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제주 지역은 고용률 상승이라는 긍정적인 지표를 보였으나 관광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청년 고용 안정성을 위협하며 경제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제주 지역의 15세 이상 고용률은 70.8%로 지난해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평균 고용률이 62.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특히 15∼64세 고용률은 74.1%로 전국 평균(69.5%)을 웃돌며 제주의 경제활동 참여도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4년 제주 지역의 연간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약 7000명 증가했다. 이는 농림어업과 관광업 중심의 고용 구조가 주요 산업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농림어업은 계절적 요인으로 연말 취업자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제주 고유의 농업 기반 산업이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제주 지역은 관광업 의존도가 높아 경제 구조적 한계도 드러났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지난해 12월 들어 관광객 감소와 계엄사태, 탄핵 정국 등 정치적 요인으로 매출이 급감해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20대 청년 취업자는 전국적으로 약 12만4000명 감소했다. 제주 지역의 청년 고용 상황 역시 부진했다. 제주 경제는 청년층이 주로 종사하는 서비스업 고용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 관광업 의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면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취업자 수는 전국적으로 약 16만2000명 증가했다. 제주에서도 농림어업과 같은 노동력 수요가 고령층 고용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중장기적으로는 고용 구조 변화를 위한 산업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2025년 상반기에 민생 및 경기 부양 사업을 신속히 집행해 고용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 또한 청년층과 고령층의 고용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관광업 외에 정보통신업, 전문 과학 기술 서비스업 등 신산업 육성을 추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지역경제 연구팀은 "제주는 관광업 중심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신산업 도입과 더불어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갑)이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체포된 사태와 관련해 "내란수괴는 민주주의와 국민의 안전을 논할 자격조차 없다"며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문 의원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은 권한 없는 수사기관과 거짓 공문서를 내세워 국민을 선동하려 했다"며 "적법한 절차에 꼬투리를 잡는 몰염치한 행태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란수괴에게 주어진 마지막 보답의 길은 수사에 협조하고, 양심에 따라 답변하며 국민과 법의 심판을 받는 것뿐"이라며 윤 대통령의 수사 협조를 촉구했다. 문 의원은 또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세상은 악을 저지르는 자보다 이를 용인하거나 부추기는 자들 때문에 더 큰 위험에 빠진다"며 여당 의원들에게 내란 공범으로서의 훼방을 멈추고 수사와 내란특검법 통과에 협조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윤석열 탄핵 심판은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며 "공정하고 신속한 진행으로 국가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지역의 어휘 사용이 연령과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고유의 언어적 특성과 세대 간 변화가 공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2024년 국어 사용 실태 조사(어휘)' 결과에 따르면 어휘 사용이 연령과 성별, 지역적 특성에 따라 뚜렷하게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제주 지역에서는 고유의 언어적 특징이 두드러졌다. 제주에서는 강원권과 함께 '그제, 어제, 오늘까지의 휴일'을 '삼 일'이라는 표현으로 지칭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전라권에서 '사흘'이라는 표현이 선호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제주 지역에서는 고유의 언어적 습관과 문화적 요소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양반다리'를 지칭하는 새로운 표현인 '아빠 다리'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주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라권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 세대 변화에 따른 어휘의 진화가 제주에서도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성별과 세대에 따른 언어 사용 차이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젊은 층은 식당이나 매장에서 직원에게 말을 걸 때 '여기요(저기요)'라는 중립적 표현을 주로 사용했지만 60대 이상은 여전히 '아가씨'라는 전통적 호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서도 젊은 세대는 '완전', '짱', '개'와 같은 강조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반면 30대 이상에서는 '정말', '진짜', '너무'와 같은 전통적 수식어를 선호했다. 이는 제주 지역의 언어 사용도 전국적 세대 차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전국 15~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지역적 변인뿐 아니라 연령, 성별과 같은 사회적 변인에 의해서도 어휘 선택이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1980년대 친척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했다가 간첩 혐의를 뒤집어쓰고 평생을 억울하게 살아야 했던 고(故) 김두홍씨가 43년 만에 명예를 회복했다.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는 14일 국가보안법 위반 및 반공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김두홍씨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김씨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위한 가족과 관련 단체들의 오랜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다. 고(故) 김두홍씨는 1931년생으로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던 친척들의 초청으로 1980년 4월 일본을 방문해 체류했다. 그러나 이 방문이 평생을 뒤흔드는 사건의 시작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씨에게 개인적인 악감정을 가지고 있던 한 지인은 김씨가 일본에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 친척을 만나 간첩 행위를 했다고 허위로 밀고했다. 이를 근거로 김씨는 1982년 7월 20일 영장 없이 옛 제주경찰서에 강제 연행돼 17일간 불법 구금됐다. 당시 수사관들은 김씨에게 잠을 재우지 않는 가혹 행위와 고문을 통해 허위 자백을 강요했다. 결국 김씨는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3년,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고문 피해 사실을 주장하며 결백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경찰은 김씨의 자백 외에 혐의를 입증할 만한 물증이나 증언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간첩으로 낙인찍혔고, 그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2006년 김씨는 정부로부터 한국전쟁 참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간첩 누명을 벗지 못한 채 2004년 세상을 떠났다. 김씨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노력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2023년 12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김씨 사건을 중대한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재심을 권고했다. 이에 김씨의 아들인 김병현 씨가 재심을 청구하면서 사건은 다시 법정에서 다뤄졌다. 재판부는 "불법 구금과 고문 등 인권침해로 이어진 자백은 증거로서 능력이 없고, 허위 진술 강요는 재판부의 오판을 야기한다"며 "고문 등 불법 행위에 따른 피고인의 허위 자백 외에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씨의 아들 김병현씨는 "아버지가 간첩 누명을 벗게 되어 기쁘다"며 "오랜 시간 동안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해상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숨진 새끼를 업고 다니는 모습이 또 포착됐다. 14일 다큐제주와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3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앞바다에서 숨진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주둥이에 걸치고 다니는 어미가 목격됐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숨진 새끼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돼 보였고 부패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죽은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정읍 무릉리 해상 등 제주 바다에서는 지난해 3월과 5월, 8월에도 숨진 새끼 돌고래를 등과 앞지느러미 사이에 얹고 이동하는 남방큰돌고래가 목격됐다. 