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는 1975년 제주도로 귀향한다. 생전에 선생의 말로는 제주 공항을 내리는 순간 세상은 온통 아열대의 태양 아래 노랗게 보였다고 했다. 영감일까. 착시일까. 아니면 무의식에 떠다니는 잔상효과일까. 이 무렵 변시지는 마침 1973년 제주대 사범대학에 미술교육과가 신설돼 부족한 서양화 강사로 발령받으면서 본격적인 고향 제주의 풍광과 마주할 수 있었다. 또 그가 제주미술협회 고문으로 추대되면서 지역 미술계를 이끌 기반도 만들어졌다. 사실 선생의 회고대로 몇 년만 기억에 남겨진 고향을 체험하듯 가볍게 생각해서 마치 출장오듯이 가뿐하게 내려온 것이라고 했다. 역시 사람의 앞날은 모르는 법이다. 그의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변시지의 생각은 일생을 제주에서 마감할 운명적인 시작이었다. 고향 제주는 울씨년스러운 날씨가 다반사다. 찬 바닷바람, 습한 기운, 모든 것이 움직이는 동적인 세상이다. 그럴 때면 갈이 흔들려야 정상적인 자세가 유지된다. 검은 색의 현무암, 덩어리진 응회암이 해안을 가로 막는다. 온통 돌투성이에 바람은 사계절 어디에서든 그치질 않았고, 파도소리는 밤새 시끄러웠다, 까마귀는 들판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고, 조랑말은 해안가 풀밭이면 어디든 오른다. 파
마음 - 라쉬트 나자로프(Rashit Nazarov) 내 마음을 떼어내어, 손바닥에 올려 놓고 내 단짝에게 가져갔지 내 마음을 네게 가져왔어 내 사랑 왜 내 마음을 보지 못하니? 내 사랑아! 당황해서 나는 내 마음을 하늘로 쏘았어. 내 마음은 펄떡이며 하늘 높이 올라갔지 별처럼 높이 나의 사랑! 밖으로 나가서 새벽의 동쪽 하늘을 올려봐! 밝은 별을 보고 감동이 일면 그 별이 내 마음이란 걸 알아줘 하지만, 지금은 너무 높고 멀리 있지! Йөрәк Йыртып астым күкрәгемде, Йолҡоп алдым йөрәгемде Һәм йомарлап устарыма, Илттем уны дуҫтарыма. Илттем уны һиңә, йәнем. Тик күрмәнең ниңә, йәнем? Хурланып мин шул саҡ бик тә, Йөрәгемде аттым күккә, Осто йөрәк. осто йөрәк Йондоҙҙарҙан бейегерәк. Йәнем! Әгәр сыҡһаң тышҡа Таңын, ҡара көнсығышҡа,- Бер йондоҙ унда нур һипһә, Һәм хистәрең дөрләп китһә, Бе
나와 내 인생 - 상카르 고쉬(Sankar Ghosh) 아마도! 인생은 돌아오지 않겠지! 지나간 날들을 돌이킬 순 없겠지 그리고 깊은숨은 도둑처럼 사라졌지 그녀의 긴장된 입술 사이로 새나간 숨결. 우리가 꿈 아래에서 노래하는 방식! 우리가 예전에 노래하던 방식이지. 무한한 먼 미래를 향해: 두 기둥 사이. 가장 깊고 높은음으로 현을 연주하라. 혹은 루비 레드로 몽환적인 이야기를 그리거나, 이제 부드러운 바람에 그들을 떨게 하고 고통의 그림자 속에서 침묵이 그들에게 기대어 서 있었지. 먼 그림자가 발을 디딜 때마다 무력감을 느끼겠지. 두 눈먼 청년이 입술을 움직였어. 탐색하는 눈 속에서, 빛에 대한 억제할 수 없는 그리움 속에서 얻으려고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지. 아마도! 인생은 되돌릴 수 없을 거야. 지금에든 나중에든. 숲속에서 길을 잃은, 알 수 없는 사랑만이 음악적으로 반응하지 ME AND MY LIFE (By Sankar Ghosh) Perhaps! Life couldn’t make revive the hour of day’s had stolen, and the deep breath ran away like a thief under the
