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연 ‘투·개표 시연회’에서 일부 참석자가 제주 지역 투표함의 봉인지 훼손을 두고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 사안이며, 문제로 지적된 흔적은 사전투표함을 재사용하면서 생긴 자국일 뿐"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11일 선관위에 따르면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박주현 변호사, 윤용진 변호사 등은 지난 10일 경기도 과천 청사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제주시 한라체육관과 서귀포시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개표소에서 일부 개표참관인이 미개봉 상태의 투표함에서 봉인지를 뗀 자국을 확인했다며 부정 개표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해당 투표함은 사전투표에 사용된 것으로 본투표에서 재사용하면서 기존 봉인지를 제거한 자국이 남은 것"이라며 "모든 투표함은 참관인 입회 하에 봉인됐고, 개표 전에도 참관인의 확인과 서명을 거쳤기 때문에 임의 개봉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시연회에서 사전투표용지 발급부터 본투표, 개표까지의 전 과정을 공개하고, 투표지분류기와 개표보고시스템 등 주요 장비의 보안 체계를 설명하며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의원과 법조인들은 "사전투표함을 보
영화 ‘다운폴’은 히틀러가 베를린 총리 관저 지하 82m 깊이에 구축한 ‘총통 방공호’에서 보낸 그의 마지막 14일간의 모습을 재현한다. 히틀러의 마지막 타자(打字) 여비서였던 트라우들 융에(Traudl Junge)의 증언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하니 작가나 감독의 상상만은 아닌 듯하다. 트라우들 융에는 1942년부터 히틀러를 가장 지근거리에서 관찰한 사람이다. 벙커 속에서 자살한 날 히틀러가 구술하는 유언장을 타이핑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니 히틀러의 모습을 가장 생생하게 증언할 수 있었을 듯하다. 그 여비서가 증언한 히틀러의 모습은 영화가 보여준 그대로다. 장군과 참모들을 세워놓거나 앉혀놓고 손을 떨어가면서 끊임없이 일방적으로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지시한다. 그 와중에 누군가 용기를 내어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의견이나 의문을 제기하면 그의 전매특허인 분노의 ‘샤우팅’을 터뜨린다. 샤우팅 한방으로 모든 참모들을 ‘입틀막’ 해버린다. 그러나 기이한 것은 장군과 참모들 어느 누구도 밖에서 모여 자기들끼리 히틀러의 독선과 독단을 성토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모두 히틀러의 ‘지적 우위’와 통찰력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다. 난폭한 독재자이기보단 17~18세기 유럽의
제주 추자도 인근 낚시통제구역에서 불법 낚시를 하던 관광객 2명이 해경에 적발됐다. 11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 제주시 추자면 직구도 서쪽 절벽 아래 낚시통제구역에서 낚시 행위를 하던 관광객 2명이 순찰 중이던 해경에 의해 발견됐다. 적발된 이들은 50대 남성 A씨와 40대 남성 B씨로 배를 이용해 해당 구역에 진입한 뒤 낚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들은 낚싯대를 들고 깎아지른 해안 절벽 아래 위험한 지점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이를 해경이 확인하고 단속에 나섰다. 문제가 된 해당 지역은 2022년 10월 제주도 고시에 따라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돌돔과 참돔 등이 잡히는 포인트로 알려져 있다. 현행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 따르면 낚시통제구역에서 낚시행위를 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주해경은 이들에 대해 관련 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지정된 낚시통제구역은 국민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해양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금지구역 내 낚시행위에 대한 단속과 더불어 적극적인 홍보를 병행해 안전의식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6주년을 맞아 민주공화국의 헌법 가치를 재확인하고 국민주권 수호의 의지를 다지는 자리를 마련했다. 제주도는 11일 오전 제주도청 본관 회의실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행사를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광복회원과 보훈가족, 도민 등 220여명이 참석해 임시정부 수립의 의미를 되새겼다. 기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임시헌장 선포문 낭독, 기념사, 기념공연,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임시헌장 선포문 낭독에는 강혜선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을 비롯해 제주의병항일항쟁 유족 김동호씨, 법정사항일항쟁 유족 양익재씨, 3·1운동 유족 한재림씨, 해녀항쟁 유족 한재월씨가 참여해 각자의 선조들이 지켜낸 역사적 의미를 전했다. 양병우 제주도의회 부의장은 만세삼창 선창을 맡았다. 참석자 전원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기념사에서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민주공화정을 선포한 역사적 순간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가치"라며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통해 왕이 아닌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임을 다시 확인했고,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문장의
