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들의 삶과 전통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마지막 해녀들'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다. 이 작품은 애플TV+가 제작한 오리지널 다큐멘터리로 제주 해녀들이 고령화와 환경 오염 속에서도 강인하게 생업을 이어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4일 사단법인 부산국제영화제에 따르면 지난 3일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에서 열린 '마지막 해녀들' 기자간담회에서 제주 해녀들이 구전민요 '이어도사나'를 부르며 현장을 해녀들의 애환과 고된 삶을 상징하는 무대로 만들었다. 감독인 수 킴과 제주 해녀 강중화, 정영애, 박인숙, 현인홍 등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영화 속 그들의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 해녀들'은 제주 해녀들의 삶을 미국 제작진의 시선으로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그동안 한국 다큐멘터리나 영화에서 해녀들이 자주 등장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미국 자본과 감독의 독특한 관점에서 해녀들의 강인함과 연대감을 탐구한 점에서 차별화된다. 정영애 해녀는 바다로 나갈 때 힘차게 부르던 '이어도사나'를 회상하며, 과거 해녀들이 노를 저어 출항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현인홍 해녀는 이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보였다. 영화를 연출한 수 킴 감독은 "어린 시절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처음 만난
1. 토포필리아 우리는 가장 작은 단위로 집에 살고 있지만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 집은 장소이기에 편안하고, 마을은 보다 넓은 공간이기에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지리학자 이-푸 투안(段義孚, Yi Fu Tuan)은 ‘장소는 안전을 상징하고, 마을은 자유를 상징한다’라고 말한다. 사람이 사는 곳인 집(home)이라는 이름을 가진 각각의 공간이 다른 여러 집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마을을 이루는 것이고, 그 마을이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끼치게 함으로써 그곳의 특별한 장소감(sense of place)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장소감이란 한 개인이, 자신이 자란 고향, 곧 그 장소를 평생 동안 지워지지 않을 감성의 근원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객지에서 내가 태어난 고향을 그리워하게 되는 것은 바로 내가 자란 마을이 주었던 편안함과 자유를 누렸던 만족감에 대한 투사(投射)라고나 할까. 삶의 안정적인 발판이 되는 것으로 제일 우선인 것이 바로 집이며,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서 집을 이루어 사는 공동체 마을, 즉 고향이라는 이유가 그 삶의 자유를 위한 시작이 되는 것이다. 고향은 애틋한 경험과 친밀한 장소이자 애착이 가는 친밀한 공간으로 이푸 투 안은 ‘토포필리아
제주 연안습지의 생태·환경적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야외 영화제가 해양보호구역인 서귀포시 오조리 갯벌 일대에서 열린다. 제주도는 다음달 3일 오후 6시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갯벌 주차장(오조로80번길 47)에서 '제1회 갯것이 영화제'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갯것이는 조간대나 바다에서 나는 소라나 꼬막, 바지락, 물고기 등을 모두 일컫는 제주어다. 오조리 갯벌은 지난해 12월 습지보호구역(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행사를 주관한 오조리 마을회, 제주생태관광협회, 깅아와바당 등은 전국 공모를 통해 해양 보호에 대한 의식을 높일 수 있는 6편의 작품을 선정했다. 상영작은 바다를 배경으로 하거나 주제로 삼은 작품들이다. 길게는 40분, 짧게는 10분 내외 길이의 단편영화들로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로 이뤄졌다. 남녀노소 누구나 사전 신청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행사장 규모로 인해 최대 100명까지만 관람이 가능하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습지보호구역인 오조리 갯벌 인근 주민들은 연안습지를 보전하고 가치를 알리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며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해양보호구역의 가치를 공감할 수 있도록 제주도 역시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
KBS의 인기 음악 프로그램 ‘가요TOP10’에서 1위를 차지했던 곡들로 구성된 쥬크박스 뮤지컬이 제주에서 공연된다.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이 다음달 12일 오후 5시, 13일 오후 3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뮤지컬 가요톱텐'을 공연한다고 20일 밝혔다. 뮤지컬 ‘가요톱텐’은 과거 KBS의 인기 음악 프로그램 ‘가요TOP10’에서 1위를 차지했던 곡들로 구성된 쥬크박스 뮤지컬이다. 이문세의 '옛사랑', 신승훈의 '미소 속에 비친 그대',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솔리드의 '천생연분', 핑클의 '내 남자친구에게' 등 1980년대와 90년대를 대표하는 명곡들을 선보인다. 공연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품과 배경을 통해 관객들에게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출연진으로는 가수 홍경민, 이지훈, 걸그룹 '카라' 박규리, 개그맨 홍순목, 배우 이영호 등이 참여한다. 공연에는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보인다. 12일 공연에는 홍경민, 13일 공연에는 이지훈이 같은 배역으로 출연한다. 공연 관람료는 1층 2만5000원, 2층 2만원이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문화사랑회원, 65세 이상 노인 등은 30%~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
