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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리 주민들, 재선충병 피해 소나무 고사 지내 제거키로

 

수백 년을 사계리 마을주민과 함께 하면서 마을을 지켜오던 산방굴사 앞 소나무가 마을주민들과 이별한다. 그러나 영원히 이별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주민들은 최근 마을회의를 열고 24일 오전 10시에 산방산 내 산방굴사 앞 소나무와 고별 의식을 치른다. 이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려 죽어 제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고별 의식은 산방사 주지 벽공 스님 주관으로  불교의식으로 치러진다. 주민들은 택일을 거쳐 이날을 선택했다.

 

수령 500~600년으로 추정되는 이 소나무는 이날 바로 제거되지는 않는다. 이날 고사만 치른 뒤 작업하기 좋은 날을 택해 베어낼 예정이다.

 

그러나 이 소나무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산방굴사 전설 속의 여인 ‘산방덕’으로 다시 태어난다.

 

주민들은 베어낸 소나무를 조각전문가인 제주대 미술학과 이승수 교수에게 위탁해 ‘산방덕’ 조각상을 만들어 베어낸 자리 인근에 세울 예정이다.

 

사계리 지역에는 ‘산방덕’이라는 여인이 고을 사또의 횡포로 남편과 헤어지면서 산방굴로 몸을 피한 뒤 남편에 대한 그리움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바위로 변했고, 산방굴사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산방덕의 눈물이라는 전설이 전해져온다.

 

이 소나무는 산방굴사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바로 앞에 서 있다. 영주십경 중 산방굴사에 등장하는 나무로 유명하다. 특히 조선시대 숙종 28년(1702년) 때 이형상 제주목사가 제주도를 순회하며 화공 김남길에게 그리도록 한 탐라순력도의 그림 가운데 ‘산방배작’이라는 작품에 등장할 정도로 역사가 깊다.

 

이 소나무는 그러나  제주를 휩쓸고 있는 재선충병을 피하지 못해 8월부터 시름시름 앓아오다 최근 완전히 고사했다.

 

송종필(52) 사계리장은 “이 소나무는 영주십경에도 등장해 산방산의 상징처럼 여겨진 나무”라며 “특히 600여년을 사계리와 함께 해 와 주민들에게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신성시하는 소나무다. 때문에 마을주민들은 그냥 베어내는 것보다 의식을 치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고사를 지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나무가 서 있던 자리에는 대체목도 심어진다. 마을주민들은 소나무가 아닌 녹나무를 심기로 했다. 다시는 재선충병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수종을 선택한 것이다.

 

녹나무는 수령 5년 미만으로 심기로 했다. 나무가 있던 자리는 흙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작은 나무로 선택한 것이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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