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제로'라는 말을 들으면 언뜻 드는 생각이 '플라스틱을 아예 없애겠다는 것인가?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말도 안되는 소리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맞는 말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을 없애고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럴러면 정말 플라스틱이 발명되기 전인 1800년대의 삶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지난 2월 24일 ‘플라스틱 제로 섬 제주 범도민 추진위원회’가 출범되었다. 이날 출범식에서도 거론되었지만 ‘플라스틱 제로’의 의미는 우리가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도정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바람과 물을 따라 흘러가면서 최종적으로 해양에서 부유하게 되고, 결국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회용컵을 예로 들면, 아무렇게나 길거리에 두고 떠난 컵들은 사람들 발에 치이면서 부서지고 깨져서 작은 조각이 되고, 바람에 굴러다니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변모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나 다회용컵 사용 운동 등이 환경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재활용산업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활용 산업이 활기차게 돌아가게 된다면, 배출되는 플라스틱은 자원으로써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고, 일정부분 비용을 지불해서라고 원료를 구입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방치되는 일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알루미늄 캔과 같은 재활용품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알루미늄 캔은 다른 재활용품에 비해 거래가격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가정에서 배출되면 거의 전량이 재활용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플라스틱 제로 섬으로 가기 위해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게 최선이다. 어른이나 아이할 것 없이 누구나 아는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어렵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이다.
‘2040 플라스틱 제로 섬 제주’ 범도민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그날 모인 500여명이 다 같이 ‘내 주변 작은 일부터 실천에 옮기자’라는 부분에 공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그 500명 뿐만 아니라 70만 도민과 70억 세계 인구가 나의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고 지구를 구하는 여정을 향해 한걸음씩만 발걸음을 옮겨주길 기대하고 소망해 본다. /제주도 생활환경과 이희남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