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제67주기 제주4·3국가추념일인 3일 열린 추념식 현장에서다.
‘공동체적 관용 정신’, ‘국민통합과 세계평화의 가치 구현’, ‘미래세대 교훈 전승’이다.
원 지사는 이날 4.3희생자 추념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제주4·3은 국가 기념일 지정으로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을 맞았다”며 “이제 4·3 국가기념일 지정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더욱 확대하고 미래세대에 올곧게 계승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올해로 우리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한다. 3년 후 맞이하게 될 4·3 70주년은 어둠의 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4·3문제 해결의 3대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첫번째로 ‘공동체적 관용 정신’을 꼽고 “제주도민은 4·3을 둘러싼 이념 대립, 피해자와 가해자 간 갈등을 공동체 정신으로 감싸고 보듬어왔다”면서 “이제 그 슬기로운 지혜와 경험을 미래 발전의 원동력으로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도는 이를 위해 국가 기념일 지정의 후속조치로 매년 4월3일을 전후해 ‘제주특별자치도 4·3 추념기간’을 공식적으로 지정·운영, 도민 공동체의 추모·관용·화합 분위기를 확산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내세운 두 번째 원칙은 ‘국민통합과 세계평화의 가치 구현’이다.
원 지사는 “제주 공동체의 4·3치유 정신을 보편적 가치로 승화시켜 국민통합과 세계평화의 모델로 만들어 갈 것”과 “4·3유적과 기록유산의 국가 및 국제적 공인을 위해 노력함은 물론 올해 시작된 4·3평화상을 세계적인 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확약했다.
‘미래세대 교훈 전승’의 원칙도 내놨다.
원 지사는 “4·3은 어두웠던 현대사의 비극이지만 미래세대들에게는 역사의 교훈이자 평화의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며 “올해부터 '4·3 평화인권교육‘이 도내 초·중·고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되는 만큼 우리 아이들이 민족통일과 동북아 평화를 주도하는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3대 원칙 아래 희생자와 유족의 의료 및 생활지원비, 화해와 상생의 4·3문화 육성, 4·3평화재단 운영 등과 관련해 국가 기념일에 걸맞은 지원체계가 갖춰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속적인 추가진상조사와 미신고 희생자 및 유족 파악을 위한 노력, 4·3평화재단에 연구조직 신설 지원, 희생자 상설신고 시스템 법제화 등에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지사는 추념사 인사말 말미에 “4·3을 기억하는 것은 아픈 역사와 마주하는 일이지만 우리는 함께 손을 맞잡고 서로를 어루만지며 그 아픔을 국민통합의 마중물로, 통일시대를 여는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고 있다”고 위로의 말ㅇ르 건넸다.
원 지사는 특히 지난해 4·3 희생자 유족회와 제주경우회의 화해 사례를 들며 “이처럼 하나가 되기 위한 실천적 노력은 국민대통합 시대를 여는 이념 갈등 극복의 모범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면서 “4·3 해결의 전 과정에는 갈등과 분열을 용서와 화해로 녹여온 공동체적 관용의 정신이 강물처럼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 지사는 “흐르는 강물은 되돌릴 수 없다. 이 물결이 마침내 국민통합과 세계평화의 대양으로 끊임없이 흘러갈 수 있도록 맞잡은 손을 더욱 굳게 잡자”며 4·3 영령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