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당시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는 영화 '퐁낭의 아이들' 상영회가 23일 오후 7시 제주다움심리상담센터에서 열린다. 제주어 '퐁낭'은 '팽나무'를 말한다. 오래된 팽나무는 옛날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사유진 감독은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븐숭이 애기무덤이라는 구체적 장소를 중심으로 국가폭력이 어떻게 특정 생명을 기억과 애도의 영역 밖으로 밀어냈는지를 보여준다. 감독은 팽나무와 무덤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통해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시적으로 그려낸다. 감독은 2020년 11월 첫 촬영을 시작했다. 2022년 11월과 12월 제주에서 시사회를 진행한 뒤 추가 보충 촬영과 재편집을 거쳐 2026년 2월 최종 작품을 완성됐다. 완성 작품은 곧바로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에서 '애기무덤의 기억과 애도'라는 주제로 특별 상영됐다. 오는 10월 3일에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국가폭력과 어린이' 국제 워크숍에 특별 초청돼 상영될 예정이다. 제주 상영회에는 사 감독이 참석해 관객들과 대화한다. 장소가 비좁아 선착순으로 20명만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1만원이다. '풍낭의 아이들' 상영추진위원회는 20일 영화는 전통적인 서사와 설명을 최소화하고 흔적의 이미
제주도립미술관이 20일 '2026 제5회 제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와 전시 구성,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 제주도가 주최하는 이번 비엔날레는 오는 8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83일간 제주도립미술관, 제주시 원도심에 자리한 제주아트플랫폼,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 레미콘 등 주요 문화예술 공간에서 펼쳐진다. 참여 작가는 국내 작가 44명과 외국 25명 등 모두 69명이다. 국내 작가 중 제주 작가의 비율은 약 30%이다. 외국 작가는 프랑스, 영국,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체첸공화국 등 20개국에서 온다. 전시는 세 개의 소주제로 나뉜다. 첫 번째 주제 '추사의 견지에서: 유배 Human'에서는 추사 김정희를 제주 조형성 측면에서 재해석하고, 유배라는 조건 속에서 형성된 제주의 조형과 미학의 계보를 조명한다. 두 번째 '검으나 돌은 구르고 굴러: 돌문화 Stone'를 통해 제주의 현무암을 시간과 역사의 증인으로 바라보고 북방 거석문화가 오늘날의 미학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탐구한다. 세 번째 주제 '큰 할망의 배꼽: 신화 Deities'는 북방신화와 융합되며 자연숭배부터 생활문화까지 아우르는 제주 신화의 다층성과 포용성을 미학적으로 재해석하는 섹션이다. '할망
무형문화유산과 국악,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는 '금요일엔 굿(Good)이지-굿, 꽃 피우다' 공연이 이달부터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제주시 사라봉에 있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전수관에서 펼쳐진다. 이달 24일 첫 공연은 '사라봉 굿나잇'을 부제로 ㈔국가무형유산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가 선보이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의 초감제다. 5월 29일에는 ㈔국가무형유산 동래야류보존회가 전통 탈춤 '동래야류'를 공연하고, 6월 26일에는 제주어 국악그룹 '모들락'과 '소리께떼'가 크로스오버 작품을 선보인다. 7월 31일에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의 '요왕맞이+나까시리' 공연이 이어진다. 바다를 관장하는 용왕(龍王)과 배의 선왕(船王) 등을 맞이하고, 시루떡을 높이 던졌다 받아내는 묘기를 볼 수 있다. ㈔국가무형유산 동해안별신굿보존회는 8월 28일 '동해안별신굿'을 공연하고, 9월 18일에는 예술단체 '해의 아이들'의 명랑동화 뮤지컬 '삼양동화 - 내 사랑 우렁이, 아빠돼지 삼형제'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10월 30일에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의 풍어 기원 의식 '씨드림+영감놀이'가 공연된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는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제주4·3을 소재로 한 극영화 ‘내 이름은’이 오는 15일 전국 개봉을 앞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단체 관람' 지원사격에 나섰다. 