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룡공, 최남단 서귀포서 ‘보수 재건’ 플랜 시동(?)
국회, 선거 코앞 도의원 정수 확정 ... 제주 선거구 획정 ‘이젠 도의회의 시간’
위성곤,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 확정 ... 경선 최후의 1인 됐다
불붙은 부정선거 비무론, 패장 영훈공의 다음은 무엇일까?
위성곤 “경선 넘어 정책 원팀 … 오영훈·문대림 공약까지 수용"
제주 평화운동의 거목 조성윤 제주대 교수 타계 ... 향년 71세
위성곤 vs 문대림 '마지막 3일 승부' ... 결선무대 막 올랐다
민주당 제주도당 재심위, 김영심·이정석 ‘인용’-홍인숙·양병우 ‘기각’
문대림 “모든 것 내려놓고 뛰겠다” ... '위성곤과 민주당 원팀' 선언
제주도의원 공천 막바지 ... 민주당 ‘경선 확대’ vs 국민의힘 ‘후보난’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무소속 양윤녕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청년 유출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청년이 선택하는 제주’를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양 예비후보는 21일 제주청년센터 앞에서 청년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이 떠나는 제주를 끝내고, 청년이 머무르고 싶어 하는 제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제주 청년들은 이곳에 남을지, 떠날지를 놓고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며 “문제는 단순히 지원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일자리와 주거, 도전의 기회가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책은 많지만 실제 삶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보여주기식 지원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청년의 삶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정책이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예비후보는 이를 위한 핵심 공약으로 ‘도지사 직속 청년위원회’ 신설을 내세웠다. 그는 “현재 청년정책은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어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며 “도지사 직속 청년위원회를 통해 정책 기획부터 조정, 집행, 평가까지 통합 관리하고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제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주형 청년 일자리 모델 구축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양 예비후보는 “단순한 취업 지원만으로는 청년을 붙잡을 수 없다”며 “관광, 환경, 에너지, 데이터 등 제주 전략산업과 연계해 청년이 지역 안에서 안정적인 소득을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주거 문제 해결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그는 “청년이 제주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높은 주거 부담”이라며 “공공이 주도하는 청년주택 확대와 직주근접형 주거 지원, 임대료 부담 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년 창업과 재도전 지원 확대, 청년정책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 제주청년센터 기능 재정립 방안도 공약에 포함됐다. 양 예비후보는 “청년센터를 단순한 행사 공간이 아니라 정책을 연결하고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며 “청년이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주체가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 설계부터 집행, 평가까지 청년이 직접 참여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청년정책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청년이 버티는 제주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제주를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는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배달앱 다회용기 주문 시 7000원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22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2주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행사는 '배달의민족'과 '먹깨비'에서 진행된다. 배달의민족에서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선착순 50명에게 7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먹깨비에서는 동일 금액의 환급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이벤트인 다회용기 주문 1건당 지역화폐 '탐나는전' 1000원 상당을 지급하는 혜택도 유지된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배달앱 다회용기 주문 사업을 진행해 누적 주문 1만6000건을 달성했으며,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5만5000여개를 줄였다. 제주도는 제주시 모든 동(洞) 지역으로 배달앱 다회용기 사업을 확대했고 2027년까지 도 전역으로 넓힐 계획이다. 또 '쿠팡이츠' 등 참여 배달앱을 추가하고 서비스 운영 및 이용환경을 개선해 친환경 배달문화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해나갈 방침이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위성곤 국회의원이 제주도가 정부의 사회연대경제 혁신모델 공모사업에 2개 사업이 동시에 선정된 것과 관련해 “지역 순환경제 완성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위 의원은 21일 “사회연대경제 생태계 조성은 자본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안에서 일자리와 소득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핵심 정책”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제주도는 행정안전부가 추진한 ‘사회연대경제 혁신모델 발굴 및 확산사업’ 공모에서 2개 사업이 최종 선정돼 사업별로 최대 3년간 각각 국비 3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은 ‘제주 농산물 가치의 재발견×미식관광 혁신모델(제주 농산물 다시 봄 프로젝트)’과 ‘성산항 뱃길을 지역순환경제 허브로(제주지역 유네스코 유산을 활용한 헤리티지 기본소득 모델)’ 등이다. 위 의원은 “제주의 농업과 관광, 해양과 문화유산을 결합한 이번 사업은 단순한 지원사업을 넘어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실험”이라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과를 함께 창출하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관련 제도 기반 마련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이달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위 의원은 “현재 제주에는 약 700개의 사회연대경제 기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재무적 성장과 사회적 가치 확산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노동과 환경, 돌봄 등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위 의원은 향후 4년간 사회연대경제 기업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500개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 ‘사회연대경제 생태계 대도약’ 구상을 제시했다. 주요 정책으로는 제주시 동부권에 사회연대경제 중심의 가칭 ‘혁신경제타운’을 조성하고, 제주협동조합 지원센터 설치를 통한 경영 지원 강화, 100억 원 규모의 민관협력형 ‘제주사회연대기금’ 조성, 기본사회 연계 마중물 사업과 공공 우선구매 확대 등이 포함됐다. 위 의원은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제주에서 사회연대경제는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니라 미래 성장전략”이라며 “돌봄과 주거, 에너지 등 공공이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필수 복지 영역을 건강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안에서 돈이 돌고, 그 이익이 다시 도민의 삶으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결국 제주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위성곤 국회의원이 오는 29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도지사 선거 체제에 돌입한다. 위 후보는 “29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30일 직접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그는 먼저 지역구인 서귀포 시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위 후보는 “저를 키워주신 서귀포시민들께 늘 감사한 마음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서귀포가 키워준 위성곤이 더 큰 책임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도지사 도전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선거 캠프 운영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위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를 위한 캠프를 제주도당과 함께하는 ‘실무 중심 캠프’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는 세를 과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책과 민생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상대를 비방하고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선거가 아닌, 도민 삶을 바꾸는 실질적인 정책 경쟁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장 중심의 민생 행보를 강화하기 위해 ‘도민경청본부’를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위 후보는 “제주도정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진짜 민생 현안과 도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편을 직접 듣겠다”며 정책 제안과 생활 불편 신고를 함께 받는 가칭 ‘소도리’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참여 확대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제주도민 모두가 함께하는 민주주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청년 크리에이터 자원활동가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위 후보는 “대규모 선거대책위원회나 세몰이식 거리 유세는 지양하겠다”며 “자발적인 참여와 공감 속에서 도민이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선거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자신이 근무하던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한 여성 관광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형량을 줄이지 못했다. 광주고법 제주형사1부(송오섭 부장판사)는 2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A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13일 새벽 자신이 근무하던 서귀포시 게스트하우스 한 객실에 침입해 술에 취한 20대 여성 투숙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신체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A씨와 검찰은 1심 선고 이후 각각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게스트하우스 관리자가 손님을 상대로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 형량을 바꿀만한 사유가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제주도의원 선거에서 제주시 연동을 지역에 출마한 국민의힘 김지은 후보는 22일 반려견과 주민이 함께 쾌적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배변 관리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번 정책은 기술과 주민 참여를 결합해 공원 내 반려견 배설물 방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지은 후보는 “배설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는 주민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과태료 중심의 단속 방식이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보상 구조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핵심 공약은 공원 내 IoT 기반 스마트 배변통 설치다. 해당 배변통은 태양광 압축 기술을 활용해 쓰레기를 자동으로 압축하고, 수거 시기를 관리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을 갖춘다. 