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양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양배추의 수출 물량을 확대하는 등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농가들은 립 서비스에 불과한 것이라며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렇다고 해서 제주도는 시장 격리할 사항이 아니라며 다음 달 이후 시장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낙관했다.
농가들에 따르면 최근 양배추를 타 시도 도매시장에 올려 보내고 있지만 트럭에서 하차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대기 물량만 양배추 500~600개 들이 컨테이너 약 350개가량. 차량으로는 70~90대가 가락시장과 대전, 안산 등 농산물 시장에 대기하고 있다.
운송업자들이 대기료를 요구하자 농민들은 양배추로 가져가라고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농산물 도매시장에서는 양배추를 보내지 말라고 농가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컨테이너 1개를 작업하면 90만 원 정도가 떨어지지만 운송비, 인건비,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15만원이 고작이다. 양배추 1개당 300원이 남는 것이다. 이것도 상품의 경우다. 중품이나 하품은 작업의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양배추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과잉생산에 소비부진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양배추 재배면적은 1799ha. 약 11만6900톤가량이 생산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2012년과 비교할 때 면적으로는 7%(1685ha), 생산량은 9%(10만6000톤) 늘어난 것이다.
제주지역만이 아닌 전남 등 다른 지방에서도 태풍이 없어 생산량이 늘어난 것도 요인이다. 게다가 AI(조류인플루엔자)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농민들이나 행정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를 인식하는 부분에서는 농민단체와 행정이 다르다.
제주 양배추 농가협의회는 2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에 양배추 처리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양배추 시세가 생산비를 절반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데도 제주도와 농협들은 강 건너 불구경을 하듯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이런 상황은 예견됐고 도는 단계별 유통대책을 수립, 가격이 경영비 이하로 하락할 경우 시장격리 방안을 추진한다고 언론을 통해 발표했었다”며 “제주도와 농협은 유통상황실을 설치해 가격안정으로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했음에도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도가 수출물량 확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에 대해 “지난해 12월부터 애월농협이 수출하는데 3개월 동안 2000톤을 수출했다. 나머지 수출 물량 8000톤을 언제 다 수출하느냐”며 수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특히 “무에 대해서는 시장격리를 해주고 있고 전남은 전남도가 나서서 양배추 농가 살리기를 하고 있는데 제주도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3~4개월 전에 도지사가 농민과 한 시장격리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만약 도가 나서지 않을 경우 “대형트럭과 컨테이너로 도청을 봉쇄하던지 양배추를 도청 앞에 쌓아 둘 것”이라며 실력행사도 벼르고 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중순까지는 도가 나서서 수매를 해 시장격리를 시켜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는 아직은 시장격리에 나서기는 이르다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양배추 재배면적의 80% 이상은 이미 포전거래가 끝났다. 사실상 농가가 갖고 있는 생산물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가격도 2012년산에 비해 20% 떨어지면서 손익분기점 단가도 떨어졌지만 시장 격리할 상황까지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출물량을 확대하는 것으로 계획해 포장자재비의 일부를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며 “지금은 타 지역 출하시기와 맞물려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2월 이후에는 가격 안정세가 전망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격리에 대해 “양배추는 정부지원 대상이 아니다. 지자체 예산으로는 힘이 부칠 것”이라며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