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품질이 좋을까. ‘가격=품질’이라는 공식이 모두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가격이 비싸야 품질이 좋다고 인식하는 시장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가격이 상승할수록 제품을 더 특별하다고 인식해 수요가 증가하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지금 같은 불황기에도 먹힐까.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도 많겠지만, 답은 ‘그렇다’이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대표 제품 중 하나다. 1929년 손으로 가방을 들고 다녀야 했던 여성들의 불편함을 주목한 코코 샤넬이 군인의 방에서 영감을 얻어 어깨에 멜 수 있는 긴 스트랩을 적용해 디자인한 것이 그 시작이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은 샤넬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제품이기도 하다. 그 결과 2019년 792만원(라지 사이즈 기준)이던 클래식 플랩백의 가격은 2023년 현재 1570만원이다. 4년 사이 98.2%나 가격이 뛰어 이젠 경차 한 대 가격과 맞먹는다. 지난해에만 네차례(1·3·8·11월)가격을 올리고 올해도 벌써 두차례(3·5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샤넬이지만 가격이 무섭게 올랐다고 수요가 꺾이진 않는다. 가격이 오르고 올라도 샤넬을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긴 후 시원하게 맥주 한잔을 들이켜는 남성과 집안 청소를 마친 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는 여성.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들이고, TV 광고에서 흔히 접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를 다시 말하면 남녀의 성역할이 우리에게 고정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광고계에선 이런 고정관념을 바꾸고 성평등을 강조하는 광고가 한번씩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월드컵 축구경기가 있는 날, 저마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TV 앞에 모여든다. 긴장감 넘치는 경기가 이어지자 누군가는 주먹을 불끈 쥐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엉덩이를 들썩인다. 아이는 마치 축구선수라도 된 것처럼 축구공을 꼭 품고 경기를 시청한다. 5년 전, 중동의 한 나라에서 공개한 국내 대기업 TV 광고다. 월드컵을 앞두고 해당 국가에서 TV 판매량을 늘려볼 생각으로 제작한 광고였는데,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누리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광고 내용이 문제였다. 화질 좋은 TV로 월드컵을 함께 즐기라는 취지로 만든 광고였지만 누리꾼들은 광고 속에 등장하는 남성과 여성의 확연하게 다른 행동을 문제 삼았다. 남성들이 축구경기에 집중하고 열광하는 동안 옆에 앉은 여성들은 아이에게 간식을 건네거나 잡담하거나 뜨개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