흥행몰이가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는 15일 서울 지역 영화관에서 영화 ‘내 이름은’ 단체 관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모집 인원은 대한민국 국민 165명으로 11일 오전 10시부터 12일 정오까지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해당 영화에 대해 제주4·3의 비극을 겪은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적 상처와 치유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제주4·3의 아픔을 기억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 ‘내 이름은’은 정지영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제주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기억을 잃은 어머니와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싶어 하는 아들, 그리고 이름 뒤에 숨겨진 50년 전의 약속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제주4·3의 상처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과정을 개인의 삶과 가족의 이야기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정지영 감독은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블랙머니’, ‘소년들’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
화북포의 을묘왜변 명종 10년(1555) 정월에 무관(武官) 김수문(金秀文, ? ~ 1568)이 제주목사가 되었다. 같은 해 5월 13일 왜구들은 배 60여 척으로 전라도에 침범해 들어와 해남의 달량성(達梁城)을 항복시키고, 장흥, 강진 등 8진이 무너지자, 그 성을 구하려고 달려온 해남, 무장, 어란포의 군사들마져 왜구들이 모두 물리쳤다. 왜구들은 승승장구하며 영암까지 유린을 했으나 때마침 전주부윤(全州府尹) 이윤경(李潤慶)이 구원병(救援兵)을 이끌고 달려오는 바람에 급기야 왜구가 물러갔지만 왜구들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약탈자들이 빈손으로 돌아갈 리 만무했다. 전라도에서 패퇴한 왜구들은 본거지로 돌아가지 않고 이번에는 제주도로 방향을 바꾸었다. 6월 20일에 왜선 40여 척이 보길도로부터 곧바로 와서 제주 앞바다 1리 거리에 정박하여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6월 27일에는 무려 천여 명이나 되는 대병력을 제주에 상륙시켜 진(陣)을 치고 3일 동안 제주성을 포위했다. 이에 제주목사 김수문은 용감한 군사 70인을 골라 30보 거리까지 다가가 격전을 벌였다. 그러나 왜구들은 화살을 맞으면서도 결코 물러가지를 않자, 김수문은 왜구의 기세를 꺾기 위해 다시 담력
제주도 제주현대미술관은 오는 10일부터 6월 28일까지 '곶자왈: 시간을 머금은 숲' 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곶자왈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험하고 표현해 온 작가 7명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강동균, 김미경, 김진숙, 김현수, 이용원, 조윤득, 허문희가 참여해 회화, 한국화, 공예 작품 등 6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곶자왈의 의미에 주목한다. 작가들의 시선 속 곶자왈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자 치유의 공간, 제주인의 삶과 애절함이 깃든 섬의 숲, 가시덤불과 암석이 빚어내는 불확정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된다고 미술관은 설명했다. 숲을 뜻하는 '곶'과 덤불을 뜻하는 '자왈'이 결합한 제주 고유어인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돌무더기(암괴) 지대에 다양한 식물이 군락을 이룬 곳이다. 지하수 함양 지대이자 생태계의 보고며, 지질 자원으로도 가치가 높다. 예로부터 제주인이 땔감을 구하고 숯을 굽고 약용식물을 캐던 삶의 터전이었으며, 4·3 당시에는 피난처가 되기도 했던 공간이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문의: 제주현대미술관 ☎064-710-7803)
4월 2일, 유엔(UN)이 정한 ‘세계 자폐인의 날(World Autism Awareness Day)’을 맞아 제주의 청년 작가 김현정이 미국 뉴욕에서 특별한 전시를 선보인다. 김현정 작가는 다음달 2일부터 8일까지 뉴욕 맨해튼 첼시 지역의 코스모스 갤러리(COSMOS Gallery)에서, 이어 10일부터 5월 22일까지 뉴저지 민권센터(MK Space Gallery)에서 초대 개인전 《Beyond the Star: Hello, World!》를 연다. 이번 전시는 제3회 그랜트(M Grant) ‘동행작가 수상전’으로 마련된 자리로,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가 자신의 감각으로 바라본 세계를 예술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한다. 김 작가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다고 믿어온 세상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도시의 창문에 켜진 작은 불빛은 누군가의 하루이고, 지하철의 흔들림은 세상을 버텨내는 감각이며, 조용한 공간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마음이 머무는 자리다. 그의 작품은 자폐를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깊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어온 세상은 수많은
제주4·3의 비극을 문학으로 기록한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미국 문학계의 권위 있는 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수상했다. 한국 문학 작품이 이 상을 받은 사례는 2024년 김혜순 시인의 시 부문 수상이 있었지만, 소설 부문에서 한국 작품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 'We Do Not Part'를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이 작품은 2021년 9월 국내에서 출간됐다. 영어판은 지난해 1월 출간돼 해외 독자들에게 소개됐다. 특히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지난 1월 최종 후보 5인에 오른 데 이어 최종 수상까지 이어지며 국제 문학계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은 소설과 논픽션, 전기, 자서전, 시, 비평 등 6개 부문에서 매년 영어로 출판된 최고의 도서를 선정하는 상이다. 