지난해 9월 제주환경운동연합과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의 '제주 동부지역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의 보전' 정책브리프에 의하면 제주 개체군의 경우 1년생 새끼 사망률이 2015년 17%에서 2018년 47%로 30% 포인트 높아졌다. 2018년 이후 1년생 새끼 사망률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에서 태어난 1년생 안팎의 어린 남방큰돌고래의 절반 가까이가 죽는 셈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알코올 장애로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에 대해 법원이 치료감호청구 요구가 아닌 징역형을 선고한 건 적절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 주심 신숙희 대법관은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 8개월과 구류 20일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무면허 상태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넉 달 동안 음주운전을 하다 세 차례 적발됐다. 세 번 모두 혈중알코올농도 0.2%가 넘는 만취 상태였다. 2023년 4월에는 운전 중 주차돼 있던 차를 들이받은 뒤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은 채 도주하기까지 했다. 1심에 이어 2심도 A씨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8개월, 인적사항 미제공 혐의에 대해 구류 20일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재판 과정에서 2심이 A씨의 알코올 관련 장애를 충분히 고려해 치료감호 필요성을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범죄 전력, 범행 내용, 건강 상태 등을 종합하면 A씨는 알코올을 섭취하는 습벽이 있거나 그에 중독된 자로서 재범의 위험성과 치료의 필요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원심은 치료감호시설에서의 치료 필요성에 대해 정신감정을 하는 등 충실한 심리를 해 피고인에 대해 치료감호를 할 필요가 있는지 살펴보고 치료감호청구 요구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판단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A씨 인적사항 미제공 혐의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선고 결과를 파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주항공의 항공기 1대당 정비 인력이 국토교통부 권고 기준인 12명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제기됐다. 또 제주항공이 조류 충돌 방지 대책회의에 불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여객기 참사와 관련된 현안 질의에 답변했다. 이번 회의는 제주항공의 안전 관리 체계와 조류 충돌 방지 대책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룬 자리였다. 국회 현안질의에서는 제주항공의 항공기 정비 인력이 국토부 권고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1대당 정비사가 12.7명으로 권고 기준인 12명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격증만 있는 사무실 근무 인력을 제외할 경우 실제 현장 정비사는 7.5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이번 일을 계기로 정비사 인력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안전 체계를 점검하고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의 조류 충돌 방지 대책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두 차례 열린 조류충돌예방위원회 회의에 참석해야 했던 제주항공이 모두 불참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일정 문제와 승객 수하물 처리 문제로 불참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조류 충돌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협의체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점은 항공 안전 관리 체계의 심각한 허점으로 지적됐다. 또 국토부가 조류 탐지와 퇴치 시스템을 혼용해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에 대해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첨단 장비와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무안공항 참사와 유사한 구조의 콘크리트 둔덕이 설치된 여수공항, 광주공항 등 공항 시설에 대해 즉각 교체와 보수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회 현안질의는 제주항공을 포함한 항공사와 국토부의 안전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정비 인력 확충과 안전 체계 강화에 나설 것을 약속했고, 국토부는 조류 충돌 방지 장비 개선과 예산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안전은 항공사의 최우선 가치"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더욱 강화된 안전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새해 들어 103세가 되신 어머니가 새삼 외로워 보인다. ‘누구라도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기도가 되었을까? 일요일 오후에 동생이 찾아왔다. 뜻밖의 방문에 ‘왠 일이냐?’고 놀라는 내게 동생은 햇살 같은 웃음으로 치킨을 들이민다.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다. ‘요즘은 병원에서 어머니 약을 타려면 주민등록증이 꼭 필요하다’는 동생이 오늘따라 더욱 착하고 예쁘게 보인다. 2남 7녀 중 8번째인 동생에게 아버지는 왜 정례(貞禮)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을까? 정열(悅: 기쁨)·정복(福: 축복)·정희(喜: 기쁨)라고 셋째딸을 첫번째를 맞을 때와 같이 기쁨으로 맞으신 후, 정숙(淑: 맑음)·정심(心: 마음)·정옥(玉: 구슬)이라 이름지으시고서, 마지막에 예(禮: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하심은 무슨 깊은 뜻이실까. 어쨌든 정례는 부모님의 사랑을 한껏 받으면서 착하고 예쁘게 자랐다. 밭·바다·시장 등에서 하는 어머니의 온갖 궂은일에 7번째 정옥이까지 포함시켜 노동력을 확보하면서도 언제나 막내는 예외였다. 그래서인지 정례는 어디서나 귀하고 예쁘게 대접받으며 자랐다. 육십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위치에 있다. 사랑을 많이 받는 이가 사랑도 많이 베푸는 법. 정례는 일요일이 주일이라 오늘이 가장 바쁜 날인데도 어렵사리 틈을 내어 온 것이다. 남편이 작은 교회의 목회자이다. 더욱이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린데도 먼저 시집을 가서 손자를 셋이나 두었다. 삶의 경륜이 많은 만큼 사람의 마음을 읽는 눈도 깊은 것일까? 전에 없이 어머니의 두 손을 단단히 붙잡고서 간절히 기도를 해드린다. 그리고 어머니를 아기처럼 꼬옥 껴안아서는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 드린다. 어떻게 알았을까? 요즘 들어 어머니가 유난히 외로워 하시는 것을. 동생은 방과 후에 아동을 돌보는 센터를 운영한다. 제주시에서도 다문화와 노동계층이 많은 지역에 위치해 있어 동생네 센터에는 늘 아이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내 기억이 맞다면, 제주시에서 가장 오래된 아동센터 중 하나일 터다. 인구 밀집 지역에 있다 보니 그곳의 현안이 아이들을 맡겨놓고 부모가 모두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소위 가장 열악한 형편이라서 제일 먼저 지역아동센터로 선정이 되지 않았나 싶다. 어쨌든 동생네 센터는 언제나 정원이 넘쳐서 대기를 해야 하는 눈치다. 게다가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동생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비교적 넓은 편이라, 센터 전체의 회장 역할도 수행하는 눈치다. 치킨 박스를 바라보면서 무엇을 고를까 망설이는 어머니에게 눈치 빠른 동생이 얼른 나선다. “오늘은 새해 들언 아직 정월 초순이난 양력으론 명절인 셈인게 마씸. 경 허난 여기서 제일 연세 많으신 우리 어머니가 주인공이라 예! 어머니 눈에 가장 좋은 걸로 얼른 고릅서, 양!”.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얼굴이 함박꽃처럼 벌어진 어머니가 얼른 닭 다리 하나를 집어 든다. 아! 어머니의 생애에 저렇게 양념으로 노릇노릇 구워진 치킨의 갈색 다리를 통째로 드신 적이 있으셨을까? 그동안 얼마나 저것을 차지하고 싶으셨을까. 이렇게 103세 어린애가 되고 나서야 소원을 이루시다니..... 어쩌면 103세는 3살이나 마찬가지 아니신가. 아직은 어금니 하나를 빼고는 모두가 튼튼하니, 쇠갈비도 너끈하게 뜯으실 터. 닭다리쯤이야 어디서 굴러들어 온 무른 호박일 게다. 어머니는 달콤하니 양념되고 통통하게 살이 붙은 닭다리를 한입 물고서 아이처럼 좋아라 하면서 천진스레 웃으신다. 아하! 어머니의 저 명품 얼굴을 내가 놓칠 리 없다. 얼른 핸드폰을 들어서 순간을 포착해서는 얼른 앨범 안으로 저장해 놓는다. 지금까지 백세 일기를 기록하면서 깨달은 것은 글로 씌어진 삶의 내용, 사건의 진위, 사안의 중요성, 역사적 기록도 의미가 있지만, 결국에 남는 건 사진이란 사실이다. 이 글을 써온 지도 어느덧 3년. 그동안 카메라에는 어머니의 일상과 풍경, 얼굴들이 다채롭게 찍혀 있다. 어머니의 인생 박물관인 셈이다. 동생의 기도는 어머니의 건강과 장수를 위한 소망으로 간절하게 이어진다. 진지하고 정성스런 기도보다 어머니는 치킨에 더 마음이 가 있는 듯, 게슴츠레 눈을 떠서 동생의 입술을 쳐다본다. 어서 기도가 끝나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오늘따라 어머니의 삶이 사무치게 가슴 저린 동생은 지나온 생애의 골짜기와 광야 같은 시절들을 굽이굽이 파헤치면서 더없이 기도가 간절하고 깊어진다. 그간에 고향으로 돌아가서 동네 사람들로부터 어머니가 살아온 삶의 숨겨진 국면을 듣고, 그 자취를 직접 살펴보고 밟아보면서 느낀 바가 참으로 많았으리라. 모두가 ‘아멘!’