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등교'가 교육계의 뜨거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시행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경기도교육청이 1일부터 경기도 내 초중고교에 9시 등교를 전면 시행함으로서 이에 대한 찬반논쟁도 가열양상이다.
9시 등교에 대한 이석문호(號)의 복안은 점진적인 추진으로 방향키를 잡은 상태다. 이정원 이 교육감 대변인에 따르면 이석문 교육행정은 맨 처음 칼을 뽑은 경기도교육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변인은 "경기도교육청의 사례를 참고자료로 삼을 것"이라며 "9시 등교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교훈 삼아 제주도민과 제주도내 모든 학부모들과 중고교생 등과의 적극적인 토론회를 벌여 9시 등교정책에 대한 윤곽을 서서히 그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토 중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추진하게 될지는 미정이며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매사 급하게 먹는 떡으로 인해 체하기 마련"이라며 "이 교육감께선 차후에도 지속적으로 학부모, 학생, 교육가족과의 격식없는 토론을 통해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전 9시 등교'는 이석문 교육감이 후보시절부터 공약으로 추진했던 사안이다.
이 교육감은 후보시절 '아침밥 있는 등굣길'이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문자 그대로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학교를 빨리 가는 것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보다는 가족끼리 아침밥을 집에서 함께 먹으면서 가족 간의 화목을 도모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이석문 교육감 측은 "가족 간 소통부재에 따라 가정이 붕괴하는 현상을 막고 가정을 복원하기 위함"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석문 교육감은 지난달 30일 제주일고 체육관에서 제주도내 중.고교생 등을 모아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의 주제는 '9시 등교에 대한 찬반'이었다.
이 자리에서도 찬반논란이 제주제일고 체육관을 뜨겁게 달구었다. 우선 찬성측의 입장은 ▲부족한 수면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것 ▲이 교육감이 9시 등교를 추진하는 취지대로 가족들과 아침밥을 함께 먹으면서 가정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 등이다.
반면에 반대측의 입장은 ▲생활 패턴변화로 인한 혼란가중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9시 등교'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쪽은 초등학생, 중학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원 등이다.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쪽은 고등학생, 한국교총 소속 교원 등이다.
이 가운데 수능을 앞둔 고교생들은 "매일 9시 등교를 하다가 수능 당일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9시 등교 정책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전교조 소속 교원들 중에서도 일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1일 전교조 경기지부에 따르면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의미에서는 환영하지만 시행과정에서 교육주체, 단위학교의 의견수렴을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교총 어느 소속도 아닌 교원들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찬반이양립하고 있다.
반대입장의 학부모들은 ▲맞벌이 가정이 많은 시대에 아이 혼자 밥을 챙겨먹어야 하는 실정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좋은 교사 운동본부는 2일 학생의 74%, 교사의 61%가 '9시 등교'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밝혔지만 한국교총 교사의 83%는 반대입장을 밝혔다는 조사결과를 공표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점진적인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아이들의 생활리듬을 건전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내 학교에서의 '9시 등교' 시행은 이제 사실상 시간문제다. 후폭풍으로 번질지 '신선한 변화'로 수용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