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첫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제주4.3이 새로이 주목되고 있다. 제주4·3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그의 대표작이기 때문이다. 11일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를 "인간의 연약함과 역사적 트라우마를 강렬히 표현한 시적 산문"의 작가로 평가하며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의 대표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4·3 사건을 주제로 한국현대사의 비극을 세계 독자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는 작품으로 제주에도 남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강은 노벨위원회와의 일문일답에서 "모든 작가가 최근 작품을 가장 아낀다"며 "독자들이 '작별하지 않는다'를 통해 자신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제주4·3 사건의 사실적 고증을 위해 한강은 제주4·3연구소의 자료와 증언록을 참고해 집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특히 제주어를 효과적으로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은 지난해 11월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 '작별하지 않는
왜 그러실까? 최근 들어 어머니께서 자주 밥을 달라신다. ‘어떠난산디(왜 그런지) 배고프다게!, 무사 영(왜 이렇게) 배고픈고 이? 얼언 박박 털어점져(추워서 덜덜 떨린다). 아무거라도 또똣헌 물에 홑썰 몰앙 도라게(따뜻한 물에 조금 말아서 달라)’라는 어머니가 내 가슴 속을 휘적이며 저민다. 요즘 세상에 배고프다니.... 삶에 허기가 스민다는 건, 그만큼 외롭다는 뜻이 아닐까? 오늘 아침에도 ‘배가 고프다’시는 어머니에게 밥을 두 번 차려드렸다. 먹고 나서 돌아서면 다시 허기가 지는 건 치매의 일종이다. 우리 할머니도 왕할머니도 ‘밥을 안 준다’, ‘배가 고프다’며 아버지의 울분을 자극하신 적이 있다. 배고픔은 일제시대와 4·3, 6·25, 보릿고개 등을 겪은 세대에겐 설움이고 슬픔이며 고통이고 아픔이 아닌가. 처음에는 어머니에게 잔소리를 하시던 아버지도 나중에는 치매임을 알게 되셨지만, ‘배가 고프다’는 치매는 그만큼 슬프고도 가슴아픈 말이리라. 지난 주말에는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온 나라를 기쁨으로 들뜨게 하였다. 무엇보다도
제주도가 복지가족국장과 문화예술진흥원장을 새로 임용했다. 제주도는 개방형 직위에 이혜란 복지가족국장과 이희진 문화예술진흥원장을 새로 임용했다고 10일 밝혔다. 새롭게 복지가족국장으로 임명된 이혜란 국장은 1991년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시작해 33년간 사회복지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1세대 복지직 공무원이다. 이 국장은 서귀포시와 제주도청에서 사회복지, 장애, 보건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의회사무처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서 전문위원을 지내며 실무와 정책 전문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임용은 사회복지직이 7년 만에 국장급으로 발탁된 사례다. 또 이 국장의 임용으로 공석이 된 복지정책과장 자리에는 김용일 장애인자활팀장이 직무대리로 임명됐다. 도는 이를 통해 복지 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문화예술진흥원장으로는 이희진 전 아신아트컴퍼니 예술감독이 임명됐다. 이 원장은 광복절 경축식과 아시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 전당 기공식 등 다수의 국가 행사를 연출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인사는 지난 8월 공개모집과 면접심사를 거쳐
<제주를 여는 창! 제이누리>가 창간 13주년을 맞아 '제주의 밤하늘 통기타의 선율' 가을콘서트를 마련했다. 통기타의 매력을 나누며 성장해 온 제주통기타 동호회가 펼치는 무대에 제주도민과 독자를 모신다. 도민의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준비한 무대다. 전문 음악인은 아니지만 프로급 아마추어 직장인들로 구성된 '더 클락', '고니마니', '썬데이세븐', '오늘랭' 등의 통기타 동호회들이 다양한 장르의 곡을 연주하며 개성 넘치는 무대를 펼진다. 다음달 2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제주시 동문로 김만덕기념관 만덕홀이 콘서트 무대다. <제이누리>가 주최하고, 제주도와 제주개발공사가 후원한다. 더 클락(김성율·조남일·진영호·홍정애·임경미·오진미)은 제주 사투리로 음악성을 '더 키워보자'라는 의미를 담아 팀명을 지었다. 7080 노래를 중심으로 감미로운 화음을 자랑한다. 2022년 마(馬) 축제와 2023년 산지천 축제 등에서 공연한 경력이 있는 열정적인 팀이다. 고니마니(최재곤·고종만)는 두 멤버의 이름 끝글자
'탄소 없는 섬'을 목표로 전기차 보급을 활발히 추진 중인 제주도가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의 6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의 전기차 충전기 수는 8394대로 지역별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반면 수도권과 경상도, 충청도 등 주요 지역에는 수만대의 충전기가 설치돼 있어 제주가 상대적으로 충전 인프라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도내 전기차 충전기 1대당 전기차 수를 나타내는 '차충비' 역시 높아 충전기를 찾기 어렵고, 충전 대기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차충비가 높다는 것은 한 대의 충전기를 여러 대의 전기차가 공유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는 충전 인프라의 부족을 의미한다. 반대로 차충비가 낮으면 충전 여건이 양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제주 지역 실제 운행 차량 대비 전기차 비율은 9.09%로 전국 평균인 2.32%를 크게 웃돌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기차 운행 비율이 사실상 '전국 1위'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는 이에 미치지
전동휠을 타던 60대 남성이 우회전하던 버스와 충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9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4시 50분 제주시 용담동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외발형 전동휠을 타고 있던 60대 남성이 우회전하는 버스와 부딪쳤다. 이 사고로 남성은 얼굴과 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버스가 우회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와 유사한 사고로 지난달 9일 아침 제주시 노형동의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여성이 우회전하던 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우회전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전방 신호가 적색일 경우 보행자 유무와 관계없이 반드시 일시정지 후 우회전해야 한다. 전방 신호가 녹색일 때도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정지 후 서행해야 한다. 이 개정에 따른 단속이 시작된 지난해 4월 22일부터 12월 말까지 도내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는 107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우