공사가 중단된 지 10년째를 맞은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이 도시개발 방식으로 전환, 재추진에 나선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지난 10일 서귀포시 예래동 주민센터에서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사업' 기본계획(안) 주민설명회를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설명회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기존 유원지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개발사업으로 전환되는 개발 방향을 공유하고,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예래동 주민과 서귀포시 관계자 등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사업은 2005년 제주국제자유도시 1호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이 "유원지 개발은 공공성을 갖춰야 한다"며 토지수용 재결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공정률 65%에서 사업이 중단됐다. 2019년에는 사업 인허가까지 무효 판결이 나면서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JDC는 이러한 법적 분쟁과 사업 좌초 경험을 교훈 삼아 지난해 8월부터 기본계획 재수립 용역을 착수해 개발 방향을 재정립하고 있다. 새롭게 추진되는 계획안에는 휴양과 관광 기능을 연계한 고급 주거단지 조성과 함께 지역과의 상생 전략이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고모씨는 "관광객
제주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최종 등재되면서 4·3의 진실을 향한 제주도민과 유족, 시민사회의 오랜 노력이 인류의 유산으로 승화되는 역사적 결실을 맺었다. 제주도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제주4·3 관련 기록물 1만4673건이 세계기록유산으로 공식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재된 기록물은 1949년 제주4·3 당시부터 2003년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보고서 발간까지 생산된 공공·민간 문서들이다. 국가폭력의 진실 규명과 희생자 명예 회복의 역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4·3 발발 77년, 도와 4·3평화재단이 민간 기록물 수집에 나선 지 7년 만의 쾌거다. 특히 11일은 제106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로 제주4·3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맞물려 두 가지 역사적 의미가 교차하는 상징적인 날이기도 하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도, 제주도의회, 제주도교육청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며 "제주에서 시작된 진실의 여정이 세계의 유산으로 다시 쓰인 날"이라며 "침묵을 강요받던 목소리가 인류가 지켜야 할 기억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그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올해, 이번
제주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최종 등재됐다는 소식에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은 11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4·3 기록물을 4·3 영령님들께 봉헌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제주도가 4·3기록물 세계기록유산 최종 등재 결정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연 '진실과 화해에 관한 기록' 특별전 개최 등을 위해 현재 파리 현지에 머무르고 있다. 김 회장은 이어 "4·3 당시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생존해 오고, 모진 역경을 극복해 내신 생존 희생자와 유족 분들에게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4·3기록물을) 전달해드리고 싶다"며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4·3 왜곡으로부터 상처를 덜 받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특별전 개최를 위해 파리에 가 있는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 역시 "2018년부터 등재를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국가유산청과 전문가를 비롯해 유족회, 평화재단, 관련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진상규명을 위한 간절함이 있었다"며 "모두가 힘을 합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강호진 4·3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은 "4·3이 과거의 기억이 아닌 미래로 이어갈
제주 4·3의 아픈 역사와 전후(戰後) '녹색혁명' 과정을 기록한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이 됐다. 11일 국가유산청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제주4·3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두 기록물은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을 담은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제주4·3기록물은 4.3으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대한 피해자 진술, 진상 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아우르는 자료로 모두 1만4673건에 달한다.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27건), 희생자와 유족의 증언(1만4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42건), 정부의 공식 진상 조사 보고서(3건) 등이 포함됐다.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약 7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이 기록돼 있어 의미가 크다. 유네스코 측은 제주4·3기록물의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보편적 중요성을 인정했다. 앞서 기록물을 평가한 국제자문위원회(IAC) 측은 "국가 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사회적 화해를 이뤄
