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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강연서 조선시대 시조로 심정 밝혀…“김우남·김태환, 목표 이뤄”

 

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이 “앞으로 어떤 타이어를 갈아 끼울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명예 퇴임 후 목표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심정을 조선시대 시조로 대신했다.

 

고충석 전 총장이 28일 오후 3시 제주대 사회과학대학 중강당에서 고충석 전 총장의 ‘나의 행정학 그리고 제주의 미래’를 주제로 고별강연 및 퇴임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고 전 총장의 아내인 강문정 한라대 간호학과 교수를 비롯해 김우남 국회의원, 김태석 도의원, 허향진 제주대 총장, 고추월 월자포장 대표, 김세민 우도면민회장, 양윤석 연세대 동문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성준 행정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고 전 총장의 지금까지의 삶을 담은 영상 상영, 양영철 교수(준비위원장)의 송별사, 퇴임 기념 논문집 전달, 김우남 국회의원의 축사, 고별강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고 전 총장은 고별강연에서 “고충석의 이론이라고 내세울 만한 행정학은 없다”면서도 자신의 행정학에 대해 설파했다.

 

그는 “행정의 역사는 인류의 공동체와 시작돼 왔다. 행정학은 조직화된 협동체계 연구하는 것이다. 협동을 잘 하려면 사람을 뽑아 적제적소에 배치하고 예산을 조달받아 어디에 잘 쓸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어떤 부서를 만들고 공동의 목적 달성하기 위해 정책수단 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학생들로부터 ‘공직은 왜 보람이 있는가’라는 질문 자주 듣는다”면서 “공무원으로 들어가 법조항 잘 만들고, 정책 잘 세워야 한다. 법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수혜 범위가 크게 된다. 행복을 증진시켜 준다. 이런 면에서 공직은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수에는 3가지(선수·코치·행정) 유형이 있다. 선수는 연구, 코치는 교육, 행정은 보직”이라며 “저는 선수와 코치는 제대로 못했다. 그러나 행정에서 정체성 찾아야겠다고 해서 학장을 시작했다. 내가 행정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끝날 때 총장까지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학장이나 총장을 할 때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학교수로서, 행정교수로서 선수나 코치는 내가 볼 때 모자라고, 행정으로서는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데 위안을 해 본다”고 대학 재임 시절을 회고했다.

 

그는 다시 행정학에 대해 “행정학은 융합적 학문이다. 본디 자기 이론이 없다. 행정학자 드왈드는 ‘행정학은 정체성이 없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의학과 비슷한 것’이라고 했다”며 “행정학은 경제·정치·법학·재정학을 전부 다 가르친다. 다른 학문도 융합모델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강조했다.

 

 

고 전 총장은 이어 학생들에게 목표를 가지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만 시간의 법칙을 거론하며 “후천적(노력)으로도 중요하다. 김연아는 한 번 비상을 위해 1000번 점프를 한다. 아브라함 링컨, 처칠도 5분 연설을 위해 3시간씩 연습한다”며 김우남 의원에게 “더욱 열심히 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는 또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인생의 비극은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도달할 목표가 없는 것이다. 꿈을 갖지 않은 것은 불행하다. 새로운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불행하다. 실패는 죄가 아니다. 목표가 없는 것이 죄악이다’는 말을 인용한 뒤 “김우남 의원을 보라. 도의원에서 두 번 떨어졌다. 누구나 그가 이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김태환 전 지사도 불굴의 의지로 그 자리(도지사)까지 갔다. 9급에서 그 자리까지 가는 게 쉬운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 전 총장은 강연 말미에 자신의 향후 일정과 심정을 표현했다.

 

그는 “‘학교를 나오면 뭘 할 것이냐’며 궁금한 사람이 많다”면서 “정년은 리타이어(retire)다. 새로운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것이다. 코란도(4륜구동 지프형 차량)에 스노타이어를 갈아 끼워 인생의 전장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적당히 고쳐서 살 것인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주변에 누가 되지 않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조선시대의 시인 황오가 46세에 쓴 유소사(有所思)라는 시가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며 시구를 읊었다.

 

"허둥지둥 달려온 마흔 여섯 세월 / 거친 꿈은 아직 식지 않았는데 / 가을빛은 천리멀리 밀려 오고 / 석양은 하늘에서 내리 비치네 / 강호의 곳곳에는 아들이 있고 / 비바람 속 벗들은 곁을 떠나네 / 남산의 달빛 아래 홀로 섰나니 / 고목가지엔 거미가 줄을 치누나"

 

그는 “황오의 나이 46세에 쓴 시다. 우리 나이로 따지면 내 나이다. 관직을 마치면서 쓴 서글픈 시다. 꿈을 버리지 못한 애절함의 마음이라고 본다”고 심경을 대신했다.

 

고 전 총장은 공직자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강연을 맺었다.

 

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에 공직자는 세 가지 마음이 있다. ‘청심(淸心·청렴한 마음), 찰물(察物·세상 물정을 살핌)’ 그리고 유애(遺愛)가 있다. 유애는 ‘공직을 떠날 때는 사랑을 남기고 떠나라’는 뜻”이라며 “제주대에서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 제주대가 해준 여러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다. 사랑을 남기고 떠난다”고 말하며 마지막 강연을 마쳤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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