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다(石多)의 고향 돌이 많다는 것의 평가도 시대에 따라 담론이 달라진다. 과거에는 제주가 석다(石多)의 변방이자 척박(瘠薄)함의 대명사로써 고작 말이나 키우는 황무지 목장으로 인식됐다면, 오늘날은 문화경관으로써 제주도의 독특한 특성을 보여주는 자연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돌은 자연에서 나와 사람의 손을 거쳐서 구멍이 송송한 돌담이 된다. 오로지 제주에 현무암 재료가 많다는 이유로 대표적인 토산재(土産材)가 된 것이다. 그러나 흔하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양적(量的)인 것이 질적(質的)인 것을 새롭게 구현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세상 만물은 그 무엇이라도 각각의 효용성과 오로지 그것만이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이 있다. 돌은 이 두 가지 양면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돌은 섬땅을 거칠게 만든 원인도 되겠지만 반대로 섬의 모진 바람을 막아주는 매우 요긴한 결과도 있었다. 그러기에 돌을 모두 나쁘다고 하는 것도 틀렸고, 모두 좋기만 하다고 해도 꼭 들어맞진 않는다. 사물에는 그것만의 속성이 있고, 또 상황에 따라 그 사물의 상태가 달라지기도 하며, 대응하는 방법에 따라 효용성도 다르게 나타난다. 돌의 물리적 속성이 갖는 특성에서는, 밭농사를
오는 28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본향당에서 도 무형문화재인 송당리마을제 마불림제가 열린다. 제주도의 원조 당굿인 송당리마을제는 본향당신(本鄕堂神)이 제주 368개 마을 당신(堂神)의 시조로, 당굿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어 1986년 4월 10일 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가축의 증식과 농업의 풍요를 기원하는 마불림제는 음력 7월 13일인 8월 28일 오전 8시 송당본향당에서 열린다. 마불림제 하루 전인 27일부터 28일까지 나만의 제주신화 부채 만들기, 어린이 대상 OX퀴즈 이벤트, 천연 제습제 만들기 등 송당리마을제와 제주신화를 소재로 한 체험행사 등이 풍성하게 마련된다. 김희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마불림제는 목축의 풍요와 함께 장마가 끝나고 마(곰팡이)를 불려 말리고 정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무형문화재의 보전 가치를 되새기면서 폭우와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도민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꿈 - 터칸 에르거(Türkan Ergör) 바다 머릿결을 풀어헤치지 물결 따라 끝까지 머릿결은 이리저리 움직이지 그 소리는 파도 소리로 들릴거야 그리고 그 머릿결은 수많은 이야기를 하지 그것은 꿈 같아 그러나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실 바다의 존재. DREAM (By Türkan Ergör) Sea It would distribute its hairs To the end of its waves Its hairs would come and go Its sounds would be heard Of its waves And Of its hairs It would tell a lot It was like a dream But The only truth that did not change The presence of the sea ◆ 터칸 에르거(Türkan Ergör) = 사회학자, 철학자, 작가, 시인,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1975년 3월 19일 터키 천안칼레(Çanakkale)에서 태어났으며, 터키 이즈미르(İzmir) 출신이다. 아버지의 이름은 사이트 할림 에르거(Sait Halim Ergör)이다. 아나톨리아 대학교에서 사회학, 철학,
세계 섬 지역의 매력적인 영화를 발굴해 교류하는 2023 제주영화제가 오는 27일 개막한다. 영화제 개막식은 오는 27일 오후 3시 제주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리고, 이어 다음달 24일까지 약 한 달간 제주아트센터, 롯데시네마 제주 연동점 등에서 영화제가 진행된다. 18회째를 맞는 올해 제주영화제는 개·폐막작 상영을 비롯해 다양한 섹션과 부대 행사로 치러진다. 우선 영화제 기간에는 제주의 고유성과 독창성에 주목한 영화와 이를 제작한 영화인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트멍 경쟁' 섹션이 진행된다. 제주영화제 주요 섹션인 '아일랜드 시네마'에서는 세계 섬 영화에 주목, 비전을 제시하는 우수 작품을 소개한다. 한국영화 중 주목할 만한 작품을 초청하는 '한국영화초이스' 섹션도 마련한다. 이외에도 세계 영화 역사에서 의미 있는 영화인들을 소개하는 특별전과 영화 촬영지를 함께 찾아가는 영화길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영화관이 아닌 제주 곳곳의 아름다운 공간을 유랑하며 상영작을 소개하는 유랑극장도 열린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모든 것을 잃었을 때 - 엘레나 포페스쿠(Elena Popescu) 시계는 멈추지 않았지만 시간이 더는 표시되지 않는 것 같았지 타임 다이얼에서, 멈춰서 가만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어. 볼 수는 있었지만 시야가 흐렸지 순수한 창공에 대하여 이름 없는 공간. 