으로 합창하면서 기도의 끝을 알리자마자, 어머니는 얼른 치킨을 입안에 넣어 야무지게 씹으신다. 103세에도 어금니 하나를 빼고는 모두가 건재하니, 돼지껍질 아니 갈비일지라도 하등 문제 될 게 없다. 그래서 예로부터 이를 오복 중 하나라 여겨온 게지 싶다. 사실 동생이 저리도 어머니를 향해 마음이 간절함은 우리가 모두 떠나온 고향마을로 귀향해 들어간 때문이다. 동네 사람들마다 찾아와서 어머니의 안부를 묻고는 우리 대포 마을에서 최고령이라며 축하해 주고..., “잘 왔다!”라며 쌍수를 들고 환영을 해 주었다니, 동생 입장에서는 얼마나 가슴 벅차고 기쁘고 다행스러웠으랴. 이쯤에서 우리집의 아픈 사연을 살며시 들어내지 않을 수가 없어진다. 사실은 아주 오래 전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마을에서 추방된 적이 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게 이유였다. 당시는 할머니가 둘째 부인이 생긴 할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고 거의 실성을 하는 바람에 동네에서 외톨이가 되었던 시절이다. 그런데 이웃 마을 월평리의 전도부인이 방문을 와서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고 친구처럼 다정하게 얘기를 들어주니 애간장이 녹아들었으리라. 그만 대포마을 최초의 그리스도인, 소위 예수쟁이가 되기로 마음을 열고 말았다. 그리고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아버지도 예수를 믿기로 결단하면서, 마을과 이웃들로부터 배척을 받아 쫓겨났던 것이다. 1950년대 일이다. 얼떨결에 아버지와 함께 고향에서 내쳐진 어머니는 서귀포로 들어가서 삼매봉 인근의 논밭을 병작하며 삶의 터전을 일구었다. 두 분이 워낙 건강하고 부지런하였던 터라 객지에서 그럭저럭 먹고 사는 경지를 넘어서, 오히려 대포에서보다 더 잘 산다는 소문이 날 정도였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즈음에 이르자 종손인 아버지와 어머니를 다시 불러들였다. 그리고 워낙에 할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은 부모님은 다시 논밭을 관리하며 재산을 일구고 2남 7녀로 대가족을 이루었다. 그러다가 미국으로 이민 간 아들을 따라 고향마을을 떠나셨고, 딸들도 모두 출가하고 공부하느라 대포마을을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20여 년이 흐른 뒤에 드디어 막내딸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터전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러니 아버지와 어머니를 기억하는 동네 사람들이 동생네의 귀향을 반기고, 집수리를 도와주며, 울타리가 되어 주었던 게다. 무엇보다도 103세에 아직도 살아계신 어머니의 존재가 큰 힘이 되었을 터. 부모님 덕에 고향에서 환영을 받고 도움을 얻은 동생네 이야기가 우리 모두에게 가슴 따뜻한 위안이 되었다.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지 싶다. 이쯤에서 문득 최근에 알게 된 신미나님의 시 하나를 나누고 싶어진다. ‘장판에 손톱으로 꾹 눌러놓은 자국 같은 게 마음이라면 거기 들어가 눕고 싶었다. 요를 덮고 한 사흘만 조용히 앓다가 밥물이 알맞나 손등으로 물금을 재러 일어나서 부엌으로....’ 예전에 사시던 분이 남쪽으로 넓게 창을 내놓은 덕에 겨울에도 거실 안으로 햇살이 마음껏 들어온다. 이상도 하지. 어머니의 흔들의자가 놓아진 곳으로 가장 따뜻한 공기가 모여든다. 새해 들어 ‘날 살려줍서’라는 기도가 더 잦아진 어머니의 사정을 하늘의 햇빛도 바다의 바람도 다 알고 있나 보다. 103세 노인의 몸과 마음이 추울 때, 따뜻함이 제일 귀한 선물이 된다는 사실도.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허정옥은? = 서귀포시 대포동이 고향이다. 대학 진학을 위해 뭍으로 나가 부산대 상과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경영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 볼티모어시에 있는 University of Baltimore에서 MBA를 취득했다. 주택은행과 동남은행에서 일하면서 부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이수했고, 서귀포에 탐라대학이 생기면서 귀향, 경영학과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면서 서귀포 시민대학장, 평생교육원장,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3년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의 대표이사 사장과 제주컨벤션뷰로(JCVB)의 이사장 직을 수행한데 이어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장을 거쳤다. 현재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서비스 마케팅과 컨벤션 경영을 가르치고 있다. 한수풀해녀학교와 법환좀녀학교도 다니며 해녀로서의 삶을 꿈꿔보기도 하고 있다.
제주도의 2025년 상반기 정기인사 뒤 행정시 내부에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선 8기 후반기를 준비하며 조직 안정화를 강조했지만 대규모 인사 교류와 도청 주도 인사 방식으로 행정시 내부 승진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비판이다. 제주도는 14일 오전 도청 탐라홀에서 '2025년 상반기 정기인사 임용장 수여식'을 열었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과장급 이상 승진 및 전보자 56명과 신규 임용자 138명이 임용장을 받았다. 신규 공무원들은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고 도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의무를 다할 것을 선서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수여식에서 "우주산업, 그린에너지,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산업을 통해 제주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며 "공직사회가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평적 조직문화와 창조적 진화를 핵심 가치로 삼아 성과 창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도청 중심의 인사 운영이 드러나며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내부 승진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의 경우 신규 국장 3명이 모두 도청 전입자로 임명됐고, 서귀포시에서도 4명 중 3명이 도청 전입자로 확인됐다. 행정시 내부 승진 기회를 기대했던 직원들은 도청의 지나친 인사 관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제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 청정환경국장, 도시건설국장 등 주요 직위가 도청 인사로 채워지며 행정시의 독립적 운영이 약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도 자치행정국장, 농수축산경제국장, 안전도시건설국장이 모두 도청 인사로 발령됐다. 지역 안배 관례를 깨고 서귀포시 출신 부시장이 제주시 부시장으로 임명되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도청과 행정시 간 인사 교류가 제주시 83명, 서귀포시 59명 등 모두 14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이루어졌다. 행정시 내부에서는 "도청의 의도적인 인사 장악"이라는 비판과 함께 "업무 연속성이 약화되고 조직 내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민선 8기 후반기 도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오 지사는 "능력 중심의 인사 이동이었다"며 "연한에 따른 자연 승진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에너지를 끌어올릴 인재를 등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이 행정시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제주시 한 관계자는 "행정시 조직은 도정과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독립성을 존중받기를 바란다"며 "이번 인사는 도청 중심의 운영 방침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정부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제주공항을 포함한 일부 국내 공항의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에 대해 주의를 요청하는 노탐(NOTAM)을 발행했다. 그간 정부가 "로컬라이저는 적법하게 설치됐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항공정보통합관리(AIM)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오전 10시 8분부터 제주공항에 노탐을 발효했다. 해당 노탐은 오는 4월 11일 오후 6시까지 유효하다. 조종사들에게 제주공항의 7번 활주로 끝 305m 지점에 위치한 높이 5m, 너비 47m의 H빔(철제 구조물)을 주의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탐(NOTAM)은 비행운항에 관련된 종사자들에게 반드시 적시에 인지하여야 하는 항공시설, 업무, 절차 또는 위험의 신설, 운영상태 또는 그 변경에 관한 정보를 수록해 전기통신 수단에 의하여 배포되는 공고문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무안국제공항 참사 이후 실시한 특별조사에서 제주공항을 포함한 국내 7개 공항, 9개 시설의 방위각시설 및 기초대가 항공기와 충돌 시 쉽게 부서지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제주공항에서는 로컬라이저(LLZ)의 지지대가 H형 철골 구조물로 지목됐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가 단단한 콘크리트 둔덕이 아닌 쉽게 부서지는 구조물로 설치됐다면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 광주공항, 여수공항, 포항경주공항, 무안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했다. 