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이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다. 전국적인 추세다. 전국은 물론 제주지역 양돈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가 대책을 마련해 농민들 앞에 내 놓았다. 그런데 농민들은 오히려 현실을 모르는 행정이라고 도정을 성토했다.
계속되는 생산비 상승, 제주도 상황은?
제주도청 축산정책과에 따르면 돼지 한 마리를 키울 때 드는 비용은 2008년 기준 22만2000원이었다. 이후 꾸준히 올라 2011년에는 30만2000원을 기록했다. 3년 만에 8만원 가량 올랐다.
이에 반해 도내 돼지 사육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돼지고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힜다. 2009년 도내 돼지 사육두수는 50만9270마리였다. 이후 2012년 12월 말 현재 54만6055마리로 꾸준히 증가했다.
늘어나는 돼지 생산량으로 인해 결국 돼지고기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2009년 돼지 한 마리 가격은 33만9000원이었다. 하지만 2012년 30만7000원으로 3만2000원이 떨어졌다. 올해 1월에는 27만 1000원으로 2만4000원 더 떨어졌다.
결국 제주지역 양돈농가들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생산비에 떨어지는 돼지고기 가격으로 돼지 키우기가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이러한 양돈 농가의 어려움에 제주도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책을 제시했다. 4일 제주도청에서 ‘제주돼지 가격안정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제주도와 양 행정시, 축산진흥원, 동물위생시험소, 축협 관계자, 한돈협의회장 및 각 지부장, 양돈농가, 제주돈육수출센터, 유통협의회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한 양돈농가들은 제주도의 무성의한 대책에 분노를 터트렸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돼지를 키워온 장석진씨는 “도에서 대책마련 회의를 한다고 해서 기대를 갖고 왔다. 하지만 도청이 내놓은 대책을 들어보니까 와 닿는 것이 없다”고 불만부터 터트렸다. 장씨는 또 “제주도내 모돈(새끼를 낳을 수 있는 돼지)을 50마리까지 줄이거나 100만두 이상으로 늘려 역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제주도의 사육두수는 전국의 0.6% 수준이다. 그러나 도내에 (돼지고기)브랜드가 너무 많다. 품질, 브랜드, 유통을 단일화해야 양돈 농가도 승산이 있다. 도가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돼지를 키우고 있는 문상수씨도 “제주도가 내놓은 자료를 보니 대책다운 대책이 없다”고 성토했다. 문씨는 “우리 제주도의 행정이 왜 농림수산식품부 정책에 끌려가야 하나. 중앙정부의 백신정책을 끝내고 제주도가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 불만 제기한 제주도의 대책은?
제주도는 이번 돼지고기 가격 폭락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소비촉진, 농가에 사료구매자금 등을 포함해 1500억원을 융자(연이자 2%)해 준다고 밝혔다.
또 축산업등록제에 참여한 축산농가 및 법인을 대상으로 사료구매자금 총45억원을 융자해 준다는 계획이다. 사료구매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가축은 한우·육우·낙농·양돈·양계·오리 등으로 농가당 지원한도는 돼지 4000만원, 한우·육우·낙농·양계·오리는 3000만원 등이다.
이 외에도 도는 농가들에게 모돈(새끼를 낳을 수 있는 돼지)을 10% 수준 줄여나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