삶은 끝나지 않았지만 죽음은 오지 더는 수평선에 어렴풋이 나타나지 않지! 누군가 일어나길 기다리며 언젠가, 어딘가, 망각의 땅에서…. 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이지만 아무것도 의미가 없지만 시간을 초월한 공간에서 길을 잃었을 때, 공간을 초월한 시간에서… When everything is lost The clock did not stop but hours no longer show on Time’s dial, which has come to a standstill, contemplating. Perspective still works, but objects are no longer clear against the pure expanse of unnamed Space. Life has not ended but death no longer looms at the horizon waiting for someone
◆ 민간화가의 인생 도전 팔순(八旬)이면 누구라도 쉬는 것이 통념이나 제주인들은 오몽(움직임)해질때까지 부지런하게 일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향년 88세, 90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림을 열정적으로 그리는 화가로는 최고령의 나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정호 화백이 그 당사자이다. 필자는 3년 전에 화백을 만나고 눈이 번쩍 트인 적이 있었고, 많은 화가들이 제주 예술의 ‘불모지론’에 가려서 자신들의 DNA에 담긴 색채 감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까막눈의 현실을 개탄한 적이 있었다. 하기야 수많은 외세의 침략으로 제주에 남아 있는 유물·유적이 극히 드무니 예술의 불모지라고 할 법도 하다. 그러나 남아있는 제주의 회화 전통에서 보이는 번뜩이는 색채의 아름다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대단하다. 문정호는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을 빼면은 아직까지도 건장한 노년이라는 것을 과시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습니다. 선생님처럼 제주의 돌담을 연구하듯 그 돌담을 그리고 그 밭담 안에서 제주 사람들이 일하는 모습을 그릴 겁니다. 그릴 것이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라는 문정호의 각오를 듣는다. 집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그림을 10시간 이상 그린
부름 - 응우옌 시 빈(Nguyen Sy Binh) 태양에게 무더위를 줄이도록 바라고 비가 덜 심하게 내리도록 바라고 구름이 떠돌지 않도록 바라면 네가 돌아가는 길에 그늘이 생기겠지 여름밤에 바람을 바라고 달콤한 꿈을 꾸라 푸른 바다가 밀려오지 않도록 빌어라 파도에 뱃멀미하지 않도록 오늘 밤 달빛을 부르면 빛은 어둠을 움직인다 너의 발걸음으로 길을 가고 시간은 당신을 다시 데려온다 황홀함을 불러라 사랑으로 사계절을 부르며 시간 속의 사랑을 불러라 작은 사랑이라도 불러라 지난 시간의 기억을 불러 쉼 없는 슬픔을 부르고 잃어버린 사랑을 부르며 이 생애 동안 너를 부르리라 Calling (Author: Nguyen Sy Binh) Calling the sun be less harsh Calling the rain be less heavy Calling the clouds do not drift over Shadow your way back Calling the wind come at summer nights Lull you sweet dreams Calling the blue sea do not surge Waves make you seasick Calling t
해외 언론에 발표된 강병철 박사의 작품들이 영한시집 ‘대나무 숲의 소리’로 출간됐다. 강 박사는 이번 영한시집에서 '불교의 깊은 사상이 녹아 있는 유마경(維摩經)의 가르침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나무 숲의 소리' 영한시집에는 저명한 해외문인과 예술가 등 7인의 추천사가 포함돼 있다. 이 중 타이완 리쿠이셴 시인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세 번이나 추천된 타이완의 대표적인 시인 중 한 명이다. 강 박사는 1993년 제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16년 『시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는 2012년 제주대에서 국제정치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 대표이사,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실장 및 연구이사,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 특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주통일교육센터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강 박사는 이어도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이어도로 간 어머니’로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1회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주관