미국 언론과 출판계 평론가들이 직접 선정하는 상으로, 퓰리처상·전미도서상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평가된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세 여성의 시선을 통해 제주4·3 사건의 기억과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의 자연을 찍다가 루게릭병으로 작고한 고(故) 김영갑(1957∼2005) 사진작가의 작품과 필름을 기증받아 보존 관리한다고 26일 밝혔다. 기증받은 작품과 필름은 모두 9만8652점이다. 제주박물관은 전날 ㈔김영갑갤러리두모악과 소장품을 기증받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제주박물관은 오는 6월 기증받은 김영갑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전시와 연구,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김영갑 작가의 작품을 국민과 공유할 계획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있던 폐교 삼달분교를 개조해 2002년 개관한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창작 공간으로서의 역사성과 현장성을 이어간다. 제주박물관은 제주 자연을 기록한 대표적인 한 작가의 유작을 처음으로 보존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근 김영갑갤러리두모악 이사장은 "김영갑 작가의 정신과 작품 세계가 공공기관을 통해 계속 확산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정아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6일 '2025 우수 평가 강좌'로 서귀포시에서 운영한 지혜학교(강좌명: 차학(Teaics) 기반 차의 세계사) 등을 선정했다. 375개 신청 강좌중 200 개가 운영 강좌로 선정되었고, 이중 40 개가 우수 강좌로 선정됐다. 우수 강좌 운영자에게는 1000만원의 지원금이 주어진다. '차학(Teaics) 기반 차의 세계사 강좌'는 한국에서 체계화된 차학(Teaics)을 통해 세계사에서 차에 기인한 역사적 사실을 국가별로 탐구하였다 인문학이 추구하는 각국의 차에 관한 언어, 차문학에 기인한 드라마를 발굴하고, 예술과 철학을 역사속에서 재인식하는 기회를 지역사회에 제공하였다. 그 나라 차를 마시면서 안덕면과 대정읍의 지역주민이 12주간의 영국, 포르투갈, 미국등의 차와 연결된 세계사를 배우고, 추사의 차문화 등의 지역문화 가치를 생각하는 인문학을 경험하였다. 안덕119센터, 대정119센터, 안덕파출소, 대정파출소 등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차를 대접하는 봉사도 이어오고 있다. 강좌를 맡은 박병근 강사는 "세금으로 조성된 국가지원 강의를 국민이 수강하고, 그것을 다시 지역사회 발전에 활용하고, 공공봉사를 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며 "서귀
1948년 11월 교사였던 채진규는 마을로 내려온 무장대에 붙잡힌다. 무장대원 중엔 학교 동창도 있었고, 그는 "우리가 이겨야 평화가 온다"며 채진규에게 입산을 종용했다. 채진규는 그렇게 '납치 입산자'가 됐다. 이명복은 시대의 모순과 폭력에 맞서 스스로 산에 올랐다. 1947년 6월 친구의 권유로 남로당에 입당했고, 탄압이 잦아지자 경찰의 눈을 피해 입산했다. 제주 4·3 사건 78주년을 앞두고 출간된 '4·3, 기억의 폭풍 속으로'는 서로 다른 이유로 '산(山)사람'이 돼 4·3의 폭풍에 휘말렸던 채진규와 이명복의 삶을 통해 4·3을 재구성한 책이다. 제주 출신 전 한겨레신문 기자로서 지난해 퇴직 전까지 4·3 진실 규명에 주력해 온 저자 허호준 씨는 당사자들의 육성과 관련 기록 등을 토대로 4·3을 다른 방식으로 거쳐온 두 사람의 삶을 복원한다. 두 사람은 산에서 만나 삶과 죽음을 함께 오갔다. 채진규는 1948년 12월 18일 주민들이 군경 토벌대에 희생됐던 다랑쉬굴에서 유해를 직접 정리하는 임무를 맡기도 했다. 아이 1명과 여성 3명을 포함해 다랑쉬굴에서 희생된 11명의 유해는 지난 1992년에야 발견됐다. 그곳에서 본 끔찍한 모습을 오랜 시간 아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설치 작품이 오는 5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공개된다. 작품은 세계적 현대미술 축제인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한국관 전시에 포함돼 국제 관객과 만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1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한국관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이 전시에 함께 소개된다고 밝혔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를 주제로 꾸려진다. 전시에는 최고은 작가의 '메르디앙'(Meridian), 노혜리 작가의 '베어링'(Bearing)이 출품된다. 한강의 작품은 이 가운데 노혜리 작가의 ‘베어링’ 안에 포함된다. ‘베어링’은 애도, 기억, 전망 등 8개의 스테이션으로 구성된 작업이다. 이 중 '애도' 파트에는 한강의 설치 작품 '더 뷰너럴'(The Funeral·장례식) 이 놓인다. 이 작품은 2018년 미국 카네기 인터내셔널에서 처음 선보였던 것으로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첫 장면을 시각적으로 확장한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작품은 제주4·3의 비극을 깊은 애도의 정서로 품어낸다. 흰 눈밭 위로 앙상하고 검게 탄 나무들이 빽빽하게 선 풍경을 통해,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기억의 무게를 묵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