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이달부터 거리 공연(버스킹)이 전면 금지됐다. 소음 민원과 상행위 논란이 이어지면서 제주시는 해당 해수욕장 전역에 버스킹 금지 현수막을 설치하고, 위반 시 행정조치를 예고했다. 2023년 8월 함덕해수욕장에서 거리 공연을 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풍경이 있는 삶'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5/art_17503778067184_2ad3c7.jpg)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이달부터 거리 공연(버스킹)이 전면 금지됐다. 소음 민원과 상행위 논란이 이어지면서 제주시는 해당 해수욕장 전역에 버스킹 금지 현수막을 설치하고, 위반 시 행정조치를 예고했다.
20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버스킹 금지' 안내가 시작됐다. 그동안 함덕해수욕장은 도내 대표적인 버스킹 명소로 자리잡았지만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공연에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하루 10건이 넘는 소음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일부 공연팀이 마이크 볼륨을 과도하게 높이며 소위 '소음 경쟁'을 벌였고,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서도 공연을 멈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근 호텔에서 근무하는 고모씨는 "객실까지 노래 소리가 울려 투숙객들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소음 민원도 자주 접수돼 프런트 직원들이 곤란을 겪곤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버스킹 팀이 축가 행사 홍보나 팁 요구 등 상업적 활동을 벌이며 거리 공연의 본질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연 후 관객을 상대로 지나친 후원 요구를 하거나 즉석에서 취객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등의 행태가 문제로 떠올랐다.
반면 대부분의 뮤지션들은 이 같은 행태가 버스킹 문화 전체에 부정적 인식을 씌우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제주도내에서 거리공연을 해온 오모씨는 "자리 다툼이나 무분별한 공연 탓에 진심으로 음악에 몰두하는 사람들까지 외면받고 있다"며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승택 함덕리장은 "버스킹 공간은 마을회 소유의 사유지로, 주민 의견을 반영해 버스킹을 제한하게 됐다"며 "하루 공연 횟수나 시간 제한 등 질서 있는 운영 방안을 마련한 뒤 재개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해수욕장 내 공연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도민과 관광객의 문화 향유권도 함께 고려한 운영 방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