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병삼 전 제주시장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주장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임재남 부장판사)는 25일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강 전 시장과 공동 피고인 3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앞선 1심에서 피고인들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무죄가 선고되자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은 강 전 시장 등이 농업경영 의사 없이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를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자경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농지를 직접 경작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항소심에서 강 전 시장 측 변호인은 판례를 제시하며 무죄 주장을 이어갔다. 강 전 시장 변호인은 "시세차익 목적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농업경영 의사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실제 농지에 메밀과 유채를 심었고, 토지를 되팔려 한 정황도 없다"고 항변했다. 또 "농지 위치가 거주지에서 차량으로 10~20분 거리로 접근성에 무리가 없으며 주말이나 재판 일정이 없는 날을 활용해 직접 경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배우자의
제주에서 고의적 자해로 숨진 사망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살기 좋은 섬 제주'라는 이미지와 달리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된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지역 인구 10만명당 전체 사망자는 317.7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294.6명을 웃돌며 17개 시·도 가운데 절반 이상 지역이 제주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인(運因)으로 인한 사망이 두드러졌다. 제주에서 외인으로 인한 사망자는 10만명당 48.5명으로 전남(53.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외인에는 교통사고와 자살 등이 포함된다. 제주 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5.8명으로 전국 평균(4.4명)을 웃돌았다. 하지만 자살에 해당하는 고의적 자해는 32.4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24.6명을 크게 웃돌았고, 제주만 유일하게 30명대를 기록했다. 이어 강원도가 29.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이미 높은 수준인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22년 기준 22.6명으로 당시 OECD 회원국 중 대부분 국가보다 높았다
신임 제주경찰청장에 제주 애월읍 출신 고평기 치안감(56)이 임명됐다. 정부와 경찰청은 25일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고 정년을 앞두고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김수영 제주경찰청장의 후임으로 고 치안감을 발령했다. 고 청장은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출신으로 제주사대부고(2회)와 경찰대(9기)를 졸업한 뒤 1993년 경위로 경찰에 입문했다. 제주경찰청 감찰계장,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 제주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을 거쳤다. 2014년 총경으로 승진해 제주서부경찰서장, 경찰청 성폭력대책과장, 경기북부청 자치경찰부장,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8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서울경찰청 범죄예방대응부장, 경찰청 범죄예방대응국장을 거쳐 이번에 고향인 제주경찰청 수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한편 최근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또 다른 제주 출신 엄성규 강원경찰청장(55)은 부산경찰청장으로 전보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에서 연이어 드러난 공공기관 횡령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 문제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25일 제주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제주시체육회 직원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체육관 사용료 400만원을 지인 계좌로 송금해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육회는 사용료를 현금으로만 징수하고 입·출금 업무를 단일 직원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를 스스로 만든 셈이다. 제주시청 공무직 직원의 횡령은 규모가 훨씬 컸다. 해당 직원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쓰레기 종량제봉투 판매 대금을 빼돌려 모두 6억5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직원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으나 이미 대부분을 생활비와 도박 등에 탕진해 환수액은 4000만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사건이 장기간 같은 자리에서 근무하는 공무직 환경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942명의 공무직 인원을 두고 있지만 인사 이동은 최소 5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장기 근무자가 특정 업무를 독점하는 구조가 굳어져 있다. 직렬별 채용과 배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행정 사무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주제로 한 공공디자인 공모전에서 한라생태숲과 서귀포 공립미술관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도는 25일 열린 '제주 공공디자인 공모전'에서 대학·일반부 대상작으로 최우영씨의 '자연의 숨결, 복원된 생태, 한라생태숲'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한라생태숲의 가치를 서사적으로 표현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중·고등부 대상은 기당미술관과 소암기념관을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이미지로 구현한 신우진군(선린인터넷고)의 '문화와 자연이 숨 쉬는 곳, 제주'가 차지했다. 이번 공모전은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한라생태숲 로고 및 공간시설물 디자인, 서귀포공립미술관(기당미술관·소암기념관) 로고 디자인 부문에서 열렸다. 최종 입상자에게는 대학·일반부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상금 400만원, 금상(제주지사상) 상금 300만원, 중·고등부 대상(제주지사상) 상금 100만원 등 모두 28개 작품에 대해 상장과 상금이 수여된다. 또 중·고등부 지도교사인 손인아 서귀포산업과학고 교사에게는 제주지사 표창패가 전달된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회삿돈 42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황정음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임재남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황정음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황씨는 2022년께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에서 자금 42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는 황정음이 100% 지분을 소유한 가족법인 기획사로 소속 연예인은 황정음 1명뿐이었다. 황씨는 횡령한 돈 중 42억원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나머지는 재산세와 지방세를 내기 위한 카드값 등에 쓴 것으로 파악됐다. 황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훈민정음엔터테인먼트에서 가지급금 형태로 꺼내 쓴 금액을 지난 5월 30일과 6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모두 변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령한 금액을 전액 변제하고 초범인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황씨는 선고 후 눈물을 흘리며 법정을 빠져 나왔다. 