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말하는 '승자독식(The winner takes all)' 혹은 아바(ABBA)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요(The winner takes it all)‼'라는 노래와 같이 승리한 자가 모두 가진다. 이 노래 가사에는 '패자는 몰락하죠. 간단하고 명백해요. 내가 어떻게 불평을 하겠어요.'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김철수는 조배죽들과 경쟁하였던 적이 없기 때문에 승자나 패자가 될 수도 없다. 몰락할 이유도 없고 불평할 이유도 없다. 간단하고 명백하다. 그런데도 김철수는 버티면 버틸수록 조배죽들에게는 호구(虎口)가 되어가고 있었다. 호구는 어수룩하여 이용 당하기 좋은 사람을 말한다. 영어로는 푸쉬오버(pushover)라 하여 살짝 밀어도 넘어지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조배죽들은 “이번 주말에 미깡 타도라(감귤 따달라)” “아이 논문 지도 해도라(해달라)”며 농담인 듯 아닌 듯 사생활에 도움을 요구했다. 전성시대가 되었으니 승자의 권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김철수는 세상이 모두 이 모양인데 당연한 것으
‘SE7EN’ 에 등장하는 베테랑 형사 서머셋(모건 프리먼)은 정년을 일주일 앞두고 방전 상태에 빠진다. 평생을 극악무도한 사건 현장에서 뛰어다녔지만 세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으니 허무할 따름이다. 제대 날짜만을 손꼽는 말년 병장과 같은 모습이다. 서머셋 형사는 퇴임하면 시골에 가서 농장 일이나 하며 평화롭게 말년을 보낼 꿈을 꾼다. ▲ 도시 아닌 곳에선 아이 낳아 교육시킬 수 없고, 도시에선 아이 낳아 교육시키고 싶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런 서머셋 형사 곁에 새파랗게 젊은 밀스(브래드 피트) 형사가 ‘시골’에서 후임자로 온다. 밀스는 서머셋과는 정반대로 시골의 따분함이 지겨워 ‘액션’이 넘치는 대도시로 기를 쓰고 찾아온 형사다. 서머셋이 보기엔 참으로 철딱서니 없거나 ‘미친 놈’이다. 그런 그들 앞에 연쇄살인의 조짐이 보이는 사건이 터진다. 밀스는 시골 구석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사건다운 사건을 마주하고 아연 생기가 돈다. 대도시로 애써 전근 온 보람이 있다. 그러나 서장은 밀스를 내치고 사건을 서머셋에게 반강제로 배당한다
▲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는 3일 '세계가 바라본 한국의 소득주도성장'을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실해한 게 아니냐는 지적과 상반된 행보다. [사진=뉴시스] 한국의 겨울과 연말은 파엎고 새로 까는 보도블록 교체 및 도로포장 공사와 함께 온다. 미처 쓰지 못한 예산을 한해가 저물기 전에 서둘러 집행하는 연례행사다. 올해는 여기에 공원 산책로나 대로변 보행로의 낙엽을 치우거나 담배꽁초를 줍는 노인 공공 알바들이 자주 눈에 띄는 점이 추가됐다. 이렇게 미집행 예산을 연내 소진하도록 정부가 독려하는 데도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잘해야 2.0%에 턱걸이할 전망이다. 상당수 외국계 투자은행이나 예측기관들은 1%대에 그칠 것으로 본다. 이런 시각은 증시에 그대로 투영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1월 7일부터 12월 5일까지 거의 한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국 주식을 내다팔았다. ‘셀 코리아(Sell Korea)’ 행진이 이어지며 코스피지수는 4% 하락했다. 그 여파로 5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1384조4020억원)은 미국 기업 애플(4일 종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처럼 김철수는 맡은 일을 하고 주어진 봉급이나 받으며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조배죽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서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한직에 있는 것이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다. 그다지 능력이 있는 편이 아니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벼슬을 해먹을 위인도 되질 못한다. 능력과 관계없이 특별한 은혜를 입어 영전하는 모습들이 자주 보여 주변에서 구시렁거리지만 그에 별 관심이 없다. 하루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정상인으로 살아가는게 유일한 희망사항이다. 어느날 앞니 하나가 갑자기 툭 떨어져 나갔다. 치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으니 이 뿌리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있었다. “혹시 전에 폭행을 당한 적이 있나요?”라는 간호사의 질문에 김철수는 대답할 수 없었다. 2차를 사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이 어린 사람에게 멱살을 잡혀 끌려간 적이 있는데 '그때 얻어터진 때문인가?' 기억이 떠올랐다. 사선(死線)을 넘어 처참한 몰골로 귀국했었다. 독한 양주를 억지로 받아 마셔 피를 토하고 두달 넘게 잠 안재우기 고문을 당했지만 또다시 사선을 넘어 섰다. 이어진 무고로 천길 벼랑 끝에까지 밀려났지만 다시 돌