제주인이 문화로 하나되는 축제 '탐라문화제'가 다음달 5일 개막한다.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는 다음달 5일부터 9일까지 닷새 동안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 일원에서 제63회 탐라문화제를 연다. 올해 탐라문화제 슬로건은 '신(神)들의 벗, 해민(海民)의 빛'이다. 기원·민속·예술·참여 등 4개 부문의 문화축제로 나눠 1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운영된다. 축제는 첫날인 5일 삼성혈에서 탐라문화제 성공개최와 제주도민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제례인 탐라개벽신위제를 시작으로 탐라퍼레이드로 이어진다. 탐라퍼레이드는 5일 오후 5시 30분 관덕정에서 출발해 중앙로 사거리와 탑동 사거리를 거쳐 개막식이 열리는 제주해변공연장까지 약 1㎞ 가량 펼쳐진다. 둘째날부터는 다양한 민속문화축제와 예술·참여문화축제가 이어진다. 제주해변공연장에서 도내 읍면동 민속보존회가 각 마을의 특색을 보여주는 탐라퍼포먼스와 민속예술축제, 무형유산축제, 민속놀이축제가 연이어 열린다. 또 도내 다양한 문화예술 단체들의 공연, 국내외 초청 가수의 라이브 공연, 어린이 사생대회와 전시 체험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펼쳐져 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팝업스토어·향토음식점·푸드트럭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선
언어가 있어야 세계가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모든 것이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혹은 무언가 닮은 모양의 추상(抽象) 형태와 확실하게 사물을 지칭할 수 있는 구상(具象) 형태로 구분할 수가 있다. 형태와 언어는 매우 밀접하다. 먼저 자연(우주)이 있었고, 사람이 있은 후 감탄사든 공포의 비명이든, 앓는 소리든 어떤 소리가 있었다. 자연 주변에 형태가 있으므로해서 비로소 사물에 대한 언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언어는 의사소통을 전제로 발달했다. 우리가 아는 수많은 사물의 이름이 그렇게 해서 명명되었고, 언어가 있으면 대상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를 테면 ‘말(馬, horse)’이라는 언어는 가리키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만일 그런 대상이 없었다면 말(馬)이라는 언어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앞에 말(馬) 조각이 있다. 실제 말(馬)은 아니어도 모두 말(馬)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사람들은 실제 말(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말(馬)이라고 불러도 누구 한 사람 이의(異義)를 제기 하지 않는다. 자기가 아는 말(馬)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 말(馬) 작품에 대한 ‘변형(deformation)’이나 ‘왜곡(dis
오는 11월 26일 개막하는 제4회 제주비엔날레의 주요 작품 중 일부가 공개됐다. 제주도립미술관은 9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네시아 작가 아구스 누르 아말(Agus Nur Amal)과 태국 작가 자크라왈 닐탐롱(Jakrawal Nilthamrong)의 작품을 소개했다. 이번 제주비엔날레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의 화두는 ‘표류’다. 문명의 여정 속 표류가 인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조명하고, 이를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문명, 환경, 이주, 난민 등 동시대 이슈를 고찰하며, 새로운 대안적 공동체를 모색한다. 아구스의 ‘트리탕투(Tritangtu 2022)’는 인도네시아 웨스트 자바 지역의 전통 농경 공동체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독일 카셀 지역에서 5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행사 '카셀 도큐멘타15(Documenta fifteen 2022)'에도 출품된 바 있다. 이번 제주비엔날레에서 작가는 제주의 신화(영등굿, 우물고사 등), 전통과 접목된 새로운 사물극 워크숍을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트리탕투’와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태국의 예술영화 감
‘전통의 멋’과 ‘우리의 흥’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 펼쳐진다.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은 오는 29일 오후 5시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기획공연 ‘소리판, 판소리 五바탕’을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공연에는 국내 최고의 소리꾼들이 참여한다. KBS ‘불후의 명곡’ 우승자이자 판소리와 다른 장르의 음악을 결합한 ‘크로스오버’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소리꾼 이봉근, 국가무형문화재 흥보가 보유자 이난초 명창, 국가무형문화재 적벽가 보유자 김일구 명창, 국가무형문화재 춘향가 보유자이자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 유수정 명창,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수궁가 보유자 김세미 명창 등이 함께 한다. 국악 명인들이 판소리 다섯 바탕(수궁가, 심청가, 춘향가, 적벽가, 흥보가)의 정수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눈대목(판소리 한 바탕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목)을 선별해 무대에 올린다. 