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밝혀온 집값 상승폭의 몇배에 이르는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공개됐다. 시민단체는 ‘통계 조작’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신뢰를 잃은 부동산 통계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사진=뉴시스]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만큼 민감하고 폭발력이 강한 사안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 자체가 계층간 위화감과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문제이자 빈부격차와 각종 비용의 상승을 심화하는 경제 현안인 동시에 정권의 명운을 가르는 정치 쟁점이다. 시민의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스물다섯 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부동산담보대출을 옥죄고 수요를 억제하는 데 치중한 대책이 통하지 않자 결국 수도권 신도시 추가 건설과 공공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한 공급확대책(2ㆍ4 대책)을 내놓았다. 구체적 주택공급 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공공개발의 주역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문제가 불거졌다. 2ㆍ4 대책이 뿌리째 흔들렸고, 4ㆍ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 와중에 정부가 밝혀온 집값 상승폭의 몇배에
▲ LH 사태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뿌리째 흔들릴 위기에 직면했다. 사후약방문이지만, 정부와 국회는 재발 방지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국민적 의혹과 분노는 가라 앉지 않고 있다. 차명거래, 지분 쪼개기, 묘목 심기 등 투기꾼을 능가하는 수법은 말문을 막히게 한다. 합동조사단의 국토교통부와 LH 직원들에 대한 1차 토지거래조사에서 20명의 투기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제기한 13명 외에 7명이 추가됐다. 모두 LH 직원들로 2급 3명, 3 급 9명, 4급 6명, 기타 2명이다. 투기 의심 사례는 의혹이 제기된 광명ㆍ시흥 에 머물지 않았다.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과천,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 대부분 지역에서 확인됐다. 3기 신도시 인접지역에 국토부와 LH 직원 144명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 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직전 LH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과 국토부 직원들이 대거 조사단에 참여해 불신을 샀다. 강제
▲ 선거를 의식해 공약을 남발해선 안 된다. 선거 과정에서 나온 주요 정책과 사업 공약에 대해선 재원 마련 방안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사진=뉴시스] 거대 여당의 힘이 막강하다. 사업비가 28조원대로 늘고 안전사고와 환경훼손의 위험성이 있다며 국토교통부가 반대한 부산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어 코로나19 4차 재난지원금으로 12조원을 제시한 기획재정부에 20조원은 돼야 한다고 맞선 끝에 19조5000억원 규모로 확정했다. 여당이 정부의 반대 입장이나 신중한 접근에 관계없이 가덕신공항 건설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4차 재난지원금 규모를 늘린 것은 다분히 4월 7일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행보다. 공항건설 같은 대형 국책사업은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성을 갖춰야 함에도 가덕신공항특별법은 국가재정법이 정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사전타당성 조사까지 간소화할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덜어줘야 하지만,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4차 지원을 결정했다. 지원금 규모도 3차 지원금(9조3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당정은 4ㆍ7 보궐선거
▲ 저출생 흐름을 돌리는 건 쉽지 않은 과제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늦기 전에 각성해 인구정책의 틀을 새로 짜야 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인구통계 대부분이 국가 공식 통계기관인 통계청의 전망을 빗나갔다. 여성 한명이 낳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과 연간 출생아 수가 불과 1년 전 2019년에 전망한 것보다 현저히 낮게 나왔다. 그 결과,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며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총인구가 4000만명대로 내려가는 시점도 당초 예상(2044년)보다 10년 정도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불과 13년 뒤 2034년 총인구가 4993만명 수준에 머물 수 있음이다. 역대 정부가 2006년부터 1~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실행하며 지난해까지 총 225조원을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쓰고도 인구참사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 여성이 평생 아이를 한명도 안 낳는다. 세계 198개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에 못 미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2017년 장래인구추계 때 1.24명으로 예상했다가 2019년 0.90명으로 수정했는데 이마저 뚫렸다. 특히 집값이 비싸고 보육비
▲ 재난지원금 지급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정책적 노력이 긴요한 기시다. 정교하고 실효성 있는 재난지원금 지원 기준을 마련해 형평성 논란이 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부의 과제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 300명대였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명절이 지난 지 이틀 만에 600명대 두 배로 불어났다. 종교시설과 병원, 산업단지, 학원, 사우나 등 생활 주변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나타나고 있다. 3차 대유행이 끝나기도 전에 4차 대유행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지난해 3월 1차 대유행 이후 어언 1년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확산 속도는 더 빨라졌다. 설 연휴 때 귀성ㆍ귀향과 가족 모임을 통해 퍼진 바이러스로 신규 확진자 규모도 더 커질 수 있다. 26일 마침내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그러나 집단면역이 형성돼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까진 적어도 몇달을 더 버텨야 한다. 3월에는 새 학기가 시작돼 학생들이 등교한다.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도 도입된다. 이런저런 변수가 많은 판에 경제적 피해와 국민이 느끼는 방역 피로도는 커졌다. 방역 방벽을 견고히
▲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재개하기 전에 금융당국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불법 공매도를 감지하는 조치와 제도 개선이 선행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주식 공매도 금지 조치가 5월 2일까지 재연장된다. 5월 3일 공매도가 재개돼도 코스피200이나 코스닥150 등 대형주에만 허용된다. 나머지 대다수 2000여 종목의 공매도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예정대로 3월 16일부터 공매도를 재개하려던 금융당국이 정치권과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닥쳐 부분적 단계적 재개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공매도(空賣渡)’란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란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되사서 주식 대여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어떤 주식이 짧은 기간에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매도 주문을 증가시켜 주가를 진정시키고, 증권시장에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도 낸다. 하락 장세에서 손실 위험을 회피
