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세대가 ‘영끌’ ‘빚투’ ‘컵라면 대출’ ‘대출 사재기’ 등에 빠져 한탕을 노린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정쟁에만 빠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컵라면 대출(대출신청부터 실행까지 3분 만에 완료)’ ‘대출 사재기(한도가 줄기 전에 신용대출 받아놓기)’ 등 금융거래 및 투자 관련 신조어가 난무한다. 투자는 여윳돈으로 신중하게 판단해 행하는 게 정석인데, 신조어에서 보듯 한몫 잡으려고 무리하게 빚을 내 뛰어든다. ‘빚투’ 열풍의 위험수위는 통계로 입증된다.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 잔액은 16일 기준 17조7589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말의 두배에 육박한다. 5대 시중은행의 10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5조4172억원. 8월 말에 비해 불과 8영업일 만에 1조1425억원 불어났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신용대출로
▲ 고기협씨.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유치하려는 지사님께 동물을 뜻하는 영어 단어 ‘애니멀(animal)’은 정신, 숨, 삶을 의미하는 라틴어 ‘애니마(anima)’에서 유래했습니다. 원시인들은 아니 30년 전까지의 제주 사람들도 생물뿐만 아니라 바다와 산 같은 자연과 바람과 비와 같은 기후에도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통싯돌 하나를 옮기더라도 날을 받아서 했고, '멜도 베설 싯나.'라는 속담처럼 동물도 사람과 동일시했습니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인(仁)을 기반으로 한 위계질서를 정립하여 춘추시대의 혼란을 극복하자는 공자의 유교가 지배사상이 되면서 효(孝)와 제(悌)를 모르는 동식물은 열등한 존재로 전락하였습니다. 서양에서도 르네상스시대 이후 인본주의 사상이 뿌리를 내리면서 '신-천사-사람-동물-식물' 순으로 위계가 있다는 사고가 보편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인간을 위해서라면 다른 생물체와 자연은 어떻게 되어도 괜찮다는 인본주의적 쇼비니즘(chauvinism)이 만연하여 생태계의 사슬은 끊어지고, 생물종다양성은
에린모어 장군은 영국군 전방부대에 긴급 명령을 전달할 ‘요원’으로 스코필드 하사와 블레이크 일병을 지목한다. 그가 다소 ‘얼빵’해 보이는 블레이크 일병을 뽑은 이유는 단 하나, 그의 형이 전방부대에 있어서다. 블레이크 일병에게 임무 완수는 사랑하는 형을 구하는 일인 셈이다. 이보다 더 확실한 ‘동기부여’는 없다. 국가든 회사든 그들이 나와 가족을 지켜줄 수 있을 때 헌신할 뿐이다. ▲ 모든 전쟁은 나라 간의 전쟁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개인 간의 전쟁’이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 서부전선에서 에린모어 장군은 영국군 전방부대에 총공격계획 중지를 긴급히 전달하기 위해 수많은 격전을 헤치고 살아남은 스코필드 하사를 선택한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병사, 블레이크 일병을 스코필드 하사에게 붙여준다. 현명하다면 현명하고, 간교하다면 간교한 인선이다. 블레이크 일병이 선택된 이유는 단 한가지다. 그가 유난히 애국심이나 책임감이 강해서도 아니고, 일당백의 전투력이나 기민성을 갖춰서도 아니다. 단지 그의 친형
▲ 청와대와 여당은 통신비 지원금액을 9200억원을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는 ‘큰돈’이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경제충격이 심각하다. 2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자 폐업이 속출한다. 일용직과 상용직을 가리지 않고 해고 바람이 불면서 실업률이 치솟는다. 급기야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이래 22년 만의 역성장이 기정사실화했다. 다급해진 정부가 10일 7조8000억원 규모의 네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짰다. 한 해 네차례 추경 편성은 59년 만이다. 512조3000억원 슈퍼 본예산 외에도 1~4차 추경 규모가 66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들 추경 가운데 41조7000억원은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 그 결과 4차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가채무는 올해에만 106조원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43.9%로 높아진다.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정상 어려움을 언급하며 코로나 피해가 큰 업종과 직종에 집중하는 맞춤형 재난지원 추경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소