김해국제공항과 사천공항의 경우 콘크리트 기초 구조물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해당 시설들에 대해 연내 개선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번 조치가 정부의 그간 입장과 배치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무안공항 로컬라이저의 위치와 설치가 국제 규정에 부합하며 적법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 노탐 발행으로 위험성을 일부 인정한 셈이 돼 자기모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제주공항의 경우 H형 철골 구조물이 로컬라이저의 안전성과 관련해 문제로 지적됐지만 정부는 그동안 "로컬라이저 하부 지지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국제 규정이 없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정부의 뒤늦은 노탐 발행에 대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항공 종사자를 중심으로 '면피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24일까지 로컬라이저를 포함한 전국 공항의 시설 개선 계획도 수립하고, 항공안전 모든 분야에 걸친 혁신방안을 4월까지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을 포함한 인권연구자들과 학계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일부 위원들의 권고안 발의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명목으로 한 권고안이 인권위의 설립 취지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위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인권연구자들과 전국 인권학계 단체는 13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란 혐의와 관련된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헌법과 법치주의를 훼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성명서에는 김솔·김수연 제주대와 김이승현 제주여민회정책위원회 등 제주지역 연구자들이 적극 동참했다. 이들은 "인권위의 역할은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며 "권고안이 헌법기관과 국가기관의 정당한 활동을 비난하고, 내란죄 피의자들만을 비호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성명서 발의에 참여한 한 연구자는 "단 이틀 동안 진행된 연명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655명이 참여한 것은 그만큼 이번 사안이 중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특히,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란 혐의자들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내란죄 성립 여부, 계엄의 위헌성, 탄핵심판 절차 등을 다룬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성명서에서는 "이는 인권위 설립 취지와 전혀 상관없는 불필요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자들은 또 "비상계엄 확대조치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유리한 부분만 발췌하고, 불리한 부분은 삭제해 왜곡된 논리를 펼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제주지역 인권 연구자들은 이번 권고안 발의가 제주지역의 학문적 독립성과 인권에 대한 관심을 시험대에 올렸다고 평가하며 인권위의 자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가 권력이 인권을 침해하는 상황에서 인권위가 해야 할 일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며 "헌법적 가치와 국제적 인권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인권연구자들은 인권위의 설립 취지와 권한을 벗어난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성명서 발표와 함께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제주대 연구자들의 참여는 단순히 학문적 목소리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인권에 대한 경고"라며 "인권위가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다음은 성명서 전문. 12.3 내란사태 관련 인권위 권고의결 시도에 대한 한국인권학회, 인권법학회, 인권연구자 성명서 1월 13일(월)에 개최되는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에 김용원, 한석훈, 김종민, 이한별, 강정혜 등 5명의 위원이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의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긴급 안건으로 제출했다고 한다. 안건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국회의장, 헌법재판소장, 각 법원장과 수사기관에 대해 국무총리 탄핵심판 철회, 국무총리 탄핵심판 우선 처리, 대통령 방어권 보장, 계엄 관련자 영장 청구 자제 등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2월 3일 비상계엄과 그 실행행위는 그 자체로 중대한 인권침해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조사 착수는 커녕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인권시민사회의 격렬한 비판을 받고 나서야 마지못해 별다른 내용이 없는 성명을 내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런데 탄핵심판과 내란죄 수사가 시작되자, 내란죄 피의자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긴급 안건에는 바로 결재하여 전원위에서 안건이 다뤄지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 안건은 인권위의 설립 취지와 전혀 상관 없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내란죄 성립 여부, 수사 관할 기관 문제, 관할 법원 문제, 계엄의 위헌성, 탄핵심판 순서, 탄핵심판 절차 정지 등에 대하여 인권위의 권한을 넘는 불필요한 판단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합당한 근거도 없이 수사기관의 수사와 법원의 영장 발부를 비난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회의 탄핵소추에 대하여는 제대로 된 논증도 없이 정당한 사유가 없는 권한남용이라고 단정하고, 비상계엄확대조치만으로도 내란죄상 폭동에 해당하여 사법심사 대상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에서 유리한 부분만 발췌하고 불리한 부분을 삭제하여 인용하는 식으로,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 담겨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한국 민주화의 산물로 대한민국 헌법 및 국제인권법이 인정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2001년 설립된 독립적인 국가기구다. 근대 인권 사상은 국가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로부터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로 시작되었으며, 적법절차의 원칙을 통해 국가 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방지하는 것으로 인권의 영역을 확대해 왔다. 이러한 인권옹호를 임무로 하고 있는 인권위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계엄을 동조하거나 정당화하고, 헌법기관과 국가기관의 정당한 활동을 비난하고, 공권력의 집행을 거부하여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내란죄 피의자들의 권리만을 비호하는 권고를 채택하려고 한다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권위는 설립 목적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일체의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지난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인권연구자들은 “당신은 우리의 자유와 평화로운 일상을 찬탈할 수 없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계엄 선포가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이며, 시민들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한 폭거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모든 이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런 엄중한 사태에 직면하여 인권위의 임무는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지, 탄핵 관련자들의 인권을 내세워 탄핵심판과 수사과정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이번 안건을 작성한 5인 인권위원과 이를 전원위원회에 상정한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인권위원회법의 정신과 권한을 일탈한 불법의결을 시도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2025년 1월 13일 한국인권학회, 인권법학회, 인권연구자, 인권시민단체 일동 - 김종철(인권법학회장, 연세대), 박경태(한국인권학회장, 성공회대) - 단체: 가족구성권연구소, 난민인권센터,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러브포원, 사단법인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원불교서울외국인센터, 의정부이주노동자센터, 이주민센터동행,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파주이주노동자센터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이주민지원센터,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위프렌즈, (사)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함께하는공동체), 은평청소년노동인권 토닥토닥 다지기, 이주노동연구모임 마르코 marco, 이주노동자평등연대(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공공운수노조사회복지지부 이주여성조합원모임,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성공회용산나눔의집, 민변노동위원회, (사)민주시민교육곁 연구소, 사회진보연대,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센터친구,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조선학교와함께하는사람들몽당연필,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주여성인권포럼, 인권교육을 위한 교사모임 샘, 인권아카이브, 코다코리아, 한국성소수자연구회, 한국이주인권센터, KIN(지구촌동포연대) - 개인: 강광수(영남대),강남순(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강미란(캐나다 요크대),강미희(서울과학기술대학교), 강민주(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강민주(서울대),강성현(성공회대),강솔(아주대),강아람(일리노이 주립대 시카고),강영미(공주교육대학원),강은옥(법무법인 창조),강인화(강원대),강정은(민변),강지윤(공익인권법재단 공감),강한결(민변),강효원(서울대),강명숙(배재대),고근석(광주대교구),고기복(모두를 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고명수(서울대),고상균(남다른성교육연구소),고윤덕(법무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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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우주산업 단지로 추진되는 제주 하원테크노캠퍼스가 상반기 내 산업단지로 지정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지난 8일 서귀포시 하원테크노캠퍼스를 산업단지로 지정하는 계획을 고시했다고 15일 밝혔다. 