이를 통해 악취와 넘침 문제를 줄이고 공원 관리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미생물 처리 등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 환경 부담도 최소화한다. 설치는 산책 동선을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배치되며, 펫 에티켓 존을 지정해 집중 관리가 이뤄진다. 초기 대상은 어린이공원 10곳과 근린공원 4곳이다. 주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정책도 함께 추진된다. 배설물을 직접 처리한 시민에게는 포인트 또는 리워드를 제공하고, 지역 상점 및 반려용품과 연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친환경 배변 봉투를 무료로 제공해 실질적인 참여 장벽을 낮춘다. 김 후보는 “치우지 않으면 처벌하는 방식이 아니라, 치우면 혜택을 받는 구조로 시민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5년 기준 지역 내 반려견 수는 약 6000마리로 추정되며, 미등록 개체를 포함할 경우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수는 매년 약 6~9% 증가하는 추세로, 이에 따른 공원 관리 정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김 후보는 “검증된 국내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예산은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체감도 높은 변화를 만들겠다”며 “스마트 배변통과 시민 참여가 결합된 방치 없는 깨끗한 반려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인 문성유 후보가 제주 의료체계 전면 개편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제주 완결형 의료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대병원과 한라병원 2곳의 상급종합병원 동시 지정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중입자 치료기 도입까지 실현해 도민들이 더 이상 육지로 원정 진료를 가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약 1만6000명의 제주도민이 진료를 위해 육지를 찾고 있고, 이로 인한 도외 유출 진료비만 최대 3000억 원에 달한다”며 “육지 원정 진료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픈 몸을 이끌고 비행기에 올라야 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의료 인프라를 비용의 문제가 아닌 도민의 생존권과 의료 주권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우선 제주 의료 시스템 정상화의 출발점으로 제주대학교병원과 한라병원의 상급종합병원 동시 지정을 제시했다. 그는 “오는 12월 보건복지부의 발표를 앞두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주에서도 받을 수 있는 법적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암 치료 분야의 핵심 장비인 중입자 치료기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약 2500억 원으로 추산되는 도입 비용은 매년 육지로 빠져나가는 진료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충분한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문 후보는 “출생아보다 암 환자가 더 많은 제주 현실에서 중입자 치료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는 특정 병원의 사업이 아니라 제주 전체의 생존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비 확보와 도비 매칭을 통해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상급종합병원 지정과 연계해 암 환자들이 가족 곁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책의 최종 목표로 ‘진단-치료-사후관리’가 모두 제주 안에서 이뤄지는 의료 체계를 제시했다. 문 후보는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물론, 외부로 빠져나가던 진료비와 체류비를 지역 안에서 소비하게 해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며 “의료는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니라 생명의 가치 그 자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치료를 위해 바다를 건너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며 “제주에서 시작해 제주에서 완치되는 의료 환경을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수십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30대 중국인 관광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30대 여성 중국인 관광객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제주에 관광차 입국한 A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 10분께 제주시 연동 한 화장품 가게에서 48만원 상당의 제품을 자기 가방에 몰래 넣어 훔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매장 직원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최종 승리한 위성곤 국회의원이 “제주의 다른 내일, 이제 시작”이라며 본선 승리를 향한 각오를 밝혔다. 위 후보는 18일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의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제주도지사 후보 결선에서 저 위성곤에게 보내주신 뜨거운 성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새로운 제주를 향한 도민 여러분의 간절한 염원이자 이재명 정부와 함께 제주 대전환을 만들라는 당원 동지 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그 소명을 무겁게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에서 경쟁했던 문대림 국회의원과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언급하며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함께해주신 두 후보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제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 후보는 “누구 한 사람의 승리를 넘어 제주의 내일과 도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제주 원팀’으로 본선 승리의 길을 함께 걷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경선을 단순한 후보 선출이 아닌 제주 미래를 결정할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위 후보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민생경제의 위기, 청년의 이탈, 관광과 1차산업의 어려움 등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익숙했던 과거의 방식, 어제의 정답만으로는 이 거센 파고를 넘을 수 없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치밀한 설계와 강력한 추진력으로 제주의 대전환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 매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더 치열하게 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본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제주의 새로운 내일을 활짝 열겠다”며 “제주의 다른 내일, 이제 시작이다. 준비 완료된 저 위성곤과 함께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50%와 일반 유권자 50%를 반영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진행됐다.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문대림 후보와 위성곤 후보가 결선에 진출, 위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는 지난 20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한 달간 제주시 우도면 내 불법 이동 수단 운행을 차단하기 위한 유관기관 합동 집중 단속에 돌입했다고 22일 밝혔다. 단속 대상은 사용신고 미대상 이륜차, 원동기장치 자전거, 개인형 이동장치(PM), 책임보험 미가입 차량 등이다. 현장에서는 위반 차량 적발과 함께 운행 제한의 취지와 위반 행위의 위험성을 알리는 홍보 활동도 병행한다. 도항선 내에서 외국어 안내방송과 홍보 현수막 게시, 전단 배부 등 사전 안내도 추진해 관광객과 사업자의 자발적인 법규 준수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번 단속은 지난달 19일 시행된 '우도 운행 제한 4차 연장 변경 명령'의 실효성을 높이고 일부 대여업체의 위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단속에는 제주도와 제주시, 자치경찰단, 제주경찰청, 제주동부경찰서 등 5개 기관이 참여한다. 각 기관은 역할을 분담해 운행 제한 위반 차량 단속, 도로교통법 위반 행위 단속, 현장 질서 유지를 수행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번 집중 단속으로 우도 내 불법 이동 수단 운행을 조기에 차단하고 주민과 관광객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 앞으로 우도 운행 제한 5차 연장 기본계획 수립에 필요한 정책 기초자료도 축적해 나갈 예정이다. 우도는 지역 특성상 도로 폭이 좁고 보행자와 관광객 이동이 많아 불법 운행 차량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6.3지방선거 제주도의회 의원선거 제주시 화북동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강성의 후보(현 도의원)가 정책공약으로 ‘공공형 경력인증센터’ 설립을 제시하며 미래형 일자리 정책 구상을 내놨다. 강 후보는 22일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개인의 경력을 회사가 아닌 사회가 함께 증명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생애 전반의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적으로 인증하는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하는 시대가 아니라 이직과 전환, 프로젝트 단위 노동이 일상이 된 시대”라며 “하지만 여전히 경력 증명은 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청년과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많은 사업장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실 속에서 근무했던 회사가 폐업하면 개인이 쌓아온 숙련과 노동의 기록마저 사라지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회사의 존폐와 상관없이 개인의 경력은 사회적 자산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가 제안한 ‘공공형 경력인증센터’는 폐업한 사업장의 근무 이력을 공공이 확인하고 공식 인증하는 것은 물론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 프로젝트 단위 노동자의 경력까지 기록·관리하는 ‘생애 경력 공공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기업 중심 경력 관리에서 벗어나 개인이 축적한 일 경험과 숙련도를 공공 시스템 안에서 지속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후보는 “이제는 일자리가 곧 복지인 시대”라며 “미래 사회에서는 단순한 취업 지원이 아니라 경력을 어떻게 보존하고 연결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가 전국 최초로 공공이 경력의 보증인이 되는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일자리 정책의 기준을 만들겠다”며 “도의회 차원의 조례 제정과 예산 확보, 행정체계 구축을 통해 ‘공공형 경력인증센터’를 제주형 일자리 정책의 핵심 모델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경력은 사라져서는 안 되는 삶의 기록이자 사회적 자산”이라며 “도민의 어제가 내일의 기회로 이어지는 제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제주도의회의원 선거 제주시 아라동(을) 선거구에 출마한 진보당 양영수 후보가 생활 밀착형 건강 복지인 ‘공공 사우나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발표했다. 양 후보는 22일 정책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아라동에 사우나 시설이 없어 주민들이 사우나를 이용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아라동에 공공 사우나를 건립하여 주민들의 편익을 증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양 후보는 “공공 사우나는 위생 증진은 물론 정서적·신체적 휴식과 회복을 돕고, 마을 주민들의 쉼터이자 소통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보면 민간 목욕탕들이 경영난으로 잇따라 폐업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사우나를 건립하는 사례가 많다. 