제주 여름을 금빛 선율로 물들일 제28회 제주국제관악제 여름시즌이 다음달 7일 개막한다.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회는 다음달 7∼15일 제주문예회관, 제주아트센터, 서귀포예술의전당, 제주해변공연장 등에서 제주국제관악제 여름시즌을 연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기간 열리는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트럼펫, 호른, 테너 트롬본, 금관5중주 등 4개 부문에서 이뤄진다. 1, 2차 예선은 제주아트센터, 제주학생문화원, 아라뮤즈홀 등에서 진행된다. 금관5중주 결선은 제주문예회관, 제주도립교향악단 협연으로 이뤄지는 3개 부문 결선과 입상자음악회는 제주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올해 참가 단체는 관악제와 콩쿠르에 14개국 79개 팀, 모두 4200여 명에 이르러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에서 7개국 254명이 제주국제관악콩쿠르에 지원했고 제주출신은 트럼펫과 호른 부문에 8명이다. 제주국제관악제의 첫 공연은 'U-13 Band Contest'로 다음달 7일 제주문예회관에서 펼쳐진다. 개막공연은 다음달 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열린다. 개막공연은 제주국제관악제 예술감독 옌스 린더만이 이끄는 빅 밴드와 피아니스트 박종화의 협연을 시작으로 플루티스트 김유빈, 크로스오버 보컬그룹 라
노인성의 이름은 수성(壽星)인데 수성노인, 남극노인, 남극노인성, 남극선옹(南極仙翁)이라고도 한다. 수성노인을 그린 그림을 일러 수성도(壽星圖), 수노도(壽老圖), 수노인도(壽老人圖), 노인성도(老人星圖), 남극성도(南極星圖, 남극노인도(南極老人圖) 등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도교의 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선과 연꽃으로 대표되는 선불(仙佛)사상의 세계관으로 그려진 삼국시대의 고분벽화가 중요하다. 고분벽화들에는 용이나 학을 탄 신인(神人), 별신, 달신, 해신, 대장장이 신, 각종 동물들, 하늘을 나르는 여신, 옥녀(선녀)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한국 도교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도교의 벽화라고 할 수 있다. 수노인도 도교적인 장수신앙의 종교화이면서 장르로는 회화이고, 그림의 성격으로는 인물화이면서 초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초상화지만 실재 모델의 얼굴을 보고 그린 것이 아니라 별을 생각하면서 상상으로 그린 얼굴인 것이다. 그림의 비탕 재료는 종이, 천, 나무판, 회벽이고 물감은 진채(眞彩)와 수묵이다. 대체로 수성노인도(壽星老人圖)가 백발에 수염이 길고 구부러진 지팡이를 짚고 있는 패턴으로 보아, 노자, 신선, 산신을 연상해서 복합적인 형상이 만들어졌으며
너는 집중해서 나를 알아가지! - 에벨리나 마리아 부가이스카-자보르카(Ewelina Maria Bugajska-Javorka) 나는 너를 마음속에 담아둘 수 있도록 배웠어, 시 한 편을 외워가듯이 말이야, 네가 보여주는 표정들을 이해하고, 나는 네가 말하지 못한 말들까지 들을 수 있어, 그리고 그것들을 소네트로 바꿔, 네가 행간(行間)에서 나를 읽을 수 있도록 말야, 너는 집중해서 나를 하나둘 알아가고, 페이지마다 나를 발견하지만, 마침내 마지막까지 다다르면, 너는 이해하기 시작해, 나를 다시 읽어야 한다는 걸. You Intently Discover Me (By Ewelina Maria Bugajska-Javorka) I have learnt to remember you, As one learns a poem by heart, I understand your looks, I can listen to your unspoken words, And then I transform them into sonnets, For you to read me between the lines, You intently discover me, page by page, But whe
7월 말 제주목 관아에서는 야간개장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행사로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야경과 공연을 선사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28일과 29일 관덕정 일대에서 야간개장 버스킹 공연과 정기공연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부터 관덕정 광장에서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제7회 대학가요제 대상 에밀레의 메인보컬 김대익과 조성진, 강윤희로 결성된 ‘두가시’의 7080 노래가 관덕정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오는 29일에는 제주목 관아 망경루 앞 특별무대에서 아름다운 밤의 풍경과 어울리는 ‘귤림풍악’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에 앞서 오후 6시부터 사전행사로 수문장 공연팀의 거리 행진과 교대의식 및 전통 무예시범이 열린다. 이어 오후 7시 30분 제주도립무용단의 한국무용과 2023 제주국제무용제에 참가하는 일본팀(Namstrops)과 독일팀(Sonia Rodriguez)의 현대무용이 공존하는 색다른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 5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운영되는 제주 목관아 무료입장 야간개장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다. 지난 19일까지 야간개장 기간에 모두 8947명(내국인 732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