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봄이 왔다고 말하지 않아도 해마다 봄은 온다.
남쪽 해안에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해발 고도를 따라 높은 산을 향해 올라간다.
요즘 한라산국립공원구역으로 서서히 접근하며 들꽃, 산꽃을 피워내고 있다.
봄 햇살이 겨우내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이듯 겨울의 끝동을 밀어내며 봄의 화신을 불러내고 있나보다.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봄은 저절로 피던 꽃을 늘 그 자리에 피게 한다.
봄이 백록담에 이를 때쯤 벌써 여름을 목전에 두게 되고 서둘러 꽃을 피워야 하는 봄꽃들은 여름이란 계절과 함께 몸부림친다. 짧은 봄, 여름과 가을을 보내야하는 한라산의 들꽃 산꽃들은 제주인처럼 부지런해야 강하게 살아간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소장 강시철)가 봄을 시작으로 한라산 숲속에서 피어나는 들꽃, 산꽃과 야생버섯들을 찾아 소개한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
▲ 길마가지(Lonicera harai Makino)
낙엽관목으로 높이 1-2m 정도 자란다. 이른 봄에 잎이 나면서 동시에 꽃이 피며, 어린가지에 가시 같은 강모(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꽃은 2-4월에 가지 끝 또는 새가지의 밑에서 나온 짧은 자루에서 백색이나 연한 황색 또는 연한 홍색의 꽃이 2개씩 달린다. 한반도 남쪽지방과 일본, 중국에서 드물게 자란다.
▲보춘화(Cymbidium goeringii(Rchb.f.)Rchb.f.)
동아시아특산의 남방계식물이다. 다소 건조한 숲 밑에서 자라는 상록성 자생종으로 근경은 마디사이가 짧아지며 잎이 뭉쳐 나온다. 꽃은 3-4월에 피고 꽃줄기 끝에 1-2개가 달리며 연한 황록색으로 꽃잎은 꽃받침과 비슷하지만 다소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