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당시 토벌대의 강경진압을 지시, 다수의 양민 희생을 낳았던 고(故) 박진경 대령(1918~1948)이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10일 성명을 내 "국가보훈부가 그를 무공수훈자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유공자로 인정한 것은 수많은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을 부정하는 행위"라며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를 촉구했다. 위원회는 "가해 책임이 있는 인물을 국가유공자로 추앙하는 것은 희생자와 유족 명예를 다시 한번 짓밟는 행위"라며 "지금이라도 국가유공자 인정을 취소하고, 역사의 단죄 대상이 국가유공자가 다시는 될 수 없도록 관련 제규정 정비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제주시갑) 의원도 SNS를 통해 "'제주도민 30만을 모두 희생시켜도 무방하다'는 발언을 했던 인물에게 '애국정신의 귀감'이라는 표현이 담긴 증서가 수여된 것은 4·3 희생자와 유족, 도민 아픔을 외면하는 처사"라며 유감을 표했다. 문 의원은 "국가유공자 제도가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거나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잘못된 유공자 지정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민주
한국외국어대 제13대 총장에 제주 출신 강기훈 통계학과 교수가 선출됐다. 학교법인 동원육영회(이사장 김종철)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강기훈 교수를 한국외국어대학교 제13대 총장으로 선임했다. 그의 총장 임명은 7대 안병만 총장 이후 비(非)한국외대-서울대 출신으로선 처음이다. 자연계 전공이자 글로벌캠퍼스 교직자로서도 첫 사례다. 3차에 걸친 총장 선거에서 강 교수는 투표반영비율 적용 득표율 71.3%를 기록,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임기는 2026년 3월 1일부터 4년이다. 강 총장은 주요공약으로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AI캠퍼스 조성 ▶글로벌 싱크탱크 설립 ▶QS 종합 대학평가 10위 진입 ▶재정 규모 3000억+ 달성 등을 내세웠다. 1966년 제주시 한림읍에서 태어난 강 총장은 제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에서 학·석사, 같은 대학 통계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외대 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산학연계부총장, 사업본부장, 행정지원처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현재 (사)한국통계학회 회장, 기획재정부 국가통계위원회 위원이다. 옥조근정훈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보훈병원이 없는 제주에 '준보훈병원'이 등장하게 됐다. 9일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을)실에 따르면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훈병원 부재 지역에 ‘준보훈병원’ 도입을 가능하게 하는 법률 개정안 8건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일괄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강원도 등 보훈병원이 없는 지역도 보훈병원과 동일한 수준의 보훈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현재는 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 대구, 인천 등 6개 댇도시에만 보훈병원이 있다. 제주와 강원도는 구조적으로 보훈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가보훈부는 위탁병원을 지정해 왔으나, 일부 대상자만 이용할 수 있고 비급여 항목 등의 의료비 지원이 제한되는 등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의원은 2024년 총선 공약으로 신뢰도 높은 지방의료원 및 국립대병원을 활용해 보훈병원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준보훈병원’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본회의에서 관련 8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제도적 근거가 확립됐다. 준보훈병원이 지정되면 국비 및 감면 대상자 모두 보훈병원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 지원 범위 역시 급여 및 약제비 전액 또는 감
제주 출신 현근택 변호사(54.사법연수원 33기)가 경기도 수원시 제2부시장직을 사직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용인시장 자리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 변호사는 8일 지인 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원시민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언제 어디에 있거나 여러분과 함게 한 시간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말을 남겼다. 5일자로 사직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난해 10월14일 현 변호사에게 제2부시장 임용장을 수여했다. 임기 2년으로 도시정책실, 환경국, 도시개발국, 문화체육청년국, 시민협력국 등을 관장하는 역할이었다. 정가에선 그의 사직을 두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용인시장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초 제주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용인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용인시는 국민의힘 정찬민 시장의 뇌물수수 유죄판결로 낙마, 더불어민주당 백군기 시장이 등판한 곳이다. 