공공 사우나 건립을 통해 아라동의 정주 여건을 높여 제주 최고의 명품 마을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봄철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거나 뱀에 물려 다치는 등의 사고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20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제30회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가 열린 지난 18·19일 주말 이틀간 제주 곳곳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다 발생한 '길 잃음' 등 안전사고가 14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소방이 지난 달 31일 '고사리철 길 잃음 사고 주의보' 발령 이후 20일 현재까지 모두 44건의 사고(길잃음 40건, 사고부상 4건)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오후 4시 29분께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공동묘지 인근에서 고사리 채취를 위해 길을 나섰던 60대 여성 A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출동한 119 구조대는 당시 A씨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고사리 채취 동선을 따라 한 시간 가까이 수색을 진행한 끝에 A씨를 구조해 귀가조치시켰다. 이외에도 같은 날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풍력단지 인근 숲길, 제주시 구좌읍 웃밤오름 인근 숲길 등에서 실종 신고가 이어져 소방당국은 위치정보시스템(GPS) 좌표와 국가지점번호 등을 활용해 고사리 채취객들을 모두 구조했다. 고사리 채취 중 뱀에 물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17일 오후 4시께 제주시 노형동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던 40대 여성 B씨가 뱀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 119구급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제주에서는 봄이 되면 도민과 관광객 등 많은 사람이 섬 곳곳에서 자라는 야생 고사리를 채취하기 위해 숲과 들판으로 향한다. 고사리 채취는 이르면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60여일간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인적이 드문 원시림인 곶자왈(천연 용암숲지대를 일컫는 제주어) 같은 깊은 숲 속으로 고사리를 꺾으러 들어가는 사람도 많아 길을 잃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소방안전본부는 해마다 '길 잃음'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는 봄철을 맞아 주의보를 발령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도내 길 잃음 안전사고는 모두 558건으로 연평균 111건 이상 발생했다. 이 가운데 부상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 사고의 60.5%는 봄철(3∼5월)에 집중됐으며, 특히 4월이 38.7%(216건)로 가장 많았다. 사고 유형별로는 고사리 채취 중 발생한 길 잃음 사고가 41.6%(232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등산·오름 탐방 30.6%(171건), 올레길·둘레길 탐방 27.8%(155건)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동부 읍·면 지역이 56.3%(314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서부 읍·면 25.8%(144건), 제주시 동지역 11.8%(66건), 서귀포시 동지역 6.1%(34건) 순으로 나타났다. 박진수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장은 "사고 예방과 대응을 위해 지역 여건에 맞는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탐방 전 기상과 경로를 확인하고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길을 잃으면 무리하게 이동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 갑)이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위성곤 후보와 함께 원팀으로 뛰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8일 오후 6시15분께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결선투표 결과,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발표 직후 제주시 노형동에 마련된 문 의원 선거사무소에는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문 의원은 곧바로 지지자들 앞에 서서 “이번 경선에서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보내주신 한 표 한 표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선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저와 함께 뛰어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제 마음속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지지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문 의원은 이번 경선을 마라톤에 비유하며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마라톤을 뛰는데 부상을 입어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여러분들이 있어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며 “저는 여러분들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제 마음속의 진정한 영웅들”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의원이 언급한 ‘부상’이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적용된 25% 감산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문 의원은 2012년 총선 당시 공천 불복 후 탈당 이력으로 감산을 안고 경선에 임했다. 그는 “저는 여러 번 넘어졌지만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은 없다”며 “이번 경험을 더 큰 성찰의 계기로 삼아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저는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뛰겠다”며 “경선에서 승리한 위성곤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저의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의 힘으로 민생을 바로 세우고 제주의 미래를 책임지는 도정을 만들어가겠다”며 “위성곤 후보와 함께 원팀으로 도민을 위한 길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의원은 지지자들에게도 “여러분들도 함께해 달라”며 “앞으로도 저에게 주신 기대와 역할을 나누고, 함께 만들며, 함께 성장하는 방식으로 제주의 역동성과 풍요를 만들어가는 데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문대림·위성곤 후보의 결선으로 이어졌고, 최종 위성곤 후보가 당의 선택을 받았다. 경선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지만 패배를 인정한 문 의원의 ‘원팀’ 선언으로 민주당은 본선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누리=이기택 기자]
말다툼 중 화가 나 자기 몸에 휘발유를 뿌려 아내를 협박한 60대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받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특수협박 혐의로 6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6시께 제주시에 있는 자택에서 아내와 말다툼 도중 자기 몸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이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상승률이 공포스럽다. 3월 수입물가가 16.1% 급등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1500원을 넘나든 원ㆍ달러 환율이 고스란히 수입물가에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원유(88. 5%)ㆍ나프타(46.1%)ㆍ제트유(67.1%) 등이 폭등했다. 특히 원유는 원화 기준 원유 품목 지수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5년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이 달포 넘게 계속되면서 각종 원자재 가격이 뛰었다. 특히 ‘석유화학의 쌀’인 나프타 등의 중동산 공급이 끊기면서 산업현장에서 문제가 속출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가동률을 낮추거나 공장을 멈췄다. 식품ㆍ화장품 포장재, 일회용 주사기 및 의료제품, 쓰레기 종량제 봉투 등이 품귀 현상을 빚었다. 정유 과정의 부산물인 아스팔트 가격이 급등해 도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중동산 알루미늄, 질소 비료용 요소 공급이 차질을 빚고 가격이 오르자 자동차ㆍ건설자재 생산과 파종기를 맞은 농사도 어려움을 겪었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가 이란의 공격을 받아 멈춰선 영향으로 국제 가격이 갑절로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 가장 참담한 장면은 지적ㆍ신체적 장애를 동반한 민초 살바토레와 몸 파는 이름 없는 소녀, 그리고 수도사 한 명이 ‘이단 재판’에 회부돼 나란히 화형대 틀에 매달려 불타는 장면이다. 윌리엄 수사(숀 코너리 분)가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고 있던 이 수도원에 느닷없이 교황청에서 파견한 주교와 도미니코(Dominicus) 교단의 이단 심판관 베르나르도 귀도(Bernardo Guyㆍ머레이 에이브럼 분)가 들이닥친다. 도미니코 교단은 이교도들을 개종하기 위해 투철한 교리로 무장한 교단이었는데, 나중에는 이단 심판으로 특화해 버려서 ‘주님(Domini)의 개(Canes)’라고 조롱과 원망의 대상이 됐던 교단이기도 하다. 베르나르도 귀도는 42명을 화형에 처했던 것으로 기록되는 역사상 가장 악명을 떨쳤던 이단 심판관이다. 베르나르도 귀도 정도의 ‘헤비급’ 이단 심판관이 직접 나서는 사건에는 항상 중세교회의 권력투쟁과 교파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문제의 수도원은 베네딕토(Benedictus) 교단 소속으로 ‘엄격한 질서와 규율,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모든 문헌의 보존’을 사명으로 한다. 따라서 중세 최대의 장서관藏書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가까스로 ‘2주 휴전’에 합의했다. 2월 28일 미국ㆍ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 38일만이다. 하지만 종전 협상 조건을 놓고 미국과 이란의 해석이 엇갈린다. 최악의 확전은 피했지만, 종전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재점화할까 우려된다. 미국ㆍ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오일 쇼크’를 초래한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4차 중동전쟁에 버금가는 경제ㆍ정치적 충격을 안겼다.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 안팎이었던 국제유가는 100~150달러를 넘나들며 요동쳤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막히면 150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됐다. 세계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위협 요인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다. 2주 휴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은 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포격을 가하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맞섰다.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대기 중인 각국 선박이 2190여척이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조선 9척을 포함한 한국 선박 26척이 모두 2주 안에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게다가 이란이 원유 1배럴에 1달러를 받겠다고 밝힌
수도사들의 연쇄적인 죽음을 조사하기 위해 문제의 수도원에 도착한 윌리엄 수사修士(숀 코너리 분)는 ‘연쇄 살인사건’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윌리엄이 막 수도원 근처에 다다랐을 때, 피골이 상접하고 남루한 차림의 수많은 주민이 산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수도원 아래에 모여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수도원 담장 한편에 뚫어놓은 쓰레기 배출구가 열리고, 음식 쓰레기가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거지꼴을 한 주민들은 수도원 음식 쓰레기를 성령이라도 강림하는 것처럼 두 팔 벌려 영접하며 썩은 배추잎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벌인다. 윌리엄 수사는 혼란스러워진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왜 저렇게 거지가 됐을까. 주민들이 저토록 굶주릴 때 교회는 왜 저들을 구원하기 위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것일까.” 참상의 전모는 곧 밝혀진다. 수도원에서의 첫날을 보내고 아침에 수도원 뜰에 내려간 윌리엄 수사는 주민들이 왜 그토록 굶주려서 수도원 쓰레기나 먹으며 연명하고 있는지 알아차린다. 수도원 앞마당에 기다란 테이블이 놓이고 그 행색만으로 보면 분명 수도원의 구호품을 받으러 온 거지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행색의 사람들이 테이블 앞에 줄지어 서 있다.
