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감귤을 키워 판 돈을 빼돌려 생활비로 쓴 4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 심병직 부장판사는 27일 횡령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심 판사는 A씨에게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같은해 4월까지 모두 67회에 걸쳐 아버지 소유의 감귤을 판매한 대금 1억4600여만원을 아내 계좌로 송금받아 생활비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19년 9월 아버지 B씨에게 유통중인 감귤을 인터넷으로 판매하자고 제안, B씨 명의로 통신판매업 신고를 한 뒤 감귤을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같은해 말 자신의 아내 명의로 아버지 몰래 또다른 통신판매업체를 만든 뒤 이를 통해 감귤을 몰래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 부장판사는 "가족 간의 신뢰관계를 이용했고, 범행이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졌졌다. 피해 금액도 커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