백 시장의 2022년 재선 도전은 다시 중앙일보 정치부장 출신 이상일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밀려 물거품이 됐다. 현 변호사도 더불어민주당 입당 후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 용인시장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K-Hydrogen 2030 JEJU: 디지털 거버넌스와 AI 최적화를 통한 제주형 탄소중립 자립섬 구현 전략’ 세미나가 4일 메종 글래드 제주 제이드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국내 수소·탄소중립 분야 전문가와 도내·외 기업 및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제주대 RISE 센터와 2025 제주 RISE R&D 사업 ‘AI 기반 그린수소 전주기 혁신 플랫폼 구축’에 참여하는 교수진과 참여기업이 주관해 마련됐다. AI·디지털 기반 거버넌스를 통해 정책–시장–기술을 연계하고 제주형 탄소중립 자립섬 실현 전략을 구체화하는 게 목적이다. 또한 최신 기술·정책 동향을 공유하고 실증 및 상용화 로드맵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세미나는 제주대 RISE사업단의 후원으로 ㈜젯트, ㈜성진에스이, ㈜이투지, ㈜브이피피랩이 공동 주최했다. 제주도의회 양경호 의원과 제주대 강철웅 산학협력단장의 축사로 시작됐다. 주제발표에서는 그린펄스(주) 하태상 대표가 ‘AI시대, 그리드 테크가 여는 기후혁신’을,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박상호 센터장이 ‘탄소중립에 대한 이해’를 발표했다. 이어 한국화학연구원 김영훈 박사가 ‘탄소중립을 위한 지속가능형 화이트 바이오 소재기술’을, 한국외국
제주 한라산국립공원 내 관음사 야영장 현대화사업이 마무리돼 내년 1월 1일 정식 개장한다. 3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관음사 야영장은 텐트 설치대 38면, 취사장, 샤워장, 잔디광장(9천900㎡), 어린이 숲놀이터(508㎡) 등을 갖췄다. 모든 텐트 설치 데크에서 전기를 쓸 수 있고, 샤워장에서는 온수로 샤워를 할 수 있다. 넓은 잔디광장과 어린이 숲놀이터도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 등이 한라산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하는 '힐링 캠핑'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다음달 중 온라인 예약시스템도 도입될 예정이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민주당 제주도의원들은 3일 오전 9시30분 제주도의회 앞에서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와 함께 국정 정상화와 민주주의 회복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2·3 불법 계엄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고 책임을 바로 세우는 것은 국정 정상화의 출발점"이라며 "내란적 시도가 남긴 왜곡과 혼란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은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12.3 불법 계엄은 우리나라의 정통성과 국민주권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며 “불법계엄을 기도한 세력은 책임있는 반성이나 사과를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힘도 책임에도 벗어날 수 없다. 불법 계엄의 진실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외면했고, 일부는 제주4.3을 왜곡한 계엄 문건에 대해 침묵하거나 사실상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국가폭력의 비극을 기억하는 도민의 역사와 명예를 짓밟는 행위이며, 제주 정치의 품격을 무너뜨린 퇴행이다. 도민은 이런 행태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도의원들은 "우리는 그 책임을 마지막까지 완결하겠다"며 "아울러 도민 삶을 지키기 위해 민생 회복과 지역경제 안정, 사회적 약자 보호, 미래산업 육성 등 제주
제주출신 2명의 인사가 LG가(家)에서 사장과 부사장급으로 영전됐다. LG화학 김동춘 사장과 LG 장건 법무·준법지원팀장이다. LG화학은 27일 김동춘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걸 골자로 한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신학철 부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7년 만에 용퇴하게 됐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에 따라 실적 악화의 책임도 뒤따랐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52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적자 전환 할 정도로 불황에 시달렸다. LG화학이 이번에 김동춘 사장을 CEO로 선임한 것은 이같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제주사대부고를 나온 김동춘 사장은 1968년생으로 한양대에서 공업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1996년 LG화학에 입사한 이후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등 첨단소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2022년 12월 전자소재사업부장에 부임해 OLED소재, 반도체소재, e-모빌리티(Mobility) 소재 사업의 고객 파트너십 강화와 성과 창출에 기여해 왔다. 전자소재 사업에 대한 전문성과
