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이 또 멈춘다. 정확히 말하면 탐나는전 사용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결제액의 10%를 돌려주는 캐시백 적립 혜택이 13일 오후 6시부터 잠시 중단된다. 이유는 익숙하다. 예산 소진이다. 올해 탐나는전 캐시백에 투입된 예산은 425억 원이다. 제주도는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예산이 바닥났다고 설명한다. 실제 탐나는전 이용자는 크게 늘었다. 선물하기와 비대면 결제, 법인구매 서비스가 도입됐고 학생증과 케이패스(K-Pass) 카드도 출시되면서 앱 가입자는 올해 1월 19만7879명에서 6월 45만8714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용자가 늘었다는 것은 반길 일이다. 지역화폐가 도민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탐나는전은 2020년 11월 30일 처음 발행됐다. 출시 첫해 발행액은 57억 원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4648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2년 4445억여 원, 2023년 3870억 원, 2024년 2746억여 원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약 7301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발행액은 2조3069억 원, 실제 사용액은 2조2478억 원에 달한다. 탐나는전은 이제
제주의 수소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충전소는 늘어나고, 구매 보조금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올해 처음 시행한 민간 수소승용차 보급사업에는 모집 물량의 두 배가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겉으로만 보면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수소차를 타기 좋은 지역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제주도는 지난해 6월 제주시 도두동 개인택시조합 LPG충전소 부지에서 도내 두 번째 이동형 수소충전소 상업운영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제주도, 개인택시조합이 함께 구축한 이 충전소는 행원 그린수소 생산기지에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공급한다. 판매가격은 기존 함덕 충전소와 같은 1㎏당 1만5000원이다. 제주도는 올해 말 번영로 구간에 이동형 충전소를 추가 설치하고, 내년에는 서귀포시에도 세 번째 충전소를 구축하는 등 충전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수소차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해 '2026년 수소전기자동차 민간보급사업' 신청 결과 보급 물량은 79대였지만 신청자는 174명에 달해 경쟁률이 2.2대 1을 기록했다. 구매 혜택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제주에서 수소승용차를 구입하면 국비 2250만원과 도비 1700만원 등 3950만원의 보조금을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지난달에 공개되자마자 국내 시리즈 1위에 올랐다. 작품 속에서는 교육부 직속 '교권보호국' 소속 감독관들이 학교폭력과 악성 민원, 교권 침해를 단호하게 해결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설정이지만 많은 교사들은 "저런 조직이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왜일까. 최근 제주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지난 4월 말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교사가 사용하던 개인 텀블러에서 수상한 액체가 발견됐다. 경찰 수사 결과 남성의 체액으로 확인됐다. 피해 교사는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가에 들어갔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초 같은 교실에 외부인이 또다시 침입했다. 이번에는 피해 교사가 사용하던 의자에 소변을 보고 달아났다. 병가를 대신해 출근한 시간강사가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학교 주변 CCTV를 분석해 모 고등학교 재학생 B군을 피의자로 특정했다. 하지만 B군은 경찰 조사에서 "특정 교사를 노린 것이 아니라 교실에 간식이 있어서 들어갔다"며 표적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 입장에서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
제주4·3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오랫동안 제주4·3은 쉽게 말할 수 없는 역사였다. 생존자들은 침묵해야 했고, 유족들은 자신의 가족사를 드러내기 어려웠다. 영화계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가폭력과 민간인 집단 희생이라는 무거운 주제는 투자와 흥행의 벽을 넘기 어려웠고, 제주4·3은 오랫동안 스크린 밖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4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 TOP10 영화'에서 제주4·3을 소재로 한 영화 '한란'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극장 개봉 이후 국내외 영화제를 거쳐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도 대중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단순한 흥행 성적을 넘어 제주4·3을 다룬 영화가 제주를 넘어 전국과 세계의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주4·3을 영상으로 처음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1989년 KBS TV문학관 '순이삼촌'이다. 현기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국가폭력으로 삶이 무너진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처음 영상으로 옮겼다. 당시만 해도 제주4·3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대였지만, '순이삼촌'은 제주 사회가 품고 있던 상처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을 향한 제주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제주에서는 유독 '말(馬)'이 자주 등장한다. 