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료원 공공산후조리원 설치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지역 주민의 의견수렴이나 수요조사가 충분치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정화 의원(새누리당, 보건복지안전위원회)은 28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안전위 보건복지여성국 세입·세출 예산안 및 기금운영계획안 심사에서 "현재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 이용률은 67%에 불과하고, 서귀포 시민들은 애를 낳기 위해 제주시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과 충분한 수요 조사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귀포의료원 공공산후조리원 설치사업은 사업비 17억원(국비 8억5000만원 + 도비 8억5000만원)을 들여 서귀포의료원 내 구(舊) 응급의료센터와 건강증진센터 2동 4126㎡를 공공산후조리원 및 다목적실로 리모델링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원 옆에 장례식장이 있다는 게 문제로 거론됐다.
현 의원은 "제주도민들은 결혼식 날짜만 잡혀도 장례식장에 가지 않는데 서귀포 시민들이 장례식장 앞에 있는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겠는가"라며 "출산율이 줄어든 요즘 산모들이 애를 낳을 때 (금액보다는) 얼마나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인지, 환경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따지는데 바로 앞에 장례식장이 있으면 쉽게 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현 의원은 ▲80% 이용률이 돼야 흑자경영이 가능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 ▲서귀포시민들의 이용률이 적은 상태에서 그에 따른 적자비용(유지비, 관리비 등)은 지속적으로 도민들의 혈세로 채워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공공산후조리원을 서귀포의료원 내에 설치하는 것에) 철저한 사전 수요조사 및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