'쳔년의 섬'으로 불리는 비양도와 '걷기열풍의 선두' 제주올레가 '쌍끌이 쾌거'를 일궜다. '2025 한국관광의 별' 10선에 나란히 선정됐다. 여기에 제주의 풍광과 문화를 다룬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임상춘 작가도 한국관광 홍보 명예 공헌 인물로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27일 오후 서울신라호텔에서 ‘2025년 한국관광의 별' 시상식을 열었다. 올해 수상은 관광지, 관광콘텐츠, 관광발전 기여자 등 3개 분야로 구분해 이뤄졌다. 모두 10곳이 선정됐다. 제주는 관광지 분야 친환경 관광지 부문에서 제주 비양도가, 관광발전 기여자 분야의 관광산업발전 기여자 부문에서 제주올레가 각각 뽑혔다. 친환경 관광지 부문에 선정된 비양도는 제주시 한림항에서 배로 15분 거리의 작은 섬이다. ‘작은 제주’로 불릴 만큼 제주 고유의 자연과 문화를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기암절벽, 초지, 숲이 보존돼 자연경관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고려 목종 시절 분화해 형성됐다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을 토대로 '천년의 섬'으로 불린다. 비양도는 폐기물 최소화 정책, 친환경 여행 캠페인, 주민·관광객의 도보와 자전거 활용 등 지속 가능한 생태관광 모델을 실천
"언론인은 투표참관인이 될 수 없다"? 제주시선관위가 언론인의 투표참관인 참여를 놓고 위법성을 제기,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법조항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반론은 물론 해당 법조항마저도 임의해석이 가능하고, 다른 법령과 충돌하는 등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 추천을 받아 투표참관인으로 이번 대선에서 공정선거 감시에 나섰던 <제이누리> 소속 기자에게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경고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해당 조항은 본래 입후보 제한을 위한 규정일 뿐 참관인 자격과는 무관하다는 반론이 잇따르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기존 중앙선관위의 해석, 그리고 관련 판례들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이번 경고는 제도적 혼선과 행정 책임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 기자의 참관인 논란 … 경고의 출발은 어디서? = 문제의 발단은 지난 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제이누리> 소속 기자는 정당의 추천을 받아 제주지역 투표소에서 참관인으로 활동했다. 투표 진행 전 해당 기자는 중앙선관위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정당 참관인을 할 때 직업 제한이 있나"라는 질의를 했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직업
이재명 정부 첫 검찰 인사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법무·검찰 고위간부 퇴진행렬에 제주 출신 양석조(52) 서울동부지검장도 합류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에 이어 대대적인 검찰 개혁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특수통 검사를 비롯한 고위 검사들의 이탈 행렬이다. 심우정(사법연수원 26기) 검찰총장은 1일 사의를 밝혔다. 고검장급인 이진동 대검 차장검사(28기)와 검사장급인 변필건 기획조정실장(30기)은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신응석 남부지검장(28기)과 양석조 동부지검장(29기)도 사의를 밝히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렸다. 이진수 신임 법무부 차관은 전날 취임 후 일부 고등검사장(고검장), 지방검사장(지검장)들에게 전보 조처를 예고하는 전화를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통인 양석조 동부지검장은 검찰 내부망에 "어려운 시기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뿐"이라는 사직의 글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반부패부(중수부 후신) 선임연구관, 서울남부지검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지냈다. 양 검사장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해 "형사사법에 종사한 공직자의 최소한의 도리로서 짧게나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수사 없는 기
그는 사실 ‘여전사’다. 지금껏 그렇게 거침없이 살았다. 노회한 정객(政客)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대다수건만 그는 그렇지 않다. 국제사회에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는 ‘세계평화의 전도사’로 아시아와 세계를 누비고 있다. “내 삶에서 피로와 피곤, 그리고 불가능이란 단어는 없다”고 외친다. 줄곧 불가능의 영역이라고 여기던 이들에게 보란 듯 도전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대만 첫 여성부총통을 두 번이나 지낸 뤼슈렌(呂秀蓮·80). 여든의 나이에도 그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다. ‘평화’를 추구하는 그의 이상이 입으로 터져나올 땐 그저 달변이다. “세계평화의 섬 제주가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감동이었습니다.” 그가 제주도청을 잠시 들러 본 로비라운지 현판은 그렇게 그에게 다가왔다. 뤼슈렌 전 부총통은 여성으로서, 또 민진당 출신으로서 처음으로 대만 10·11대 부총통을 지냈다. 국민당 계엄 통치 시절인 1979년 ‘메이리다오’(美麗島) 사건으로 5년을 복역했고, 천수이벤 총통 시절엔 부총통으로 대선유세를 함께 치르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기도 했다. 구사일생을 거듭하며 대만 민주화와 여성운동, 대만독립운동의 기수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퇴임 후에도 그는 ‘민주태평양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