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었다. 불도 켜지 않은 민노총 제주본부방에 재야무림 검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눈엔 핏발이 서 있었다. 수많은 검객들이 운집했지만 숨소리 하나 없이 고요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두터운 암막커튼이 쳐진 후 오십 촉 백열등이 켜졌다. 무림 2019년 6월 18일 오후 7시 30분이었다. 토론비무 좌장을 맡은 영표훈장이 개회 선언을 하며 말했다. “단상에 올라온 검객들의 안전을 위해 닉네임을 부여합니다. 보안을 위해 지역어를 사용해주십시오. 국정원 검객 대부분이 한양 출신이어서 지역어를 쓰면 알아듣지 못한다는 첩보가 있습니다.” 검객들 책상 앞으로 타로카드가 한 장씩 놓여졌다. 모두들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집어 들었다. 닉 퓨리(영표훈장, 제주무림대학 훈장), 호크아이(승수거사, 비례민주주의연대 방주), 아이언맨(장원검, 민노총제주방 책사), 헐크(덕종검, 민노총제주방주), 토르(호진검, 제주주민자치연대방 방주), 캡틴 아시아(희삼검, 노동당제주도당 당수), 블랙 위도우(경미검, 제주녹색당 공동 당수) 순으로 정해졌다. 운명이었다. 그들 앞엔 A4지로 만든 두터
▲ SBS 무사 백동수와 이미지 결합 한 사나이가 검을 치켜들고 바람을 노려보고 있었다. 검이 햇빛을 퉁기며 번뜩인 순간이었다. 바람을 베었다. 둘로 쪼개진 바람이 아슬아슬하게 송악산을 빗겨났다. 바람은 쉴 새 없이 맹렬한 기세로 몰아쳤다. 그는 지친 기색도 없이 검을 휘두르며 송악산 바람을 가르고 있었다. 눈이 동그래진 아이들이 공중부양놀이를 멈췄다. 치타낭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저 검객은 누구죠?" 반야검이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역날검 쓰는 영웅검이야. 20년 동안 빨간 날만 되면 송악산에서 수련해서 이 동네선 모르는 사람이 없어.” 제주환경운동연합방 사무처장이었다. 재야무림에선 중진급. 제주대학무림에서 범 PD(민중민주) 연합조직인 ‘참자(참여자치학생연대방)’와 인문대 지하조직인 ‘수리’ 풍물패에서 수련을 했다. 그 시절부터 그는 동료 수련생들의 부러움과 궁금증을 동시에 불러일으킨 인물이었다. 수많은 여인들이 그에게 구애를 보냈던 것. 그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던 일은 아직도 회자된다. “비급서 수련만 매진하겠습니다.&
▲ 2000년 초 송악산 개발 논란을 불러온 N리조트의 사업 초기 풍경이다. 사업을 알리는 조감도가 사업지구 인근에 세워졌다. [제이누리DB] “새천년이 시작된 이맘때였어. 금지된 무공이 인터넷수련장을 할퀴기 시작했어. 차마 눈 뜨고 볼 없는 광경이었지. 정체를 알 길이 없었어. 그 무공은 비겁하게 몸을 숨기고 비수(匕首)를 던지거든. 너무 야비하고 사악해서 금지된 무공이었어.” 반야검의 말이 끝나자 엄마검객들이 합장을 하고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영화 백투더퓨처(Back To The Future)에서 익히 알려진 백투더패스트(Back to the Past)무공이었다. 빔프로젝트가 쏘아 올린 듯 한 영상이 송악산 잔디광장에 펼쳐졌다. 화면이 쏜살같이 거꾸로 흐르다 어느 순간 멈췄다. 반야검이 손가락 하나를 까닥거리자 영상이 시작됐다. “근민노사가 제주무림을 장악했던 무림 2000년 6월이야.” 반야검의 내레이션이었다. 깊은 밤, 책상 파티션에 몸을 숨긴 한 자객이 보였다. 그는 무엇이 재미있는지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며 연신 키득 거리고 있었다. 그의 안경알에 컴퓨터 화면이 반사됐다. &
▲ 송악산 곳곳에 붕괴위험 표지판이 서 있다. *송악산 편 주요 등장인물=반야검-안나낭자-치타낭자(엄마무림인), H자객(전 서귀포시맹주), 영웅검(제주환경운동연합방 사무처장), 근민노사(전 제주맹주), 재호거사(중앙무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장두(狀頭)), 희룡공(제주맹주), 성진-성철검자(언론무림인), 바람이 깎아지른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위태롭게 서 있던 이름 모를 풀들이 힘에 겹다며 온몸을 흔들어 댔다. 바람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윙윙 소리를 냈다. 아이들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솟구쳤다. 아찔했다. 곳곳에 붕괴위험 팻말이 보였다. 팻말 밑으론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줄줄이 이어졌다. 어린이집무림 수련생으로 보였다. 한 무리의 엄마검객들이 걱정 어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한 손엔 도시락을 들고, 등엔 아이를 업은 안나낭자가 외쳤다. “애들아 조심해. 송악산 부서지잖아!” 안나낭자 등에 업힌 아기가 아기띠에 묶인 채 칭얼댔다. 돌을 갓 넘긴 것 같았다. 심통이 난 표정으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쳐다보며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안나낭자가 방심한 틈을 타 손을 내밀더니