▲ 소아과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독감(인플루엔자)의 계절이 오고 있다. 보통 한국에서 유행하는 독감은 A형 인플루엔자로, 가을 중반을 지나 쌀쌀해지는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3, 4월 A와 B형이 혼재되어 다시 유행하게 된다. 이제는 독감 걱정에 코로나19라는 신종괴물까지 떠안게 됐으니 암울하다. 일부 야당, 지방정부의 독감 무료접종 주장은 옳은가? 야당인 국민의힘은 최근 청와대의 휴대전화 요금 지원 2만원에 맞서서 '전국민 독감백신 무료접종'을 주장했다. 정치 공세인지, 국민의 건강을 걱정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지방정부까지 가세하고 있는 듯하다. 설령 국민을 위한다고 하더라도 그건 잘못된 정책이란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재난지원금이나 무상 마스크의 경우에는 시급성을 다투거나 비용 대비 가치가 높기 때문에 주효했어도 독감백신은 다르다. 굳이 전체를 대상으로 접종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독감백신은 '약'이기 때문에 선별적 제공을 하는 게 맞다. 아주 극소수이어도 독감백신은 부작용이 있어서 투약할 때에는 사
에린모어 장군으로부터 적진을 돌파해 최전방 영국군 부대에 긴급명령서를 전달하라는 특명을 받은 베테랑 병사 스코필드 하사와 블레이크 일병. 냉정한 스코필드 하사와 달리 마음이 따뜻했던 블레이크 일병은 적군을 구해주려다 되레 사망한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최후처럼 보인다. 하지만 착한 사마리아인이 비극을 맞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 폭염에 아무리 불편해도 얼굴 가득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우리 모두가 ‘착한 사마리아인’이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 1차 세계대전 최대의 격전으로 기록된 ‘솜(Somme)강 전투’에도 참가했던 베테랑 병사 스코필드 하사는 에린모어 장군으로부터 적진을 돌파해 최전방 영국군부대에 긴급명령서를 전달하라는 특명을 받는다. ‘솜강 전투’는 바로 1년 전인 1916년 7월부터 11월까지 프랑스 서부 솜강 근처에서 벌어졌던 1차 세계대전 최악의 전투였다. 전투 첫날 영국군 희생자가 무려 5만8000명을 기록했고, 석달간의 전투가 끝났을 때, 영국·프랑스 연합군의 희생자 60만명, 독일군 희생자 40만명
▲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제주가 명실상부한 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불린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실제 육지부의 재생에너지 부하부담률이 평균 4% 정도인데 반해 제주도는 평균 14.4%에 이르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메카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은 수치다. 이런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보급을 이끌고 있는 것은 ‘카본 프리 아일랜드 2030 계획(이하 CFI2030)’이다. 비법정 계획임에도 지역에너지계획을 포함해 제주도의 에너지와 관련된 법정계획의 상을 그리며 이끌고 있는 사실상의 최상위 계획이다. 설비 확대 계획만 있는 CFI2030 CFI2030의 핵심은 신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 보급에 있다. 제주도의 모든 전력생산을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CFI2030은 태양광의 경우 1,411메가와트(MW), 풍력발전의 경우 육상 450MW, 해상에 1,895MW 등 총 2,345MW의 보급한다는 것이 목표다. 전체 4,085MW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 중에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규모는 3,756MW로 전체 보급 목표의 92%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풍력과 태양광발전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제이누리DB]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는 육군 복무 대신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징병제도에 따라 탄생한 군 조직이다. ‘대학입시보다 어렵다’는 카투사 제도는 6·25전쟁 초기 미군의 병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1950년 8월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전선에서 공동 방어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한국군 병력 증원을 골자로 한 카투사 제도가 실행된 것이 처음이다. 1950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사령관 간의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이후 카투사는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군사동맹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지금까지 70년간 국내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왔다. 카투사는 또 미군과의 생활을 통해 군 복무 중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제대 후에도 향상된 영어실력을 기업에서도 인정해 줘 지속적으로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로 시행 70주년을 맞이한 카투사 제도는 매년 약 2000명을