도시첨단 유형의 산업단지 용지는 하원테크노캠퍼스 30만3000㎡ 중 절반가량인 15만㎡다. 도는 지구단위 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의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말 산업단지 지정을 목표하고 있다. 산업단지로 지정되면 용도지역 상향, 기업의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이 있다. 하원테크노캠퍼스는 지난해 6월 정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돼 입주 기업의 경우 법인세 감면, 부동산 취득세·재산세 감면, 개발부담금 감면, 상속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귀포시 하원동 옛 탐라대 부지를 활용해 조성 중인 하원테크노캠퍼스에는 한화시스템의 제주한화우주센터가 연내 들어설 예정이다. 우주 관련 스타트업인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컨텍 등도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오는 5월 열릴 '제주 반려동물 문화산업 한마당'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 대행사를 공개 모집한다. 제주도는 15일 '제주 반려동물 문화산업 한마당' 행사가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공존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제주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행사 공모 계획을 밝혔다. 참여 대행사는 행사 운영 전반에 대한 기획과 제안을 제출해야 한다. 행사 대행 용역 공고는 정부조달청 나라장터 누리집(www.g2b.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안서 제출 기한은 이달 31일까지다. 대행사 선정은 지방자치단체 입찰 시 낙찰자 결정기준 제7장에 따라 제안서 평가 후 순위별 협상을 거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형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이번 행사가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제주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지난해까지 별도로 추진하던 '반려동물 문화축제'와 '반려동물 연관산업 박람회'를 올해부터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해외에 서버를 둔 사회관계망을 통해 불법 성 착취물 1000여개를 유포한 20대가 구속됐다.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성착취물 유포)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월부터 약 8개월 동안 '벗방채널'이라는 텔레그램 단체방을 운영하며 아동성착취물과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불법촬영물 등 약 1000여개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성적 욕구 충족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범죄수익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2022년 5월 수사에 착수했지만 해외 온라인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비협조로 수사중지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며 수사를 재개해 지난달 16일 A씨를 체포해 구속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4·3범국민위가 '백골단'의 이름을 자처하는 단체와 이들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12·3 비상계엄 이후 과거의 망령들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백골단이라는 이름이 다시 등장한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백골단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던 사복 경찰 부대로 흰색 헬멧과 청색 복장을 상징으로 했다. 이들은 곤봉과 쇠파이프를 사용해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체포와 고문, 시신 탈취 등으로 민주화 운동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특히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씨가 백골단의 폭력으로 사망한 사건은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며 민주화 열기를 가속화시킨 바 있다. 이번 논란은 김 의원이 반공청년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하며 불거졌다. 반공청년단은 자신들을 백골단의 후신으로 자처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국회는 폭력을 조장하는 김민전 의원을 제명하고 폭력 사주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며 "국회는 내란동조 정당인 국민의힘 해체를 의결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김 의원의 행태를 비판하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주선한 기자회견이 비판받자 '민주당 계열에서 활동해 온 경력을 가진 자들에 의한 프락치 공작'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과거 서북청년단의 폭력을 떠올리며 이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서북청년단은 1940~50년대 반공을 명분으로 제주4·3사건 당시 도민들에게 극심한 폭력을 가했던 단체로 그 깃발이 2023년 제주4·3평화공원에 등장해 도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당시 이들은 4·3을 왜곡·폄훼하며 추념식을 방해했고, 이를 저지하려던 4·3유족들을 집회 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말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지만, 이 같은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제주는 서북청년단과 백골단의 폭력을 몸소 겪었던 곳"이라며 "이러한 과거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는 폭력과 독재의 상징을 단호히 배격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새해 들어 103세가 되신 어머니가 새삼 외로워 보인다. ‘누구라도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기도가 되었을까? 일요일 오후에 동생이 찾아왔다. 뜻밖의 방문에 ‘왠 일이냐?’고 놀라는 내게 동생은 햇살 같은 웃음으로 치킨을 들이민다.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다. ‘요즘은 병원에서 어머니 약을 타려면 주민등록증이 꼭 필요하다’는 동생이 오늘따라 더욱 착하고 예쁘게 보인다. 2남 7녀 중 8번째인 동생에게 아버지는 왜 정례(貞禮)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을까? 정열(悅: 기쁨)·정복(福: 축복)·정희(喜: 기쁨)라고 셋째딸을 첫번째를 맞을 때와 같이 기쁨으로 맞으신 후, 정숙(淑: 맑음)·정심(心: 마음)·정옥(玉: 구슬)이라 이름지으시고서, 마지막에 예(禮: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하심은 무슨 깊은 뜻이실까. 어쨌든 정례는 부모님의 사랑을 한껏 받으면서 착하고 예쁘게 자랐다. 밭·바다·시장 등에서 하는 어머니의 온갖 궂은일에 7번째 정옥이까지 포함시켜 노동력을 확보하면서도 언제나 막내는 예외였다. 그래서인지 정례는 어디서나 귀하고 예쁘게 대접받으며 자랐다. 육십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위치에 있다. 사랑을 많이 받는 이가 사랑도
기술 발전과 산업 변화를 체감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세계적 박람회와 토론회는 새해를 맞는 기대가 큰 1월에 집중된다. 올해도 둘째주부터 이어졌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7~10일)를 필두로 117년 전통의 자동차 박람회인 디트로이트 오토쇼(10~20일), 주요국 정계·관계·재계 인사들이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20~24일·다보스포럼)이 그것이다. 하지만 올해 이들 이벤트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기업인의 기세가 예전만 못하거나 경쟁국에 밀리는 모습이다. 비상계엄과 탄핵 소용돌이 속 정치인과 정부인사 참석도 예년보다 적어 경제외교에서도 소외될 판이다. 166개국 4800여 기업이 참여한 CES 2025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해 산업과 일상생활에 파고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전과 IT,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서 AI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AI, 모빌리티 등 첨단기술로 무장한 중국의 공세가 매서웠다. 가전업체 하이센스와 TCL은 삼성전자 주변에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스마트 키친, 가정용 로봇 등 AI를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중국 기업들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웨어러블 로봇,