‘명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SE7EN(1995년)’은 연쇄살인마가 등장하는 범죄스릴러 영화의 전형이다. 그러나 ‘인간의 7가지 죄악’을 모티브로 삼아 다른 범죄스릴러물과는 차별화된 ‘무거움’을 전달한다. 단테의 「신곡」과 제프리 초서(Geoffery Chaucer)의 「캔터베리 이야기(The Canterbury Tales)」가 다루는 인간 군상의 모습과 죄악이 사건 실마리를 푸는 열쇠로 등장한다. ▲ 서머셋 형사는 정년퇴임을 7일 앞두고 끔찍한 현장의 목격자이자 증인이 된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영화는 온통 7이라는 숫자로 구성된다. 연쇄살인마 존 도(케빈 스페이시)는 7일 동안 단테의 「신곡」에서 경고한 7가지 죄악인 ‘탐식(Gluttony), 탐욕(Greed), 나태(Sloth), 욕정(Lust), 교만(Pride), 시기(Envy), 분노(Wrath)’를 단죄하는 살인을 감행한다. 이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이 정년퇴직을 정확히 7일 앞둔 노형사 서머셋(모건 프리먼) 앞에 떨어진다. 영화의 배경을
▲ 2020년 예산안 심사과정 역시 '밀실.깜깜이.졸속'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어느새 2019년 달력도 달랑 한장 남았다. 가는 해를 아쉬움 없이 마무리하고, 새해를 기대와 희망 속에 맞을 준비를 할 때다. 그러나 이 땅의 정치현실은 국민을 절망시킨다. 해마다 11월 말~12월 초, ‘정치 1번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들려오는 뉴스는 제목과 내용이 거의 똑같다. “올해도 ‘밀실ㆍ깜깜이ㆍ졸속’ 예산심사…법정 처리시한 넘겨” “민생ㆍ경제 법안 ◯◯◯건 무더기 처리” 등등. 1년 전 기사를 찾아내 연도와 등장인물, 법안 이름 정도만 바꾸면 될 정도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만성질환인데도 정작 당사자들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올해도 변함없이 새해 예산안은 밀실에서 몇몇 실세 의원들이 주무르는 식으로 졸속 심의됐다. 그나마 2014년 예산안 본회의 자동 상정 규정을 도입한 국회선
우민태(宇脗駘)는 조배죽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성골(聖骨) 조배죽이 되어 더 큰 벼슬을 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중국 무협소설을 열심히 공부 중이다. 사무실에서도 즐겨 읽는 듯 책상 위에 가득히 쌓여 있다. 열심히 공부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기도 하다. 어디론가 “어‼ 난데‼ 그거 가정오라(가져와)‼”라고 위압적인 목소리로 전화를 하였다. 한 시간 후에는 시골에 있는 도서관 직원이 부리나케 달려와서 가방에서 책을 풀었다. 도서관 직원이 가져온 책은 중국 무협소설 '측천무후(測天武后)'다. 아마도 도서관에 지시하여 이 책을 구입하여 가져오라 한 것 같다. 우민태가 김철수를 불러 “이 책 익엉(읽고) 요약해 도라(달라)‼”고 지시한다. 총독이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 책을 요약해서 만들어 오면 총독에게 보고할 것이라 한다. 김철수는 “그거 참‼” 기가 막히고 말문이 막혔다. 총독이 중국 무협소설이나 즐기면서 위안을 삼게 하려는 십상시 본성이다. 측천무후는 온갖 남성 편력과 악행으로
남북전쟁 직후 거의 새로운 통일국가 시대를 맞은 미국 사회는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본래 계절의 전환기인 해빙기가 가장 위험하다. 구질서는 사라지고 신질서는 아직 정립되지 못했다. 이 혼란기를 헤쳐나가는 흑인 워렌 소령의 지혜는 가짜 신분증을 위조하는 일이다. 워렌 소령은 링컨 대통령의 편지라는 가짜 신분증을 위조한다. ▲ 눈앞에 전개되는 '사실'도 믿고 싶은 사람은 믿고, 믿기 싫은 사람은 믿지 않는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무려’ 대통령과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라는 ‘아우라’는 워렌 소령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갑옷 역할을 해준다. 물론 그가 종사하는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직업에도 도움이 된다. 아무리 링컨 대통령이 흑인 노예 해방의 역군이었다 해도 일국의 대통령과 일개 흑인 소령의 ‘펜팔’ 관계란 상식적이지는 않다. 흔한 말로 ‘상식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합리적 의심’의 대상이 될 만한 일이다. 워렌 소령은 자신이 링컨 대통령과 펜팔임을 주장하고, 미심쩍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링컨 대통령으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대구 수성관광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변 이야기를 잘 듣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거기에 특정한 문제에 굉장히 고집이 세다. 소수 측근에 둘러싸여 바깥으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는 건, 남자 박근혜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고 발언했다. 