민주주의가 유린당하고 있다. 민주제의 정당성이 위협받고 있다. 6·3지방선거를 앞두고 흥행몰이가 한창인 민주당 경선판에서다. 대한민국 제주가 발원이지만 제주만도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현주소다. 근원은 ‘1인2표’라는 기막힌 술수에서 비롯됐다. 위성곤·오영훈·문대림 3인이 경합한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이 문제의 현장이다. 오영훈 후보가 탈락하고 위성곤·문대림 두 후보간 결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판을 뒤흔든 의혹이 터졌다. ‘1인 2투표 유도’ 의혹이다. 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유권자 안심번호 ARS 투표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기본 원칙은 ‘1인 1표’다. 그런데 지난 13일 문대림 후보 측은 위성곤 후보 측 보좌진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1인 2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논란은 '도긴개긴'이었다. 14일 오후에는 문대림 후보 측 관계자 역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을 때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하면 투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위성곤 후보 측 보좌진과 문대림 후보 측 관계자 모두
1994년 12월 초의 일이다. 중앙언론사에 재직하며 제주에서 주재기자 신분으로 활동하던 때였다. 그 시절 사무실에 묘한 편지가 배송됐다. 수신인만 적혀 있을 뿐 발송인 이름은 없었다. 내용은 현직 신구범 지사를 겨냥한 제보였다. 그해 구좌읍 이장단협의회의 동남아 여행이 시빗거리였다. “현직 신 지사가 이장단협의회 회장인 신모 이장에게 일화 30만엔을 줘 선거를 앞두고 그를 매수했다”는 내용의 제보가 투서 형식으로 담겨 있었다. 한 곳만이 아니라 여러 언론사로 그런 내용의 편지가 배달됐다. 그 다음해 첫 민선 1기 6·27지방선거가 예고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다. 확인을 했지만 신 지사 측의 답변은 “이장단이 해외시찰을 한다고 할아버지 뻘 친족인 신 이장이 도와달라기에 공금을 지원할 순 없어서 과거 일본 방문 중 친족회에서 ‘활동비나 보태라’며 받은 일본 돈을 개인적으로 드렸다”는 것이었다. 당시 예산엔 도지사의 ‘재량사업비’가 있었지만 그는 예산을 쓰지 않았다. 스스로 사비로 처리했다. 그것도 나중 예기치 않던 구좌읍 관내 교통사고로 여행일정이 취소되자 보탰던 여행경비는 돌려받았다. 더 사안을 확인해보니 그 익명의 투서는 언론사만이 아니라 검찰, 경찰, 행
우리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다. 5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3일 느닷없이 계엄이 선포됐다. 계엄과 쿠테타가 간헐적으로 등장하던 대한민국의 과거도 아니고, 그것도 45년 전이 마지막이었던 기억인데도 다시 등장한 것부터 이상했다. 남미와 아프리카도 아니고,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했다. 그런데 그 계엄은 당일 밤 10시23분 선포돼 다음날 새벽 1시1분에 국회의원들의 결의로 해제 의결됐다. 2시간 38분만에 무효가 된 계엄령이었다. 이건 이상하다기 보단 좀 놀랍다. 그런데 그 이후로 이상함의 연속이다. 계엄이 무효가 되고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불려 다녔지만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그동안 공식적 사과는 한 적이 없다. 거꾸로 ‘내란몰이’라며 야당(이제는 야당이 아니다)과 국민 대다수를 오히려 겁박했다. 일부 기독교와 극우 세력은 지난 4월4일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만장일치 결정으로 대통령직 파면결정이 난 이후에도 여전히 ‘탄핵 무효’를 외치고 있다. 그런데 그 집회현장엔 태극기·성조기와 더불어 이스라엘 국기까지 휘날린다. 어느 나라 국민인지 참 이상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탄핵반대’를 외치며 그렇게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대가 아닙니다.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칩니다.” 한동안 멍했다.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제주 정치권이 또다시 4·3 앞으로 몰려가고 있다. 4·3은 제주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고 함께 아파해야 할 역사다. 그런데 선거만 다가오면 이 역사는 어김없이 정치의 한복판으로 소환된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제78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다음달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다. 추념식 자체가 대규모 공적 공간이 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더욱 집중되는 구조다. 더 민감한 대목은 올해 4·3이 단순한 추모의 영역을 넘어 다시 선거 프레임의 중심에 놓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주요 주자들은 하나같이 4·3의 의미를 말하고,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자신이야말로 4·3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말만 놓고 보면 모두가 옳다. 문제는 그 말들이 쏟아지는 시점과 방식이다. 추념의 언어가 선거의 언어와 겹치는 순간, 4·3은 기억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의 수단으로 변하기 쉽다. 오영훈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 위에 4·3 관련 입법과 도정 성과를 함께 얹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만들고 있다. 2022년 도지사 선거 때도 그는 자신이 4·3특별법 개정에 역할을 했고, 추가 진상규명과 정명(正名), 보완 입법, 배·보상 사각지대 해
