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못. 숲 속 한구석에 자리를 잡아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 연못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농사지을 땅이 아쉬운 농민들이 무심코 메워버리지 않아서 원형대로 보존되었다. 이 연못은 여러 종류의 새들을 위한 안식처이기도 하다.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지 청둥오리를 비롯한 물새들이 힘찬 날개 짓으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얀 몸통에 기다란 다리와 목을 가진 새 한마리가 날아올랐다. 허공을 가르며 한 바퀴 돌아 높은 소나무 꼭대기에 내려앉아 귀족같은 모습이 돋보였지만 짝을 기다리는지 외롭게 혼자 멍하니 북쪽 하늘을 쳐다보는 중이다. 대여섯 마리 꿩 새끼(꿩 병아리)들은 어미 꿩의 뒤를 따라 줄을 지어 밭 가운데로 뒤뚱뒤뚱거리며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아직은 날개에 힘이 없어 날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 연못이 없었다면 보지 못할 평화로운 모습이다. 이 연못은 가뭄이 오래 갈 때에는 식수와 가축 급수용으로 사용되었단다. 가뭄이 이어지면 대지가 바싹 말라 타들어 가면서 흙먼지가 날릴 때에는 하늘이 온통 부옇다. 농작물들이 고사(枯死)하고 가축들은 목이 말라 헉헉대면서 못견뎌했었다. 농민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애를 태웠었다. 먹을
▲ [구글이미지] 독일 연방공화국 헌법재판소는 2021년 4월 30일 '기후변화대응법 제3조제1항'이 기본법(연방 헌법) 제20a조에 위반되며 '2031년 이후에 온실가스를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이 없으므로, 2030년 이후에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내년도 말까지 명확하게 제시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 판결은 기본법이 헌법질서 안에서 '미래 세대'를 위하여 국가는 모든 입법ㆍ행정ㆍ사법 수단을 동원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대응법은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2030년 이후로 미루어버렸으며, 2031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지 않아 '인류의 미래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하였다.'고 지적한다. <독일 연방 기본법과 기후변화대응법> 기본법 제20a조 기후변화대응법 제3조제1항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이라는 점을 충분하게 염두에 두어, 국가는 모든 헌법질서의 범위 안에서, 법률과 판결에 따라, 행정과 사법 조치로, 입법으로 생명과 동물의 자연적 기반을 보호하여야
▲ 으름나무 꽃. 파란 색으로 점점 깊이 덮여지는 숲에 으름 덩굴이 파란 잎을 배경으로 꽃을 맺었다. 제주에서는 '졸갱이' 혹은 '유름'이라 불려 지는 덩굴은 다른 나무를 감고 올라가면서 잎은 다섯 개의 손바닥을 펼친 것 같다. 나무 하나에 암꽃과 수꽃이 피어난다고 하는데 보라색 꽃잎에 더 짙은 꽃술이 암꽃인지 아니면 수꽃인지도 구분이 어렵다. 그게 그것 같기도 하다. 이 꽃이 지고난 후 맺어진 열매는 초록색이었다가 소시지 같이 커가면서 가을이 되면 차츰 갈색으로 변해간다. 때가 되면 활짝 갈라지면서 하얀 속살을 드러내면서 익어간다. 으름은 산에서 나는 머루와 다래와 함께 3대 과일 중의 하나라고도 한단다. 옛날에 먹을 것이 귀하고 어려운 시절에 지금은 어른이 된 아이들의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 그 맛이 특별하고, 임금과 신하들이 나누어 먹을 만큼 그 맛이 뛰어 났단다. 지금은 먹을 것이 풍부하고 흔한 시대에 으름의 달콤한 맛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새들이나 곤충들이 풍족한 만찬을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열매다. 사람들이 찾지를 않을 테니 새들이나 곤충들에게 더 많은 몫이 되어 돌아간다. 나
지방자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분야임에도 소홀히 다루는 분야가 있다면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하는 계획고권(planning sovereignty)이다. 아직 학술적으로는 접근이 되지 않았으나 집중적인 논의가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이 권한은 각 개별 법령이 정하는 법정계획으로 중앙정부는 국가단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계획'을 수립하도록 위임되었다. 지방자치단체 자체 사업에 대하여 조례가 정하는 바에따라 기본계획이 수립되기도 한다. 지역계획은 모든 자치입법과 자치재정의 근거가 되며 모든 자치행정이 시작되는 기본적인 자료다. 그러한 점에서 지방자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권한이므로 소홀히 다루어서는 안 된다. 용역보고서인지 지역계획인지도 불투명 관광진흥법은 중앙정부가 '관광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도지사가 '(권역별) 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나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외된다. 대신에 제주특별법 제239조는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면서 이를 '(권역별) 관광개발계획'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 복숭아꽃. 숲속 한 편에는 비닐하우스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익숙한 솜씨로 철재 구조물을 설치하고 비닐을 씌우더니 금새 감귤묘목이 심어졌다. 이 땅에서 살아 온 농민들은 뛰어난 과학자들이다. 감귤이 재배된 이후로 짧은 기간에 크게 성장하더니 기술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루어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과 같이 전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손색이 없는 뛰어난 상품을 만들었다. 감귤(citrus)은 오렌지(orange), 레몬(lemon), 만다린(mandarin)으로 구분되며, 이 땅에서 재배되는 품종은 만다린으로 껍질을 벗겨서 먹는 종류이다. 만다린에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탠저린이나 클레멘타인이 있으나 껍질을 까려면 물이 질질 흘러 내려서 불편하기도 하고 씨도 많아 먹기도 힘들다. 외국의 오렌지나 레몬이라도 이 땅에서 농민들이 만들어 낸 감귤이 더 뛰어나다. 불모지에서 레몬을 생산해서 수출한다니 쾌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농민들은 꾸준하게 연구하여 더욱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누가 부르지는 않았지만 소리도 없이 살며시 다가온 봄기운이 숲속에 가득하다. 숲 속 한구석에서 하얀색으로 피어나는 빛나는 꽃은 벚꽃인줄 알았다.