지식인 혹은 정치인으로써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표현한 것으로써 지극히 자연스러운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유한 것도 효과적 인식전달의 측면에서 보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그런데, 이를 두고 참으로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희한한 일의 제1탄은 도내의 어느 유력 인터넷신문인 J신문이 쏘아 올렸다. 정책토론회가 있은 바로 그날, ―원희룡 ‘문재인 대통령은 남자 박근혜’ 발언 파장― 이라는 제목을 단 기사를 게재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기사를 읽어보면, 기사제목과 부합되는 즉, ‘파장’과 관련한 내용은 단 한 줄 뿐이다. 어느 현장기자가 ‘발언이 너무 센 것 같다’고 했다는 것이다.
공유숙박업은 일반 주거시설을 대여해주는 사업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적인 열풍과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에어비앤비(Airbnb)’가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성공하였다. 한국에서도 수년전부터 도입을 추진해 왔으나 기존 숙박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공급과잉의 문제, 안전성 등 다양한 이유로 제동이 걸렸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공유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지역에서의 내국인 대상 공유숙박 허용을 추진하기로 확정 발표하였다. 공유숙박의 대표적 브랜드인 에어비앤비는 공기를 불어넣어 언제든 쓸 수 있는 공기 침대(airbed)와 아침식사(breakfast)를 제공한다는 의미의 ‘에어베드 앤드 브렉퍼스트(airbed and breakfast)’의 약자로 숙박시설과 숙박객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 모델이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8월에 창립된 숙박 공유 플랫폼으로 하루 평균 150만 실을 연결해 줄 정도로 성장하여 우버와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상위 10개 유니콘기업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기업가치 약 300억 달러에 이를 만큼 거대한 사업체로 성장하였다.
▲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한국은 경쟁국보다 한발 앞서 정보통신망을 구축해 IT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AI정부를 표방한 지금은 후속조치를 소홀하게 다룬 탓에 IT 후진국으로 밀려나게 생겼다. [사진=연합뉴스]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맹렬한 속도로 달리고 있건만 한국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미래산업의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거나 다른 산업과 융합해 혁신을 일으켜야 하는데 데이터 활용 자체부터 규제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8년 8월 말 ‘데이터 강국’을 천명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장에서 “이제 대한민국은 인터넷을 가장 잘 다루는 나라에서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말에는 ‘인공지능(AI) 정부’를 만들겠다며 AI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목표, 특히 데이터경제 의지는 강해 보인다. 그러나 그 실행에 필수적인 관련법 개정안은
한국해양전략연구소(韓國海洋戰略硏究所, KIMS: KOREA INSTITUTE FOR MARITIME STRATEGY) 선임연구위원으로서 중국국립연구기관인 중국 남해연구원(中國南海硏究院, NISCSS: National Institute for South China Sea Studies)의 해양법(Ocean Law)과 협치에 관한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아세안국가의 외교관과 학자들이 많이 참가하였으며 11월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었다. 하이난의 하이커우(海口)에서 싼야(三亞)로 이동하여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 심해과학·공정연구소(Institute of Deep-sea Science and Engineering)를 방문할 기회도 있었다. 이 연구소는 다른 유관 기관과 협력하여 심해과기성에 과기혁신 2030-중대프로젝트 심해정거장 운영 유지보수와 보장기지, 하이난 심해 원양 과학연구 시험 및 종합보장기지, 단지 내 기반시설과 수심 1만 미터의 유인잠수선 과학연구 부두를 위해 전면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심해과학·공정연구소를 직접 방문하여 중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