담쟁이가 뒤덮인 돌벽 한쪽이 덩그러니 서 있다. 초록색 방수포가 뒤덮은 객석 바닥은 이미 원형을 잃었고, 공연을 품던 무대는 무너진 채 흉터처럼 갈라진 흔적만 남았다. 한때는 웃음과 박수로 가득했던 자리에 이제는 공사 차량 자국과 철거 상흔만이 흩어져 있다. 오래도록 서귀포 시민들의 추억을 품어온 서귀포 관광극장은 이제 잔해와 철거의 상처로만 존재한다. 청춘의 기억을 간직한 무대, 가족과 함께한 영화 관람, 동네 아이들이 뛰놀던 객석의 풍경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허물어진 건축물과 그것을 지켜보는 허탈한 눈빛뿐이다. 현장을 찾은 건축가와 시민들은 잇따라 고개를 저었다. "이 정도라면 보강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무대를 배경으로 보낸 낭만의 시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군가 벽체를 손으로 짚으며 "아직 숨 쉬는 건물인데 왜 이렇게 급히 없애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30일 오후 이중섭 거리를 찾은 어린이와 시민, 외국인 관광객들마저 발걸음을 멈췄다. 회색빛 공사판 가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고, 일부는 휴대폰을 꺼내 무너진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다른 이는 "관광지에 왔더니 왜 철거 현장만 남았느냐"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전국은 요동쳤다. 17개 시·도가 일제히 비상 체제로 흔들렸다. 비상계엄령이 발동되던 그 때 제주에서는 도청 본관 출입문이 닫혔다. 밤 11시 17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 13분까지다. 이 조치가 단순한 '출입문 통제'였는지, 아니면 '청사 폐쇄'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며 제주도정은 곧바로 '불법 계엄 동조' 의혹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의 '부재'가 있었다. 오 지사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그날 저녁 저는 제주에 없었다.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면담을 마친 뒤 오산에서 식사를 했고, 오후 9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후 자택으로 이동해 비서실장과 특보들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렸고, 새벽 1시 30분 도청 회의를 소집해 "군·경은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따르지 말라"는 불복 지침을 명확히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단의 질문은 한 가지로 모였다. "
이쯤되면 거의 여론조작이라 말하는게 나을 듯 싶다. 제주에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세우자는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르는 시점에서다. 연이어 쏟아지는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수치가 오히려 도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와 도의회, 정당과 연구기관, 나아가 언론사까지 앞다퉈 민심을 계량화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제각각이고 질문은 자의적이다. 불과 며칠 간격으로 나온 조사조차 상반된 결론을 내놓으니 도민의 눈에는 이 과정이 '정치적 셈법에 맞춘 각본'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찬성 46.3%, 반대 34.9%라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찬성 응답자의 63%는 내년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표면적으로는 찬성이 우세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공개한 여론조사는 정반대였다. 도당 조사에서는 3개 구역안 반대가 43.1%, 찬성이 35.9%로 반대가 더 많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정반대 결론이 도출된 셈이다. 도의회는 다시 별도의 여론조사를 추진 중이다. 이번 조사는 1500명을 대상으로 ▲행정체제개편위원회 권고안 인지도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인지도 ▲선호 구역(
종교는 대부분 민간 신앙 습속에서 기원한다. 역으로 여러 가지 민속 형태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중국 전통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유교, 도교, 불교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세 종교 모두 사회의 비정상적인 문화인 거지와 역사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자(孔子)는 진나라에서 식량이 다 떨어져 굶게 되었을 때 범염(范冉)에게 먹을 것을 빌렸다고 한다. ‘궁가항(窮家行)’이라는 별칭을 가진 거지는 이런 밑도 끝도 없는, 황당무계한 말을 가지고 부잣집에서 구걸하였다. 유교주의 사회에서 거지가 자신들이 구걸하는 행위에 정당성이 있다는 무형의 근거로 삼았다. 그래서 거지들은 범염을 자신들의 조사로 삼았다. 공자와 범염의 생애를 보면, 몇 백 년이라는 거리가 있어 결코 역사적 사실이 될 수 없지만 유교의 교주를 거지의 조사와 억지로 연결시킨 것이다. 도사와 승려는 어떤가? 실제 몸을 낮추어 동냥하면서 수행하지 않던가. 직접 걸식하면서 징을 울려 길을 열어주 듯 닥쳐올 일에 대비해 길을 알려주면서 사회 풍조에 잠재적인 영향과 효과를 자아내지 않던가. 먼저 불교를 보자. 묻혀있던 부처가 나타나다 모든 세상 사람이 불교를 믿지 않을 뿐 아니라 불교를 믿는 사람이라도 행각승에게 보시할 여력이 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어떤 ‘걸사(乞士)’는 어쩔 수 없이 여러 가지 교묘한 수법을 이용해 탁발했다. 청대 용납(慵納)거사의 『지문록(咫聞錄)』 3권 「불종토출(佛從土出)」의 기록이다 : 휘주(徽州)는 땅이 기름지고 탄성이 있었다. 행각하던 승려 한 명이 신령(新嶺) 양정(凉亭)에 3일 머물다가 신령의 정상에서 빛이 난다며 분명 신기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공언하였다. 하루가 지나자 공교롭게도 흙 속에서 금불상 하나가 나타나는 게 아닌가. 부처의 머리가 먼저 보인 후 나중에는 얼굴이, 삼일 째에는 전체가 완전히 흙 속에서 나왔다. 승려는 살아있는 부처가 강생했다며 밤낮으로 염불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시하라고 권했다. 활불을 위하여 사찰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수만 명이 소식을 듣고 몰려들어 금불상이 흙을 뚫고 나오는 상황을 직접 보았다. 실제로 금불상이 흙을 뚫고 나와 빛을 발하고 있지 않은가. 그 승려는 나뭇가지를 가지고 여의 비녀를 만들어 마음이 있어 은자를 보시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면서 연년익수할 것이라고 선전하였다. 20일이 채 되지 않은 어느 날, 탁발승은 만금을 보시받자 말끔히 거두어서는 사라져 버렸다. 나중에 조사해보니 한 편의 사기극이었다. 원래 탁발승이 낡은 사찰에서 나무불상 하나를 훔쳐서는 신령 아래에 구멍을 파서 묻어 두었다. 먼저 아래에 황두 몇 두를 깐 뒤 그 위에 나무불상을 올려놓고 양 옆으로 다시 황두를 묻은 후 위에 흙을 깔아두었다. 황두가 물을 먹어 팽창함에 따라 나무불상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사람 손 하나 움직이지도 않고 불상이 흙을 뚫고 나오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진상을 모르는 사람들은 불상이 혼자서 서서히 현신하는 기적(?)을 친히 보게 됐으니, 경탄하며 보시하였다. 수많은 사람이 보시한 것을, 탁발승은 힘들이지 않고 모두 가지고 조용히 사라져 버렸다. 