뉴욕시 브루클린 지역에서 광고 마케터로 일하는 아만다(줄리아 로버츠 분)는 어느 토요일 새벽 충동적으로 가족들과의 주말 도시탈출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 남편 클레이(에단 호크 분)는 초행길임에도 내비게이션을 켜고 출근길처럼 익숙하게 운전한다. 내비게이션이 없었다면 조수석에 앉은 아만다는 지도를 펼쳐들고 길라잡이하느라 클레이보다 더 신경이 곤두섰겠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 없다. 그런 번잡한 일은 내비게이션에 맡기고 느긋하게 창밖의 신록을 만끽할 수 있다. 인터넷 ‘초연결 세상’의 은총이다. 뒷자리에 나란히 앉은 남매 16살 아치와 13살 로즈는 각자 무릎에 태블릿 PC를 올려놓고 집에서와 똑같이 인터넷 세상에 빠져든다. 아마 롱아일랜드까지 가는 1시간가량에 인터넷이 끊긴다면 아치와 로즈 모두 아만다의 여행계획에 난색을 표했을 듯하다. 우리는 고속도로를 시속 100㎞ 속도로 달리면서도 인터넷이 연결되는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다. 로즈는 당시(1994~2004년) 미국의 전설적인 인기 드라마 ‘프렌즈(Friends)’에 몰입하고 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치가 인상을 쓰고 창문을 내리면서 아만다에게 ‘로즈가 방귀 뀌었다’고 고발한다. 로즈는 방귀 뀌지 않았다고
눈을 뜨면 어머니 방으로 가보는 게 아침 일과의 첫 번째다. 이불을 제대로 덮고 계신지, 이동 변기의 뚜껑이 열려 있지는 않은지를 살펴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부자리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어디로 가셨을까? 급한 마음에 버스 정류소로 내달린다. 어쩌면 서귀포 매일 시장에 가시려고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계실지 모른다. 아직은 사위가 어두컴컴하다. 그런데 저만치에 희끄무레한 물체가 보인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우리 어머니다. ‘저 스웨터는 너무 얇은데...., 감기에 걸리면 어떡하나. 요즘 독감이 유행하는데....’ 싶은 걱정에, “어머니!”하고 소리친다. 아, 꿈이다. 어느새 날이 환하게 밝아 있다. 지난밤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예배를 드리고, 자정이 훨씬 넘어 집으로 돌아왔다. 후다닥 일어나 보니 왠지 바깥이 소란스럽다. 이렇게 밝은 아침이 낯설게 느껴진다. 평소에 기상하는 새벽 4시 반은 캄캄하고 고요하며 혼자인 시간이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대문 밖으로 나가보니, 세상에! 집 앞이 자동차와 사람들로 만원이다. 새해 첫날의 일출을 기다리는 발길들. 아직은 해가 수평선 밑에서 불그스레한 빛으로 꿈틀대고 있다.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지금으로선 이것 하나뿐이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갔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 그나마 그에게 투표했던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규정과 법을 따지고 할 필요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그는 이제 ‘내란 혐의 피의자’ 신세다. 방조와 동조도 아니다. 이미 만천하에 알려진 사실만으로도 그는 ‘내란의 주역’이다. 대다수의 국민 상식으로도 그가 현재 대통령 관저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이 말이 안되는 지경이다.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마땅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직도 검·경이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2024년 12월3일 한밤 10시 23분. 그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운운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입니다.” 한술 더 떠 그의 상황판단은 이랬다.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가 내린
“이끌기를 법으로만 하고 다스리기를 형벌로만 하면 백성이 법과 형벌을 면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다. 이끌기를 덕(德)으로 하고 다스리기를 예(禮)로써 하면 백성들이 부끄러워하며 스스로 바로잡아 선(善)에 이른다.” 『논어』(論語) 위정편 제3장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실 ‘공정’과 ‘상식’의 대명사였다. 국내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 법대 출신이란 점에서도, 검사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기개에서도, 그리고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도 권력에 굴하지 않는 풍모에 그렇게들 생각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지지자들은 그랬다. 오늘(1일)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아서다. 대통령의 말이 그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 많은 수치와 통계적 이유를 들어 의사단체의 부당한 논리를 공박하는 지금의 판단 때문이다. 지금이 이런 수치와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윤 대통령의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 틀린 말도 아니지만 지금 그런 논리로 국민을 설득할 시점이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일 때인지도 의문이다. 정부와 의료
“서북청년단이 온 이후 섬주민들과 육지에서 온 사람들간의 감정은 격화되었다. ··· 주민들이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고무되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총칼에 개의치 않고 떨쳐 일어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원인 없이는 행동도 있을 수 없다.”(동아일보 1948년 11월11일자) 세상이 미친 듯이 돌아갈지라도 역사는 기록으로 남아있다. 신문은 그래서 기록으로 전하는 역사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더욱 그 역사를 다시 짚어야 한다.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지 모를 일이 지금 횡행하기에 그렇다. 느닷없이 제주4·3 75주기를 맞아 제주란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서북청년단’의 소식을 접하고 나오는 소리다. 무수한 양민들이 하루 아침에 제주란 공간에서 사라져버린 그 참혹한 비극을 추념하겠다는 시기에 나오는 황당무계다. 추념공간 어귀에서 그들이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지금 현존하는 서북청년단(西北靑年團)은 2014년 9월 결성된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의 성과다. 그해 11월 28일 서울청소년수련관에서 서북청년단을 재건했다.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건국을 방해했다.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옛날 동북지방에 또 다른 거지 항방(行幇)이 있었다. ‘이거(二柜)’가 그것이다. 그들은 1년에 두 계절에 대량으로 양식을 구걸하는 대광과는 달리, 여러 방식으로 흩어져서 각지를 유랑하면서 구걸하였다. 예를 들어 이른바 요구하는 ‘요적(要的)’, 즉 밥을 구걸하는 것은 2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밥을 담는 밥통을 들고 길거리에서 애걸하며 구걸하는 것, ‘찬밥 그릇을 요구하는 거지’였다. 여러 가지 구실을 만들어 구걸하는 부류가 있었다. 예를 들어, 농사꾼으로 분장해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느니 병을 치료해야 한다느니 말하며 집집마다 다니면서 고기와 쌀을 구걸하거나, 길가는 사람으로 위장해 여비가 부족하니 도와달라느니 하며 구걸하는 사람으로 ‘밥을 구하는 거지’1)였다. 이것보다 더 많은 부류는 노래를 하며 구걸하는 부류였다. 예를 들어 ‘죽림(竹林)을 먹는 거지’로, 고달판(呱哒板, 박자를 맞추는 목판)을 치며 다녔다. ‘화상(華相)을 말하는 거지’로 사랍계(沙拉鷄)2)를 연주하고 다녔다. ‘검은 막대기를 가지고 노는 거지’로 담배설대를 치며 다녔다. ‘평고(平鼓)를 치는 거지’로, 합라파(哈拉巴, 소의 견갑골로 만든 악기)를 연주하며 다녔다. ‘자기를 때리는 거지‘로, 밥그릇을 때리며 다녔다, 위에 열거한 거지는 모두 ‘이거(二柜)’에 속했다. ‘이거’의 두목은 마음대로 개방의 거지를 때리고 욕할 수 있었다. 죽으면 명이 짧을 것을 원망할 뿐, 두목은 독점해 제멋대로 나쁜 짓을 저질렀다. 밖에서 온 거지는 모두 먼저 두목을 예방하지 않으면 그곳에서 구걸할 수 없었다. 강호의 불법 선착장이나 다름없었다. 두목을 예방하는 것이 강호 항방의 규칙 중의 하나인 ‘배마두(拜碼頭)’이다. 예를 들어 현지의 ‘화상을 말하는 거지’가 사라계를 치면서 밥 좀 달라며 돌아다니는 외지에서 온 동업자를 보면 곧바로 본지 사라계 치는 거지에게 먼지 통지하고 즉시 나아가 노래하였다. “죽판을 치니 딸랑딸랑, 상부(相府)는 어디에서 오셨소?” ‘상부’란 강호에서 밥을 얻어먹는 사람의 통칭이었다. ‘대광’ 개방 중의 맹인 거지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외지에서 온 동업자가 만약 항방의 규칙을 알고 있다면 곧바로 노래로 답했다. “지금 막 도착해서, 겨를이 없었네요. 곧바로 거상을 찾아갈 거외다.” 그러고는 즉시 이거를 찾아갔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두 손으로 밥통을 떠받들고 말했다. “여러 부상님들, 밥통을 점검하소서!” 구걸해온 돈이 모두 밥통 속에 있으니 여러분이 살펴보라는 말이다. 이거 중의 한 사람이 상황을 보고 앉으라고 청하면 외지에서 온 거지는 밥통 속에 있는 돈을 쏟아내어 세면서 말했다. “오늘은 괜찮았습니다. 적지 않은 부스러기〔사자(渣子), 동전의 은어〕를 얻었고 나는 호랑이〔비호자(飛虎子), 지폐의 은어〕도 있습니다요. 여러분이 쓰십시오!” 이거의 사람이 답한다. “같이 써야지요.” 