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 수필가 단풍은 곱게 물들어 모두의 마음을 온통 붉고 노랗게 채색하고 정든 가지를 떠난다. 봄이 설렘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그리움의 계절이다. 모진 추위와 찬바람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봄의 전령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을 시작으로 겨울을 인내한 형형색색의 꽃들이 일제히 아우성치며 앞다퉈 피어나는 봄은 새롭게 전개될 세상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가을은 봄의 설렘과 여름의 열정을 뒤로 하고 흘러간 날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깊은 밤 창가에는 노오란 은행잎이 지고 시간은 가을바람에 실려 또 하나의 추억을 잉태하고 있다. 파아란 하늘, 솜털 같은 구름 사이로 달이 수줍어한다. 들판은 온통 황금빛이고 풍요롭다. 산과 들은 앞다퉈 불타고 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가을은 땀의 마침표다. 봄부터 농부는 열매를 바라면서 땀을 흘린다. 농부에게 있어 열매는 기쁨이고 보람이다. 삶의 존재 의미다. 열매는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열매는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 열매는 먹히기 위해 존재한다. 아니 먹힘으로 행복한 것이 열매이다. 사람은 열매보다 꽃을 더 좋아한다. 꽃에는 향기가 있고 아름다움이 있지만,
▲ 함경원 제주동부서 교통관리계장.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몸과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데 갑자기 땅을 울리는 소리가 차 안으로 파고든다. 오토바이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 차 오른쪽을 휙 지나쳐 가고 있었다. 반사적으로 ‘뭐야’하고 소리쳤지만, 오토바이 운전자는 벌써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저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법규위반 행위가 사고 발생 시 절대 회복이 불가능한 결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경찰서 교통관리계에 근무하기 시작하며 전과 달라진 점은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급한 진로 변경 등 교통위반 차량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저러다 큰일 나는데, 운전한다는 것은 커다란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의 차량은 호랑이처럼 위협적인 맹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에 발생한 5.16도로 화물차량 사고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이 또한 평소 운전자의 부족한 교통안전 의식이 이러한 대형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는 전년보다 교통사고 사망자
▲ SIEMENS Energy. 바람에 대한 공유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공풍화’ 논리다. 이에 대한 직접적 반론을 펴고자 한다. 물론 반론만이 목표가 아니다. 이 참에 해상풍력발전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제주도 삼다수와 풍력자원은 같이 비교해서는 안될 사안이다. 2006년 신구범 전 지사를 도와 삼무해상풍력(현재탐라해상풍력)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다. 아시아 첫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이 목표였고, 사업승인도 받았다. 2009년엔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풍력발전 소장을 지낸 적도 있다. 2018년부터 울산 6.5GW 부유식해상풍력발전을 주도했으며, 현재는 전북지역에 2GW 해상풍력을 개발하고 있는 게 필자의 이력이다. 풍력에 대해 다소나마 상식적인 얘기로 풀어본다. 2GW 정도면 약 10조원의 자본이 투여된다. 이미 최근 bp London과 해상풍력개발 컨설팅 계약을 체결,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다. bp London이라면 생소하겠지만 포천(Fortune)지 선정 매출기준으로 보면 월마트(Walmart)가 세계 1위 회사이고, bp가 연매출 340조원의 8위 회사다. 삼성전자
▲ 8MW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기사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없음.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가 7월 23일 개최됐다. 이날 회의에서 울산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투자사(총 5개 컨소시엄) 중 하나인 GIG-Total이 신청한 부유식 해상풍력 504MW의 발전사업을 허가했다. 50MW 이상으로도 사례는 없지만, 500MW 이상의 대규모로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최초의 발전사업 허가다. 울산시는 민선 7기 송철호 시장 취임 이래 ‘대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을 통한 고용안정과 경제 활성화, 에너지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했다. 울산의 독보적인 조선·해양플랜트 기술과 인력은 핵심적인 자산이고, 한반도 주변에서 가장 우수한 울산 근해의 바람(평균 8m/s 이상)은 경제적인 자원이며, 울산 주변의 대규모 송·배전망과 수심 150m에 설치된 석유공사의 가스플랫폼 해상구조물은 활용 가능한 인프라임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지난 3년여 동안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미 전 세계의 고정식 해상풍력에서는 선두의 위상을
