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대 해녀 -출처 제주해녀박물관 “어떤 사람은 복도 좋아 앉아 살리. 우리네는 바람이랑 밥으로 먹고 구름으로 똥을 싸고 물결을 집안 삼아, 부모 동생 떼어놓고 오늘도 바다에 든다.” “요 물질하여 소를 살까, 밭을 살까. 한 손에 빗장, 다른 한 손엔 호미 들고 미역, 생전복 따다가 어린 자식 공부시켜 판사 만들려고 힘들어도 바다 위에서 시달리는 불쌍한 이내 몸아. 어느 때면 이내 몸도 좋은 세상 만나서 남들처럼 잘 살 수 있으려나.” 힘든 바다 물질해서 벌어들인 소득으로 소나 밭을 사거나, 자식 교육시켜 판사 만들어 생활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해녀노래다. 노 저어 차귀도나 비양도 등 주변 섬으로 물질 작업 가거나 육지로 출가 물질 가며 불렀다. 테왁 짚고 물에 뛰어들어 ‘갓물질’ 작업 위해 헤엄치며 불렀다고도 한다. 어떤 사름(사람) 복도 좋앙 앚아(앉아) 살리 우리네는 ᄇᆞ름(바람)이랑 밥으로 먹곡 구룸(구름)으로 똥을 싸곡 물절(물결)이랑 집안 삼앙(삼아) 부모 동싕(동생) 떼여 두곡 오Ƴ
▲ 2020년도 한라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 기념 사진 공모전 당선작. 고영석의 '왕관릉과 오름군' (최우수)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아 이달 16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한라산 자연생태 및 경관 사진 공모전 수상작 야외전시 ‘숲 속 전시회 휴식(休息)’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숲속 전시회 ‘휴식(休息)’은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도민과 관광객에게 한라산 숲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치유효과로 심신의 재충전 기회를 제공하고자 야외전시로 기획됐다. 한라산 관음사 탐방로 일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단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후 관람객 간 2m이상 거리유지를 지키고 지정된 위치 내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야외 전시회는 한라산의 자연생태 및 경관사진 부문 공모전에서 당선된 47점을 세 가지 테마로 나눠 전시한다. 계절 정상부 전경 26점은 이달 16일부터 30일, 한라산 주변 풍광 21점은 다음달 5일부터 16일, 공모전 장려상 이상 수상작 16점은 다음달
▲ 아낙들이 물허벅에 물을 지고 집으로 가고 있다. [제주도] 제주사회는 전통적으로 삼무(三無)사회였다. 거지 없고(乞無) 도둑 없고(盜無) 대문이 없었다(大門無). 이에 대한 해석은 두 갈래다. 이를 미풍양속으로 보면, 서로 믿고 존중하며 다 아는 사회여서 도둑이 없었다. 그래서 굳이 대문이 필요 없었다. 다만 가축 출입을 통제하고 집주인 출타 상황 알림 기능을 하는 정낭만 있으면 된다. 이를 불편한 진실로 보면, 다들 물질적 삶이 궁핍하여 가져갈 재물과 나눠줄 식량이 없어 도둑과 거지가 없었다. 그래서 대문이 없다. 이 해석은 한때 삼무정신을 계승가치(이념)로 삼아 교육했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경제사 관점에서 잉여(surplus) 부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예전 제주사회는 저생산 사회였기 때문에 축적할 만한 잉여(剩餘)가 부족했다. 곳간에서 인심난다. 그러면 빈 곳간에서는? 지역마다, 시대마다 빈곤(가난)에 대한 대처가 다르다. 나라야마 부시코(1983 제작, 1999 개봉)라는 일본 영화가 있다. 윤리, 도덕, 제도 발생 이전, 본능 특히 성욕과 종족 보존, 야만성만이 존재하던 사