납팔죽(臘八粥) 어떤 때에는 사찰에서 ‘좋은 인연을 두루 맺기’(廣結善緣) 위하여 많은 선남선녀를 다투어 모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옛날 강소성 남경 성내 창창(倉蒼)의 와불사에서는 음력 12월 초여드렛날마다 사람들에게 납팔죽을 나눠주었다. 죽은 쌀로 만들고 안에 대추, 밤알 등을 넣었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납팔죽을 나눠주면서 부처님의 보우를 빌었다. 그런데 그 비용은 사찰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모두 민간에서 얻은 것으로 만들었다. ‘납팔’(臘八, 음력 12월 8일. 석가가 35세 되던 BC 648년 12월 8일 불도를 이룬 날) 며칠 전에 와불사 승려들은 붉은 옷을 입고서 손에 발우를 들고 시정에 나아가 구걸하였다. 그것을 가지고 나중에 납팔죽을 만들어 다시 보시하였다. 그야말로 ‘백성에게서 거두어 가서 백성에게 쓰는’ 셈이었다. 탁발승이 재물을 탐하여 살생하다 명대 왕윤교(黃允交)의 『잡찬삼속(雜纂三續)』 기록이다. ‘거지가 횡재하다’는 말은 ‘밖의 기쁨을 누리다’는 뜻을 가진 당시의 민간 속담이다. 청빈한 탁발승이 ‘횡재’하면 역시 ‘기쁜’ 일임은 분명하다. 어떤 때에는 ‘횡재’를 얻기 위하여 거지와 같은 수단을 동원하여 목숨을 빼앗으면서까지 재물을 탐하기도 하였다. 청대 의휘(儀徽)현의 A씨의 처가 대단히 예뻐서 상인의 아들이 한 번 보고는 하룻밤을 만나 즐기려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매파에게 주선케 하였다. 그 부인에게 금을 보상으로 주고 몰래 만나기로 약속하였다. 그날 저녁에 남편은 자리를 피해주었다. 부인은 촛불을 켠 후 문을 열어두고 기다렸다. 보상금인 금도 촛불 옆에 놓아둔 채로 기다리다가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때마침 탁발승이 탁령(鐸鈴)을 울리며 그곳을 지나다가 야밤중에 문이 열려 있는 집을 보고는 이상하다 여겨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견물생심이라지 않는가. 욕심이 생겼다. 주방에 들어가 칼을 들고 나와서는 부인의 머리를 자르고 촛불을 끈 후 금과 머리를 들고 떠났다. 밀회를 즐기려던 상인의 아들이 뒤늦게 나타나 침대 위를 만져보니 피가 흥건하지 않는가. 놀라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한 발 늦게 도착하면서, 만남도 이루지 못하고 그런 참상이 벌어진 것이었다. 이튿날 돌아온 남편은 대경실색하였다. “그렇게 좋아했으면 좋아하기만 하면 됐지 어찌해 죽이기까지 한다 말이냐. 내 따져 물어야겠다.” 상인 집을 찾아가니 문이 잠겨있었다. 대문에는 피 묻은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남편은 울면서 말했다. “내 아내를 죽인 자는 분명 상인의 아들이다!” 곧바로 관부에 고발하니, 상인의 아들은 체포되어 하옥되었다. 아들을 사랑하는 상인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이냐고 아들에게 캐물었다. 아들은 사실대로 부친에게 알렸다. 상인이 말했다. “그 부인의 머리를 찾아야만 네가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 상인은 포리를 두루 찾아다니며 뇌물을 주고 무마시키려 하였다. 살인범을 잡는 데에 막대한 금액의 현상금도 걸었다. 한참 지나고 나서 어부 한 명이 새로운 머리를 바쳤지만 현상금을 노리고 친 누이동생을 살해한 것이었다. 관부에서 조사한 후 사실을 밝혀내고 현장에서 장살하였다. 그때 어떤 사람이 상인에게 알려주었다. “그 살인범은 어떤 사찰의 승려입니다. 사람 머리는 마른 우물에 던져 넣었습니다.” 조사해 보니 우물에서 남녀 머리 대여섯이 나왔지만 살해당한 부인의 머리는 없었다. 승려에 대한 법 집행은 없는 일로 되었다. 상인의 아들은 계속 감옥 생활을 하였다.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는 탁발승이 시골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도시에서 온 사람이 어떤 사찰의 승려가 살인을 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그러자 부녀의 목을 자른 승려가 실색하고는 울면서 말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다면 하늘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평생 한 사람을 죽였을 뿐이다.” 다시 캐묻자 탁발승은 말했다. “나는 재물이 탐나 부인을 죽였을 뿐이다. 머리는 마른 우물에 던져 넣었다.” 시골사람들이 관부에 알리자 탁발승을 붙잡았다. 죽은 부인 집에서 멀지 않은 우물에서 부인의 머리와 칼을 찾아내었다. 남편에게 확인을 시키니 죽은 부인이 맞았다. 죽은 부인의 머리가 있고 칼도 있으며 자백도 받았으니 범인은 탁발승이 틀림없었다. 관부는 탁발승을 사형에 처하고 상인의 아들은 석방시켰다. 탁발승을 관부로 이송하는 도중에 시민 모두가 그를 알아보았다. “저 사람은 매일 밤에 길에서 탁령을 울리며 탁발하던 고행승이 아닌가?” ‘걸사(乞士)’도 어떤 때에는 거지와 같이 ‘횡재’에 유혹을 받고 심지어는 재물을 탐내어 사람을 해치기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전통문화 중 충효 윤리 관념은 일찍이 주(周)대, 진(秦)대 이래로 유가 등 사상가들이 종족 가정의 범주를 뛰어넘어 ‘나라를 안정시키고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 정치 도덕으로 승화시켰다. 충효는 중국 민족문화 전통의 핵심이다. 우순(虞舜), 한문제에서 맹종(孟宗), 황정견(黃庭堅) 등 24명의 효행에 대하여 서를 달고 시를 읊어 아동을 훈몽하는 『이십사효(二十四孝)』, 『이십사효도시(二十四孝圖詩)』를 편찬하였다. 사회에 광범위하게 유행하였고 경전과 같이 영향력도 대단했다. 효도를 위하여 자살한다거나 살을 베어낸다는 등의 극한 사례 이외에 충성을 다하고 효도를 다하기 위하여 기꺼이 거지가 되어 구걸하는 사례도 있다. 바로 역대로 세상 사람들이 표창하고 영광으로 여기는 ‘효개(孝丐)’다. 효행한 거지의 사례는 역대 필기잡저에 많이 기재되어 찬탄 받고 사회 풍습이 되었다. 역대 ‘효개’ 중에는 명나라 때 사람이 많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효행한 거지 : 효개(孝丐) 명대 경초동(耿楚侗)의 『이효자전(二孝子傳)』 기록이다 : 오문(吳門)에 귀인 한 명이 달밤에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다리 아래에서 노랫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거지가 구걸해온 술을 들고 무릎 꿇은 채로 노부인에게 주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귀인이 이상하다 여겨 위에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거지가 답했다. “나는 가난한 집안 자식이라 이렇게라도 하면서 노모를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요.” 그 말과 광경은 귀인의 찬탄을 자아냈다. 그 이야기가 퍼져나가 사람들 모두 기이하다 여겼다. 어떤 호사가가 직접 찾아가 확인해 봤더니 거짓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부잣집에서 주연을 베풀 때에는 빈 술잔 하나를 더 준비한다고 전한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효행을 하는 거지에게 주려고 남겨두는 것이었다. 