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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채찬의 프리즘] 1월 청년층 고용률 5년 만에 최저
AI 확산, 고용에 영향 미치기 시작 ... 정부 노동시장 개혁 추진할 필요
관세, 반도체 경기 둔화, 고환율 ... 경제 3대 리스크 모두 대외 변수

 

요즘 사람들은 모이면 주식 아니면 인공지능(AI) 이야기다. 설 연휴에도 상당수가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오천피’ ‘천스닥’을 넘어선 증시에 일찍이 투자한 경우나 다양한 기능의 AI 도구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이들에게나 흥미롭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대학을 나오고도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불안해한다. 이런 판에 11일 발표된 1월 청년층 고용률은 2021년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고용률은 61.0%로 1년 전과 같은 반면 청년층 고용률은 1.2%포인트 하락한 43.6%로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가 3년 3개월째 감소하는 ‘취업 빙하기’가 이어졌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78만명으로 1월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청년층은 46만9000명으로 지난해 1월 대비 8.1%(3만5000명) 증가했다. 그만큼 취업문을 두드리다 포기하는 청년이 많다는 의미다. 

청년층에게 고용시장 벽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에 경력직ㆍ수시 채용으로 바꾸면서 신입 공채를 줄인다. 그 영향으로 대학 등 최종 학교를 졸업한 뒤 첫 직장을 얻기까지 걸린 기간은 지난해 5월 기준 11.3개월로 2004년(9.5개월)보다 20% 정도 길어졌다.

게다가 AI 활용이 확산하면서 사무ㆍ기획 등 청년층이 많이 진출하는 직무가 대체 압력을 받는다. AI의 일자리 위협은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법률ㆍ회계 분야로 확산하는 추세다. 전문ㆍ과학기술 서비스업 취업자가 지난해 12월 5만6000명 줄어든 데 이어 1월에는 9만8000명(6.6%) 감소했다.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이 분야는 R&D, 회계ㆍ법률ㆍ세무ㆍ특허 등 전문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ㆍ컴퓨터 프로그래밍 직종 등이다. 법률ㆍ회계 AI 기능이 고도화하며 양질의 일자리로 청년층이 선호해온 전문직마저 불안해졌다. 실제로 지난해 공인회계사 합격자 1200명 가운데 상당수가 실무 수습처를 구하지 못했다. 

AI 진화에 따른 고용 감소는 세계적 현상이다. 아마존 등 미국 기업 및 정부기관의 지난 1월 감원 계획이 10만8435명으로 17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전문직뿐만 아니라 생산직에도 머지않아 충격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생산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AI 확산이 예상보다 빨리 산업과 고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만큼 정부와 정치권은 고용 유연성 확보 등 노동시장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노동계와 진보 진영에서 금기시해온 고용 유연성 문제를 여러 차례 거론했다. 노사 간 대화를 통해 고용 유연성과 사회 안전망, 기업 부담 문제를 논의해 한국형 대안을 마련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요구된다. 

산업 변화에 따른 인력 수급 계획도 달라져야 한다. AI 민감 영향 업종 근로자의 재교육ㆍ전환 훈련 강화가 시급하다.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와야 지속 가능하다. 청년 인턴 확대나 공공 부문 채용 확대는 임시방편이다. 낡은 인허가 규제를 특별히 금지하는 것을 빼고는 모두 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 신산업 태동과 창업을 북돋아야 한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9%로 0.1%포인트 높였다. 글로벌 AI 투자 수요에 힘입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수출과 소비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서다. 그러면서 KDI는 한국 경제 3대 리스크로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 반도체 경기 둔화 가능성, 고환율을 꼽았다.
 

 

3대 리스크 모두 대외 변수다. KDI는 특히 내수와 성장이 반도체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이다. 주력 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2차전지 등은 여전히 전망이 어둡다.

설 연휴에 정치권은 민생 현장과 바닥 민심을 체감할 것이다. 반도체 덕분에 수출이 잘되고 증시도 활황이지만 그늘이 적지 않다. 고환율로 수입 농축산물과 식료품 가격이 뛰며 밥상물가를 위협한다. 일자리 구하기도 어렵지만, 힘들게 직장을 다녀도 치솟은 집값에 내 집 마련하기는 더 힘들다. 봄 이사철이 다가오는데 전세 물건은 귀해지고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정치권은 설 민심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대외적으로 통상과 안보, 대내적으로 저성장 속 고물가와 집값 불안 등 국정 현안이 산적해 있다. 여야 정당을 막론하고 정치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각성해야 한다.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무리한 선심성 공약은 금물이다. 진정 국익과 민생 경제를 돌보는 일에 적극 나서야 선거에서도 선택받는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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