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에 있는 나무 1만5000여그루의 정밀 좌표를 담은 표준 관측망이 완성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5개 사면에 고도 100m 간격으로 40개 정밀조사구를 설치하고 '한라산 방위·고도별 수목 분포조사 보고서(증보판)'를 전자책으로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보고서에는 한라산 방위·고도별로 분포하는 수목 87종 1만5756그루의 정밀 위치 좌표와 흉고직경(胸高直徑·가슴높이 지름) 자료가 수록됐다.
앞서 지난해 발간된 보고서는 5개 탐방코스를 따라 100m 고도별로 구축한 32개 조사구 현황을 담았다. 이번 증보판에서는 조사구를 40개로 늘려 한라산 고도 700∼1400m 구간을 연속 관측할 수 있는 체계가 완성됐다.
이를 통해 같은 조사구, 같은 나무를 장기 관찰하며 수종 교체와 고사 확산, 재생 양상 등을 정밀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실제 2020∼2024년 재조사 결과 조사구별 고사목 증가 양상과 수종별 흉고직경 변화가 확인됐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를 바탕으로 고도·방위별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구간과 수종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어서 앞으로 한라산 관리 우선순위와 보전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자료는 앞으로 위성·드론·라이다(LiDAR) 데이터와 결합해 인공지능(AI) 학습용 표준자료로 활용된다. 한라산 전역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험 예측을 고도화하며, 산림자원량·탄소흡수량 등을 산출하는 데도 쓰일 전망이다.
조사 결과는 전자책과 지리정보시스템(GIS) 원자료 형태로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자료공유 사이트(https://www.jeju.go.kr/unescojeju/inform/halla/report.htm)에서 공개된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한라산 생태계 변화를 장기 추적할 과학적 토대가 마련됐다"며 "세대를 잇는 종단 관측으로 미래 식생대 이동과 생물다양성 변화를 예측·검증하는 공공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