이 미담은 사람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오군(吳郡) 사람이 쓴 『서초야기(西樵野記)』 의 기록이다 : 장주(長洲) 상성(相城)에 거지 한 명이 있었다. 매번 심은군(沈隱君), 맹연(孟淵)에게 구걸해서 얻은 음식을 다 먹지 않고 밥과 반찬을 나누어 가지고 온 그릇에 따로 담아 보관하였다. 심은군은 처음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다가 오랫동안 그렇게 하니 궁금증이 나서 이유를 물었다. 가지고 가서 노모에게 드린다고 답하였다. 심은군이 이상하게 생각하여 사람을 시켜 몰래 따라가 살펴보라고 하였다. 그 거지는 밥과 반찬을 구걸한 후 강가에 있는 배에 올랐다. 배는 낡았으나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곳에 노부인이 살고 있었다. 거지는 구걸해온 음식을 모친 앞에 놓고 술을 한 잔 따라 무릎 꿇고 올린 후 옆에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모친을 즐겁게 해주는 게 아닌가. 노모가 식사를 마친 후에야 거지는 다른 일을 하였다. 매일 그렇게 했다. 나중에 노부인이 죽자 그 거지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버렸다. 이익(李翊)은 그 일과 그 사람이 『이효자전』 속의 상술한 내용과 같은 것이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앞 내용을 기록한 후 부록하였다. 『고금도서집성』 거지부 명류열전 3에 「심효자(沈孝子)」라는 제목으로 이 일이 수록되어 있다. 그 거지의 성도 심 씨라고 한 후 말미에 ‘진짜 효자다’라고 명기하였다. 청대 저인획(褚人獲)의 『견호비집(堅瓠秘集)』 4권 『효개(孝丐)』에서 인용한 『도공담찬(都公談纂)』에서 말했다 : 명대 정통(1436~1449) 연간에 거지 한 명이 신체장애를 가진 부모를 모시며 남창교(南倉橋) 근처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아침 일찍 나가 저녁 늦게 돌아왔다. 시내에서 구걸해온 고기 중에 좋은 것을 골라 다시 요리한 후 술과 함께 무릎을 꿇고 부모에게 올렸다. 옆에서 노래를 하면서 흥취를 돋우다가 부모가 만족할 때쯤에 멈췄다. 사람들은 그 거지의 효행에 감동해 기꺼이 그에게 보시하였다. 벙어리 효자 청대 장조(張潮)가 명나라 말기 청나라 초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문언소설 『우초신지(虞初新志)』 15권에 왕길(王洁)의 『아효자전(啞孝子傳)』이 수록되어 있다. 벙어리 효자의 성은 최(崔), 이름은 장생(長生)이었다. 비주(邳州) 사람으로 태어날 때부터 벙어리였다. 손도 오그라들어 잘 쓸 수 없었다. 그가 구걸하면서 부모를 공양하자 사람들이 가련하게 여겨 때때로 보시하기도 하고 보살펴 주기도 하였다. 구걸해온 음식을 먼저 부모에게 주고 자신은 초근으로 허기를 때우면서 다리 저는 부모와 가뭄 겪은 해를 무사히 보냈다. 어느 날, 폐지를 줍다가 떨어져 있는 금을 발견하고 잃어버린 사람을 찾아주려 하였다. 한 달여 동안 잃어버린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돈으로 바꾸어 부모를 공양하고 남은 돈으로 상복과 관을 준비하였다. 나중에 부모가 죽자 벙어리 효자는 슬픔에 눈물을 흘리면서 3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부모를 안장한 후에 벙어리 효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에 어떤 사람이 탄식하였다. “지금 사대부는 날마다 시서를 암송하고 인의를 얘기하고 아침저녁 마다 내성한다면서도 벙어리 효자가 어떻게 됐는지 알지 못한다! 오호, 탄식하지 않을 수 없구나.” 자녀를 위하여 재물을 쌓은 늙은 거지 이와 같은 사례가 일시에 널리 알려져 미담이 된 것을 보면 한 시대의 풍조를 익히 알 수 있다. 기꺼이 구걸하면서 부모를 공양하는 것은 효성이 지극하다 할 것이다. 노인을 공경하고 효도하는 것은 중국의 전통 미덕 중 하나다. 이와 반대로 자손이 효도하지 않아 부모가 거지로 전락한 경우도 허다하다. ‘효자 거지’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현대사회는 복지사업이 발전함에 따라 ‘효자 거지’나 자녀가 불효해 거지로 전락한 노인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가끔 자손이 효도를 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구걸하는 늙은 거지가 보인다. 예를 들어 A시 근교에 칠순 가까이 된 노인이 늙은 얼굴을 재산으로 구걸하면서 자식들에게 돈을 보태주었다. 현지에 육순 가까이 된, 전족한 노파도 자식들이 불효해 쫓겨났다면서 구걸하며 다녔다. 실제 노파도 늙은 얼굴을 무기로 구걸하여 자식들에게 돈을 보태주었다. 그 노파에게는 아들이 셋 있었다. 모두 텔레비전, 녹음기가 있는 기와집에 살고 있었다. 며느리 셋이 노파의 돈을 놓고 서로 싸움까지 하였다. 이런 노인들은 비정상적인 사랑, 변태적 심리로 거지가 되어 돈을 벌었다. 이런 행위 그 자체는 사회 풍조를 오염시키고 손상시켰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오문(吳門)은 소주(蘇州) 혹은 소주 일대를 가리킨다. 역사상 소주를 부르는 별칭의 하나다. 춘추시대 때에 오(吳)나라에 속했던 지역이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대만 정치대학교 중문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자로 『선총원(沈從文) 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 『재미있는 한자풀이』, 『수달피 모자를 쓴 친구(선총원 단편선집)』, 『음식에 담겨있는 한중교류사』, 『십삼 왕조의 고도 낙양 고성 순례』, 『발자취-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아가는 여정』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화북포의 을묘왜변 명종 10년(1555) 정월에 무관(武官) 김수문(金秀文, ? ~ 1568)이 제주목사가 되었다. 같은 해 5월 13일 왜구들은 배 60여 척으로 전라도에 침범해 들어와 해남의 달량성(達梁城)을 항복시키고, 장흥, 강진 등 8진이 무너지자, 그 성을 구하려고 달려온 해남, 무장, 어란포의 군사들마져 왜구들이 모두 물리쳤다. 왜구들은 승승장구하며 영암까지 유린을 했으나 때마침 전주부윤(全州府尹) 이윤경(李潤慶)이 구원병(救援兵)을 이끌고 달려오는 바람에 급기야 왜구가 물러갔지만 왜구들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약탈자들이 빈손으로 돌아갈 리 만무했다. 전라도에서 패퇴한 왜구들은 본거지로 돌아가지 않고 이번에는 제주도로 방향을 바꾸었다. 6월 20일에 왜선 40여 척이 보길도로부터 곧바로 와서 제주 앞바다 1리 거리에 정박하여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6월 27일에는 무려 천여 명이나 되는 대병력을 제주에 상륙시켜 진(陣)을 치고 3일 동안 제주성을 포위했다. 이에 제주목사 김수문은 용감한 군사 70인을 골라 30보 거리까지 다가가 격전을 벌였다. 그러나 왜구들은 화살을 맞으면서도 결코 물러가지를 않자, 김수문은 왜구의 기세를 꺾기 위해 다시 담력이 센 4명의 마병(馬兵)을 보내어 왜구의 본진(本陣)을 격파하니 왜구들은 황급히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 그 와중에도 붉은 깃털이 달린 투구를 쓴 왜장(倭將) 한 명이 화살을 잘 쏘는 것을 믿고 물러가지 않자 제주 정병(正兵) 김몽근이 정확하게 화살을 당겨 즉시 왜장을 사살하자 제주성 병사들은 그 여세를 몰아 패퇴하는 왜구들의 목을 베었다. 