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의 무역전쟁 돌입으로 자유무역주의에 기반한 교역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사진=뉴시스] 끝내 세계 경제 1ㆍ2위 국가,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했다. 미국은 6일 0시 1분(현지시간)을 기해 중국산 수입품 340억 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160억 달러어치, 284개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2주 내로 예고된 상태다. 중국도 되받아쳤다. 미국산 수입제품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농산품과 자동차, 수산물이 주된 대상이다. 화학공업제품과 의료설비, 에너지 등 160억 달러어치, 114개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도 미국의 후속 움직임에 따라 매겨진다. 무역전쟁에선 양국 모두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 공산품은 추가 관세만큼 오를 것이다.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에 대한 중국의 보복관세 또한 콩기름과 육류 가격을 올릴 것이다. 결과적으로 양국 소비자 모두 부담이 커진다. 일자리와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이를 모를 리 없는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을 불사하는 데는 이유와 배경이 있다.
▲ 규제를 혁신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장관이 직접 나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할 만한 규제개혁안을 만들 수 없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하려던 회의를 “답답하다”며 연기했다. 회의 시작 3시간 전 급작스레 결정된 연기 대상은 10여개 부처가 5개월여 준비했다는 현 정부 두 번째 규제혁신점검회의. “민간의 눈높이에서 볼 때 미흡하다”는 이낙연 총리의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청와대는 ‘연기’라는 표현을 썼지만, 함께 전한 대통령 발언으로 볼 때 ‘퇴짜’ 놓은 것이다. 대통령이 관련 부처 장관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에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 “우선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 도입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 “이해 당사자를 10번이든, 20번이든 찾아가서라도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장관에게 전한 메시지 더욱 과감하고, 실질적이며, 속도감
▲ 한국경제에 필요한 것은 규제혁파와 혁신성장이지 무리한 재정확대가 아니다. 지금 당ㆍ정ㆍ청이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숙고해 봐야 한다.[사진=뉴시스]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에 대해 정부가 6개월간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두기로 했다. 고용현장에서 혼선을 빚자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둔 20일 당ㆍ정ㆍ청이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건의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7월 1일 강행 방침을 고수하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섰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시행해 보고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겠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국민을 정책 실험 대상으로 삼느냐는 불만이 나올 만하다. 국회가 주 52시간 근무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처리한 것이 지난 2월 27일인데, 그동안 뭘 하고서 ‘시행 이후 보완’을 말하는가. 고용 현장에선 부서 회식이나 거래처와의 식사ㆍ출장 중 이동시간 등을 업무로 봐야 할지에 대한 해석이 제각각이다. 대기시간이 긴 영업직원의 근로시간을 어떻게 계산할지도 고민거리다. 그런데 고용부가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을 20일 앞둔 11일
▲ 국민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힘을 실어준 지금이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 J노믹스의 경제축을 점검할 때다. [사진=뉴시스] 6ㆍ1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우울한 경제 뉴스가 이어졌다. 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판가름난 14일 코스피가 45.35포인트 급락했다.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까지 여당이 거의 싹쓸이해 증시에 훈풍이 불 줄 알았는데 찬바람이 세게 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하반기에 두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물을 쏟아낸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미 한미간 금리가 역전된 상태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고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자 환차손을 우려해 서둘러 주식을 팔아치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하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 한국이 피해를 보리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14~15일 이틀새 1조1000억원어치 넘게 주식을 순매도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와 달러 강세 우려로 이틀새 20.4원 폭등하며 1100원에 육박했다. 15일 취업시장에는 더 충격적인
▲ 대내외 상황이 엄중할수록 경제팀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지금처럼 경제팀이 갈등 양상을 띤다면 시장은 동요할 것이다. [사진=뉴시스] 한국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계은행은 6일 내년부터 글로벌 경기가 점차 둔화하리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는 3.1% 성장세를 유지하지만 내년 3.0%, 2020년에는 2.9%로 낮아질 것이란 예측이다. 몇년간 이어져온 글로벌 호황 국면이 서서히 막을 내린다는 경고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추세와 개발도상국의 금융시장 취약성 증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위협요인으로 꼽혔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반도체시장 성장률이 올해 12%에서 내년에는 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3년 만에 한자릿수 증가세로 위축되리란 예고다. 한국 기업들이 장악한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는 빅데이터 활용이 늘면서 꾸준하겠지만 대규모 증설 여파로 단가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도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수출로 먹고사는데다 반도체 비중이 큰 우리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다. 국내 경제연구소들은 이미 성장세가 꺾이고
▲ 청와대가 군림하고 내각은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판에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패싱론이 흘러나온다. 경제컨트롤타워가 흔들리고 있다는 예기다. [사진=뉴시스] 한국에선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한다. 국민의 대리인으로 뽑힌 국회의원이나 정당들이 국리민복(國利民福)보다는 당리당략에 빠져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오죽하면 국립국어원이 2007년 발표한 신조어에 ‘국회스럽다’는 말이 들어갔을까.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돌이 지난 요즘, 국민에게 걱정거리가 더 늘어났다. 다름 아닌 청와대와 경제부처 간 경제정책을 둘러싼 혼선과 불협화음, 그리고 경제팀 컨트롤타워 논란이다. 사람들이 음식점이나 카페 등 주변 가게에 들렀다가 목격하는 현장과 정부기관인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및 가계소득 통계에 대한 분석이 다른 데서 오는 불안감이다. 처음에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대표되는 경제정책, J노믹스를 설계한 청와대 참모들과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 간 경제현실에 대한 진단과 해법 차이 정도로 알았다. 그런데 이것이 대통령 주재 회의와 청와대 브리핑을 거치면서 컨트롤타워 논란으로 번지면서 기업