▲ 테우. 테우는 연안에서 자리와 갈치를 낚거나 해초 채취할 때 사용했던 통나무배다. 여러 개 통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배로 ‘떼배’, ‘터위’, ‘테’ 등으로 불렸다. 원래 테우는 부력이 뛰어난 구상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제주바다 암반지대에서 비교적 이용이 수월하다. 연안 낚시나 해조류 채취뿐 아니라 가까운 바다로 물질 가는 해녀들의 이동수단으로 사용했다. 80~90년 전 한라산 구상나무 많던 시절 해안마을에서 집집마다 테우를 만들어 이를 미역, 듬북 등 해초를 걷어 옮기는데 이용하거나 그물로 자리돔 잡을 때 이용했다. 지금은 ‘테우 축제’ 같이 전통 어로활동 재현이나 관광객 체험용으로 거듭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호 테우 해변, 쇠소깍 테우 체험. ‘테우 젓는 노래’는 ‘흥셍이 소리’로 선유가(船遊歌)다. 어부들이 자리돔이나 갈치 잡을 때, 해녀 물질 갈 때 노 저으며 부르던 민요다. 테우는 보통 세 사람이 노를 젓는다. 가창 형식은 선후창으로 부르거나 독창으로 부른다. 노랫말에 순풍에 돛 달아 노 젓
▲ 밤바다에 불 밝힌 갈치잡이 배 어느 순간 갈치가 비싸졌다. 은갈치, 먹갈치, 흑갈치, 산갈치, 갈치회, 통갈치 구이, 갈치조림, 갈치속젓. 그래봐야 갈치다. 개인적으로 각재기국은 어찌 어찌 먹겠는데 갈치국은 도저히 못 먹겠다. 갈치국에 들어간 늙은(?)호박은 더 싫다. 갈치는 굽거나 튀겨 먹어야 제 맛이다. 이보다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갈치 가운데를 횡으로 갈라 넓게 편 다음 말려서 구워 먹는 거다. 이러면 뼈까지 먹을 수 있다. 은어(銀魚)도 그렇다. 천제연과 베릿내 은어를 몇 십년간 독식하셨던 외할아버지 비법이다. 베릿내 포구 축항 이후 그 은어는 모두 사라졌다. 분당에서의 신혼시절 얘기다. 장손 얼굴 보러 제주에서 올라온 어머니는 산후 부기(浮氣)있는 임산부에 좋다며 갈치호박국을 특별식으로 끓이셨다. 어릴 적부터 호박을 안 먹는 내가 은비늘 둥 둥 뜬 갈치호박국을 먹을 리 없다. 그런데 육지 며느리인 아내는 맛있다며 그 호박국을 다 먹었다. 갈치호박국 먹을 줄 알면 그걸로 제주 ‘사름’ 다 된 거다. 더하여 자리젓도 주저하지 않고 대가리부터 먹는다면 필시 전생에 제주바다에서 나고 자란 섬놈이다.
▲ 통시 [사진=디지털서귀포문화대전] ᄃᆞᆺ거름을 ‘ᄃᆞᆺ걸름’으로 발음하는 분들이라면 안다.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옛날 말 하는 거 보니 나도 늙긴 늙었구나. 어쩌다 거울보고 ‘큼착’ 했다. 거기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날 쳐다보고 계셨다. ᄃᆞᆺ거름은 예전 제주에서 ‘통시’나 ‘ᄃᆞᆺ통’에서 만들었던 퇴비(堆肥)다. 통시는 변소 겸 돼지우리로 몽고와 동남아시아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ᄃᆞᆺ통은 ᄃᆞᆺ, 뒷간 돼지 통, 돼지우리(豚舍)다. 우리는 통시보다 ᄃᆞᆺ통이 더 친숙하다. ᄃᆞᆺ통에 반드시 긴 막대기가 놓여 있었던 걸 기억하는 분들은 더욱 그러실 거다. 통시에서 ᄃᆞᆺ거름을 꺼내 마당에 쌓으면 밑에서 새어 나오던 황토색 물과 그 냄새. ‘