▲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는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켜 국민들의 일상을 되찾아주는 일이다. 정부와 집권여당이 민생 우선 정책을 펴야 하는 이유다. [사진=뉴시스] 벌써 1년 넘게 코로나19가 위협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해가 바뀌었고,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하지만 집단면역 형성은 11월에야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는 지난 1년여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과 전례 없는 변화를 겪었다. 다시 1년 가까운 기간 갖가지 리스크를 견뎌내야 할 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 속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1.0%.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이래 22년 만의 역성장이었다. 그래도 다른 선진국들의 역성장 수준(-10~-3%)과 비교하면 선방했다. 성장률 하락폭을 줄인 공신은 정부 재정과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 방역체계, 온라인쇼핑과 택배였다. 59년 만의 4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66조8000억원의 재정을 더 풀었다. 소비를 포함한 민간 부문이 갉아먹은 성장률 2%포인트를 정부 재정이 1.0%포인트 메웠다.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과 수출이 코로나 충격을 완화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화학제품 등
▲ 바이든 정부가 취할 통 큰 부양책은 한국에 호재다. 수출 여건도 트럼프 정부 시절보다 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적절하게 관리해야 할 외교.안보 변수도 많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과 함께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 연방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차별 완화 목표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 중단, 이슬람국가 국민 입국금지 철회,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비상사태 효력 중단 조치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한 지 5시간 만에 의회 동의가 필요 없는 행정조치 15건과 기관 조처 등 17건의 서류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갈등을 일으키며 강행한 정책들을 되돌리는 ‘트럼프 지우기’로 바이든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었다. 앞서 그는 통합을 기치로 내세운 취임사를 통해 최악의 분열을 유산으로 남긴 트럼프 시대와 결별을 알렸다. 동맹 회복과 다자주의 복귀 천명을 통해 미국우선주의로 대변된 트럼프식 고립주의의 종말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로 트럼프 시대와 다른 진로 전환을 공식화한 뒤 행정명령 서명으로 이를 구체화했다
▲ 구성원 일부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면 공적 제도로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재난지원금 제도를 코로나 방역을 위한 영업제한 조치와 연계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3차 재난지원금이 빠른 속도로 지급되고 있다. 지난해 1ㆍ2차 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학습한 효과 덕분이다. 시간이 지나며 코로나 사태 피해자와 피해 업종, 피해 정도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됐다. 피해가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 담당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직원들이 열심히 준비해 대상자의 신청 절차도 수월해졌다. 그런가 하면 3차 지원금 지급이 개시되기도 전에 4차 지원금 지급 방안이 거론됐다. 지난해 9월 시작된 2차 지원금 7조8000억원 중 6000억원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4차 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할지, 선별 지급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경기도지사가 전 국민 지급을 거론했다.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는 시기상조이고, 선별해 집중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제1야당 국민의힘 대표도 선별 지원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4월 총선 전 재난지원금 데자뷔다.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가
▲ 대통령과 정부 당국은 '주가 3000 시대'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등에 현혹돼선 안 된다. 지금은 유동성을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이 새해 벽두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코스피가 7일 3000 고지에 오른 데 이어 8일에는 120포인트 폭등하며 3100선도 넘어섰다. 코스피는 2020년 12월 23일부터 새해 1월 8일까지 10거래일간 418.5포인트(15.3%) 치솟았다. 1월 6일 하루를 빼고 9거래일 상승했다.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서 세운 신기록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경제 규모나 기업 실적에 비해 국내 주식이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돼온 것을 불식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마냥 반기기에는 우려스러운 점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강세장을 주도한 것은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쥐락펴락해온 증시에서 개인이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증시 저변 확대 측면에서 반길 일이지만, 최근 개인들의 투자는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개인의 순매수가 47조원을 넘
▲ 코로나19 조기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경기침체와 민생안정의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국정운영이 긴요하다. [사진=뉴시스] “살려주세요.” 서울 동부구치소 수용자가 쇠창살 틈으로 손을 내밀어 이 문구가 적힌 쪽지를 흔드는 장면은 대한민국이 처한 절박한 현실을 대변한다. 살려달라는 호소는 누적 확진자가 900명을 넘어선 동부구치소 수용자들만의 외침에 그치지 않는다. 집단감염이 나타나자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치에 들어간 요양병원들에서도 진료 및 간병 시스템이 와해되며 의료진과 환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연말연시 대목을 잃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가슴도 타들어간다.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오르내릴 정도로 방역 위기가 심각하고 경제가 악화하는 시기에 정부 여당의 안정감 있는 국정 운영과 정책 대응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문재인 정부 5년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정부 정책은 방역과 민생 안정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백신을 조기에 충분히 확보하고 접종을 서둘러 집단면역 형성 시점을 앞
▲ 백신 행정이 혼선을 빚은 이유 중 하나는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학을 제대로 못했다는 점이다. 청와대가 주도해 방역 컨트롤타워를 재점검하고 똑바로 세우는 작업이 긴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세밑에 전국이 멈춰 섰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송년회도, 크리스마스 예배도 취소됐다. 연말연시 대목이 실종됐다. 정부의 방역 지침대로 마스크 쓰고, 손 소독하고, 거리두기를 지키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줄 알았는데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나든다. 코로나와의 전쟁은 지난 1년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될 태세다. 그 와중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증시가 환호했다. 국내에서도 코스피 3000시대가 예고됐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백신 개발 국가는 물론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도 연내 백신을 접종하는데 방역 모범국이라고 자화자찬하던 한국은 아직 백신을 확보조차 못했다. 야당이 ‘K방역이 실패했다’며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언론도 백신 행정의 혼선을 지적했다. 그러자 청와대와 여당은 ‘백신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