▲ 8MW 부유식 해상풍력시스템. 기사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없음. [연합뉴스] 지난 7월 25일 자 조선일보의 ‘동서남해 해상풍력의 큰손, 맥쿼리가 한국 바다 노리는 까닭’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잘못된 기사의 내용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필자가 소장이었던 삼달풍력발전소가 운전되기 전까지 제주도는 1998년부터 약 10년간 겨우 약 50MW가 운전 중이었고, 모두 적자투성이였다. 2009년 삼달풍력발전소 준공 전까지는 적자가 나서 망한다는 우려가 깊었다. 풍력발전사업은 당연히 적자일 수밖에 없고 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무모한 것이라는 우려였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이루는 과정에서도 프로젝트 자체의 보증뿐만 아니라 추가 100%의 별도 담보물을 제공하는 등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 사업 추진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9년 9월 준공하고, 1년이 지난 2010년 10월 1년 후의 경영실적은 모두가 놀라워할 만큼 성과를 냈고 드디어 풍력발전의 상용화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 제주는 약 300
▲ 조남준 보성리장. "그 죽음은 한 달 전의 죽음이 아니라 이미 삼십 년 전의 해묵은 죽음이었다.” 소설 「순이삼촌」의 한 구절이다. 순이삼촌은 제주 4·3 학살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충격과 고통을 평생 안고 살다가 그 현장에서 생을 마감한다. 내 고장 대정읍은 수많은 순이삼촌의 한이 서린 곳이다. 일제 강점기와 제주 4.3. 계속된 수탈과 핍박으로 상처난 역사를 끌어안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군은 제주를 방어기지로 삼는 ‘결 7호 작전’을 위해 많은 대정읍민을 송악산 해안 진지구축에 강제 동원했다. 그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섯알오름 양민 학살터가 있다. 한국 전쟁 때 예비검속이라는 명목하에 무고한 마을 사람을 학살한 곳이다. 마을 어르신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충격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 후 대정읍은 여느 농촌처럼 젊은 사람이 떠나가며 인구감소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대정읍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영어교육도시에 국제학교가 생기며 정주 인구가 늘었다. 폐교 위기던 보성초는 학생이 늘어 건물을 증축했고, 읍내엔
▲ 임기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장. 최근 원희룡 지사의 대권행보에 따른 차기 도지사 불출마와 사퇴시기가 이슈다. 이른 불출마선언이 도정공백이나 레임덕 현상을 가속 한다고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각자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도 가지각색이다. 그래도 공직사회는 잘 돌아 간다. 공직내부에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한 편이다. 전 도정과 비교해 많은 승진 기회, 업무 책임과 권한이 상대적으로 위임 강도가 높았고, 일반적 인사에 직접적 개입 않고 까다롭지 않는 업무 스타일 때문인지 도지사에 대한 평은 호의적이다. 도지사에게 공무원노조는 대화와 소통의 대상이 아닌 도정 수행에 있어 들러리일 뿐이었다. 두 번의 만남인 노사 청렴.성 평등 협약식 자리에서 자기 할 말만 하고 사진 한 장 찍고 악수가 전부였다. 도민들 사이에 코로나 확산 방지 및 매듭을 풀어야 할 지역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일부는 대권가도에 도민들 박수 받고 등 떠밀려 나서도 지역세가 모자랄 판인데 쿨 하게 지지를 못해준다고 섭섭해 한다. 평가는 순순히 도민의 몫이다. 하지만 도민들도 될 성부를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코로나19와 악천후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대폭 축소되어 제한된 인원으로 제73주년 4․3희생자추념식을 봉행한 지 보름이 지났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기 위하여 유족회에서는 65세 이상의 유족은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가급적 평화공원 참배도 분산하여 방문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념식 행사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우려를 지울 길이 없었는데 통상적인 잠복기인 14일을 무사히 넘긴 셈이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번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중 세 번째로 참석하여 추념사를 통해 국가가 국가폭력의 역사를 더욱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마음으로 밝혀진 진실은 통합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것이며, 되찾은 명예는 우리를 더 큰 화합과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이끌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고 하였다. 또한 마침내 제주도에 완전한 봄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서로의 손을 더욱 단단히 잡자고 강조하였다. 대통령 이외에 각 정당 지도부는 물론 행안부장관과 법무부장관 등 정부주요관료들이 대거 참석하여 4․3희생자 영령들의 해원과 영면