정부부처와 통계청, 한국은행 등에서 나랏돈을 들여 각종 경제통계를 주기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경제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미래 변화를 예측 진단한 뒤 적절한 처방과 선제적 정책을 폄으로써 문제를 치유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정부기관의 공식 통계는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함은 물론 통계에 대한 해석과 진단에도 오류나 선입견이 없어야 한다. 특히 정권의 치적이나 특정 부처의 업무성과를 포장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릇된 해석과 진단은 잘못된 정책을 잉태하고 더 나쁜 경제 상황을 초래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5월 10일)을 맞아 여러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사 등에서 국민 여론조사 및 경제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조사기관마다 이구동성으로 남북관계 개선 효과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는 괜찮은 반면 경제정책, 특히 일자리 정책과 혁신성장, 규제완화, 노동개혁, 에너지 정책(탈원전 혼선)에는 낮은 점수를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는 등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고용 사정은 되레 악
▲ 남한의 기술과 자본력, 북한의 지하자원과 노동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면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초석이 세워질 수 있다. [사진=뉴시스]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ㆍ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하였다.” 판문점선언의 남북간 경제협력 관련 부분이다. 애초 4ㆍ27 정상회담에선 경제협력이 의제로 잡히지 않았다. 남북경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남북경협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만큼 북한이 남북경협에 적극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이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고 하자 김 위원장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不備)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고 응답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평창올림픽에 다녀온 분에게 들었다며 “고속열차가 좋다고 하더라&r
서울의 대표적 오피스타운인 시청역 일대. 점심시간이면 근처 식당과 카페는 가벼운 옷차림에 회사 출입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대한항공 빌딩도 부근에 있다. 그런데 거기 다니는 직원들 상당수는 출입증을 풀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대한항공 직원이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무엇이 이들 직원들에게 회사 로고가 새겨진 출입증을 감추게 했나. 바로 그 회사 오너 일가의 상식을 벗어난 갑질 행위다. 이는 ‘대한’ 명칭과 태극 문양 로고가 새겨진 국적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글로벌 용어로 승격했다. 외신들이 앞다퉈 ‘chaebol(재벌)’과 ‘gapjil(갑질)’이란 단어까지 소개하며 한국 재벌 일가 특유의 특권의식을 지적하는 바람에. 대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행위는 심각한 ‘오너 리스크’로 작용한다. 열심히 일하는 일반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저하시킴은 물론 기업가치도 떨어뜨린다. 물벼락 갑질 행위가 외부에 알려지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대한항공 및 계열사의 주가가 급락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행위는 재벌의
고용 쇼크가 두달째 계속됐다. 3월 취업자 증가폭도 2월에 이어 10만명대에 그쳤다. 3월 실업률(4.5%)은 17년 만의 최고치, 청년실업률(11.6%)은 2년 만의 최고치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며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했는데 고용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악화하고 있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월에 이어 3월 고용동향이 던진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두달 연속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문 것은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방향이 잘못돼 있다는 방증이다. 취업자가 어디서 어떻게 줄었는지 분석하면 고용정책 기조의 문제점은 바로 드러난다. 산업별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아파트경비원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등에서 감소했다. 영세 자영업 상인이 다수인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서 3월에만 11만6000명 줄었다. 근로형태로 보면 임시직과 일용직이 감소했다. 인건비 상승에 취약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여건이 불안한 근로계층에서 집중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추운 겨울도 아니고 봄이다. 정부로선 수출이 잘 돼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진단하
환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2월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한때 달러당 1050원선이 위협받았다. 2014년 10월 이후 3년 4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선 하반기에 1000원 아래로 내려가고, 자칫 900원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3월 수출이 515억8000만 달러로 역대 같은 달 최대이고, 국제수지가 74개월 연속 흑자이니 원화강세(환율 하락)가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등 한반도 비핵화 진전 분위기와 4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도 환율하락 압력 요인이다. 환율은 경제변수에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경제외적 요인도 작용한다. 가장 주목받는 외곽 요인은 4월 중 발표될 미국의 환율보고서 영향설이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부담 때문에 외환 당국이 시장 개입을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이다. 이는 최근 한국과 미국 간 환율 협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함께 진행됐던 터라 설득력을 더한다. 국내 외환시장에는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한미 FTA 개정 협상 때 미국이 환율조작 금지를 과도하게 요구한 사실이
한국과 미국 간 현안을 둘러싸고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국은 순진하고 미국은 지극히 계산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타결됐다고 발표해서 끝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미국이 잇달아 딴죽을 걸고 나서면서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3월 26일 한미 FTA 개정 협상 결과를 발표한 이후 미국의 반응이 묘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만 해도 “위대한 합의”라고 치켜세우더니만, 하루 만에 “북한과의 협상이 타결된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한미 FTA와 환율을 연계하는 문제를 놓고 “(FTA) 하위 협의에 넣었다” “철강관세, 환율, FTA 개정이 독립적이지만 한미 통상관계를 정의한다”는 등 패키지로 협상했다고 주장했다. USTR이나 백악관 통상 관계자의 환율 연계 주장은 FTA 개정 협상 결과에 대한 미국 내 평가가 그리 좋지 않자 이를 불식시키려는 국내용 발언으로 보인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