흥보가의 이름난 소리 대목 ‘제비노정기’, 춘향가에서는 ‘신연맞이’,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 등을 선보인다. 또 공연 말미에는 살풀이를 위한 구음 시나위 등 다양한 국악 작품들을 더해 공연의 볼거리를 확대한다. 관람료는 1층 1만5000원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3 전시실에서 기획초청전 ‘2024 제주돌가마페스티발 with 제주국제도예페스타’를 연다. 이번 페스티발은 제주 전통 옹기의 가치를 알리고 국내·외 도예가들의 소통의 장을 마련해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제적 행사로 기획됐다. 중국 11명, 일본 8명, 오스트리아 7명, 프랑스 1명 등 국외 27명 도예가와 국내 202명 도예가의 작품이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진흥원은 ‘제주 흙’을 이용한 다양한 도예 작품 전시를 통해 제주 도예의 예술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연계 행사를 통해 현장에서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제주도 무형문화재 14호 옹기굴대장 김정근 작가의 옹기 제작 시연과 일본 도예가 마유키 카토(Mayuki Kato)의 청화백자 워크숍을 통해 도자기의 제작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김수현 제주도예가회장은 “제주인의 정신이 깃든 제주문화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제주 도자예술의 우수한 가치와 의미를 재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태관 제주문화예술진흥원장은 “혼신과 열정으로 작품을 출품해준 국내·외 230여명의 도
강영호(1943~2021)는 사실주의 화가로 한국의 옛 기물이나 제주의 풍광을 즐겨 그렸다. 제주시 도남 출신으로 1963년 오현고를 졸업하고, 1967년 홍익대 서양화과와 조선대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개인전 17회, 2010년 17회 개인전 이후 지병이 악화되어 작품 활동을 중단하였다.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과 한·러 교류전, 아시아미술대전, 10개국 예술교류전, 서양화 중견작가 초대전 등에 참가하였다. 제주대 강사, 한국미술협회제주도지부장, 한국예총제주도지부장 등을 역임하였고, 문우회, 상형전, 이상회 회원으로 활동하였다. 그후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2015년 연갤러리 특별기획전 '강영호 화백 초대전'을 마지막으로 투병하다가 2021년 8월 타계하였다. '탐라이야기'(1993년)는 강영호 화가가 줄곧 관심을 가져온 제주의 옛 이야기를 그린 그림이다. 탐라의 옛 사람들이 남기고 간 유물에서 진정한 제주의 아름다움을 찾고자 한 작품이다. 애기대백이 허벅, 각지불, 불상, 석류가 서로 뿜어내는 조형적 아름다움이 과거 시간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탐라이야기는 화면 전체가 과거의 회상처럼 보이려고 면을 겹치고 있으며, 점묘적인 마티에르가 사물 서로가 공간
부현일(1939~2022)의 호는 남도(南島),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출생했다. 작은 키에 어진 심성을 가진 사람 좋은 아저씨 인상을 가진 화가다. 한국화에서 매란국죽의 사군자를 가르치던 부현일은 마치 서당 훈장처럼 이해심이 많은 인물로 천성이 온순한 성격에다가 제자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는 제주대 한국화 교수였다. 1964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5년 동안 부산·마산 등지에서 중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했다. 1979년 제주대 미술교육과 강사, 1980년 전임강사로 임용되면서 제주대 미술학과 교수로 정년퇴임하였다. 1980년 제주 산호다방에서 제주풍경을 그린 20점으로 첫 개인전을 시작해 2008년까지 7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자연에 대해 진지하고 언제나 외경심(畏敬心)을 가지면서, 실경(實景)에 바탕을 둔 제주의 풍광을 소탈한 필치로 담아내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제주도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하는 동안 온갖 이해관계에 따르는 예술 행정가의 쓰라린 어려움을 절감하면서 그 휴유증으로 인해 결국 암과 투병하는 말년을 보냈다. 국내외 다수의 초대전 및 교류전에 출품하였다. 한국미술협회, 제주한국화협회, 정연회 회원으로 활동하다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촬영한 코믹 액션 영화 ‘필사의 추격’ 시사회가 지난 8일 오후 제주에서 열렸다. ‘필사의 추격’은 사기꾼과 분노조절장애 형사, 조직 보스가 펼치는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제주도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TCO더콘텐츠온과 함께 진행한 도민 시사회에는 박성웅과 곽시양, 손종학 배우를 비롯해 오영훈 지사가 참석했다. 시사회에는 사전 접수를 통해 선정된 도민 200여 명이 함께했다. 촬영에 협조한 지역 상인회와 제주소방서 관계자들도 초청됐다. 사기꾼 김인해로 분한 박성웅 배우는 시사회에서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담겨 영화가 잘 나왔다”고 말했다. 형사 조수광을 연기한 곽시양 배우는 “도민들의 협조로 작품이 잘 완성됐는데, 제주에서 관객들을 만나니 기쁨이 두 배”라고 전했다. 만복역의 손종학 배우는 “도민들께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 지사는 “구좌, 성산, 남원 등 제주 곳곳에서 이뤄진 도민들의 협조로 이 영화가 제작됐다”며 “문화예술의 향기로 제주가 가득 차도록 문화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도는 제주를 배경으로 한 영상물 제작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홍보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