그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그동안 경찰서 근처도 가본 적이 없어서 선고 결과를 듣고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황씨 변호인 측은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제주 해녀들의 삶을 '노동'이 아닌 '쉼과 돌봄'의 시선으로 조명하는 특별 전시가 마련됐다. 제주시 이호동 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과 청년 해녀 이유정이 준비한 기획전 '이호해녀의 여름방학'이 해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2월 14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해녀들이 바다에서 직접 포착한 빛과 물결, 뿔소라, 성게, 숨비소리의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나온다. 생계와 가족을 위해 숨을 참아온 바다를 '여름방학'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전시 기획자인 이유정 해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해녀돌봄'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 그는 "해녀가 바다를 돌보듯, 바다도 해녀를 돌보아야 한다"며 "은퇴·고령 해녀의 삶을 사회적 돌봄의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늘 바다를 위해 숨을 참아왔다. 이번엔 우리 자신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을 만들었다"며 "해녀돌봄은 그 시간을 사회가 제도와 문화로 보장하자는 제안"이라고 말했다. 작업 과정 또한 전시의 메시지로 포함됐다. 해녀들은 작업실을 '숨 고르기'의 공간으로 전환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자기돌봄의 시간으로 삼았다. 물질을 멈춘 손으로 물감을 올리고, 하루의
진보당 제주도당이 정진홍 JIBS 대표이사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엄정 처벌을 촉구했다. 진보당 제주도당은 25일 성명을 통해 "제주 JIBS 사용자 측의 불법 부당노동행위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노동 3권을 짓밟고 있다"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관계기관은 이를 엄중하고 신속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당에 따르면 JIBS 노사협상은 지난 2022년부터 24차례 이어졌으나 올해 1월 정 대표이사 취임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사측이 노조 활동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노조 대표자와 조합원을 탄압하는 행위가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도당은 "노조 홍보물을 폭력적으로 철거하는 등 명백한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됐다"며 "노조 대표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비방과 중상모략, 명예훼손 등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민주노총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방하며 전근대적 노무 관리 방식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제주도당은 "노조는 지난 6월 정 대표이사 등을 노동청과 경찰에 고발했다"며 "그럼에도 법 위반 행위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청과 관계기관이 즉각 나서지 않는다면 강력한 항의 행동과 국회 국정감사 추진, 범도민 운동을 전개할
제주지역 건설경기가 장기간 침체에 빠지면서 도내 건설업체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공공 발주 물량이 급감하고 민간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도산하고, 현장 노동자들의 대금 체불 피해도 확산되는 상황이다. 25일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도내 건설업체는 92곳(종합 23곳·전문 69곳)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6곳(종합 12곳·전문 24곳)이 면허를 반납하며 시장에서 퇴출됐다. 올해 상반기 도내 건설업체 수주액은 1683억원(공공 1462억원·민간 221억원)으로 최근 3년 새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제주지역 전체 건설 수주액 역시 2022년 2조2766억원, 2023년 1조6430억원, 지난해 1조2939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공공 공사 신규 수주액도 크게 줄었다. 2023년 5981억 원에서 지난해 3683억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480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분양 주택은 올해 3월 기준 2500가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준공 후 미분양도 1600여 가구에 달한다. 공사 중단으로 인한 체불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제주시 도남동 전력거래소 제주본부 신사옥 건립 사업은 2021년 착공 이후 공정
제주시 삼양동·봉개동 선거구의 관할 조정을 두고 인구편차 기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 24일 제6차 회의를 열어 도내 10개 정당과 제주도,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을 상대로 진행한 의견 수렴 결과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한 정당은 삼양동·봉개동 선거구의 인구 기준 적용 방식에 대해 위원회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앞서 지난 10일 열린 제5차 회의에서 삼양동(2만6656명)과 봉개동(5138명)의 합산 인구가 3만1794명으로 도내 32개 선거구 평균 인구(2만893명)의 50% 상한선인 3만1339명을 넘어선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해당 선거구를 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반면 문제를 제기한 정당은 가장 인구가 적은 한경면·추자면(1만1073명)을 기준으로 헌법재판소의 3대1 원칙을 적용하면 삼양동·봉개동 선거구는 상한선 3만3219명(1만1073명×3)을 넘지 않아 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4년 전 획정위는 이 같은 방식으로 선거구를 조정해 일도2동 통합, 아라동·애월읍 분구, 대륜동 단일 선거구 신설 등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획정위는 2018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단
제주시청 공무직 직원이 종량제 봉투 판매 대금을 7년 동안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전체 횡령액은 6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사건 초기 제주시가 3주치 860만원만 수사 의뢰하면서 축소·은폐 의혹까지 불거졌다. 25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종량제 봉투 판매 업무를 맡으며 현금 결제 대금을 지속적으로 빼돌렸다. 범행 첫해에는 30여 차례 소액을 횡령하다가 발각되지 않자 수법을 키워 2019년에는 152회,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3회꼴로 연간 1172차례에 걸쳐 2억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빼돌린 돈은 생활비와 게임, 사이버 도박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직원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 퇴직급여 몰수보전도 신청했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이 탕진돼 환수액은 4000만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은 행정 관리 체계의 허술함도 드러냈다. 제주시청은 수년간 봉투 생산량과 판매량을 카카오톡과 엑셀 파일로 관리해 왔고, 국가통계포털에 보고한 자료도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알려진 뒤 시가 뒤늦게 현금 결제를 폐지하고 재고 관리 강화를 약속했지만 행정의 기본조차 지키지
제주 서귀포시 쇠소깍 인근 해상에서 수영 중 실종된 20대 남성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 제주서귀포해양경찰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5분 쇠소깍 해변에서 지나가던 행인이 바다에 떠 있는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다. 해경은 오전 7시16분 지인을 통해 시신이 지난 24일 실종된 대학생 A씨(서울)임을 확인했다. A씨는 학회 참석차 제주를 방문한 대학생으로 24일 오후 5시40분 서귀포시 하효동 하효항 방파제 동쪽 쇠소깍 앞바다에서 친구와 함께 수영하다 실종됐다. 해경과 소방은 실종 직후 수색 작업을 벌였으나 사고 발생 약 12시간40분 만에 A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