박경린 제주대 스마트그리드연구센터장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선도하게 될 초대 제주라이즈(RISE)센터장에 임명됐다.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는 10일 오전 제주벤처마루에서 제주TP 부설기관으로 신설된 제주라이즈센터장 임명장 수여식을 진행했다. 신임 박 센터장은 제주대 자연과학대학 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다. 스마트그리드연구센터장, 전기차사업단장, 자연과학대학장, 취업전략본부장, 텔레매틱스 요수기술 연구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산학협력과 연구개발 분야에서 역량과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센터장의 임기는 3년이다. 제주라이즈센터는 고등교육과 지역사회 발전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문 지원기관이다. 제주지역 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을 담당하면서 교육과 연계한 지역 혁신이 주된 역할이다. 박 센터장은 라이즈 시행계획 수립 및 단위과제 지원 등에 관한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또 지역 내 대학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역에 필요한 인재 양성, 지역산업에 필요한 기술지원, 지역사회에 필요한 교육과 산학협력 문화 발전 등을 선도하게 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6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제주도의 주요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가 금지되면서 도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굵직한 축제와 포럼 등이 줄줄이 일정을 미루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가 확정되면서 공직선거법상 제약을 받는 행사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특히 도가 직접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주요 행사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일정이 조정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에 따라 개최 여부가 갈리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당초 다음 달 중 열릴 예정이었던 제주돌문화공원 내 설문대할망전시관 개관 기념식은 6월 12일로 연기됐다. 이 전시관은 제주 여성의 신화를 담은 공간으로 도민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시기 조정에 아쉬움이 따른다. 다음 달 2, 3일 열릴 예정이었던 '글로벌 미래항공우주 컨페스타'는 아예 9월 중으로 연기됐다. 이 행사는 미래 항공 기술과 우주 산업을 아우르는 국제적 행사다. 이번 연기 결정으로 도내 항공 산업계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신화월드 일대에서 이달 8일부터 나흘간 열릴 예정이던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는 일정이 3개월 연기돼
제주지역 중소기업 임직원들이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복지몰이 마련됐다. 제주상공회의소(제주상의)는 10일 삼성전자와 협력해 '제주상공회의소 삼성전자관'을 온라인에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번 복지몰은 제주지역 중소기업 임직원의 복리후생 증진을 목표로 마련됐다. 제주상의 회원사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복지몰을 통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기존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용을 희망하는 기업은 복지몰 홈페이지(https://jejucci.bokjimall.kr)를 통해 기업회원 등록 후 이용 가능하다. 임직원은 개인회원으로 가입하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즉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의 ESG 경영 실천과 지역사회 상생 발전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기업과 지방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의 모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상의는 향후 제휴 업체 확대를 통해 제품군과 서비스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갈 방침이다. 제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복지 격차 해소는 지역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과제"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휴와 지원 사업을 통해 회원사 임직원의 만족도를 높여가겠다"고 전했다. [제이누리
1950년 9월 1일, 대한민국 해병 3·4기 3000여 명을 태운 해군 상륙함(LST)이 제주항을 출발했다. 목적지는 진해였다. 이 LST에 탄 해병 4기 가운데 126명은 여성이었다. 6·25 전쟁 발발 당시, 대한민국 해병대 병력은 300여 명에 불과했다. 개전 초기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온 인민군의 공세로 인해 병력 증강이 시급했던 국군은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해병대를 모집했다. 그렇게 모인 해병 3·4기 3000여 명 중, 126명의 여성이 국군 최초 여성해병대다. 6‧25 전쟁 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7월, 제주도에 주둔하고 있던 해병대는 모슬포 1대대를 ‘고길훈 부대’로 명명하고 군산 지역으로 이동했다. 8월 중 제주 도내에서 3000여 명의 지원자가 해병 제3‧4기로 입대했다. 이 해병 제4기에 제주 도내 여중생, 미혼 여교사, 육지에서 제주도로 피난 온 여성 합해 모두 126명이 자원 입대했다. 이에는 중학교 교사 1명과 초등학교 교사 약 20명이 포함되어 있었고, 대학생 2~3명과 교사양성소 학생, 나머지는 여중 2, 3학년생이었다. 당시 제주여중, 신성여중, 한림중, 대정중 등에 다니던 2, 3학년 여학생들이었다. 당시 20대 미만 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