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포획돼 돌고래쇼를 하다 12년 전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간 암컷 남방큰돌고래 '춘삼이'가 또 새끼 돌고래를 출산한 것으로 보인다.
다큐제주와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는 2013년 7월 18일 자연으로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춘삼이가 지난 10월께 세번째 새끼 돌고래를 출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1일 밝혔다.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은 지난달 12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춘삼이와 함께 유영하는 배냇주름이 선명한 새끼 돌고래를 발견하고 정확한 검증을 위해 집중 추적활동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달 26일 제주시 도두동, 28일 구좌읍 김녕리, 29일에는 다시 구좌읍 종달리 해상에서 나흘간 26차례에 걸쳐 춘삼이와 새끼 돌고래가 함께 '어미-새끼 유영자세'(mother-calf position)로 헤엄쳐 다니는 모습을 목격했다.
배냇주름은 새끼가 어미 배 속에 쭈그린 채 성장하며 생긴 줄무늬 형태의 자국이 출산 이후에도 일정 시간 동안 남아 잇는 무늬 형태를 말한다. 배냇주름을 통해 새끼 돌고래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다큐제주와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는 "간혹 새끼 돌고래들이 어미가 아닌 다른 성체 돌고래 옆에 따라붙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한다"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수일간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계속해서 결과로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춘삼이는 2009년 6월 23일 제주시 외도2동 앞바다에서 어민이 쳐놓은 정치망에 걸려 제주의 한 공연업체에 단돈 1000만원에 팔렸다. 이후 줄곧 제주에서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됐다.
돌고래 불법포획 사실이 해경에 적발되고 돌고래 업체가 기소돼 대법원에 의해 최종 몰수판결을 받으면서 2013년 7월 18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방류됐다.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제돌이'와 함께다.
춘삼이는 2009년 포획 당시 나이 9살에 사육지 생활 4년을 거쳐 13살에 자연으로 방류돼 올해 25살이 된다.
방류 이후 2016년과 2023년 언론을 통해 춘삼이의 출산 소식이 알려진 적이 있다. 이번 사례까지 포함하면 춘삼이는 자연으로 돌아간 뒤 12년 동안 총 3차례의 출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남방큰돌고래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주 해역에만 발견되는 국제보호종이다. 판매를 목적으로 한 불법포획과 물고기를 잡으려고 쳐놓은 그물에 갇혀 죽는 등으로 한때 개체 수가 105마리까지 줄어들었으나 현재 110여 마리가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