▲ 애기구덕. [사진=제주도] 제주사람들은 머리가 좋다. 어릴 적 구덕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이는 애향심 발로로 근거가 약해 보인다. 그래도 ‘두상은 좋다’라면 얼추 끼워 맞출 수 있다. 아이 키울 때 두상 예뻐지라고 돌려가며 눕히곤 한다. 구덕 흔들면 아직 굳지 않은 아기 머리가 자연스레 둥글게 된다. 구덕에 아기 눕혀 흔들면 아기들이 자게 되는 이유는 뭘까. 미국까지 구덕 공수해 가서 딸 둘 키운 동생 생각처럼, 어지럽고 멀미나 억지로 자는 건 아닌지. 온실 속 화초가 아닌 야생화처럼 아이를 키워야 한다. 제주말로 ‘몽그리멍’ 키워야 한다. 흙도 ‘좁아' 먹어 가면서. 그래서 구덕에 눕혀 익스트림 생존력을 높였나 보다. 구덕에 눕혀 흔든다고 애기들이 다 자는 건 아니다. 일부 ‘시무쟁이’ 궂은 애들은 구덕 ‘흥글’ 때만 잠시 자는 척 하다 멈추면 바로 눈 뜬다. 구덕 흔드는 속도나 리듬이 일정치 않기 때문이다. 간혹 누워 발로 흔들다가 구덕이 엎어지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구덕은 원래 수요자의 입장, 즉 아기의 라
▲ 망건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강전향 할머니(중요무형문화재 제66호 망건장 보유자). [사진=뉴시스] 갓 사러 갔다가 망건 산다. 갓 사러 갔는데 갓이 없어 대신 망건을 샀거나, 아니면 가는 도중 마음이 바뀌어 갓 대신 망건 샀거나, 뭘 사러 갔는지 깜박하고 비슷한 거 샀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주머니 사정에 맞춰 망건 샀거나. 나이, 성별, 지역에 따라 다르겠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잠잘 때 제외하고 일상생활에서 늘 망건을 착용했다. 잠자리 들 때서야 상투 풀고 망건 벗어 두었다가 아침에 세수 한 후 다시 동여맸다. 이처럼 몸 가까이 두는 망건을 귀하게 여겼다. 사용하지 않을 땐 둘둘 말아 망건통에 넣어 보관하였다. 망건통 역시 소중하게 여겨 최대한 좋은 재료로 제작하였다. 이때 신분이 높고 낮음이나 부(富)의 정도에 따라 망건통을 나무로 만들거나 그 위에 상어껍질을 비롯한 고급재료로 장식했다(한국민속대백과사전). 망건과 탕건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착용하던 관모(冠帽)이다. 그 당시 관모공예품 대부분은 제주여성들의 손기술과 땀으로 만들어졌다. 망건은 갓 쓰기 위해 상투 틀 때 머리털을 위로 걷어 올리려고 이마에 두르는 띠를 말한
▲ 병문천 하류에서의 멸치잡이. [사진=제주도] 제주에서는 멸치잡이를 ‘후린다’고 한다. 멸치 후리는 노래는 멸치 그물 후리는 작업을 하며 부르던 어업 노동요다. 멜 후림 소리라고도 한다. 요즘 제주에서 가장 핫 하다는 월정, 행원, 함덕, 곽지, 협재, 화순, 표선, 신양, 이호, 삼양 멸치잡이가 유명했다. 멜 그물질 소리는 먼 바다에서 그물로 멸치 떼를 에워 쌓은 후 모래 깔린 해안가로 마을사람들이 일제히 끌어당기는 작업할 때 여럿이 호흡 맞추며 부르는 노래다. 한사람이 선소리를 하면 그물 당기는 사람들이 동작을 맞추며 후렴구를 부른다. 멸치라고 다 같은 멸치가 아니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멸치는 정어리, 샛줄멸, 눈통멸 등이다. 고맙게도 멸치는 매년 무리 지어 제주도 동쪽으로 들어온다. 이때 고등어도 같이 들어온다. 여기서 다시 두 갈래로 나뉘어 하나는 북쪽 해안으로 가고 다른 하나는 남쪽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내려간다. 샛줄멸은 4, 5월에 눈통멸은 6, 7, 8월에 정어리는 8, 9, 10월경에 잡힌다. 제주에서는 보리 수확기에 잡히는 보리멜 즉, 샛줄멸이 가장 유명하다.