다시 김수문은 군관 강려(姜侶)로 하여금 급히 승선(乘船)을 명하여 바다로 쫓겨 가는 왜선을 대포로 쏘아 부숴버리게 하니, 배에 탔던 왜구들이 모두 물에 빠져 죽었고, 그 수급 54급(級)을 베었다. 한편, 조선 정부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목사와 군사들에게 전공(戰功)에 따라 직급을 승진시키고 상을 나누어 주었다. 김석익(金錫翼)의『탐라기년(耽羅紀年)』에는, 을묘왜변의 상황을 ‘명종 10년 을묘년 6월, 왜적 60여 척은 전라도 장흥, 강진 등을 연이어 함락하고 8진(鎭)을 곤란케 하고는 화북포로 침략하여 제주성을 3일 동안 포위하자 김수문이 이를 대파하여 왜구들을 참획하였다’고 쓰고 있다. 『탐라지(耽羅志)』를 편찬한 제주 목사 이원진(1594~1665)도, 을묘왜변(1555)의 교훈을 생각하면서 “그때는 조총이 없었으며 칼이 날카롭지 않아도 방어하기가 쉬웠다. 지금(재임시)은 (왜구들이) 먼 곳에 있으면 곧 조총으로 교묘히 발사하고 가까울 때는 날카로운 칼을 사용하여 용기 있게 공격해오니 화포가 아니면 조총을 소지한 왜구를 제압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는 화포 운용과 함께 대안으로 “포구는 전선(戰船)을 정박하는 곳인데 배가 많지 않아 돌담을 쌓아 견고하고 지켰다.”라고 쓰고 있다. •선조 14년(1581)년 제주 목사 김태정(金泰庭, 1541~?)이 왜선 2척을 성산포 우도에서 나포하였고, 또 대정현 차귀도 근처에서 파손한 서양인 마리이(馬里伊)와 복건성 중국인을 서울을 통해 명나라로 돌려보냈다. 결론을 대신하여 역사에는, 특히 일본에 관해서는, 한국인들은 피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다. 아마도 이웃이라고 하지만 이웃집이 나라를 훔쳐가는 도적이라는 생각이 무의식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임진년의 한반도 유린, 경술년의 나라를 빼앗긴 국치(國恥)와 그후 계속되는 식민지 통치의 울분이 고스란히 우리의 감정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왜(倭)라는 글자만 들어도 가던 길을 멈추고 뒤돌아보던 피식민지 한국인의 설음을 무엇으로 보상 받을 수 있을까? 왜구는 바로 민족 감정을 자극하는 용어로써, 기록에는 없지만 이보다 더 많은 제주민들의 피해 사례가 있을 것이다. 역사의 현실은 기록보다 더 가혹하다. 왜구에 대한 피해가 “침범했다” “약탈했다” “물리쳤다”는 간단한 한 문장으로만 기록된 역사서와 달리 신화에는 여성 피해의 노골적인 장면이 들어있다. 역사 기록이 다하지 못한 사실을 신화의 힘을 빌어 전하고 있다. 결론을 대신하여 토산 알당 본풀이의 생생한 500년 전 당시로 돌아가본다. “ᄂᆞᆷ의 나라 팔대선이 떠오라가는구나. 우 벗인 놈, 알 벗인놈 다 불려오라간다........ᄂᆞᆷ의 나라 외놈들이 애기씰 ᄎᆞ례걱관 해여부난 애기씨는 새파랗게 죽어간다.(남의 나라 팔대선(큰배)이 다가온다. 위옷 벗은 놈, 아랫도리 벗은 놈 달려온다. 왜놈들이 아가씨를 차례대로 강간하니 아가씨는 새파랗게 죽어간다) ”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참고문헌> 김경옥, 『朝鮮 後期 圖書硏究』, 혜안, 2004. 김보한, 『중세의 왜구와 한일관계』, 경인문화사, 2022. 김석균, 『해금』, 예미, 2022. 金錫翼, 『耽羅紀年』, 洪琦杓 外譯註, 濟州文化院, 2015. 김유정, 『제주 해양문화 읽기』, 가람과 뫼, 2017. 東京大學史料編纂所編,『描かれた倭寇』,吉川弘文館 2014. 이영, 나행주 공저, 『일본 고중세사』, knon, 2025. 윤성익, 『명대왜구의 연구』, 경인문화사. 2007. 이원조, 『탐라지초본』, 교육발물관, 2008. 李元鎭, 『耽羅志』, 김찬흡외, 푸른역사, 2002. 濟州道, 『濟州道誌』, 2006.
“무림플랫폼 애독자인 한 선배가 내게 얘기를 했어. 우리가 인터넷 게임처럼 승패만 쳐다보니 놓친 게 있다고. 그 무사들은 어떤 세상을 만들려고 그토록 격렬하게 싸우는지, 패자의 철학은 무엇이고, 대의는 무엇인가? 하곤 물음을 던졌어.” 호검이 말에 정가의보검이 답했다. “동서고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야. 패자의 기록까지 더하면 너무 복잡해. 정리가 안 되거든. 굳이 그런 게 필요한가?” 콘치스검이 끼어들었다. “영훈공은 민주방 제주맹주 후보 선출 경선에서 탈락했어.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패자의 역할을 해 보려고 하지 않을까? 패자가 개입하면 판이 뒤집어질 수 있잖아. 지금은?” 호검과 정가의보검, 콘치스검은 서로의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봤다. 그랬다. 패자가 캐스팅보트9casting vote)로 되살아나 판을 뒤집을 수 있었다. ‘3각 라이벌’ 혈투를 지나 ‘양자대결’로 압축된 경선비무판. 언제든 강풍을 동반한 봄폭풍이 불 수도 있었다. 호검이 A4용지를 꺼내더니 일필휘지로 썼다. ① 영훈공 ‘원팀’ 역할론 급부상 ② 양자대결 구도 초정밀 분석 ◆ 영훈공 ‘원팀’ 역할론 급부상 호검에게 긴급 카톡이 왔다. 철검이 보낸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였다. ‘영훈공의 결심, 개봉임박!’ 메시지를 본 정가의보검과 콘치스검이 화들짝 놀랐다. 너무도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였다. 13일(월요일)은 영훈공 제주맹주직 업무복귀가 예고된 상황이었다. 12일이면 업무복귀 전날. 하루는 그 무엇을 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도 너무도 많았다. 좌장 역할론, 원팀 구성론 등이었다. 그들은 긴급하게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돌렸다. 한 식경이 지난 후였다. 깜짝 놀랄 첩보가 취합됐다. <1급 보안> 12일 영훈공 캠프와 성곤검 캠프 관계자 극비 회동 예상, 원팀 논의 급물살 탈 듯 정가의보검이 말했다. “성곤검과 영훈공이 원팀을 결성한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이번 선거비무는 왜 이렇게 재밌는 거야. 예측불허 인터넷 게임보다 훨씬 더 재밌어!” ◆ 양자대결 구도 초정밀 분석 그들은 계산에 몰두했다. 대림검 vs 성곤검. 승패 예상. ▲ 득표에서 25% 감점을 지닌 대림검은 57.3%를 득표하면 42.975%로 승리. 성곤검은 42.7%로 탈락. 14.6% 차이. ▲ 감점 없는 성곤검은 42.9%를 득표하면 승리. 대림검은 42.825%로 탈락. 14.2% 차이. 콘치스검이 탄복했다. “정말 승패가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네. 결국 영훈공이 캐스팅보트가 됐단 말인가?” 호검이 답했다. “영훈공을 지지했던 권리방적 보유 무사들이 있잖아. 그들을 움직인다면 선거비무판이 또 다시 요동칠거야. 영훈공이 만약 성곤검 손을 치켜들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전 무림인에게 보여준다면 판도가 예측불허로 흐를지 몰라.” 정가의보검이 말했다. “내일(12일) 원팀 구성을 위한 긴급회동이 성사된다면 당장 내일 중대발표가 나올지도 몰라. 정말 한 치 앞도 모를 안개비무가 예고되고 있어.” 숙연해진 그들은 황비홍 주제가를 합창하기 시작했다. “가슴엔 거대한 포부, 눈빛은 끝없이 멀리(胸襟百千丈眼光萬里長)”<끝> ☞강정태는?=제주 출생. 제주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했다. 2020년 제주작가회의 신인상(단편소설)을 받으며 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