▲ [구글이미지]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및 노령화와 관련된 의료비를 비롯하여 기타 부채에 우려를 제기하면서 '코로나 이후 국가의 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하여 비교적 탄탄하던 우리나라 국가의 재정건전성에 경고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으며,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국가 재정이 우려할 수준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 지적은 과거 외환위기로 충격을 받았던 사례에 비추어 보면 아찔한 경고가 아닐 수 없으며, 정부부채 비율은 GDP 대비 53.2%에서 2026년에는 69.7%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빨간 불이 켜졌다. 이와 같은 저출산ㆍ고령화로 인한 문제는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우려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는 국가에 의존하여야 하는 상황에서 충격에 대비하여야 할 사항 중의 하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재정건전성이다. 지방채는 긴급한 수요 충당을 위한 목적 지방채는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의 긴급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채무이므로 (1) 공유재산 등 재정투자사업 (2) 재해예방 및 복구사업 (3
▲ 최근 재선충 소나무 제거 작업으로 잘려나간 아름드리 소나무. 숲 속에서 포크레인과 전기톱 소리가 요란하다. 재선충으로 붉게 물들은 소나무를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아름드리 소나무가 밑둥에서 잘려나갔다. 숲 속 깊이 들어가면서 포크레인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잘려나간 소나무 주변에는 돌과 흙이 파헤쳐지고, 작은 관목과 덤불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포크레인 삽질은 두세번 좌우로 훑어버리면 한 무더기 청미래 덩굴이 흩어져 버리지만 포크레인을 탓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또 하나의 숲의 공해는 외래 식물이다. 여러 가지 외래식물 중에서도 '도깨비 가지'라 이름 붙여진 이 식물은 서양 도깨비 같이 번식력이 강하여 다른 토종 식물을 밀어내면서 자리를 넓게 잡아가면서 순식간에 숲의 생태계를 파괴해버린다. 날카로운 가시와 함께 주둥이를 내밀고 역한 악취를 내뿜으며 열매를 키워 번식해 나가는 중이다. 이 고약한 외래 식물은 당장 캐어 버리고 싶지만 도구가 없어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관계 공무원에게 신고를 하였더니 "즉시 처리하겠다!"고 한다. 이럴 때 '도깨비 가지'에게 딱
선진국의 제도라 하여 무조건 다 좋을 수는 없으며 무분별하게 우리나라에 적용하려면 반드시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국가마다 역사적 환경이 달라 법률도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도입하려면 신중하게 검토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일부 관변학자들이 "선진국에서는 이렇다!”며 중앙정부를 흔들어 대면 따라가는 형편이다. 대표적으로는 “연방 국가의 주(州) 수준으로 지방분권을 추진하겠다!”며 오랫동안 추진하여 왔으나 공염불에 그쳤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앞으로 이와 같은 시대는 오지 않는다. 이러한 잘못된 판단으로 연방국가의 주(State, 독일은 Land)는 국가이며 '주 법률'은 '국가단위 법률'임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착각하여 시행착오가 반복된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독일과 일본의 제도를 중심으로 논의된다. 그러나 독일의 지방자치라 할지라도 '백년이 넘게 진행되어 온 자치개념에 대한 논쟁은 자치 없는 자치론으로 극단화 되었다!'는 비판으로 드러난다. 즉 지방자치 실제와는 전혀 다른 학술적인 논의만 진행되었다는 얘기다. 일본에
▲ 까맣게 익어가는 삼동나무 열매. '보리밭!' 이 밭 사잇길을 걸어가면 '뉘이 부르는 소리!'가 들릴 것 같아 뒤를 돌아보았지만 인적이 없이 고요하다. 대신에 숲속에서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오고 가끔은 꿩들이 날라 다니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보리는 이삭이 패어 두어 달 지나면 성큼 수확기가 다가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시기에 까만색으로 익는 열매는 제주도의 토종 불루 베리라는 삼동나무 열매다. 열매는 초록색으로 태어나서 빨간 색으로 물들어 가다가 완전한 까만색으로 익어 간다. 나이가 든 어른들은 어렸을 때 이 열매를 먹고 입이 검붉은 보라색으로 물들여졌던 추억을 간직하고, 먹을 것이 귀하던 춘궁기에 허기를 달래기도 했었다. 군것질도 힘들고 밥을 제때에 차려먹기도 힘든 시절에 아이들은 특별하게도 달콤한 맛으로 즐겨 찾았던 친숙한 나무지만, 지금은 누가 처다 보지도 않을 정도로 관심이 멀어져 버렸다. 마스크와 시커먼 안경으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아주머니가 렌트카에서 내리더니 다가왔다. 코로나 덕분에 요즈음 많이 볼 수 있는 외계인 같은 모습이다. 경기도 화성(華城)에서