한국전쟁 영웅 군마 레클리스, 조선시대 헌마공신 김만일, 퇴역 경주마 보호 문제까지. 얼핏 보면 각각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바로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이다. 제주도는 정부가 추진할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 한국마사회를 가장 유력한 유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달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 본사를 찾아 우희종 한국마사회장에게 유치 제안서를 전달했다. 제안서에는 전국 유일의 말산업 집적지라는 제주의 강점이 담겼다. 오 지사는 당시 "제주는 국가 말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최적지"라며 한국마사회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날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도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한국마사회 제주 이전을 공식 건의했다. 위 당선인은 "제주는 11년 연속 말산업특구 평가 전국 1위를 기록한 대한민국 말산업 중심지"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현직 도지사와 차기 도지사가 같은 날 한국마사회 이전을 위해 움직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권과 정치적 입장을 떠나 제주 사회가 한국마사회 이전만큼은
제주 공직사회가 잇따른 비위 사건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에 제주시 종량제봉투 판매대금 수억원이 장기간 횡령된 사실이 드러났고, 최근에는 일부 공무원들이 초과근무를 신청한 뒤 실제 업무 대신 체력단련실을 이용하며 수당을 받아온 사실까지 적발됐다. 사건의 내용은 다르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같다. "도대체 행정 내부의 감시와 통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제주시는 공무원 12명이 주말 초과근무를 신청한 뒤 실제 업무를 하지 않고, 청사 내 체력단련실을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일부 직원은 2024년부터 같은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근무수당은 도민의 세금으로 지급된다. 정당한 근무 없이 수당을 받은 행위는 단순한 복무 위반을 넘어 공직 윤리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주 공직사회는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비위 사건으로 논란을 겪어왔다. 대표적으로 제주시 종량제봉투 판매대금 횡령 사건은 행정의 허술한 관리 체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담당 직원이 장기간 판매대금을 빼돌렸지만 내부 점검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감사 과정에서 뒤늦게 문제가
위성곤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취임 전부터 쉽지 않은 숙제를 떠안았다. 선거에서는 압승했지만, 도정 운영의 출발선에 놓인 현안들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선택하면 반발이 따르고, 미루면 무능하다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이다. 위 당선인은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63.11%를 득표하며 당선됐다. 제주도지사 선거 역대 최다 득표율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제주도의회 전체 45석 중 34석을 차지했다. 도정과 의회 모두 안정적인 정치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정치 지형이 곧 쉬운 도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압도적 지지를 받은 만큼 책임도 커졌다. 도민들은 이제 위성곤 당선인이 무엇을 말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결정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위 당선인은 지난 17일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전남, 전북과의 초광역 협력 구상을 밝혔다. 그는 현 정부의 지역발전 방향인 ‘5극3특’을 언급하며 제주가 단독으로 움직이기보다 호남권과 협력해야 정부 지원과 산업 확장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핵심은 해상풍력이었다. 위 당선인은 좌초 위기에 놓인 추자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언급하며 “현재 제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유독 많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제주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확연히 달라졌다. 더 이상 제주가 단순한 촬영지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한때 제주 영상물은 아름다운 바다와 유채꽃, 오름을 비추는 데 그쳤다. 이국적인 풍경은 있었지만 이야기는 다른 곳에 있었다. 제주가 있어도 제주 사람은 없었고, 제주 문화는 배경 소품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 제주가 달라지고 있었다. 1999년 개봉한 영화 '연풍연가'는 제주 콘텐츠의 초창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박대영 감독이 연출하고 장동건과 고소영이 출연한 이 영화는 산굼부리와 송악산, 바다와 오름을 담아내며 '제주 감성'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당시 제주가 보여준 것은 풍경이었다. 제주 사람들의 삶과 문화는 화면 뒤편에 머물렀다. 2003년 방영된 SBS 드라마 '올인'은 제주 콘텐츠의 또 다른 분기점이었다. 이병헌과 송혜교, 지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섭지코지를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었다. 드라마 세트장은 수년간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당시만 해도 제주는 이야기의 중심이기보다 아름다운 배경이었다. 드라마가 끝
