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부결돼 재심의가 이뤄진 제주대 의과대학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이 결국 보류됐다.
제주대는 23일 오전 대학 본관 회의실에서 교수평의회를 열어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했으나 안건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9일 다시 한번 평의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재심의는 지난 8일 교수평의회가 학칙 개정안을 부결한 데 대해 김일환 총장이 재심의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학본부 측 제안 설명과 의대 측 설명, 질의응답과 평의원 논의 등이 이어졌다.
평의회 의장인 양창용 교수회장은 "평의원들이 안건에 대해 심사숙고했지만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안건이라 논의를 한번 더 거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협의회와 학생들은 여전히 증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평의회 회의에 참석한 강기수 제주의대·제주대병원 교수협의회 회장은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현장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교수들이 지게 되며, 부실 교육의 결과는 곧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의사 수를 늘려서 필수의료나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잘못된 진단"이라고 밝혔다.
제주대 의대생들은 이날 평의회 회의장 앞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의료계 목소리가 배제된 의대 증원 절차는 민주적이지 않습니다', '준비 안 된 의대 증원 의료 붕괴 초래한다', '수용 능력이 안 되는 상황에서의 학칙 개정을 반대합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제주대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따라 정원이 40명에서 60명 늘어난 100명으로 증원됐다. 2025학년도의 경우 증원분의 50%(30명)를 반영한 70명을 선발하기로 했으나 학칙 개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이누리=문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