용역은 현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앞으로 나아갈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즉 미래의 불확실을 제거하여 더 명확히 하려는 목적에서 실시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 미래전략수립을 위한 용역보고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지주회사(holding company)'로 바꾸어 (1)첨단과학기술 (2)교통인프라 (3)면세 (4)교육 (5)의료 (6)항만물류 분야의 자회사(子會社)를 거느린다는 구상을 제시한다. 언젠가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 지주회사' 혹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 홀딩스'로 바뀌어 지고, 분야별ㆍ사업별로 자회사를 두어 운영하겠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말하는 '지주'는 토지를 소작농에게 빌려주고 지대를 받는 '지주(地主)'가 아니라, 자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여 경영을 지배하는 '지주(持株)'를 말한다. 의미가 다르지만 피지배층에 대한 횡포가 심하다는 점에서 비슷하며 지주(地主)는 역사적으로 그 악명이 높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든든히 받쳐주는 사람이나 기둥을 의미하는 '지주(支柱)'와는 전혀 다르다. 지주회사는 소수 재벌
▲ 까마귀쪽나무. 노루 한마리가 숲 속에서 튀어 나오다가 눈을 마주치자 다시 후닥탁 숲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또 놓쳤다. 봄을 시샘하듯 폭풍 같은 바람의 차가운 기운으로 대지는 다시 움츠려 들었다. 북풍인지 동풍인지도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여러 방향에서 몰아치는 바람에 한적한 사찰 전각 처마에 매달린 풍경이 흔들리며 맑고 은은한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고요한 숲길에서 들려오는 풍경 소리는 사람들의 온갖 잡념을 가라앉히는 항상 그리워해도 좋은 소리다. 전각의 처마에 그려진 문양과 색상은 많이 퇴색해 졌지만 정취가 물씬 풍긴다. 사찰 밖에는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짙은 초록색 보리밭을 배경으로 강렬하게 눈부시도록 유난히도 짙은 빨간색 꽃이 조화가 잘 어우러진다. 짙은 립스틱을 바른 여인처럼 멀리서도 한 눈에 확 들어왔다. 매화와 유사한 명자나무(산당화) 한그루다. 이육사 시인의 '광야'에서와 같이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홀로 꽃을 피워 향기를 피운다. 그 향기는 숲길에까지 가득하다. 서울에서 온 중년 부부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와아!” 연신
▲ 영국 피터바러의 환경자산 홍보자료. 환경 행정은 요란하고 거창한 구호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서 정책과 실행의 문제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세계환경수도'를 조성하겠다며 오랜 세월을 헤매면서, 조례를 제정하여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도시 중 가장 으뜸이거나 모범이 되는 도시'로 정의하면서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여 왔다. 이제는 '세계환경중심도시'로 목표를 바꾸었다. 그러나 이 요란하고 거창한 구호 뒤에는 전 지역에서 난개발 논란과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으며, 쓰레기와 하수처리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앞으로도 해결방법은 요원하기만 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일을 잘해서라고 공치사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 관광객이 늘어난 이유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일을 잘했거나, '국제자유도시' 혹은 '특별자치도'라서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저가항공사(LCC. Low Cost Carrier)가 유행되면서 누구든지 쉽게 비행기로 제주도 여행이 가능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