그러고서는 사라계와 밥통을 벽에 걸어두고 차를 마시면서 물었다. “상부, 상부는 어디에서 오셨소?” “상부라 부를 정도는 아닙니다. 사부를 만난 건 늦었기도 하고 사부를 일찍 떠나보냈습니다. 종종걸음 치는 놈일 뿐입니다.”(자기는 강호를 강중거리며 다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겸손하게 하는 말이다) 연이어 물었다. “어느 집안의 밥을 먹소?” 그러면 자신은 모 문 모 가〔정(丁), 곽(郭), 범(范), 고(高), 제(齊) 5가로 나뉘고 외문으로는 한(韓) 3문으로 나뉜다고 전한다〕 출신이고 모모 인의 발(사부가 누구인지를 말하는 것)로 뛰고 있으며 모모 인의 밥주걱〔표파자(瓢把子), 사형이 누구냐를 말하는 것〕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한다. 연이어 사부와 태사부 등등을 묻는다. 대답하는 데에 오류가 없으면 본 가문의 사람(본 항방의 동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특별히 친하게 지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사부를 데리고 오라고 말한 후 물건을 압류하였다. 외부에서 와서 가문이 없는(항방에 가입하지 않은) 자는 그들에게 분명히 설명한 후에 믿음을 얻어 관례대로 밥을 빌어먹는다 하여도 항방에 가입되어 있는 거지처럼 그렇게 친밀해지지는 않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원래는 ‘쓸모없는 부채에 의지하다’(靠死扇子)인데 은어(암호)다. 뜻은 ‘要飯的化子’로 밥을 구걸하는 거지를 가리킨다. 2) 사랍계(沙拉鷄), 악기의 일종이다. 왼손에 두 줄기 판목을 연결시켜 만든, 판의 밑 부분이 보검 모양, 길이 약 30센티미터 넓이 약 2센티미터, 밑 부분은 3개의 얇은 철판이 드리워진 판(板)을 들고 흔들면 딸랑딸랑(叮叮当当) 듣기 좋은 소리가 난다 ; 오른손에 길이 40센티미터 넓이 2.5센티미터 되는 대나무로 만든 판을 든다. 양측에 각각 29개의 끝이 원추형인 톱니가 있다. ‘salaji’, 곡예계(曲藝界)에서는 ‘수래보(數來寶)’의 박자를 맞추는 악기의 하나라는 것이라 한다. 발음을 빌린 것이라 한어가 제각각이다. ‘撒拉机’, ‘撒拉鸡’, ‘沙拉鸡’. ‘撒拉姬’, ‘撒拉击’, ‘撒拉笈’, ‘萨拉鸡’, ‘萨拉机’, ‘萨拉基’, ‘萨拉击’, ‘撒拉基’, ‘仨拉机’, ‘仨拉吉’, ‘仨拉击’ 등이 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실제로 옛날에 궁가항 부류의 거지 항방(行幇)은 중국 어디에나 존재하였다. 일정한 지역을 각자의 기본 활동 영역으로 산재되어 있었고 연결되어 있었다. 청나라 말기 민국 초기에 길림(吉林) 해룡(海龍) 일대에 ‘대광(大筐)’과 ‘이거(二柜)’ 두 종류의 거지 항방이 활동하였다. 이른바 ‘대광’은 거지 집단이었다. 절름발이, 소경, 병자와 같은 거지가 평일에는 도시에 살다가 봄과 여름에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걸하였다. 양식을 구걸할 때 ‘낙자두(落子頭)’가 무리를 이끌었다. ‘순자(順子)’라 부르는 작은 몽둥이나 ‘흘미(吃米) 팻말’을 손에 들고 갔다. 그 팻말은 지현(知縣)이 준 것으로 ‘황제의 명을 받들어 양식을 구한다’라는 증좌였다고 전한다. 이유가 충분하니 하는 말이 당당했다. 양식을 구할 때 쓰는 도구는 유관(柳罐, 버드나무 잔가지로 엮은 두레박 형태의 용기)이었다. 그래서 ‘대광(大筐)’이라 하였고 우두머리는 ‘광두(筐頭)’라 불렀다. 낙자두는 유관을 들고 무리와 함께 향촌으로 내려갔다. 주로 돈이 있는 천석꾼에게 양식을 요구했다. 그의 조수를 ‘방락자(幇落子)’라 불렀다. 낙자두는 조리 있게 말을 잘했고 대담했다. 황상이 효수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나 양식을 구할 때에는 사람을 보고 접시를 내놓듯이, 상대의 상황을 보고 행동하였다. 일반 집에 가면 유관을 집문 앞 반석 옆에 놓고 이상한 소리로 내질렀다. “주인님, 절름발이, 소경이 왔소, 먹을 양식 좀 주시오!” 그런데 세력 있는 향신 대문 앞에 가면 유관을 대문에서 3척 떨어진 곳에 놓았다. 세속은 권력이나 재력을 따지는 성질이 있다. 강자를 두려워하고 약자를 업신여긴다. 사회 하층에 속한 거지가 사람에게 구걸할 때에도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 달랐다. 분수에 따른 것일 터이다. 구걸해온 양식은 모두 광두가 분배하였다. 안으로는 개방의 가문을 관리하고 밖으로는 관부와 왕래하였다. 일종의 지방의 ‘인물’이었다. 매번 얻어온 양식은 대광에 속한 거지가 반 년 동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였다. 큰 수레를 이용하여 도시로 끌고 간 후 광두가 등급에 따라 분배하였다. 광두는 우두머리이니 도리로 보아 당연히 두 몫을 가져갔다. ‘선자(扇子)’는 한 손에 죽통〔竹筒, 송대의 범중화(范仲華)가 남긴 것이라 전한다〕을 들고 다른 손에는 신발바닥을 들고 애처롭게 부르짖으며 갈비뼈를 때리면서 구걸하는 거지다. ‘요자(舀子)’〔‘회자(擓子)’라고하기도 한다〕도 있다. 벽돌을 들고 자기 머리를 치며 먹을 것을 구걸하는 거지다. ‘파두(破頭)’도 있다. 칼로 자기 머리를 찍고 구걸할 집의 대문 앞에 드러누워 양식을 구걸하는 거지다. 그들은 낙자두와 한 통속이었다. 대광이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걸하는 골간으로 각자 일정한 양을 분배받았다. ‘상부(相府)’(맹인 거지), ‘소락자(小落子)’(평상시에 작은 유관을 어깨에 메고 일반 집에 가서 간장, 짠지와 같은 것을 구걸하는 미성년의 어린 거지), ‘흘미적(吃米的)’(여성 맹인 거지)은 공헌이 그리 많지 않고 능력이 많지 않아 각자 반씩 분배받았다. 분배할 때 먼저 함께 먹을 양식을 남겨두고서 모두에게 입을 옷을 제공하였다. 남포(藍布) 옷 밖에 낡은 옷을 걸치는데 ‘음양저(陰陽底)’라 불렀다. 이런 절름발이, 병자, 맹인인 거지는 서로 운명을 같이 했고 서로 협력하였다. 큰 대오가 향촌으로 내려가 양식을 구할 때 개를 끌고 길을 안내하는 맹인 거지는 ‘연간(軟杆)’이라 불렀다.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앞에서 길을 인도하다가 구덩이를 만나면 ‘공(空)’이라 외치며 뒤따라오는 맹인 거지에게 다리를 높이 들라고 알려주었다. 그를 ‘경간(硬杆)’이라 불렀다. 그들이 대부호에게 양식을 구걸하는 근거는 궁가항의 조사 숭배 전설과 비슷했다. 옛날에 공자가 진(陳)나라에서 곤경에 빠지자 안회(顔回)를 보내어 범단(范丹)에게 산처럼 쌓인 쌀과 밀을 빌린 후에 후세에 대련을 붙인 집에서 빚을 대신 갚도록 했다는 게 구걸하는 근거였다. 대광 구성원 중에 사람이 죽으면 관 안에 흑사 사발을 4개 넣어주었다. 말굽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마 한 가닥을 넣었다. 말꼬리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 내포하는 뜻은 이렇다. 죽은 자가 죽기 전에 한 평생 집집에서 밥을 얻어먹었기에 다음 생에는 역참 사이에서 편지를 전달하는 역마로 태어나 전생에서 입은 은혜를 갚으려 한다는 의미였다. 민국 초기에 정부가 대광을 금지하면서 사라졌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활념자는 소매치기하거나 닭을 훔치는 등 소도둑과 같은 부류다. 그 조사(祖師)는 둘이 있다고 전한다. 사(梭) 씨와 이(李) 씨로, 통주(通州) 상촌(上村)의 탈곡장에서 살았다. 어느 날, 둘이 집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술을 마셨다. 깨진 그릇에 가득 담긴 짠지가 전부였다. 깨진 주전자로 술을 따르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가정〔嘉靖, 혹은 ‘가경(嘉慶)’, 구전이 정확하지 않아 애매하다〕 황제가 그곳에 몰래 방문하여 세 명이서 함께 술을 마시고 짠지를 안주로 먹었다. 나중에 황제는 하급 관리 자리를 줄 테니 일을 하라했으나 거절하자 둘에게 철포죽(鐵炮竹) 3개를 선물로 주고 군문(軍門, 청대에 제독에 대한 존칭)에 봉했다. 이후 사(梭)·이(李)는 한 파가 되었다. 사람들은 ‘사이(梭李)는 믿을 수 없다’라고 했는데 그들이 궁가항의 정파가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사념자는 그들을 업신여겨 그들과 왕래하지 않았다. 그들도 스승과 제자 사이에만 전했고 사람 수도 적었다. 활념자는 아문의 포졸과 결탁해 훔쳐온 물건을 포졸 등에게 뇌물로 주고 암암리에 보호를 받았다. 훔친 물건의 주인이 세력이 있는 사람이라서 포졸을 찾아오면 포졸은 활념자에게 물건을 돌려주라고 했다. 훔쳐온 물건은 곧바로 장물로 처분할 수 없었다. 며칠이나 한 달 정도 보관하면서 상황을 본 후에나 처분이 가능했다. 가난한 사람에게서 닭이나 음식을 훔쳐오는 것은 예외였다. 아무 때나 처분할 수 있었다.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이른바 ‘간상(杆上)’은 포수(炮手, 전문적으로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다. 사념자는 자신이 활동하는 지역을 잘 알고 있었다. 혼례나 장례를 치르는 집이 있으면 ‘간상’을 초청해 폭죽을 터뜨리게 하고 비교적 많은 돈을 받아내었다. 그 사이에 구걸하러 오른 사람이 있으면 간상이 나서서 상대하였다. 실제 간상은 사념자 중의 능력 있는 사람이나 악질분자였다. 외지의 사념자나 활념자가 현지에 와서 활동할 때에는 간상에게 이로움이 있었다. 간상을 불러 자신들을 보호하도록 하고 보상하였다. 사념자와 활념자는 통칭 ‘유방(游方)’이라 하고 간상은 ‘좌방(坐方)’이라 불렀다. 유방이 모처에 가서 혼례나 장례에서 구걸하려면 좌방을 찾아가야 했다. 좌방이 그들을 데리고 가서 돈을 요구하고 구걸하여, 그들을 만족시키기 때문이었다. 만약 좌방이 유방의 요구에 만족시키지 못하면 유방은 길에서 그를 기다렸다가 시비를 가렸다. “당신은 누구에게서 배운 것이요? 사부가 당신을 똑바로 가르치지 않았단 말이요? 밥 한 그릇을 가지고 둘이 나누어 먹겠다는 거요?” 즉시 그의 폭죽통과 만두 등을 뺏어버리며 말했다. “당시 사부에게 직접 와서 찾아가라 하시오!” 간상은 도제 간에 승계했기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직무를 이어받았다. 총결하면, 사념자는 궁가항의 주체다. 궁가항의 큰 수령을 ‘당가(當家)’라 부르고 밑에 각각 ‘염(捻)’이 있었다. 서너너덧이 1념이고 그 두목이 누자두(簍子頭)이다. 누자두는 거지들이 얻어온 것 중에서 대략 10%를 거두어 들여 자신이 사용하였다. 거지가 쓰는 먹는 소금은 모두 누자두가 공급하였다. 궁가항에 가입하려면 반드시 고개 숙여 절하며 스승으로 인정하여야 했다. 스승으로 인정하는 것을 ‘배간(拜杆)’이라 한다. 배간할 때에는 3명이 있어야 했다. 사부(師傅), 명사(明師), 인사(引師)다. 면전에 1척 길이의 검은색과 붉은색으로 된 막대기를 설치했다. 붉은색은 위로 향하고 검은색은 아래로 향해야 했다. 술잔 없이 술 주전자를 가지고 돌아가면서 두 손으로 들고 마셨다. 사부에게 절하면 알려주었다 : 너는 몇 대이고 어떤 문파에 속하며 명사, 인사 각각 무슨 문파이고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인지 세세히 알려주었다. 추천한 사람을 불러 조직의 규칙을 위반하지 않겠다고 보증을 받은 후에 세워둔 막대 주위에 빙 둘러 서서 술을 뿌렸다. 스승을 인정하는 데에 어떤 사람은 타판, 소뼈, 소쿠리, 취사그릇 등을 나열해서는 똑같이 주위를 돌며 술을 뿌렸다. 이때부터 궁가항에 가입했다는 것을 확증한 것이다. 조직에 들어간 후 구걸할 때에는 ‘춘전(春典)’을 익힌다. 은어(隱語), 즉 암호(暗號)다. 