▲ '밭 밟는 소리' [사진=디지털제주시문화대전] ‘밭 밟는 소리’는 보리나 조의 씨앗을 뿌린 후 그 씨가 바람에 날라 가지 않도록 땅을 밟는 작업을 할 때, 소나 말을 밭에 몰아 놓고 그 땅을 밟도록 채찍질하며 부르는 밭일 노래다. 제주지역 토양은 대부분 현무암질 풍화물과 화산회토로 이루어진 화산토다. 화산토는 형성 시기에 따라 고화산토와 이보다 2~3배 이상 척박한 화산회토로 구분한다. 화산회토는 일단 물을 머금으면 재(灰)처럼 큰 공극률로 인해 쉽게 투수되어 함수량이 낮아진다. 화산회토는 낮은 보수력을 가지므로 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훨씬 낮은 약 10% 정도의 낮은 함수량을 가진다. 남동부를 중심으로 제주도 면적의 83%를 차지하는 화산회토 지대는 산성(酸性)이며 잡초가 무성해 기장과 조 같은 서속류(黍粟類)를 주로 재배한다. 특히 입경(入境) 크기에서 미사식양통(微砂埴壤土)로 분류되는 화산회토로 ‘뜬 땅’은 투수성과 관련된 공극률이 70% 넘는다. 빗방울 충격이 있을 경우 표면 공극을 메워 많은 수량,
▲ 갓을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갓전시관] ‘빛과 바람이 통과하는 신기한 모자’, 외국 사람들은 우리나라 ‘갓’을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某감독님은 오마이 갓이라 했다). 양태(凉太)는 갓의 둘레로 둥글고 넙적한 부분을 말한다. 죽사(竹絲)를 사용하여 만들며 갓의 종류와 시대에 따라 양태 크기가 다르다. ‘입첨’이라고도 한다. 양태노래는 대나무를 이용하여 갓 테두리인 양태를 결으며 부르던 노래다. 관망 수공예 작업하며 부르는 관망요(冠網謠)로 분류된다. “식구가 많아 자식들 먹여 살리려고, 눈이 빠지게 해봐도 살 길은 막막하고, 빨리 양태 결어서 우리 집 식구들과 술 먹는 서방 술값 줘야 할 텐데. 아이들아 저기 가만히 앉아 있어라 모자를 결어야 생활할 수 있단다. 어서 어서 결어야 우리 집 살 길이 생겨난다. 어느 때면 우리도 부자 되어 요놈이 모자 안 결어도 살아갈 수 있으려나. 언제면 이 모자 결어 우리 집 생활이 넉넉해질까” 일반적으로 가내수공업은 대부분 여성의 계절노동을 중심으로 생산되었으며 농업과 어업
▲ 금난새씨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제주CBS가 창립 19주년을 맞아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 ‘힘내라 대한민국’을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온라인으로 마련한다. 해마다 제주를 찾아 제주도민과 함께 해온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는 온라인 공연으로 열리게 됐다. 코로나19로 지친 제주도민과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의미로 ‘힘내라 대한민국’을 주제로 잡았다. 음악회는 연평균 130회의 연주를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한 뉴월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로 구성된 뉴월드챔버오케스트라와 함께 플루티스트 유재아씨, 바이올리니스트 김혜지씨,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씨, 튜비스트 문지웅씨의 협연 무대로 펼쳐진다. 차이코프스키의 풍부한 악상을 보여주는 '현을 위한 세레나데 C장조 1악장'과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의 '쉰들러 리스트 메인테마', 사라사테가 집시들의 공연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찌고이네르바이젠 1번 작품 20', 실내악의 걸작인 드보르작의 '현악 4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