바람의 길 나는 보았네 바람의 뒤편에 서서 우주의 한 점이 마침내 여럿이 돼 흩어지는 것을, 결국 그것은 근원, 모두 네 개의 아톰 우주의 실체가 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갔네. 보여주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것 어떤 이들은 그것을 숨기려고 하여 발버둥쳐도 그럴 수가 없었네. 하지만 화가는 엠페도클레스가 되어 물, 불, 에테르, 흙을 캔버스의 대지에 가득채웠네. 우리 사랑과 불화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여 지금은 백 여개 원소의 이름으로, 마침내 황톳빛 세상을 완성했네. 온 누리에 바람이 불어 이제 비로소 인간을 지배했던 어둠의 세력들의 합의된 그 권력은 불안에 떨며 불씨 꺼지듯 서서히 블랙홀로 사라지고 있네 그 하늘에서 저녁이면 영롱하게 반짝이는 눈들이 나오자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도 마침내 마음의 길잡이가 되었네. 언제부터인가 모두에게 기쁨이 흘러나오네 중세의 하늘을 감쌌던 공포가 고작 인간이 만든 음모였다니 태초의 말씀을 믿는 자들이 아무리 영험한 기도를 올린들 하늘은 알 리가 없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뭉쳐진 존재의 비밀, 세계의 실체가 이 한 점에서 시작되었네. 살아있을 때 사람들은 부분만을 응시했지만 죽어서는 세상 모두를 바라보는 수 많은 눈이 되
시대의 한 단계 - 사지드 후세인(Sajid Hussain) 시대의 위상을 놀리며 침묵하고, 황량한 생각의 바퀴 자국을 보여주며, 그들의 맥박은 후회의 거친 소용돌이를 일으키네 그들의 불꽃의 시간적 지평선은 공포에 질려 서두르고, 달 주위의 은빛 고요함 속에서의 밤은 우울한 색조로 마음의 프리즘을 반사하네 영혼으로부터 솟아오르는 감정의 폭풍우 속에서, 당황한 눈의 하얀 열기는 도피를 조장하고, 영혼의 나이가 들어가는 순환을 통해, 아침의 발소리는 걸음걸이를 잃네. 어두운 시간의 조각들을 질주하는 동안, 공허한 삶의 들판은 회색으로 영광스럽고, 호기심 많은 자극이 햇빛에 물들며 도약하네. 이른 서리와 살살 부는 바람이 배신하고, 꿈의 나라에서 그날의 부드러운 은혜, 파도가 몰아치는 세기의 아치를 지나, 나는 살아가기 위해 기억의 불꽃 속에 몸을 담그네 어둠이 껴안은 밤 아래 등불이 켜진 도시에서. A Phase of Age (By Sajid Hussain from Pakistan) Silent with teasing the phase of an age, Exposes the some desolate grooves of thoughts, Their pulsati
미사일(飛彈) - 양기죽(楊淇竹) 농담처럼? 미사일이 아시아에 나타날 것인가? 평화는 환상에 불과하지 한 번 사라졌던 전쟁 사실 20세기 마지막 냉전이었지. 하지만…. 인간의 마음 아직도 미치광이인가? 북한, 예고도 없이 미사일을 발사했지 동아시아인들은 긴장했다. 또 다른 무서운 발사가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미국인이 대답했다. 일본도 견해를 밝혔다. 조밀하게 쓰인 민족주의가 국제적으로 발표되었다. 누구요, 당신은 도대체 누구인가? 누가 감히 내 야망을 가로막겠는가? 미사일이 농담처럼 평화의 한계에 도전하네 잊지 마세요, 동아시아인 여러분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의 마음을! 飛彈 笑話似 飛彈會在東亞出現? 和平只是假象 消聲匿跡的戰爭 那,最後一場20世紀冷戰 其實啊…… 人心 依舊熱血 北韓突然無預警射飛彈 繃緊神經的東亞人 等待,下一次發威 美國喊了話 日本表了態 密密麻麻國家主義 向外宣稱 誰,到底是誰 敢抵擋我雄心壯志 飛彈像笑話 挑釁和平的限度 東亞人別忘了 人心,充滿慾望呢! Missiles(飛彈) (By Yang, Chi-chu) A joke? Missiles will appear in Asia? Peace is nothing but an illusion That once-disa