제주도 환경보전국 생활환경과 김은석 판매하려는 가격과 구매하려는 가격의 차이를 소유효과(endowment effect)라고 한다. 미국의 코넬 대학교의 리처드 테일러 교수는 코넬 대학교의 로고가 새겨진 기념 머그잔을 경제학 시간에 일부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런 후에 테일러 교수는 일종의 경매시장을 열고, 컵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컵을 얼마에 팔건 지, 반대로 컵을 받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얼마면 그 컵을 살 용의가 있는지를 적게 했다. 학생들의 적어낸 판매가는 평균 5.25달러였지만, 구입가는 평균 2.75달러에 불과했다고 한다. 똑같은 컵이었는데 왜 팔려는 학생은 사려는 학생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적어냈을까? 이유는 판매자 학생들에게 그 컵은 ‘내 컵’이었지만 구매자 학생들에게는 그 컵은 그냥 ‘컵’일 뿐이었다. 환경기초시설 입지 선정을 놓고 해당 지역주민들과 보상액을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지는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차이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해당 주민들에게‘환경기초시설의 입지’는 그냥 토지가 아니라 ‘우리 마을의 토지’이다. 환경오
▲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세월은 흰 망아지가 문틈 사이로 휙 지나가는 순간과 같다. 백구과극(白駒過隙)이라는 옛 선인들의 말씀을 곱씹게 되는 요즘이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2년의 시간이 됐다. 취임하면서 두 가지에 역점을 두었다. 산적한 현안을 풀어내는 것, 그리고 변화된 환경에 맞는 JDC 미래비전을 세우는 것. 당시 사람들은 “예래단지 문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만류했다. 이미 법적 소송 절차가 진행되는데, 어떻게 협상이 가능하겠냐는 말이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한 번 부딪쳐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거절당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해외투자자와 만남을 시도했다. 칠전팔기 자세로 계속 두들겼다. 거들떠보지도 않던 버자야그룹 탄스리 회장과의 만남이 마침내 성사됐다. 지성(至性)이면 감천(感天)이라는 진리를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탄스리 회장을 비롯해 버자야그룹과 29차례 만나면서 분쟁의 실마리들을 하나씩 풀어갔다. 급기야 작년 6월 버자야 그룹은 JDC만이 아니라 제주도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4조5천억 규모의 모
▲ 강명균 제주도 환경자원순환센터팀장 지난해 말, 환경부 주최로 ‘지구의 초상 전시회’가 있었다. 세계 리더들의 얼굴과 환경 발언을 일러스트로 그려냈다. 작품 수는 "지구는 오렌지처럼 계속 쥐어짤 수 없어"[교황 프란치스코], "기후변화 피해는 코로나19보다 클 것"[빌게이츠], "북극에서 일어나는 일은 북극에만 머물지 않는다"[페테리 탈라스, WMO사무총장] 등 78점. 기후변화, 탈 플라스틱, 코로나 19, 그린뉴딜과 같은 환경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현재 지구가 괜찮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식물이 죽어가는 지구가 배경이다. 먼지폭풍이 불고, 숨쉬기도 힘든 지구에서 인류에게 남은 희망은 지구를 떠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물리학자는 주인공에게 말한다. “자넨 딸 세대가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될 거야” 이제, 언론에서 나오는 지구 현실이다. ‘숲이 불타고 동식물이 멸종된다. 북극에서 얼음이 녹아 계곡과 마을을 덮친다. 해수면이 높아지고, 해수 온도가 상
▲ 홍성령 교수 설!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며 평온을 느낀다. 조상님들의 덕을 기리며 지금의 우리들이 생활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또 우리들을 이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남다른 애정과 정성으로 키워, 사회의 일원으로 설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 등 우리들의 다양한 사연을 안고 설을 맞이한다. 올해 설 명절은 코로나19로 인해 예전과 같이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한 민족의 대이동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제주도는 지역적 특성상 많은 관광객들이 설 명절에 지난 한 해 동안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교통안전 업무를 수행하는 한 사람으로 올 설 명절에도 얼마만큼의 교통사고가 발생되어 주위 사람들을 슬프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안타까운 생각이 앞선다. 우리 자신의 귀한 목숨을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려면 교통법규를 스스로 지킨다는 마음만 가진다면 충분히 지킬 수 있으며, 예방이 가능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매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간단한 기본 원칙을 준수하지 않아서 교통사고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다. 설 명절 교통사고 사망자 유형을 분석해 보면 음주운전, 과로, 과속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