예를 들어 유(柳), 월(月), 망(望), 재(在), 중(中), 신(神), 흥(興), 장(張), 애(愛), 거(居)는 1부터 10을 세는 암호다. 양(陽), 흑(黑), 도(道), 첩(妾)은 남, 북, 동, 서를 가리킨다. 이외의 암호는 다음과 같다 : 구걸할 때 어깨에 거는 도구인 탑자(搭子)는 노회(老灰), 머리를 찌르는 용도의 낫은 경자(輕子), 길가의 가을에 수확한 농작물을 훔치는 것을 타락재(打洛栽), 폭죽은 돈자(蹾子), 신관은 화묘자(火苗子), 화약은 피(皮), 불을 붙이는 용도의 화향(火香)은 화구(火邱), 야채를 써는 칼은 사도(師刀), 목청은 환두(喚頭), 등은 양자(亮子), 성냥은 진성자(進星子), 돈은 저(杵), 문머리에 붙이는 길상 도안은 간저(干杵), 해가 보이지 않은 흐린 날씨는 상만자(上漫子) 또는 타붕(打棚), 탁상용의 술병(주전자)은 용두(龍頭), 그릇은 봉미(鳳尾), 안을 댄 중국식 저고리는 칭길(稱吉), 양말은 왕(汪), 신발은 노언(蘆言), 밥을 먹는 것을 상간(上啃), 술을 마시는 것을 포병(抱甁), 개는 피자(皮子) 등등 대부분 강호 잡류의 은어(암호)와 상통한다. 동업자를 만나면 먼저 ‘고생하십니다’ 말하고 알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사람은 큰데 다리는 짧구먼’(올라가려 하나 높이 올라가지 못한다는 뜻)라고 말했다. 길에서 동종의 말을 주고받는 동업자를 만나면 반드시 사부, 명부, 인부의 이름을 말해야 했다. 항렬에 따라 좌석 배열이 다른 것이 규정이었다. 그들 내부에서는 좌석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서열을 구분하였다. 윗사람은 사부, 사숙이라 불렀고 항렬이 같은 사람은 형제라 불렀다. 등급에 따라 서열이 뚜렷하였다. 옛날에 영진현에서 초하루, 보름이면 궁가항의 ‘누자두’가 나서서 각 점포에서 돈을 구걸하고 얻은 돈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 누자두가 있는 지역에서는, 설에는 각설이 타령을 부르며 재신(財神)을 맞이하고 보내며 예를 올리거나 신년을 축하하는 방식으로 재물을 구걸하였다. 평상시에는 여러 거지가 시장이 열리는 기회를 이용하여 흩어져 있는 노점상에게서 재물을 구걸하였다. 하는 김에 부잣집에서 솥이나 노잣돈 얻었다. 밀 수확할 때나 추수할 때마다 누자두는 여럿을 거느리고서, 무리를 결성해 일륜차를 밀고 지주 부농을 찾아가 양식을 요구하는 ‘개설거(開踅去)’를 두 번 행했다. 갈 때에 말을 잘하는 누자두를 ‘장설(掌踅)’로 추천하였다. 장설인 누자두는 잠겨있는 작은 상자 하나를 들고 갔다. 안에는 성인부(聖人府)가 발행한 증명서와 황릉(黃綾) 바탕의 용봉기(龍鳳旗)가 놓여있었다. 상대방이 “내가 당신에게 빚진 게 있소?”라고 말하면 장예는 곧바로 받아쳤다. “내게 빚진 것은 당신은 갚지 못할 거요! 당신, 성인의 책을 읽어봤소? 당신이 대련을 붙이면 내게 빚을 갚아야 하오.” 필요할 때에는 증명서와 용봉기를 꺼내들었다. 응대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생떼를 쓰며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작은 지방에서나 효과가 있었다. 무사를 양성해 집안을 보호하거나 현지의 ‘간상’을 이용하는 호족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런 ‘개설(開踅)’로 양식을 요구하는 이론 근거는 실제 가난한 집안이 조상 숭배 전설을 믿는 행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 의지하는 것은 많은 사람의 숫자다. 억지로 빼앗는 구실이요 핑계일 뿐이다. 빈부 격차가 현저하고 계급 갈등이 첨예했던 역사 조건 아래서는 거지의 생성과 존재에 일정한 ‘합리’적 요소가 있다고 할 수는 있겠다. 그렇다고 그런 역사 배경이 아니라면 완전히 ‘불합리’한 현상으로 바뀌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산동성 서북부에 인접한 하북성에 영진(寧津)현이 있다. 그곳에는 오랫동안 ‘궁가항(窮家行)’이라는 명칭의 방대한 개방(丐幇)이 존재하였다. 오랫동안 유지되다가 현 중국 정권이 들어서서야 사라졌다. 통상적으로 궁가항을 ‘염상(捻上)’이나 ‘염자(捻子)’라고 불렀다. 돌아갈 집이 없어 곳곳으로 유랑하며 걸식하는 사람들이 그 조직에 들어갔다. 금전이 생기기만 하면 먹고 마시고 도박에 탕진하였다. 헤프게 다 써버리고 저축하지 않았다. 자신들을 ‘만년궁(萬年窮)’이라 불렀기에 ‘궁가항’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스스로 ‘이정항(理情行)’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사리, 인정을 강구하는 항방(行幇)이라는 뜻이다. 궁가항에는 ‘사념자(死捻子)’, ‘활념자(活捻子)’, ‘간상(杆上)’의 구분이 있었다. 그중 ‘사념자’가 정통이며 소속된 거지가 가장 많았다. ‘사념자’는 속칭 ‘규화자(叫化子)’라는 거지로, 푼돈을 구걸하는 거지였다. 동한(東漢) 말기의 곤궁하기로 유명한 명사 범염(范冉)1), 일명 범단(范丹)을 조사(祖師)로 모셨다고 전한다. 『후한서·범염전(范冉傳)』에 “환제(桓帝) 때에 범염은 내무장(萊蕪長)이 됐는데 모친 조상을 당하여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나중에, “저자에서 점을 치며 살다가 당인(黨人)이 금고를 당하자 조그만 수레에 처자를 싣고 밀고 다니면서 물건을 주워서 살림 비용으로 삼았다. 여관에서 쉬기도 하고 나무 그늘에 의지하여 살기도 했다. 그렇게 10여 년을 살다가 풀로 집을 얽어 머무니 누추한 곳이었다. 때로 양식이 떨어져 궁하게 살면서도 태연하였고 언행과 모습을 바꾸지 않았다. 마을사람들이 ‘시루 속에 먼지가 생기는 범사운(范史雲)이요, 솥 속에 물고기가 생기는 범래무(范萊蕪)라네’라고 노래하였다.” 항방에서 전해오는 조사의 전설을 보면 범염을 나이 차이가 수백 년이나 있는 공자(孔子)와 연결시키고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 당시에 범염이 홀로 방 두 칸짜리 초가집에 살고 있었다. 주의에 49과의 수수깡 다발을 묶어 만든 마당이 있었다. 공자가 양식이 다 떨어지자 제자 자로(子路)를 범염에게 보내어 양식을 꾸어오도록 하였다. 자로가 오니 범염이 물었다. “세상에 무엇이 많고 무엇이 적소? 무엇이 기쁨이고 무엇이 괴로움이요?” 자로가 대답을 못하여 빈손으로 돌아갔다. 공자가 다시 안연(顏淵)을 보냈다. 안연이 대답하였다. “세상에는 사람은 많으나 군자는 적소. 빌릴 때는 기쁘나 갚을 때는 괴롭소.” 그러자 범염이 각각 1아령(鵝翎, 거위 깃)의 관에 쌀과 밀가루를 담아 보냈다. 안연이 가지고 가서 공자에게 건넸다. 관을 뒤집으니 쌀과 밀가루가 쏟아져 나와 산을 이루었다. 일이 끝난 후 공자가 범염을 찾아가 감사를 전하며 말했다. “빌린 쌀과 밀가루를 다 갚을 수 없겠습니다.” 범염이 말했다. “나중에 내 도제들에게 갚으시지요.” 공자가 답했다. “그럽시다! 나중에 내 도제들에게 명심하여 갚으라고 하리다. 문에 대련이 붙여있는 집은 모두 들어와서 구걸해도 되도록 하겠소이다.” 또 다른 전설은 말한다. 어느 날, 범염과 공자가 정오까지 바둑을 두다가 범염이 물었다. “세상에서 어느 것이 가장 귀중합니까?” 공자가 답했다. “당연히 금전이지요.” 범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소. 세상에 사람이 살아있는 보물이지요. 당신은 돈이 있어도 먹고 싶은 것을 모두 다 사지 못하잖소. 나는 돈이 없어도 내 도제들이 먹을 것을 준다오.” 공자는 머리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사념자’는 한문(韓門), 제문(齊門), 곽문(郭門) 3대 지류로 나눌 수 있다고 전해온다. 그리고 『궁가론(窮家論)』에는 관련 전설과 항방 규칙이 기록되어 있다고 전하지만 고찰하기 어렵다. 중일전쟁 기간에 역사학자 영맹원(榮孟源)이 영진현 대류(大柳)진 누자두(簍子頭)2) 유마자(柳麻子)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는 염상의 조사는 범염이라 하였고 염상은 공자의 도제에게 외상값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주로 소주양조장, 기름공장, 염전이라 하였다. 50년대 이후 영맹원은 또 대류진의 누자두 낙대개자(雒大個子)를 찾아가 조사하였다. 그는 스스로 유문(柳門)이라 하면서 유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1982년 6월, 영진현 사무소 직원이 정장(程莊)에 가서 이미 63세가 된 쌍확(雙確)공사 양노원에 머물고 있던 정준복(程俊福)을 찾아가 조사하였다. 정준복은 16세 때에 창주(滄州)에서 궁가항에 가입하였고 곽문의 17대 손이라고 하였다. 이렇듯 사념자 3대 지파 이외에 범문, 유문 2문이 더 있었다. 곽문의 정준복은 창주에서 가입했다는 것을 보면 궁가항 조직은 산동에 가까운 영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하북성 창주도 활동 지역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념자는 일반적으로 ‘화탑자(花搭子)’, ‘무탑자(武搭子)’, ‘규가(叫街)’ 3부류로 더 나눌 수 있다. 화탑자는 수래보3)로 구걸한다. 노래할 때 소뼈로 만든 악기를 가지고 노래하는데 살랍봉(撒拉棒)이라 한다. 죽판(竹板)을 치는 것은 살봉자(撒棒子)라 한다. 내나무 틀에 사발을 메달아 다니는 것은 살랍계(撒拉鷄)라 한다. 무탑자는 위협해 겁주는 방식으로 구걸하는 형태다. 손에 식칼〔채도(菜刀)〕를 들고 흉부를 치는 것, 살랍분(撒拉笨)이라 한다. 신발 바닥으로 흉부를 치는 것, 잡양자(砸瓤子)라 한다. 낫으로 자신의 앞이마나 정수리를 치면서 선혈이 낭자하게 하는 것, 자파두(刺破頭)라 한다. 규가는 절름발이, 소경, 팔다리 한 쪽이 없는 사람 등 신체장애자가 구걸하는 것을 말한다. 사찰 시장이나 번화한 도시 시장에서 구걸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1) 범염(范冉, 112~185), 단(丹)이라고도 한다. 자는 사운(史雲)이다. 후한 진류(陳留) 외황(外黃) 사람이다. 남양(南陽)에서 번영(樊英)에게 수학했으며, 삼보(三輔)에서 몇 해 동안 마융(馬融)을 스승으로 섬기었다. 환제(桓帝) 때에 내무장(萊蕪長)이 되었지만 어머니 상을 당하여 취임하지 않았다. 나중에 태위부(太尉府)로 불렀다. 시어사(侍御史)로 삼으려 하자 숨어살며 시장에서 점복(占卜)으로 생계를 꾸렸지만 가난했다. 나중에 당고(黨錮)를 당하여 궁핍하게 살면서도 의연했고 언어나 태도도 고치지 않았다. 당금(黨禁)이 풀리자 삼부(三府)에서 여러 번 불렀지만 나가지 않았다. 시호는 정절선생(貞節先生)이다. 2) 개방(丐幇) 중에는 개방 방주라고 불리는 우두머리 이외에 작은 우두머리(소두목)이 있었다. 그런 소두목을 일반인은 ‘누자두(簍子頭)’라 불렀다 모든 개방에서 일정한 지위가 있었다. 3) 수래보(數來寶), 혹은 수백람(數白欖), 중국문화 특유의 곡예(曲藝)다. 예술표현 형식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혼자서 하거나 둘이서 함께 하기도 한다. 진행의 방식은 ‘낭독’ 방식이다. 낭독하는 내용은 일이 생기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나 현장에서 순간순간 반응하는 두 가지가 있다. 공연하는 사람은 매구마다 통하는 숫자, 박자, 유머를 적절히 섞는다. 듣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청중을 즐겁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공연한다. 간단히 말해 장타령으로, 두 개의 골판이나 참대쪽에다 방울을 달고 그것을 치면서 하는 타령이라 이해하면 쉽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