제주살이 4년 차인 배우 최종원이 창단한 극단 '돌담'에서 첫 작품을 선보인다. 제주와 얽힌 풍자·해학극 '배비장전'이다. 극단 돌담은 5일 제주시에 있는 소극장 세이레아트센터에서 배비장전 제작 발표회를 가졌다. 배비장전은 19세기 조선시대 사회상을 담은 판소리계 고전소설이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당시 지배층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돌담은 이번 작품에서 원작이 가지고 있던 지배계급의 위선은 물론이고, 선거철만 되면 표를 구걸했다가 당선이 되면 180도 입장을 바꾸는 정치인들의 이중적 모습까지 확장해 보여준다. 연출가는 한국연극협회 이사인 이우천 극단 대학로극장 대표. 애랑 역은 2004년 제1회 아름다운 연극인상 최고배우상을 받은 강효성 배우가, 배비장 역은 이동훈 극단가람 대표가, 방자 역은 제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최종원 돌담 대표가 각각 맡는다. 사또 역은 울산연극제 최우수연기상의 백운동, 노모 역은 2016년 한국문화예술인 대상의 하영화, 옥단 역은 2022년 자랑스런 연극인상의 강종임, 이방과 예방 역은 강민조, 부인 역은 우서울 등이 맡는다. 공연은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10일 동안 제주시 세이레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평일과 일요일에는 오
검색과 해안 - 살바도르 엘리잘데(Salvador Elizalde) 나는 느리고 둔한 빛의 긴장 속에 남아 있고 세상의 목소리는… 나는 상상한다: 조용한 남자, 움직임의 환상. 모호한 즐거움을 구별하라. 부서진 길을 돌아다니는 활동하지 않는 방랑자. 인간의 변덕을 열망하는 스케치를. 그리고 하나된 웃음, 생명의 결정체 우물과 말에 빠져들고, 그들은 나를 그린다: 앉아서 생각하는 사람, 마음속에 거칠게, 순진한 유머, 피로가 풀렸다. 압도된 조각가 지루한 외관, 사려 깊은 환상 고통의 마법에. 그리하여 빛에 맞서는 유리잔과 일상의 지루함… 광범위한 쪽으로 나를 잠깐 본다: 밝은 지평선 행복한 휴식 중… 하지만 빛이 있고… 목소리가 있다. 문장에서: 녹초가 될 때까지 추구하는 검색, 계속 검색하게 된다. Search and shore (By Salvador Elizalde) I remain in suspense slow and dull of light, while the voice of a world… I imagine: The quiet man, illusion of movement. Be distinguished for ambiguous pleasures.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용암동굴인 '만장굴'을 세상에 알린 고(故) 부종휴 선생과 꼬마탐험대의 이야기가 두 번째 창작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제주시는 다음달 17일 오후 7시와 18일 오전 10시 30분 2회에 걸쳐 제주아트센터에서 창작 뮤지컬 '부종휴와 꼬마탐험대 '날개''를 선보인다. 이번 뮤지컬은 1946년 김녕초 교사였던 부종휴 선생과 학생 30명으로 구성된 탐험대가 만장굴을 발견했던 일대기와 그 도전 정신을 뮤지컬로 제작하고 각색한 공연이다. 공연기획·교육업체인 호은아트 주관으로 제작된 이번 뮤지컬은 모두 16장으로 구성된다. 제주지역 출신 예술인들이 적극 참여한다. 탐험대가 거북바위(용암표석)와 대형 용암석주를 발견하고, 깜깜한 암흑 속을 뚫고 햇볕이 쏟아지는 굴의 끝 지점 천장창까지 이어지는 탐험 과정을 회전식 무대를 이용해 최대한 현실감 있게 표현하려고 했다. 부종휴 선생 역은 한정우 배우가, 꼬마탐험대 출신의 만장굴 해설사 김두전 선생 역은 왕화성 배우가 각각 맡는다. 꼬마탐험대로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김반디 학생 등 10명의 초등학생 배우가 열연한다. 원작은 2017년 발간된 동화 '괴짜 선생과 꼬마 탐험대'(강순복 지음, 서해경 그림)이
