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교육 100시간이면 무조건 자금지원”이라는 솔깃한 정보에 많은 귀농인들이 희망에 부푼 농촌드림을 꿈꾸고 있다.
정부통계에 의하면 최근 5년 새 귀농‧귀촌자수가 4만4천 가구를 넘어섰다고 한다. 제주지역도 작년기준 2,165가구로 22배가 증가했다. 베이비부머(56~65년생)의 은퇴와 경제 및 사회적 요인 등이 농촌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귀농지원정책도 한몫을 한 것 같다. 정부에서는 귀농인들에게 최대 3억원의 귀농창업자금을 연리 2%, 5년 거치 10년 상환조건으로 융자지원하고 있다. 자격요건으로 ①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 ② 농업으로 전업 ③ 세대주 ④귀농교육 100시간 이상 이수의 4가지 조건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귀농상담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정말로 농촌생활이 좋아서, 농사를 짓고 싶어서 귀농을 하는 이들보다 3억원이라는 창업자금 때문인 이들이 더 많다는 느낌이다. 농촌생활과 농업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 지는 것처럼 낭만적이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아파트 도어만 닫으면 개인생활이 보장되는 도시생활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
농사나 지을까? 하는 마음으로 또는 창업자금을 준다니까 쉽게 농촌으로 갔다가는 빚만 떠안고 돌아오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상당수 귀농인들이 2억원 정도의 자금 또는 정부의 지원 자금을 믿고 귀농에 뛰어드는데, 이 돈으로는 땅 사고 집 짓고 나면 남는게 거의 없어, 여윳돈이 없는 상태에서 소득이 없는 초기기간(최소 4개월 ~ 길게는 4-5년 소요)을 못 견디고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된다고 한다.
더욱이 귀농‧귀촌 가구 중 “부농”에 성공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연간 1억원 이상 올린 부농은 1만6천722명으로 전체농가의 1.42%에 불과하다고 한다. 농가 100가구당 1가구만이 부농이라는 것으로 귀농에도 빈부격차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귀농을 준비하고 있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귀농단계는 크게 귀농전의 희망기 및 준비기, 귀농후의 귀농 초기‧중기‧정착기로 나뉘는데 귀농전단계가 아주 중요하다. 희망기와 준비기동안 탐색/가족합의/교육/영농기술/정착지물색/농지,주택구입/영농계획수립 등 7단계에 이르는 자신만의 치밀한 준비와 탄탄한 전략이필요하다.
그 다음에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 사항을 꼼꼼히 검토하여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농업기술센터나 지방자치단체의 귀농담당부서를 방문하여 귀농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준비된 자만이 살아 남는다” 는 말이 있듯이 모든 귀농인들이 자신만의 철저한 준비로 농촌드림이라는 인생2막의 꿈이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