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고 노사가 합의를 이룬 것은 반가운 일이다. 관건은 2차 합의사항을 확실하게 이행하느냐다. 이번처럼 노사가 한걸음씩 양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사진=뉴시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16일 전체회의에서 택배노조와 민간 택배사들이 정부 여당의 중재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9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파업은 종료됐다. 합의안의 핵심은 택배기사를 내년 1월 1일부터 분류작업에서 완전 배제하고, 택배기사의 노동시간을 하루 12시간, 일주일에 60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올 1월 1차 합의안과 의제는 같은데, 구체적 이행 시기를 정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 택배 노사와 정부, 더불어민주당,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합의가 도출돼 다행이다. 합의는 노사가 한걸음씩 양보함에 따라 가능했다. 관건은 2차 합의사항에 대한 확실한 이행이다. 택배사들은 오는 9월과 12월, 두 차례로 나눠 분류 전담인력을 투입하기로 한 데 맞춰 연말 안에 인력 배치를 마쳐야 할 것이다. 사실 1차 합의안도 분류작업 전담인력 투입, 일 최대 12시간, 주 최대 60시간 근로 등이
▲ LH 조직 개편안이 미뤄졌다. 혁신적이라며 내놓은 대책들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택지개발과 주택공급, 주거복지의 3대 기능 중 일부를 민간으로 넘기는 등 더욱 혁신적인 조직 개편이 요구된다. [사진=뉴시스]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 신도시 후보지 등 땅 투기 사태로 온 나라가 들썩인 지 석달 만인 7일 정부가 발표한 대책 명칭이다. 그럴싸한 수식어와 거창한 명칭과 달리 국민 신뢰 회복이란 목표에도, 혁신에도 부합하지 않는 빈껍데기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관심을 모았던 LH 조직 개편안은 8월로 미뤄졌다. 혁신 방안이라며 열거한 대책들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급히 모아놓은 임시방편이 많기 때문이다.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개발할 때 관련 입지 조사 업무를 국토교통부가 LH로부터 회수해 직접 수행하겠다고 한다. 전국에 걸친 많은 공공택지 후보지를 조사하는데, 현 국토부 공무원만으로 가능할까. 해당 업무를 맡을 공공기관을 신설하거나 그 일을 할 기관의 직원 수를 늘려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혁신 방안에 담은 LH 직원 20%(2000
▲ 2차 추경의 규모와 용도는 경기회복 속도 및 세수여건 변화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3월 대선 등 정치일정이나 표를 의식해 현금을 뿌리고 보자는 식이어선 안 된다.[사진=뉴시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제안했다. 이른바 ‘으샤으샤 전 국민 위로금’이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에 “온 국민이 으샤으샤 힘을 내고 소비를 진작하는 데 도움을 주자”며 제기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2차 추경 제안의 배경은 1분기 기준 지난해 대비 19조원 더 걷힌 국세 수입이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확장 재정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더 걷히는 세수는 쓰고 가자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도 지난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세수를 활용한 추가적인 재정투입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며 추경 필요성을 언급했다. 민주당은 여름휴가철 이전에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2차 추경에 유보적이던 정부도 대통령의 추경 언급 이후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 가계 빚의 증가속도가 너무 빠르다. 무분별한 카드 대출을 억제하고 다중 채무자를 관리하는 등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사진=연합뉴스]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과도하게 불어나고 있다. 개별 가계에 날아오는 총탄 단계를 벗어나 사회 전반을 위협하는 포탄 같아 보일 정도다.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회사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3월말 현재 1765조원. 1년 새 153조6000억원 증가했다. 총 규모와 증가액 모두 사상 최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생활고에 쪼들리는 데다, 특히 젊은층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 내 투자)’하기 때문이다. 숱한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치솟자 더 오르기 전 어떻게든 집을 사려 든다. 주택담보대출이 72조8000억원 불어났다. 1분기 가상화폐 신규 투자자의 3분의 2가 2030세대다. 집값이 뛰어 내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벼락거지 신세를 모면하고자 빚을 내서라도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며 일확천금을 노린다. 걱정을 더하는 것은 기록적인 가계 빚 속에 인플레이션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4월 소비자물가가
▲ 한국 경제가 지난 1분기에 1.6% 성장하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은 경제상황과 코로나 변수를 면밀하게 따져 신중히 다뤄야 한다.[사진=뉴시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노동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시급 1만원에 맞춰 대폭 인상을 압박한다. 코로나19 경제위기가 가중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 개선을 위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수준과 인상률이 아시아 최고라며 동결을 주장한다. 또한 지급능력이 떨어지는 음식숙박업 등을 배려해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는 입장이다. 역시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기 반등을 위해 최저임금은 안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임기 내 1만원 목표 달성을 의식한 정부는 집권 초반 이태 연속 두자릿수 인상을 감행했다. 그러나 저소득 자영업자의 부담 증가와 저임금 일자리 감소라는 ‘을(乙)들 간의 갈등’을 초래했다. 소득분배 구조가 악화하며 빈부격차도 더 벌어졌다. 속도조절론이 힘을 받으며 2020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2.87%로
▲ 미국의 움직임에 맞춰 국내 금리가 오르면 당장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가계가 위험해진다. 정교한 물가관리와 세심한 금리인상 정책이 필요한 때다.[사진=뉴시스] 물가 오름세가 심상찮다. 4월 소비자물가가 2.3% 오르며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물가상승률 2.3%는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2%)를 웃도는 수치다.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플레이션 경고음은 나라 안팎에서 울려댄다. 주식과 부동산에 이어 국제유가와 원자재, 농축산물까지 들썩이며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미국에선 한국보다 한달 빠른 3월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3월 물가상승률 2.6% 또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목표치(2%)를 넘어선 것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당시 “물가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통화긴축을 일축했다. 그런데 지난 4일 직전 Fed 의장이었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고, 미 증시의 나스닥지수가 급락했다. 미국에선 코로
