. 자신이 고집불통이 아닐까, 이간질시키는 말을 곧이듣는 것은 아닐까 반성하여야 한다. 시원시원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맺고 끊는 맛이 없는 것은 아닐까, 너무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아닐까? 너무 부지런하고 신중한 것은 아닐까, 냉정함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통찰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세심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마음이 좁은 것은 아닐까, 너무 사심이 없는 것은 아닐까? 주색에 너무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돈에 너무 몰두해 있는 것은 아닐까……. 보통사람인 우리는 어째서 캐묻지를 않는가? 곤란이 도래하면 캐묻는 것을 배웠다면 곤란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되면서 곤란은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문제가 생기면 캐묻고 따지고 들면 문제는 순리적으로 해결된다. 공자는 말했다. “날마다 세 번 내 몸을 살핀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끊임없이 수련하고 자아의 인품 덕성과 수양을 제고시키면서 자아의 고상한 정조를 나무랄 데가 없도록 했다. 공자는 그렇게 하기 위하여 부단하게 자신을 반성하였다. 자신에게 캐물었다. 그러면서 어떤 문제라 할지라도 한 번 도래하면 이후 자신에게 다시는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 곤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걸출한 성인이 된 것이다. 위험을 만나면 당황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며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 반성할 줄 알고 캐물을 수 있어야 한다. 태연자약할 수 있어야 한다. 탈출구를 찾아야 하고 자신에게 생명을 불어넣을 ‘귀인’을 찾아야 한다. 끊임없이 사색하여야 한다. 신변에 모든 유리한 조건을 이용하여야 한다. 자기 자신의 지혜의 원천을 캐내야 한다. 기다림은 곤란을 이기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기다림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행하는 방법이다. 어떤 때에는 기회가 왔는데도 잡아채지 못하기도 한다. 무제한으로 물리면 결과적으로는 만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곤란이 생기면 마땅히 적극적이고 융통성 있게 간단한 방법으로 재빨리 해결하여야 한다. 『주역』은 말한다. “크게 어려움에 벗이 올 것이다.” 곤경에 빠졌거들랑 강건하고 중정함〔강건중정(剛健中正)〕을 견지하여야 한다. 그러면 열정적인 사람이 나타나 곤경에서 구해줄 것이다. 당신이 위험한 지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관경을 본 적이 있는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때 열정적인 아주머니나 아저씨가 당신에게 방향을 가리켜준 적이 있는가? 넘어졌을 때 힘이 있든 없든 당신에게 내미는 손이 있었는가? 만약 그렇다, 라고 대답한다면, 우리는 행복하고 행운아라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옳다는 것을 말한다. 정의로운 길을 향하여 가고 있으니 옮길 필요 없이 계속 전진하여야 할 터이다. 우리가 곤란할 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으니, 타인이 곤경에 빠졌을 때 우리도 용감히 나서야 한다. 비록 영웅처럼 ‘춘풍명월을 보는 게 습관이 되어’ 만사를 ‘담소하며 즐기는’(「강가의 신선들(臨江仙)」) 지고지순한 경지에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적어도 우리가 곤경에 처했을 때 곤경에 놀라 자빠지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냈다고 회한하지 아니하고 무능해 해놓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부끄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 蹇卦 ䷦ : 수산건(水山蹇), 감(坎: ☵)상 간(艮: ☶)하 「단전」에서 말하였다 : 건(蹇)은 어려움이니, 험함이 앞에 있음이다. 험함을 보고 그칠 수 있으니 지혜롭다.(彖曰,蹇,難也,險在前也,見險而能止,知矣哉.) 「상전」에서 말하였다 : 산 위에 물이 있는 것이 건(蹇)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자신에게 돌이켜 덕을 닦는다.(象曰,山上有水,蹇,君子以,反身脩德.) 구오는 크게 어려움에 벗이 온다. / 구오는 크게 어려움에 벗이 올 것이다.(九五,大蹇,朋來.) [傳] 건괘(蹇卦)는 「서괘전」에서 “규(睽)는 어긋남이며, 어긋나면 반드시 어려움이 있으므로 건괘로 받았으니, 건(蹇)은 어려움이다”라고 하였다. 어긋나는 때에는 반드시 어려움이 있으니, 건괘가 그래서 규괘(睽卦)에 다음하는 것이다. 건(蹇)은 험하게 막혔다[險阻]는 뜻이므로 어려움[건난(蹇難)]이 된다. 괘 됨이 감괘(坎卦☵)가 위에 있고, 간괘(艮卦☶)가 아래에 있는데, 감괘는 험함이고 간괘는 그침이다. 험한 것이 앞에 있어서 그친 것이니, 나아갈 수 없다. 앞에는 험함에 빠짐이 있고, 뒤에는 높게 막힘이 있으므로 건괘(蹇卦)가 되었다. □ 「강가의 신선들(臨江仙)」(楊愼) 滾滾長江東逝水 장강은 도도히 흘러 동으로 가는데 浪花淘盡英雄 물거품처럼 사라져간 영웅들. 是非成敗轉頭空 돌아보면 시비와 성패가 모두 헛된 것 青山依舊在 청산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幾度夕陽紅 몇 번이나 석양에 붉게 물들었던가. 白髮漁樵江渚上 강가 고기 잡고 나무하는 늙은이들 慣看秋月春風 춘풍명월을 보는 게 습관이 되어 一壺濁酒喜相逢 탁주 한 병 들고 기쁘게 만나 古今多少事 옛이야기 요즘 이야기 都付笑談中 담소하며 즐기는 거지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