무림 1964년 용의 해. 개천에서 용이 태어나길 기대했던 바람이 담겨 있었을까. 깡촌으로 불리던 서귀포 중문에서 태어난 그는 희룡(喜龍)이란 이름을 얻는다. 기쁠 희자에 용 룡자. 으뜸(우두머리) 원이라는 성까지 조합하면 ‘우두머리 용이 태어나 기쁘다’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5살 때 첫 한글수련을 했다. 농약방을 하던 아버지 덕분이었다. 처음 배운 글이 농약병에 적힌 ‘파라치온’. 독하디 독한 살충제다. 무림 1957년, 포항무림서 왕따를 당한 초등무림교사가 막걸리에 파라치온을 섞어 동료교사들을 독살한 사건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일명 ‘파라치온 막걸리사건’. 중학무림시절엔 과학무공실서 익힌 비급으로 폭탄을 제조했다. 깜빡 잊고 폭탄을 쓰레기와 함께 태우다 폭발하는 사건으로 온 몸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희룡공은 아는 이들을 목욕탕에 만나면 온 몸에 새겨진 상처를 의미심장한 눈길로 바라보는 게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386세대 시대의 아픔을 온 몸으로 겪은 상처가 아니었다고 그의 비급서 ‘나는 서브쓰리를 꿈꾼다’에서 털어놓았다. 중학무림 3학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무협소설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룬다는 의미입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 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이 소설의 핵심 포인트는 경제입니다. 제주의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원인과 내막, 쟁점 등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게 이 소설의 목표입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상황이 급반전된다. 녹지무림이 개업허가 후 3개월 이내에 도장 문을 열지 않은 것. 결국 개설허가취소전 청문비무가 진행됐다. 무림 2019년 3월 26일 녹지무림과 제주무림 변호검객 대결이 펼쳐졌다. 제주무림은 ‘우리’, 녹지무림은 ‘태평양’.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보였다. 그도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무협소설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룬다는 의미입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 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이 소설의 핵심 포인트는 경제입니다. 제주의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원인과 내막, 쟁점 등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게 이 소설의 목표입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무림 2015년 4월 16일 제주무림 무도장. 희룡공이 제주무림 의원인 정화낭자의 영리무공불가초식을 한 손에 든 부채바람으로 가볍게 밀어내며 희룡공이 말했다. “헬스케어타운 무도장에 ‘헬스초식’이 없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희룡공은 답답하다는 듯 연신 부채질을 하며 말을 이었다.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무협소설입니다. 무협은 무술(武)로 협(俠, 의기로울)을 이룬다는 의미입니다. 창작인 소설이 더해져 무협소설이 됐습니다. 퓨전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의 묘미는 살리기 위해 일상적인 무협용어는 사용했지만 해석이 힘든 용어는 현대어로 풀어 썼습니다. 생생한 묘사를 위해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따 왔습니다. 이름을 차용당한 인물들은 제주에서 ‘공인’입니다. 공인다운 아량으로 소설인 점을 이해 부탁합니다. 이 소설의 핵심 포인트는 경제입니다. 제주의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원인과 내막, 쟁점 등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게 이 소설의 목표입니다. 무협소설 주인공들이 매번 외치는 기합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갈(喝)∼” [편집자 주] *향후 주요 등장인물=희룡공(제주맹주), 근민노사(전 제주맹주), 우남거사(전 중원무림 의원), 희범검자(제주시맹주), 구범노사(전 제주맹주), 정화낭자(전 제주무림 의원), 덕종검(민노총제주방주), 경대노사(전 중원무림 의원), 대림공자(JDC방주) “하늘이 차고 눈서리 날리는데(天寒霜雪繁) 나그네 떠도는 길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