1987년 6월 10일.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대통령을 직접 뽑을 권리를 요구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 최루탄 피격 사건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결국 6·29 선언과 직선제 개헌이라는 역사적 변화를 만들어냈다. 올해는 6·10 민주항쟁 39주년이다. 39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얼마나 이뤄냈을까. 겉으로 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제주도민들은 도지사와 교육감을 직접 선출하고, 지방의원을 뽑는다. 지방자치가 정착됐고 주민참여예산제와 공론화 제도도 도입됐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선거를 치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선거가 공정하게 운영되고, 시민들이 정치 과정을 신뢰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비로소 민주주의는 살아 움직인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제주사회에서 벌어진 일들은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은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22년 만에 결선투표가 성사되며 전국적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이 더 큰 논란이 됐다. 결선 과정에서는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답하면 일반 여론조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예상보다 더 일방적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주도의회 45석 가운데 34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8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위성곤 당선인을 배출했다. 서귀포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김성범 당선인을 국회로 보내며 제주 정치 지형의 주도권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번 결과를 단순히 "제주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민주당이 잘한 부분도 있지만 국민의힘이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사실 더 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선거 전부터 조직 정비를 마쳤다. 지난달 6일 제주도의원 선거 32개 전 지역구에 후보를 공천했고, 현역 의원 상당수가 재선과 3선에 성공하며 탄탄한 조직력을 입증했다. 위성곤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1인 2투표' 논란과 '유령당원' 의혹, 오라동 재투표 문제 등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지만 후보 확정 이후 빠르게 당을 수습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도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연이어 악재를 맞았다. 가장 큰 악재는 당시 제주도당위원장이었던 고기철 후보를 둘러싼 폭행 사건이었다.
'러닝 메이트' 소리도 안나온다. 한물 간 소리일지언정 그나마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거론도 없다. 하물며 '기초자치단체 부활' 공약은 찾아보기도 어렵다. 6.3선거 후 출범하는 제주도정의 특별자치 20년을 맞을 도정이기에 더 딱하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또다시 ‘도민주권’과 ‘주민자치’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도민이 주인인 제주”, “주민이 결정하는 행정”을 약속하고 있지만 제주 정치권 안에서는 “이번에도 선거용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냉소도 적지 않다. 실제 제주에서 주민자치 강화는 선거 때마다 반복돼온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약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제주 행정 구조는 여전히 ‘제왕적 도지사 체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히려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면서 자치 기능은 약화됐고, 중앙정부 권한 상당수가 제주도청으로 집중됐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은 주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는다. 모두 제주도지사가 임명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모두 의회도 없다. 인사·조직·재정권은 아
전쟁 중에도 총성이 멈춘 순간이 있었다. 1914년 12월 25일 세계1차대전 중인 유럽 전선 곳곳에서 독일군과 프랑스·영국 연합군은 서로 총을 내려놓고 캐럴을 부르며 축구를 했다. 하루짜리 평화였지만 인간이 전쟁 위에서도 멈출 수 있다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우리는 이를 '크리스마스 휴전'이라고 부른다. 2026년 5월 4일 제주 교육감 선거에서도 비슷한 ‘멈춤’이 포착됐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날선 공방으로 치닫던 선거판이 잠시 숨을 골랐다. 이번 선거의 긴장도는 지난달 23일을 기점으로 급격히 올라갔다. 고의숙 예비후보는 이날 제주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수 예비후보를 향해 “제주교육은 결코 성공이 아니다”고 직격했다. 학력 저하, 소통 부재, 청렴도 하락, 재정 문제까지 전방위 비판이 쏟아졌고 “검증된 교육감”이라는 표현까지 “거짓말”이라고 규정했다. 하루 뒤인 24일 김광수 후보 측은 곧바로 반격했다. “교육부 평가 3년 연속 최우수, 공약이행 SA등급, 직무수행 상위권”이라는 수치를 제시하며 “부분 지표로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고 맞섰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육 성과 논쟁’이었다. 하지만 불씨는 더 큰 쟁점으로 번졌다. 전환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