▲ 지금은 4‧7 서울‧부산시장 보선 참패에 자극받아 검토하는 정책을 가다듬고 보완할 때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수정 방향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사진=뉴시스] 1분기 한국 경제가 1.6% 성장하면서 경제 규모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470조8460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 GDP(468조8143억원)를 넘어섰다. 소비ㆍ수출ㆍ설비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해 수출이 홀로 성장을 견인한 것과 달리 올해 1분기는 경제의 양축인 내수와 수출이 함께 이끈 것이어서 더욱 긍정적이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여전한 데다 반도체 공급 부족, 물류비용 급상승 등 수출에 부정적 요인이 적지 않다. 최대 변수는 코로나 백신 보급이다. 주요국 경제 상황을 보면 백신 접종 속도에 따라 경제활동 재개 시점이 달라지고 경기회복 전망도 엇갈린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백신 보급률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비교분석한 결과, 백신이 경기 회복을 판가름하는 핵심 요소로 지목됐다. 국민 절반이
▲ 한미 백신 스와프를 위해 삼성‧LG‧SK 등 한국 기업 및 기업인들의 힘과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월 21~22일 연속 7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의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에 4차 유행이 시작된 양상이다. 계속 연장되는 거리두기 조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계 절벽에 선 가운데 재난지원금 지급 재원이 바닥나고 있다. 진퇴양난이던 코로나 사태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것이 백신이다. 이스라엘과 영국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환자수와 사망률 등 방역에서 앞섰던 우리나라가 백신 확보와 접종에선 뒤처지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민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가 확보했다고 밝힌 백신은 총 7900만명분. 하지만 도입됐거나 상반기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11.4%인 904만명분 정도다. 구호로만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외쳐선 안 된다. 제때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등 근거를 갖고 국민을 설득해야 할 텐데 상황은 꼬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재
▲ 세계 각국은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도체산업의 미래 비전도 내놓지 않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웨이퍼 대(對) A4 용지.’ ‘500억 달러(약 56조2500억원) 보조금 지급 대 반도체 강국 도약 지원 방안 마련.’ 12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회복 최고경영자(CEO) 회의’와 15일 한국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의 대조되는 모습과 양국 정부의 후속 조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반도체 칩, 웨이퍼와 배터리, 초고속 데이터 통신망 이런 것들이 모두 인프라”라며 “과거의 인프라를 수리할 게 아니라 오늘날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21세기에도 세계를 이끌려면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손으로 발언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반도체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
▲ 여권은 총선에서 압승을 몰아준 민심이 왜 바뀌었는지 살펴봐야 하다. 성찰을 바탕으로 부작용이 노출된 정책의 기조를 전환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사진=뉴시스]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파란색으로 물들었던 서울 지도가 4ㆍ7 보궐선거에선 온통 붉은색으로 변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8일 서울시장 취임)가 4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 앞섰다. 특히 20대 남성은 72.5%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 20대 이하 여성과 40대 남성만이 오세훈 후보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민심이 폭발했다. 외형상 국민의힘이 압승했지만, 엄정하게 보면 민주당의 참패다.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무능과 오만, 위선으로 스스로 무너졌다. 민주당은 조직력을 총동원하고 ‘생태탕’ ‘엘시티’ 등 네거티브 공세로 국면 전환을 꾀했지만 끝내 참패했다. 민심 이반의 근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년 내내 이어진 집값 폭등이다. 25차례의 부동산대책에도 치솟은 집값은 빈부격차를 심화시켰
▲ 선거용으로 급조하는 부동산 대책으론 집값 안정도, 투기 근절도 어렵다. 정부와 여당은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놔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3월 29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고강도 대책을 쏟아냈다. 투기 비리 공직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투기수익은 전액 몰수하기로 했다. 모든 공직자의 재산등록 의무화를 추진하는 한편 2년 미만 단기 보유 토지와 비사업용 토지에 양도소득세를 더욱 무겁게 매기기로 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성난 부동산 민심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들끓자 당정청(黨政靑)이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열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회의에 앞서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에 서울 강남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대폭 올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 경질되기도 했다. 사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부동산 투기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처하는 것은 합당한 일이다. 특히 공직자가 지위를 이용해 취득한 정보로 투기에 나서는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고, 적발될 경우 엄벌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의욕이 넘쳐 실효성이 적은 일에 국민세금과 행정력을
▲ 잔여 임기가 14개월에 불과한 서울 · 부산 시장을 뽑는 선거비용이 824억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여야 정당 모두 돈 뿌리리기와 네거티브 비방에 치중하고 있어 실망스럽다.[사진=뉴시스] 서울은 대한민국 제1도시로 수도이자 특별시다. 부산은 우리나라 제2도시이자 제1무역항이다. 유일한 직할시였다가 지방자치제 시행과 함께 6대 광역시 중 하나로 불린다. 오랜 세월 우리나라 수도이자 정치ㆍ행정ㆍ경제ㆍ문화ㆍ교통의 중심지인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는 모든 면에서 1위, 2위인 줄 알지만 꼴찌를 면하지 못하는 분야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는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명도 안 되는 0.84명. 현대자동차 등 큰 기업과 공장들이 있는 울산광역시와 행정중심 복합도시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한 나머지 5대 광역시와 서울특별시는 평균에 미달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서울은 0.64명으로 꼴찌, 부산은 0.75명으로 뒤에서 두번째다. 부산은 제2도시이자 제1무역항 별칭에 어울리지 않게 출산율로는 시도별 집계가 시작된 1993년부터 2009년까지 17년 내내 꼴찌였다.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