▲ 코로나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확장 재정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치밀하게 관리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사진=연합뉴스] 사상 최대, 역대 최고 등 최상급 표현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정부가 확정해 국회에 심의를 요청한 내년 예산안은 555조8000억원 규모.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보다 8.5% 많다.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크게 불어난 올해 총지출과 견줘도 8조9000억원 많다. 예산 증가율은 2019년(9.5%)과 올해(9.1%)보다 조금 낮아지긴 했다. 하지만 올해 역성장으로 내년 세수가 거의 늘어나지 않을 현실에서 정부 지출을 떠받치려면 89조7000억원의 적자국채를 찍어야 한다. 올해 발행해야 하는 적자국채(60조3000억원)보다 29조4000억원 많다. 적자예산을 계속 편성해대니 국가채무가 급증한다. 국가채무는 내년 말 945조원으로 올해보다 105조6000억원 불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6.7%로 올해보다 3.2%포인트 높아진다. 총지출과 적자국채 발행액, 국가채무는 사상 최대이고 국가채무 비율은 역대 최고다. 달갑지 않은 재정 부문 최상
1차 세계대전 프랑스 전선. 독일군과 마주한 최전선에서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 영국군 부대에 마침내 ‘내일 총공격하라’는 명령이 하달된다. 영국군 사령부는 공중정찰을 통해 독일군이 퇴각한다는 정보를 파악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퇴각이 독일군의 기만전술임을 파악한다. 에린모어 장군은 급히 스코필드 병장과 블레이크 일병을 독일군 점령지역을 통과해 전방부대 매킨지 대령에게 공격취소명령서를 전달하도록 한다. ▲ ‘개싸움’에서라면 인정에 호소할 수도 있겠지만, 미사일엔 호소가 통하지 않는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잔뜩 웅크리고 폐허가 된 채 버려진 독일군 점령지역을 통과한다. 길은 가시밭이다. 독일군이 버리고 간 참호에서 지뢰가 폭발해 매몰될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주인이 떠난 농가에서 소젖을 짜서 수통에 담으면서 전진한다.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농가에서 소젖을 짜 비상식량을 조달하면서 독일 전투기와 영국 전투기 몇대가 벌이는 공중전을 한가로이 올려다본다. 말이 ‘공중전’이지 커다란 글라이더 몇대가 한가롭게 하늘을 노
▲ 경제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막으려면 코로나 방역에 성공해야 한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경제활동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 [Scoop=연합뉴스] 세상사가 고약한 시나리오로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5단계로 강화됐다. 이 와중에 방역의 일익을 담당할 의사들이 정부의 공공의료 확대정책에 반발하며 파업을 벌였고, 정부는 업무개시명령과 경찰 고발로 맞서며 강 대 강으로 치달았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원인에 대해서도 정치권은 네 탓 공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ㆍ15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교회와 참석자들, 이들에게 왜 진단검사를 권유하지 않느냐며 야당인 미래통합당을 공격했고, 미래통합당은 광화문 집회세력과 관계없다고 선을 그으며 정부의 방역 실패를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교회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특정 교회에서 정부 방역지침을 거부 방해해 확진자가 늘었는데, 사과도 안 하고 음모설을 주장한다’고 지적하자 교회총연합회 대표는 방역에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
영화 ‘1917’은 관객을 두번 배신한다. 첫번째 배신은 출연진에 이름을 올린 콜린 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크 스트롱 같은 스타 배우들이 단역으로 지나가고, ‘무명 병사’처럼 생긴 무명 배우 2명이 영화를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두번째 배신은 명색이 ‘전쟁영화’인 ‘1917’의 전투장면이 제한적이고 조촐하다는 거다. ▲ '임무'의 완수가 '행복'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화끈한 대규모 전투 장면을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분명 ‘1917’은 어이없는 전쟁영화임에 분명하다. 그나마 전투장면이라면 영화의 마지막에 영국군 병사들이 일제히 참호를 기어나와 적진을 향해 포탄이 빗발치는 허허벌판을 노르망디 상륙작전처럼 달리는 장면뿐이다. 영국군 1개 사단의 전투력이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 한명에도 못 미친다. 한마디로 전쟁영화치고는 무척이나 따분하다. 그렇다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라인이 씨줄날줄로 정교하게 짜인 것도 아니다. 스토리라인 역시 지극히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