1. 죽은 자는 빨리 잊혀진다. 자기가 실존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현실 세계와 현재 교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오래 살고자 하기 때문에 “남(他者)은 먼저 죽어도 내가 먼저 죽는다”는 사실을 전혀 실감하지 못한다. 사실상 죽음은 당위(當爲)이지만 사람들은 현실에서는 관심을 쓰기 조차 싫어한다. 일종의 회피다. 요즈음 죽음의 모습은 어떤가. 모든 망자에게 죄송스럽게도 장례는 놀라우리만치 상품 사회가 작동하는대로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다루듯 시간 타임에 따라 빨리 빨리 죽음이 처리된다. 이걸로 봐서는 모든 사람들이 오로지 자신만은 결코 안 죽으리라 생각하여 타자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은 한 사람의 죽음은 큰 일 중에 제일 큰 일이다. 그러나 죽음이 이상하게도 큰 일이면서 큰 일이지 않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 시대적인 간편 코스가 따라주기 때문이다. 온 세상이 돈에 미친 세상이지만, 시간이 돈이 되면서 시간을 되도록 적게 잡아야만 서로(의뢰자와 의뢰 받은 자)가 이익인 사회가 되다보니 미래에 자신이 죽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이 남의 일처럼 가볍게 여기게 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과연 우리가 돈을 버는 이유가
좌절 - 제르맹 드로오헨브로트(Germain Droogenbroodt) 인생에는 좌절이 찾아오는 법이다. 심한 좌절이, 내가 더는 알 수 없을 정도의! —César Vallejo 인생의 나날에는 천장도 없고 음울한 그런 날들이 있지 그 자신의 슬픔에 잠기는. 비록 어느 곳에든 어떻든 피난처와 빛이 있겠지만 항상 눈에 띄지 않을 때도 있다. 출처: '존재의길' 서던애리조나프레스, 2023 SETBACKS There are setbacks in life, so fierce, I don't know anymore! —César Vallejo There are days in life so roofless and gray that in their own sadness they threaten to drown. Although somewhere —how or wherever?— there must be shelter and light but not always in sight. Germain Droogenbroodt from “The Road of Being” Southern Arizona Press, 2023 ◆ 제르맹 드로오헨브로트(Germain Droogenbro
당신은 숙녀입니다 - 안젤라 코스타(Angela Kosta) 숙녀 여러분, 연약한 순교자, 속삭임이 없는 잃어버린 길에서 돌아와, 더러운 삶에 필사적으로 울부짖고, 피눈물, 고통받는 영혼을 지닌 손톱 긁힌 몸; 숙녀 여러분, 일어나세요! 당신 안에 있는 "여신"을 부정하는 모든 것을 멀리하십시오. 인내와 폭력의 경계를 넘어 빛바랜 베일을 벗겨내세요. 어둠의 영원한 가면; 당신에게 합당하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워지세요. 입술에 촉촉한 미소; 숙녀 여러분, 다시 살아가세요! 머리를 들어보세요 생명의 힘을 쥐고 주먹을 펴세요. 다시 피어 노래를 부르세요… 미소를 지으세요… 증오의 감옥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려보세요. 숙녀 여러분! 당신은 훌륭해요 당신은 독특합니다 당신은 거룩해요.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요! YOU ARE A LADY... (By Angela Kosta) You ladies, A fragile martyr, Return from the lost path where there is no whisper, Desperate crying of dirty life, tears of blood, nail scratched bodies having dist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