제주도 서남방 이어도에서 중국 해양조사선과의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해 한국의 해양주권에 대한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양천갑)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해양조사선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 서남방 이어도 주변에 194회 나타나며 수시로 한국 영해 인근을 침범했다. 올해 7월 말까지는 이미 19차례에 달하는 중국 해양조사선의 출현이 이어졌다. 중국의 해양조사는 단순히 해양 생태계 조사뿐만 아니라 군사적 활동으로 의심되는 행위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활동이 해양주권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어도는 제주도에서 약 149㎞ 남쪽에 위치한 해양경계다. 중국이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며 끊임없이 조사선을 파견해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같은 출현은 한국 해양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내에서의 중국의 진입은 군사적 경계 강화의 문제를 부각시키고
8년 만에 다시 열린 제주도새기축제가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13일 제주양돈농협과 제주방송(JIBS)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이달 12일부터 13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맛의 비밀'을 주제로 약 3만명의 방문객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축제는 제주양돈농협과 대한한돈협회 제주도협의회가 공동 주최하고 제주방송이 주관했다. '도새기'는 제주 방언으로 돼지를 뜻하고, 제주 흑돼지를 상징한다. 축제는 청정 제주에서 자란 돼지고기의 풍미와 쫀득한 육질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고권진 제주양돈농협 조합장은 "비계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있었으나 농가와 조합이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여 제주 돼지고기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장에는 시식과 할인 판매장이 마련돼 참가자들은 제주산 돼지고기를 최대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제주시 연동에서 온 김모(28.여)씨는 "특유의 돼지고기 냄새가 나지 않고, 육즙이 꽉 차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돼지 가면 만들기, 우산 만들기 등 어린이 체
윤석열 정부의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작업이 제주4·3 사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역사적 화해와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11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세종시 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에 지급된 보조금은 8200만원으로 이전의 세 배에 달한다. 보조금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탄신 기념식과 서거 추모식, 나라사랑 가요제 등 다양한 명목으로 사용됐다. 또 4600만원을 투입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는 데도 활용됐다. 강 의원은 "이승만 국부론, 1948년 대한민국 건국론 주장은 임시정부를 비롯한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며 "그런 궤변과 왜곡을 대놓고 설파하는 단체에 어떻게 국민 혈세를 투입해 지원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지난 3년간 10억 2300만원을 들여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건국전쟁' 감상평 등을 포함한 안보 간행물 '자유'를 구입했다. 이 간행물은 이승
제주도가 수여하는 김만덕상의 경제부문 김미자 수상자가 과거 경제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혀졌다. 11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는 복지가족국과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열고 김만덕상 수상자 선정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홍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아라동 갑)은 "김만덕상은 제주에서 권위 있는 상인데 이번 경제부문 김미자 수상자가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었다"며 선정 절차의 투명성과 공공성에 문제가 없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은영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은 "김만덕상 수상자 심사 제외 대상은 금고형 이상이거나 유죄 판결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로 규정돼 있다"며 "벌금형을 받은 사실은 수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홍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해당 수상자가 과거 경제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들어 선정 절차의 공정성을 지적했다. 현 의원은 특히 "당시 수협 지점장으로 있던 수상자가 경매 선박을 최저가로 낙찰받기 위해 협박과 입찰 방해를 한 것으로 밝
한글날을 맞아 제주도가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된 제주어의 가치를 알리고, 한글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제주도는 9일 오전 10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훈민정음 반포 578돌 한글날 경축식을 열고, 제주어 보전과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해 한글 및 제주어 관련 단체와 학생, 도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주어로 진행된 이번 한글날 경축식은 제주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오 지사는 행사에서 "제주어는 한글의 우수성을 더욱 빛나게 멩그는 문화유산이자, 한글의 다양성을 지키며 대한민국 문화를 더욱 다채롭게 풍성하게 하는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주말로 "제주도정은 우리의 삶에서 제주어가 살앙숨쉬곡, 제주어를 더 널리, 더 하영 씨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ᄒᆞ영 막 심을 쏟으쿠다"라고 말했다. 또 오 지사는 "ᄒᆞᆫ때 정
누구나 삶의 원동력을 품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연구실에서, 또 다른 이는 가족의 곁에서 내일을 꿈꾼다. "어머니의 길을 잇되, 나만의 연구를 펼치고 싶습니다."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버섯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승학(32) 박사는 지난 8월 21일 제주대에서 버섯 분류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모자(母子)가 같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첫 사례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사랑했던 그는 산과 들에서 곤충과 식물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을 좋아했어요. 산에 가서 식물이나 곤충을 보는 게 참 재미있었죠. 그래서 자연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의 이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버섯 연구로 이어졌다. 이 박사는 제주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버섯의 유전자 분석과 분류학에 집중했다. 어머니가 주로 현장에서의 분포 조사와 종 동정에 주력했다면, 그는 분자생물학적인 접근으로 버섯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버섯의 분류와 진화 과정을 연구하고 있어요. 제주는 곶자왈의 독특한 생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